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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위협하는 초저가 이커머스 '테무', 美 유통 시장의 새로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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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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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커머스 시장 ‘국경 없는 전쟁터’
테무 등 C커머스 공습에 공룡 아마존도 긴장
초저가 스토어 '하울'로 테무 정조준

중국 PDD(핀둬둬)홀딩스의 글로벌 할인쇼핑 플랫폼 테무(Temu)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2년 연속 최다 다운로드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특히 아마존과 월마트가 주도해 온 미국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한 모습이다.

아마존, '미친 초저가' 판매

12일(현지시간)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작년 11월 선보인 초저가 쇼핑 서비스 ‘아마존 하울(Amazon haul)’에서 판매중인 상품 대부분은 중국산으로 파악됐다. 하울에서는 운동화 9.98달러(약 1만4,580원), 휴대폰 케이스 2.99달러(약 4,370원) 등 모든 상품을 20달러(약 2만9,000원) 이하로 판매한다. 또 기본 배송료는 유료(3.99달러)지만 25달러 이상 주문 시 무료 배송이 제공된다. UPS 경유 등으로 반품도 가능하다.

현지에서 직배송되는 탓에 상품을 받는 데만 1~2주가 걸리지만, ‘싼값’에 호응하는 고객이 많다. 아마존 하울은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는데, 아마존 전체 카테고리에서 상위 100위 안에 드는 베스트셀러가 2,700개에 달했다.

아마존이 이런 시도를 한 배경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대표되는 C이커머스의 추격이 자리한다. 특히 초저가를 앞세운 테무의 경우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무료앱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테무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주요인은 저렴한 가격이다. 실제로 의류는 1~5달러, 전자기기는 5~15달러 등으로 제품의 기본 가격 자체가 저렴하다. 다른 플랫폼 가격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무료 배송, 첫 반품 무료 등의 추가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신규 고객에게는 0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할인 폭도 크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테무는 인기 제품을 최대 90% 할인하며 고객을 끌어모았다. 구글에서 테무를 검색하면 ‘테무는 왜 이렇게 저렴한가요(Why is Temu so cheap)’ 등의 질문이 연관 검색어로 나올 정도다. 테무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 운영비 등 필요 없는 비용을 제거해 가격을 낮췄다.

여기에 테무는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추천인 가입에 따른 적립금 제도 등 네트워크 마케팅(다단계)와 유사한 가입 마케팅을 펼쳤다. 예를 들어 특정 사용자가 페이스북, 틱톡, 스냅챗 등 주요 소셜미디어 계정에 테무 가입 링크를 올리고 소셜미디어(SNS) 친구가 해당 링크를 통해 가입을 하게 되면 링크를 게재한 사용자에게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적립금이 주어진다. 테무가 고객을 빠르게 확보한 또 다른 이유는 ‘게임 기능’이다. 테무는 Z세대 등 어린 고객들이 앱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앱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미니 게임을 이용하면 적립금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 소매업계 뒤흔든 '테무'

이에 아마존 하울 판매 페이지에도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라는 테무의 슬로건을 의식한 듯 ‘미친 초저가(Crazy low prices)’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또 C커머스의 가격 경쟁력을 모방하면서도, 그들이 보였던 부작용을 방지하기 ‘제품 품질 보증’과 ‘15일 이내 무료 반품’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같은 아마존의 시도는 글로벌 전쟁터가 된 이커머스 시장의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테무의 급성장은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테무의 총거래액(GMV)은 150억 달러(약 22조원)를 기록했으며, 2024년 상반기 실적은 이미 전년도 전체 실적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24년 1분기 기준 글로벌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억5,00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더욱이 테무의 앱스토어 1위 달성은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테무는 출시 3개월 만인 2022년 12월 미국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무료 앱으로 등극했고, 출시 1년 만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쇼핑 앱으로 올라섰다. 통상 상위 10개 무료 다운로드 앱은 메타, 구글, 틱톡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전유물이었다.

테무가 이들을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은 소비자들의 쇼핑 행태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두고 타임지는 “테무가 중국 공장이나 창고에서 배송되면서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며 “테무의 인기가 계속될 경우 미국 소매업체와 글로벌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사진=테무

글로벌 유통 판도 변화

테무 등 C커머스 기업이 미국을 타깃으로 삼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무관세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미국 관세 정책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현재 미국 관세법에 따르면 800달러(약 117만원) 이하의 수입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2015년까지는 무관세 허용 기준이 200달러 수준이었지만 2016년 3월 이커머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 기준을 800달러로 확대했다.

800달러 이하 무관세 정책을 십분 활용한 중국 기업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패션전문지 BoF는 “중국은 오랜 기간 다양한 소비재의 주요 수출국이었고 최근 들어서는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며 “동남아, 북미, 유럽에서 테무, 틱톡샵 등의 중국 업체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방 지역까지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가성비 전쟁’이 촉발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쇼핑 시장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이전까지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마진이 높은 품목을 판매하는 데 집중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등장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소비자 선택은 물론 시장 자체가 저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소매업체들은 타격을 받고 있다. 전략컨설팅업체 웨이블릿 스트레티지의 창업자 아이비 양은 “테무 등 C커머스의 등장은 전 세계 이커머스 산업의 광고비 증가로 이어졌다”며 “결국 소비자들에게도 부정적이며 향후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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