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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강도 게임 규제 두고 엇갈린 평가 “국내 게임사에 악영향 vs 매출 감소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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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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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산하 게임 규제기관, 온라인 게임 수익 창출 규제안 발표
내년 규제 시행 시 MMORPG 및 수집형 RPG 게임 업체 타격 클 듯
국내 게임사 주장르 아니라 타격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중국게임산업_자체제작_20231228

중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온라인 게임 규제안의 여파로 우리나라 대형 게임사들의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규제가 시행될 경우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비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온라인 게임 규제 초안 발표에 ‘게임주’ 급락

22일 중국의 게임 규제기관인 국가신문출판국(NPAA)은 ‘온라인 게임 관리 방법’이라는 규제 초안을 발표했다. 날마다 접속하는 과도한 게임 중독을 막고, 게임 내 과금과 이용자에 대한 보상을 줄이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게임사가 일일 로그인, 최초 충천, 연속 충전 등을 통해 과금을 유도하는 것을 금지하며, 게임머니 환전과 투기·경매 등의 형태로 게임 아이템의 고가 거래를 묵인하는 것도 금지한다. 또 온라인 게임 사용자별 충전 한도를 설정해 서비스 약관에 표시해야 하며, 사용자의 비합리적인 소비 행동이 감지될 경우 팝업 등으로 경고 조치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한다. 이 밖에 확률형 아이템과 콘텐츠 자체 규제도 강화했다.

규제안이 발표된 당일 중국 게임주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중국 대표 게임 업체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는 발표 당일 각각 13.5%, 26.8% 급락했다. 중국 시장과 연관이 높은 국내 게임사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던 데브시스터즈(쿠키런 제작사)는 전날 종가와 비교해 14.88% 하락했으며, 크래프톤(-13.77%), 위메이드(-13.34%), 컴투스홀딩스(-12.49%), 위메이드맥스(-9.45%) 등도 큰 폭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규제안 발표 다음 날인 23일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초안”이라며 “관련 부처와 기업, 이용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발표하겠다”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25일에는 게임 105종에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를 내주기도 했다.

신규 규제가 국내 게임 산업에 미칠 악영향

이미 주가에서 드러나듯 이번 중국 정부의 규제안이 국내 게임사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규제가 시행될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이용자를 가진 중국 시장이 위축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2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게임의 국가별 수출 비중 가운데 중국이 34.1%로 가장 높았다.

중국 현지 게임산업을 총괄하고 있는 중국음수협게임공단(GPC)이 최근 공개한 ‘2023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를 살펴보면 현재 중국의 게임 이용자 수는 6억6,800만 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또한 올해 게임 업계 총매출은 전년 대비 13.95% 증가한 약 3,029억 위안(약 55조원)으로 처음으로 3,000억 위안을 넘어서며 초대형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규제 시행 시 국내 게임사의 주요 수입원인 '확률형 아이템'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규제 초안에 따르면 게임 내 횟수·추출 확률을 중국 당국이 제시한 기준에 맞게 설정해야 하고, 미성년자는 확률형 아이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에는 모든 온라인 게임의 사용자가 일일 충전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는 사실상 확률형 아이템 추첨횟수와 확률 등을 소비자가 사전에 합리적으로 설정하도록 해 온라인게임 이용자의 과도한 소비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그간 게임 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발생해 온 점을 고려할 때 게임사들이 상당한 손실을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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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사진=크래프톤

'비중국 시장' 개척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반면 전반적인 장르에서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국내 게임사들의 매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분석도 나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규 규제안은 P2W(Pay to win·이기기 위해 돈을 쓰는 방식) 성향이 짙고, 확률형 BM이 과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및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를 주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해당 BM 게임으로 중국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상장 게임사가 실질적으로 없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화평정영)’,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의 ‘미르’ 등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산 게임 대부분 액션 RPG나 FPS(1인칭슈팅게임)에 속한다.

이미 일부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당국이 규제안과 별개로 발급한 외자 게임 판호를 획득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임 연구원은 “중국의 신규 콘텐츠 공급 확대 기조는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저 친화적 BM을 지닌 대작들의 등장과 라이트 유저의 증가를 통한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다시금 확인되기 전까지 국내외 콘텐츠 공급을 더욱 확대해 산업 위축을 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국내 게임 업체들이 중국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중국 외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 전망에 힘들 싣는다. 또 다른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게임사 몇 곳이 유럽과 남미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만들고 있다”며 “이미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같은 콘솔 게임기 전용 게임이 비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중국 시장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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