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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승차 공유 업체, 자율주행 기술 결합 시도 우버는 구글 자회사 웨이모와 로보택시 운영 리프트, 메이 모빌리티·모빌아이 등과 협력
미국의 승차 공유 기업 우버와 리프트가 자율주행 기업과 손잡고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가 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서며 독주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시간과 자금을 들여 직접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대신 전문 기업과의 협업이라는 효율적인 접근 방식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로보택시 프로젝트가 모빌리티 시장에서 자율주행 기술과 스마트폰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버·웨이모, 오스틴 등에서 연내 로보택시 운영
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승차 공유 업체 우버와 리프트가 최근 자율주행차 운영사와 함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준비 중이다. 새롭게 선보일 서비스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트렁크를 열거나 경적을 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집 앞까지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를 호출하는 기능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 업계는 이번 자율주행 프로젝트가 기존 승차 공유 플랫폼에 첨단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으며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WSJ에 따르면 우버는 올해 안에 오스틴과 애틀랜타에서 자사 앱을 통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의 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서비스를 출시한 웨이모는 현재 마이애미를 비롯해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주당 15만 회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안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우버는 플랫폼 운영과 차량 관리를 담당한다. 또 우버가 투자한 모빌리티 기업 무브는 자율주행 차량의 유지보수·청소·충전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우버의 경쟁사인 리프트는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메이 모빌리티와 협력해 올해 안에 애틀랜타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메이 모빌리티는 토요타의 자율주행 미니밴 시에나로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해당 차량은 다중 정책 의사 결정이라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사용해 짧은 고정 경로를 따라 자율적으로 운행한다. 리프트는 자율주행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메이 모빌리티 외에도 인텔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모빌아이와 스마트카메라 제조사 넥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협력의 범위를 확대했다.
웨이모, 로보택시 시장 20% 이상 점유하며 독주
이같이 승차 공유 플랫폼 서비스가 자율주행 기업과 손잡은 것은 치열한 로보택시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로보택시 시장의 선두 주자인 웨이모로 현재 2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독주하고 있다. 반면 웨이모가 로보택시를 운영하는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우버와 리프트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웨이모가 오는 2026년부터 마이애미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직후에는 우버와 리프트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우버와 리프트는 일찌감치 자율주행 기술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자체적으로 개발을 추진해 왔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후퇴했다. 2021년 리프트는 자율주행차 부문을 도요타의 자회사인 우븐플래닛에 5억 500만 달러에 매각했다. 당시 팬데믹으로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의 부진이 이어지며 수익성이 도마 위에 오르자, 본업이 집중하기 위해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공동 창립자인 존 짐머 CEO는 매각 후 성명에서 "이번 거래를 통해 자율주행 플랫폼과 운송 네트워크의 발전에 집중함으로써 수익성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버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우버는 지난 2015년부터 자율주행사업부인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그룹(ATG)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듬해인 2016년부터는 피츠버그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우버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2017년 기술 유출 소송으로 인한 배상금 지불, 2018년 우버 자율주행 차량의 보행자 사망 사고 등 악재가 이어지며 논란이 됐다. 결국 수익성 없는 사업을 포기하라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20년 ATG를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에 매각했다.
웨이모 기업 가치 1,750억 달러, 수익성은 과제
이에 반해 웨이모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룬 성과는 자율주행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WSJ은 2023년 여름 주당 1만 건에 불과하던 차량 호출 서비스가 지난해 10월 기준 월 14만 건을 돌파하며 무인 자율주행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웨이모의 성공은 자율주행 기술의 성숙도와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이나 중국 기업의 자율주행 기술과 차별화되는 점은 운전자 없이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레벨4 수준의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는 것이다.
웨이모의 핵심 경쟁력으로는 라이다(LiDAR) 센서와 고정밀 3D 매핑 기술을 결합한 정교한 환경 인식 능력이 꼽힌다. 테슬라가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것과 달리, 웨이모는 다중 센서 융합 기술로 더 안정적인 주행 기능을 실현했다. 또한 15년 동안 축적한 4억 마일(약 6.4억㎞) 이상의 실도로 주행 데이터는 AI 학습에 핵심 자산으로 사용되며, 특히 돌발 상황 대처 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마지막으로 구글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차량 제어 시스템도 테슬라나 중국 기업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비교 우위를 가능하게 했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서비스 성공은 기업 가치 평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웨이모의 기업 가치를 최대 1,750억 달러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 평가액 1,000억 달러에서 75%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웨이모의 성과 이면에는 과제도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승객이 없는 공차 운행이 전체 주행의 40%에 달하는 등 수익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웨이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 고도화, 승객 운송과 물류 배송이 결합한 다목적 활용, 차량 운영 비용 절감 등 다각적 전략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