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FE분석
  • 미중 갈등 속 외면 받던 ‘중국 증시’ 5년 만에 반등, 투자자 90% 中 투자 희망

미중 갈등 속 외면 받던 ‘중국 증시’ 5년 만에 반등, 투자자 90% 中 투자 희망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해외 투자자 90% 이상 "中 시장 투자 늘릴 것”
첨단 산업 부상에 따른 중국 투자 관심 고조
저평가 매력과 경기부양 기대에 자본 유입 회복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중국을 향하고 있다. 미중 갈등과 외국 자본 이탈 등 복합적 리스크로 수년간 외면받았던 중국 시장이 첨단산업의 부상과 정부의 경기부양 시그널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 시장의 과대평가 인식에 따른 피로감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국 자산이 전략적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해외 투자자 90% 이상이 중국에 대한 투자 확대 의지를 표명하는 등 글로벌 자본 유입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투자자들, 中 시장 관심 5년 만에 최고치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투자자 90% 이상이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려는 명확한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주식 시장이 정점을 찍은 2021년 초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면서 투자자들이 중국을 전략적 자산 배분의 필수 선택지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물론이고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뿐 아니라 많은 글로벌 IB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중국 주식 시장의 현재 상승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상당량의 ‘잔여 자금’이 아직 유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HSBC의 쾅정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시장에 대해 “AI 관련 기업들의 올해 수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외국 자본은 올 상반기에만 101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중국 주식 및 펀드를 순매수했다. 특히 5~6월에는 순증자 규모가 188억 달러(약 26조원)에 달해 글로벌 자본이 중국 주식 시장에 진입하려는 의지가 강화됐음을 보여줬다. 글로벌 IB의 통계도 이러한 추세를 입증하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동안 중국 본토 주식 펀드는 40억7,600만 달러(약 5조6,000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신흥시장 중 가장 크게 앞섰다.

美中 갈등·안보 리스크에 외자 이탈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국제 투자 행사에 글로벌 기업들을 초청하며 다자주의를 강조했고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속도를 냈지만, 대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감한 상황이라 해외 자본의 유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액수는 45억 달러(약 6조2,500억원)로, 정점이었던 2021년과 비교하면 7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1년 3,440억 달러(약 477조4,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중국의 FDI는 2022년 1,902억 달러(약 264조원), 2023년 427억 달러(약 59조2,000억원)로 급감하더니 작년에는 거의 바닥까지 내려앉은 모양새다.

중국이 외면을 받았던 가장 큰 요인은 미중 갈등이다. 중국 내에 생산기지를 두면 대중 제재와 관세 전쟁 등으로 인한 불이익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보니 인도, 동남아시아, 멕시코 등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했다. 일례로 지난 2년간 일본 소니와 마쓰시타, 미국 PC 제조업체인 델과 휼렛패커드 등이 줄줄이 중국 공장을 접고 동남아 등으로 생산 기반을 옮겼다. 일본 타이어업체 브리지스톤도 작년에 중국 내 공장을 모두 정리했고, 미국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중국 내 연구시설을 폐쇄했다.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해 온 대만 폭스콘은 한때 중국 내 고용 규모가 30만 명을 넘어섰지만, 지금은 12만 명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인도, 베트남 등지로 생산 기반을 대거 옮기면서다.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중국 내수 침체와 성장률 지체 등도 외자 철수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중산층이 지갑을 닫으면서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 기업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다 보니 이익을 내기는커녕 손실 줄이기에 급급해졌다. 구찌, 루이뷔통, 샤넬, 프라다, 버버리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과거 앞다퉈 중국으로 몰려왔지만, 지난해에만 14곳의 점포가 문을 닫으며 철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간첩법 시행으로 경영 환영이 나빠진 것도 해외 자본 유입을 가로막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반간첩법의 핵심은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이익에 관한 문건과 데이터에 대한 정탐과 취득, 매수, 불법 제공 등을 간첩 행위에 추가한 것으로, 외국인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법 조항이 불분명하고 자의적인 법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지난 2년간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 미국 유명 로펌 스카덴 등 금융·법률·조사 분야의 다양한 글로벌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기술 유출 등 안보 리스크도 외자 철수를 가속했다. 호주 모나시대학 경영학과 교수 스티븐 로는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을 유치한 뒤, 이들이 제공하는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하면 자국 기업을 지원해 외국 기업을 대체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가 올해 1월 발표한 ‘중국 비즈니스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미국 기업의 32%가 “중국 시장에서 현지 기업과 비교해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로 교수는 “중국의 대출·정책 지원이 자국 기업에 집중되면서 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됐다”고 분석했다.

디플레이션 해소, 경제 안정화에 베팅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우선 미국 주식 시장이 과대평가됐다는 인식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을 가진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 생명공학 등 특정 부문에서 중국의 기술적 리더십이 부각되면서 '저평가된 혁신'을 찾고 있는 투자자들을 중국 시장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주식 시장 육성과 경제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해결하고 경제를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의지가 뚜렷하다. 미국 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도 중국 시장으로의 자본 유입을 촉진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등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상장 중국 주식을 넘어 중국 본토의 A주 시장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늘리고 있으며, 퀀트펀드와 매크로펀드들은 A주 상장지수펀드(ETF)와 지수 선물 상품을 통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 주식 시장은 지난달 10% 상승하며 전 세계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뒀고, 주요 벤치마크는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디플레이션과 과잉 재고를 소화하는 데 최소 1년 이상이 걸리는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가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다.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