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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되는데 왜 우린 안 돼?" 토종 OTT '광고 요금제' 도입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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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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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업계 휩쓴 스트림플레이션, 소비자 수요 저렴한 광고 요금제로 몰려
기존 요금제는 올리고 광고 요금제는 저렴하게, 글로벌 OTT의 이용자 유인 전략
이미 '할인 혜택' 가득한 국내 OTT 시장, 광고 요금제 실효성 사실상 미미하다?

주요 글로벌 OTT 플랫폼 이용자의 60% 이상이 '광고 요금제'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며 OTT 요금이 줄줄이 뛰는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광고 요금제로 소비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실제 넷플릭스 등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글로벌 OTT는 신규 이용자를 대거 유치하며 '성장 정체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토종 OTT 역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토종 OTT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광고 수익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OTT 시장 특성상 광고 요금제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할인 혜택'이 익숙한 국내 소비자에게 광고 요금제는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광고 요금제' 성공한 넷플릭스, 티빙도 벤치마킹

광고 요금제 열풍의 선두를 달리는 것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구독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자그마치 1,500만 명에 달한다. 광고 요금제 이용자의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허브 엔터테인먼트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구독자 중 64%가 광고 경험에 '약간 만족'하거나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넷플릭스와 나란히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HBO 맥스·디즈니+ 구독자의 만족도 역시 72%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국내 OTT도 광고 요금제 도입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는 글로벌 동영상 솔루션 플랫폼 브라이트코브가 20일 서울 개최한 '2023 브라이트코브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스트리밍 플랫폼 광고는 상당수 신규 광고주를 끌어들일 만한 '메리트'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의 광고 요금제 수요를 확인한 토종 OTT 티빙은 국내 업체 최초로 광고 요금제 출시를 예고하기도 했다. 티빙은 내년 1분기 월 5,500원의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인 '베이식 위드 애즈(Basic with ads)'와 동일한 가격이다. 지난해 1,192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떠안으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글로벌 OTT 업체의 수익성 개선 정책을 꾸준히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 차등화'로 광고 요금제 수요 끌어모아

최근 글로벌 OTT는 기존 '광고 없는 요금제' 가격을 인상하고, 대안 성격의 저가 광고 요금제를 출시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디즈니+다. 디즈니+는 미국 광고 요금제의 가격을 기존 베이식 요금제 수준(7.99달러)에서 책정하고, 기존 베이식 요금제의 가격을 7.99달러에서 10.99달러로 인상했다. 광고 요금제를 기존과 같은 가격으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선택지'로 내세운 것이다.

넷플릭스 역시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을 통해 간접적인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기존에는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7,000원)를 같은 가구에 속하지 않는 4인이 공유, 1인당 4,250원을 납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계정 공유 단속이 시행된 이후에는 계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인원이 최대 3인으로 제한되며, 계정 공유 시 1인당 5,000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월 부담 요금은 1인당 9,000원 수준까지 대폭 증가했다. 월 5,500원의 광고 요금제가 매력적인 선택지로 보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지난달 아마존도 내년부터 자사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광고 없는 요금제 가격을 2.99달러 인상하고, 광고 요금제를 신규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광고 없는 요금제를 월 17.98달러, 광고 요금제를 월 14.99달러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요금에 차등을 둬 광고 요금제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전형적인 '유인 전략'이다.

사진=넷플릭스

토종 OTT, 광고 요금제 도입 효과 작다?

이렇듯 글로벌 OTT 기업은 광고 요금제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대거 확보, 성장 정체기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넷플릭스의 올해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준 광고 요금제 가입자 1명이 광고로 창출하는 수익은 최소 8.5달러다.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광고 요금제로 이탈해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디즈니+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신규 가입자의 50% 광고 상품을 선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저렴한 광고 요금제는 OTT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 신규 가입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티빙과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가 광고 요금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는 이들 토종 OTT의 광고 요금제 도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요금의 차등화를 통한 소비자 유인 효과가 국내 시장에서는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분석이다.

국내에는 광고 요금제의 매력을 반감하는 OTT 할인 프로모션, 제휴 상품이 상당히 많다. 일례로 티빙의 경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통신사 제휴 등을 통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실적을 충족하면 OTT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 상품 등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광고 요금제의 '할인 메리트'가 큰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에는 광고 요금제의 할인 효과를 대체할 '혜택'이 너무나도 많다. 토종 OTT가 광고 요금제를 통해 드라마틱하게 성장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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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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