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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선언' 롯데면세점, 희망퇴직으로 조직 리빌딩 "인력 효율화·내실 경영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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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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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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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첫 희망퇴직에 이어 두 번째 구조조정 단행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자녀당 1,000만원 학자금도
면세 시장 위축에 3개 분기 연속 적자, 위기 극복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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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이 운영 중인 김포공항 출국장 내 면세점 DF1 구역의 모습/사진=롯데면세점

대규모 적자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롯데면세점이 임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免, 희망퇴직 실시 '근속 10년 이상 대상'

6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신청 대상은 만 43세 이상 중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직원, 혹은 동일 직급 장기 체류자다. 롯데면세점은 신청자에게 통상임금 32개월치와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두고 있는 직원에게는 자녀당(최대 3명 지원) 1,000만원의 학자금을 추가 지원한다. 또 임금피크 대상자는 별도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최근 롯데면세점이 선언한 비상경영 체제 돌입의 일환이다. 비상경영 체제 지침은 크게 3가지로 △임직원 근무기강 확립 △예산관리 및 규정 강화 △임직원 보상 합리화 등이 골자다. 먼저 근무기강 확립을 위해 유연근무제 및 재택근무자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집중 근무시간을 지정해 해당 시간 동안 흡연, 업무 목적 외 티타임 등을 금지하기로 했다.

앞서 계획된 투자는 시급성과 중요도에 따라 전면 재검토하고, 모든 부서의 업무추진비를 50% 삭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해외 출장은 동일한 목적일 경우 2명 이하로 제한하고, 10시간 이내 비행은 임원도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도록 했다. 임직원 보상 체계와 복지는 성과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고하기로 했다. 기본급과 성과 상여는 전 직급을 대상으로 고과에 따라 차등 인상하고, 학자금과 의료비 지원 등에 제한을 두는 방향을 제시했다. 아울러 2024년도 임금은 동결하기로 했다.

2년 전에도 희망퇴직 단행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2년 12월에도 대리급(SA grade)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15년 이상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1980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단행이었다. 당시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25개월치 통상임금과 직책수당,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했고, 중·고교나 대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퇴직자에겐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을 추가로 지원했다.

그간 롯데면세점은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구조 개편, 해외 사업 확장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펼쳐온 국내 다점포 전략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한 데다 면세사업권 입찰 및 갱신 등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조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결국 첫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한편 송객수수료 조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면세업체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송객수수료를 내리면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오프라인 영업점의 면적을 축소해 비용 절감도 꾀할 계획이다. 매출액 감소를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저효율 사업장을 정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완전 철수하며 사업장 정리를 시작했다. 인천공항은 한국에 들어오는 관문으로서의 상징성은 크지만 임대료가 높아 면세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반면 매출은 크지 않은 편이다. 당시 롯데면세점의 매출 중 인천공항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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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서울 명동 매장 전경/사진=롯데면세점

지갑 닫은 외국인들, 업황 회복 지지부진

롯데면세점의 희망퇴직은 면세 업계의 부진이 계속되는 데 따른 행보로 분석된다. 국내 면세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사업 전략을 재편해 '버티기'에 돌입하는 것이다. 국내 면세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금까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고환율,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고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도 크게 회복했지만 면세시장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다. 면세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외국인 방문객 수는 279만979명으로 전년 대비 130.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3조9,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국인의 객단가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여기엔 핵심 고객이었던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이 줄어드는 식의 해외여행 트렌드 변화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의 발길이 끊어진 영향이 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주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고객층이 젊어지는 추세로, 방한 주요 중국인 관광객이 ‘바링허우’(80後·1980년대생)와 ‘지우링허우(90後·90년대생)’, 나아가 2000년 이후 태어난 ‘링링허우’(00後)까지로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서 이같은 변화를 이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을 중심으로 개별 여행 트렌드로 방한시장이 재편되고, 기존 면세점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씀씀이를 일으켰던 고가 브랜드 이탈과 함께 이를 구매할 수요층 역시 느슨해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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