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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신제품에 삼성 메모리 우선 탑재" 전날 발언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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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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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RTX 50에 삼성 GDDR7 가장 먼저 탑재될 것"
전날 기조 강연에서는 마이크론만 콕 집어 발언해 논란
HBM 경쟁서 밀린 삼성전자, GDDR에서는 한발 앞서가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에서 촉발된 메모리 칩 공급 논란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자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에 탑재할 GDDR(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7 D램의 초도 공급을 맡는다"고 밝혔다. 전날 GDDR7 공급업체로 마이크론만을 언급한 자신의 발언을 정정한 것이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GDDR7 D램을 선보인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엔비디아에 가장 많은 GDDR 메모리를 공급한 기업으로, 향후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젠슨 황 "삼성·SK는 우리에게 가장 큰 공급업체"

7일(현지 시각) 황 CEO는 "차세대 아키텍처 블랙웰 기반의 GPU 신제품 지포스 RTX 50시리즈에 다양한 파트너사의 GDDR7 제품이 들어갈 것"이라며 "그 시작은 삼성전자의 제품"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측도 "RTX 50시리즈에 마이크론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의 GDDR7이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초도 물량은 삼성전자 제품부터 탑재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추후 다양한 파트너사의 제품을 사용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SK하이닉스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인 6일 있었던 황 CEO의 발언을 정정한 것으로, 앞서 황 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 CES 2025의 기조 강연을 통해 RTX 50시리즈를 공개하면서 해당 GPU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GDDR7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그가 공식 행사에서 메모리 파트너사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강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황 CEO는 한국 기업의 납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그래픽 D램을 생산하는지 몰랐다"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하루 만에 정정하기는 했지만, 황 CEO가 마이크론만 꼭 집어 발언한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황 CEO 자신은 해당 발언이 단순한 실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다음 날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우리에게 가장 큰 공급업체"라며 "마이크론만 언급한 것은 내가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GDDR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기업을 혼동했다는 해명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한국을 견제하고 자국 기업을 챙기는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기 위해 계산된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의도적으로 공급사 간 경쟁을 부추겨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원가 절감을 꾀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황 CEO가 마이크론을 공급업체로 지목하자 증시가 요동쳤다. 7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전일 대비 2.4%, 0.89% 감소한 반면 마이크론의 주가는 뉴욕 거래 시장에서 시간 외로 10% 이상 급등했다.

6일(현지 시각)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엔비디아

삼성전자, 엔비디아에 GDDR D램 가장 많이 납품

다만 이번 일은 오히려 삼성전자의 GDDR7 납품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CES 2025에서 공개한 엔비디아의 신제품 RTX 50의 가격 549달러로 1,500달러대였던 기존 RTX 시리즈의 가격을 3분의 1로 낮추면서 가성비를 갖춰 시장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에 들어가는 GDDR7 D램은 고해상도 그래픽 데이터 처리에 특화한 메모리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이른바 메모리 3사가 모두 개발을 끝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GDDR D램을 가장 많이 납품한 회사로 GDDR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6Gb(기가비트) GDDR7을 개발했다. GDDR6과 비교해 전력 효율과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 적용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전작을 개선한 12나노급 24Gb GDDR7을 선보였다. 24Gb GDDR7에는 12나노급 미세 공정이 적용돼 동일한 패키지 크기에 셀 집적도를 높였고, 전작 대비 50% 향상된 용량을 구현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빨라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4Gb GDDR7은 'PAM3 신호 방식'을 적용해 업계 최고 속도인 40Gbps를 구현했다. 사용 환경에 따라 최대 42.5Gbps까지 속도를 높여 더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PAM3은 -1, 0, 1로 신호 체계를 구분해 1주기마다 1.5비트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그래픽카드에 탑재하면 최대 초당 1.8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30Gb 용량의 UHD 영화 6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24Gb GDDR7부터 저전력 특성이 중요한 모바일 제품에 사용하는 기술을 도입해 전력 효율을 30% 이상 크게 개선했다. 대표적으로 모든 회로에서 동작이 필요할 때만 작동하도록 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클락(Clock) 컨트롤 기술', 저속 동작 시 외부 전압을 낮추거나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낮은 전압을 만들어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전력 이원화 설계', 고속 동작 시 누설 전류를 최소화하는 '파워 게이팅 설계' 등이 있다.

HBM·GDDR,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 가능성

이에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에 삼성전자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채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돌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초기 검증과 유효성 검사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GDDR 시장에서 당분간 우위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비등한 상황이다. 최근 SK하이닉스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고전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달리 GDDR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강자로 자리매김해 왔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시점에서 삼성전자가 GDDR7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GDDR7은 공정의 난도가 크게 높은 편이 아니어서 언제든 자리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같이 지난해 7월 GDDR7을 공개했는데 해당 제품은 32Gbps의 동작 속도 구현이 가능하고 사용 환경에 따라 최대 40Gbps까지 지원한다. 미국 마이크론도 최대 속도 32Gbps를 지원하는 GDDR7 개발을 완료하고 최근 양산에 돌입했다.

메모리 3사가 모두 GDDR7 개발에 성공한 가운데, 이제 시장의 관심은 GDDR7이 HBM의 수급난을 해소할 대체재가 될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GDDR7은 HBM에 비해 생산 비용이 적어 대량 생산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HBM과 함께 고성능 컴퓨팅 작업을 보조할 차세대 메모리로서 잠재력이 높다. 다만 GDDR7이 특정 시장에서는 HBM과 경쟁할 수는 있어도 높은 대역폭과 빠른 속도가 중요한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여전히 HBM이 선호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두 기술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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