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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타격 예상에 너도나도 ‘셀 차이나’, 中 빅테크 주가 폭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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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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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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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셍테크 지수 전고점 대비 20% 이상↓
중국산 수입 美 유통 기업, 가격 인상 시사
“1년 치 재고 확보”, 곳곳에서 ‘사재기’

중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5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의 주가가 크게 휘청이는 모습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에 따른 고율 관세 리스크 부각과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 주 만에 시가 총액 57조원 증발

26일 유가증권 시장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핀둬둬(PDD홀딩스), JD(징둥)닷컴 등 중국 5대 빅테크 시가 총액은 410억 달러(약 57조3,100억원) 증발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술 기업 주가를 추적하는 항셍테크 지수는 25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0.33% 하락해 4,228.20을 기록했다. 앞서 10월 7일(5,386.48) 기록한 전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진 수치다.

이같은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부진은 우리 증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날 국내 증시에서 중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IGER차이나항셍테크와 KODEX차이나항셍테크는 각각 전날보다 1.94%, 1.24% 하락 마감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중국 당국이 이달 초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음에도 실제 집행 여부에 대해 투자자들의 신뢰가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사회주의 현대화’ 비전을 내걸고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냈지만, 중국 안팎에서는 실제 집행 의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빅테크 기업의 실적이 둔화했다는 점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다. 올해 3분기 텐센트와 알리바바 매출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기대치 평균을 각각 0.4%, 1.2% 밑돌았고, 징둥닷컴과 바이두는 각각 0.3%, 0.1% 상회하는 데 그쳤다.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나티시스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기술 업종을 육성해 미국과 경쟁하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하며 “지금 중국 경제는 5년 전보다 침체했고, 특히 ‘코로나 제로’ 정책을 실시한 2022년과 비교해도 매우 나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진=월마트

트럼프 “중국산 제품 60%의 관세 부과”

가장 큰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대중 강경책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를 들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와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여당인 공화당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100일 프로젝트의 하나로 관세 입법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가격 경쟁력이 강점인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판매량 저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는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해 자국에 판매하는 미국 기업의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가격 인상을 시사한 유통 기업 월마트가 대표적이다. 월마트는 지난 19일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해 우리 고객들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한다”며 “소비자들은 아직도 인플레이션의 여파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 또한 “월마트의 사업 모델은 늘 낮은 가격을 표방하지만,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경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월마트에서 판매 중인 상품 가운데 약 48%가 중국산일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량, 10월 이후 증가세

이 때문에 미국 내 일부 기업은 소위 ‘사재기’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이전에 최대한 중국산 제품의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소재 스킨케어 제품 판매사 베어보타닉스는 지난 6일 밤 트럼프 당시 후보의 대선 승리가 확실해지는 순간 곧장 중국의 공급 업체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이슨 주노드 베어보타닉스 창업자는 “이날 1년 치 재고에 해당하는 5만 달러(약 6,900만원)어치의 제품을 한꺼번에 주문했다”며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 전 주문한 제품 3만여 개가 모두 무사히 도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중국산 물품에 60%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강력히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주노드의 의견이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선언했을 당시에도 중국산 제품 사재기 열풍이 인 바 있다. 이미 한차례 트럼프 시대를 경험한 업체들이 그의 복귀가 임박하자 발 빠르게 과거의 전략을 다시 꺼내 든 셈이다. 실제로 WSJ에 의하면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 지난 10월부터 중국의 대미 수출량은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중국의 10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이후에도 한동안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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