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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참변, 또다른 선동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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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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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지난 7월 20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인터넷에 유포된 여러 게시물이 수정·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치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부정확한 내용이 유포됨에 따라 피해자 측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이루어졌다.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가운데 허위사실 유포라는 죄를 가벼이 여기는 시민들의 의식 개선이 요구된다.

황급히 사라진 ‘3선 국회의원’ 선동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가 18일 오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세상을 떠났다. A씨의 죽음을 둘러싼 소문은 이튿날(19일)부터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회원이 이 사건을 '3선 국회의원 가족'과 허위 연관시킨 게시물이 대표적이다. 7월 19일에 작성된 이 게시물은 교사를 괴롭힌 혐의로 고발된 학부모가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3선 국회의원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게시물은 "교육청은 해당 기사에 엠바고를 걸고 기사 게재를 막으려 하고 있으며, 변호사를 고용해 증거를 없애고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만 3만 명 이상이 조회했으며, 다른 커뮤니티와 직장인 익명 사이트 블라인드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서초그랑자이에 거주하는 3선의원으로 지목된 한기호 의원이 자신의 가족이 언급된 학교와 관련이 없다고 밝히면서 거짓임이 드러났다. 물론 현재까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정치인이 아닌 또 다른 유력자의 가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후 해당 게시물의 작성자는 해당 교사의 사건에 대한 언급을 모두 삭제하고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있는 이야기를 취합한 것일 뿐이다. 이렇게 널리 퍼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국회의원 연루설에 대한 추정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온라인 댓글에서 이와 같은 허위 주장에 근거한 게시물이 삭제됐다.

한기호 의원은 "있지도 않은 일에 대해 이 시간 이후 악의적인 의도와 비방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인신공격을 통해 명예훼손을 한 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며 "일선 교육 현장에서 애쓰고 계신 선생님들을 위해서라도 교육 및 경찰 당국의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허위사실유포죄

‘허위사실유포죄’라는 말은 의외로 형법상 특정 범죄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명예훼손과 관련된 법적 용어다. 형법 제307조에 따르면 명예훼손죄는 크게 두 가지 경우로 처벌할 수 있다.

형법 제 307조 2항은 허위 사실 유포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과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은 처벌이 다르다. 대한민국 형법은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해 진실한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보다 더 엄격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흔히 오해하는 것은 단순히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만으로도 허위사실 유포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범죄는 불특정 다수가 인지할 수 있는 환경에서 해당 행위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시기와 관련된 개인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명예훼손 사건에서 가장 까다로운 측면 중 하나는 특정성, 즉 특정인이 명시적으로 지목됐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명예훼손은 허위 진술이 특정 개인의 이름을 명시적으로 거론할 필요는 없지만, 그 진술을 들은 제3자가 명예훼손을 당한 사람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명예훼손죄는 개인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로 간주되는 개인의 평판을 중요하게 다룬다. 허위 사실을 유포해도 사회적 명예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 없이 불쾌감만 유발하는 경우에는 허위사실 유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한 문장만 달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괴벨스의 유명한 어록이다. 허위사실 유포의 위력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지나치게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는 인터넷 특유의 성질 때문이다. 게다가 허위사실은 당사자 간의 감정적 고통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사안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정치적 이슈나 지역 정서와 관련된 허위사실은 우리 사회와 국가의 역량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의 비가역적인 위력을 고려할 때, 온라인상에서 조작되거나 근거 없는 심각한 허위사실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히 필요하다. 과거 존재했던 허위사실 유포죄에 대한 규정은 '공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과 구체적이지 않은 '허위사실'을 전제로 하는 모호한 규정이었다. 따라서 향후 적절한 보완을 통해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지 않도록 하는 대체 입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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