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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과제 제출률 높아도 학습 효과는 의문, 거꾸로 교실의 변화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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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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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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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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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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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제출률 80%에도 학생들의 실질적 이해 수준 불분명
학습량 축소·역할 분담으로 자기주도적 참여 유도
교육 목표에 맞춘 운영 체계 개편…성과 입증은 아직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높은 과제 제출률이 반드시 높은 학습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과제를 성실히 제출하더라도 학습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선웨이칼리지(Sunway College Kuala Lumpur)의 라이속이(Lai Sok Yee) 강사가 운영한 경영수학 수업에서도 이 같은 한계가 드러났다. 라이속이 강사는 디플로마 과정 1학년 학생들에게 30분 분량의 녹화 강의를 시청하고 연습문제를 푼 뒤 학습 내용을 마인드맵으로 정리해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Microsoft OneNote)에 제출하도록 했다. 대면 수업은 강의 내용 복습에 이어 조별 토론과 추가 문제 풀이로 구성됐다. 학생들이 수업 전에 이론을 익히고 교실에서 이를 활용하는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 방식이었다. 학생의 약 80%가 마인드맵을 기한 내 제출해 겉으로는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높은 제출률에도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과제 수행을 중심으로 구성된 수업이 실제 학습 성과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과제 제출이 학습 성과를 보장하지 못하는 이유

높은 과제 제출률이 학생들의 이해도를 반영하지 못한 데는 평가 방식의 영향이 컸다. 마인드맵 제출 여부가 출석 점수에 반영되면서 학생들은 강의를 충분히 시청하지 않고도 과제를 제출할 유인이 있었다. 강사 역시 학생들의 동영상 강의 집중도를 확인할 수 없어 실제 학습 참여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과도한 과제 분량도 학생들의 사전 학습에 부담을 줬다. 일부 학생들은 30분 분량의 녹화 강의가 길다고 느껴 동영상을 시청하는 대신 강의 자료를 참고해 마인드맵을 작성했다. 이 때문에 제출된 마인드맵은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14개 연습문제까지 더해지면서 학습 부담이 커졌고 연습문제 제출률은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한계는 대면 수업에서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사전에 학습한 내용을 수업 시간에 다시 복습하고 같은 주제로 토론해야 했다. 준비를 충실히 마친 학생들에게는 수업 일부가 불필요한 반복으로 느껴질 수 있었지만, 정작 강사는 학생 개개인이 어떤 개념을 이해하고 어디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사전 학습과 대면 활동이 학생들의 이해를 심화하는 과정으로 연결되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수학 교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처럼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혼합형 학습) 환경에서는 동영상 시청 기록, 퀴즈, 마인드맵, 온라인 게시글 등 다양한 학습 데이터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만으로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실제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결국 기존 수업의 한계는 과제 수행 여부를 확인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학생들의 이해 수준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체계가 미흡했다는 데 있었다.

탐구공동체 프레임워크를 통한 수업 재설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라이속이 강사는 개리슨(Garrison), 앤더슨(Anderson), 아처(Archer)가 제시한 ‘탐구공동체(Community of Inquiry·CoI)’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수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나섰다. 탐구공동체 프레임워크는 학습 경험을 인지적 실재감, 사회적 실재감, 교수적 실재감 등 세 가지 요소로 설명한다. 인지적 실재감은 학생이 학습 내용의 의미를 이해하고 개념 간 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이며, 사회적 실재감은 다른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을 뜻한다. 교수적 실재감은 강사가 수업을 설계하고 학습 활동을 이끌며 필요한 지도를 제공하는 역할이다. 2019년 학술지 ‘컴퓨터스 앤드 에듀케이션(Computers & Education)’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혼합형 학습 환경에서 세 요소가 함께 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준으로 기존 수업을 살펴본 결과 각 요소가 효과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었다.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동영상과 연습문제는 과도한 분량으로 학습에 부담을 줬다. 조별 활동 역시 모든 학생이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방식이어서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특히 강사가 학생들의 학습 진행 상황과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적절한 시점에 설명을 제공할 수단이 부족했다. 이에 수업 재설계의 방향도 달라졌다. 동영상이나 연습문제 등 개별 학습 도구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전 학습과 협력 활동, 이해도 평가가 하나의 과정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한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면서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서로 다른 지식을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학습 과정에서 드러난 오개념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 라이속이 강사는 기존 수업에서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각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사전 학습의 효율성 강화

수업 재설계는 사전 학습의 분량과 방식을 조정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경영수학의 ‘판매수학(Mathematics of Selling)’ 단원을 원가 기준 가격 인상액, 판매가격 기준 가격 인상액, 가격 인하, 회전율 및 재고평가 등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눠 학생마다 한 영역씩 맡도록 구성했다. 학생들은 수업 일주일 전 배정받은 영역을 5~8분 분량의 자막이 포함된 동영상으로 학습하게 된다. 기존 30분짜리 강의를 짧게 나눠 학습 부담을 줄이는 한편 에드퍼즐(Edpuzzle)을 통해 강사가 학생별 학습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제품의 판매가격이 100원이고 가격 인상액이 판매가격의 20%라면 인상액은 20원, 원가는 80원이다. 계산 자체는 간단하지만 판매가격과 인상액, 원가 사이의 관계를 이해해야 새로운 유형의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처럼 학습 내용을 작은 단위로 나누는 방식은 리처드 메이어(Richard Mayer)의 멀티미디어 학습 이론에서 제시한 ‘분할 원리(Segmentation Principle)’와도 일치한다.

동영상 분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보완책도 도입됐다. 강의를 들으며 빈칸을 채우는 ‘학습 노트(Guided Notes)’를 도입해 설명 순서에 따라 핵심 개념을 정리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엘리자베스 바클리(Elizabeth Barkley)와 클레어 하웰 메이저(Claire Howell Major)가 제안한 학습 방법을 활용한 사례다. 연습문제도 기존 14개에서 학생이 맡은 영역에 관한 3~4개로 줄였다. 사전 과제의 부담을 덜면서 대면 수업에서 활용할 내용을 집중적으로 학습하도록 한 조치다. 이는 수업 전 준비 활동이 대면 수업과 연결돼야 한다는 밴더빌트대학교 신시아 브레임(Cynthia Brame)의 지침을 반영했다.

개별 학습을 마친 뒤에는 같은 영역을 배정받은 학생들이 모여 캔바(Canva)로 마인드맵을 공동 제작하고 서로의 문제 풀이를 비교하도록 했다. 완성된 자료는 원노트 공동 작업 공간에 공유되며 이후 대면 수업의 학습 자료로 활용된다. 물론 학생마다 전체 단원의 일부만 집중적으로 학습한다는 점에서 학습 범위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기존 수업에서 연습문제 제출률이 낮고 마인드맵의 내용도 부실했던 만큼 과제의 양을 늘리는 것이 학습의 깊이를 보장하지는 않았다. 새 방식에서는 학생들이 각자 맡은 내용을 충분히 익혀 다른 학생들에게 설명해야 하므로 사전 학습의 목적이 한층 명확해진다.

직소 교수법으로 협력 학습과 개별 이해도 강화

사전 학습에서 익힌 내용을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는 과정에는 ‘직소(Jigsaw)’ 교수법을 적용했다. 수업 첫 90분 동안 같은 영역을 학습한 학생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을 해체하고, 네 영역의 학생이 한 명씩 포함되도록 조를 새롭게 편성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돌아가며 자신이 맡은 내용을 설명하고 핵심 개념을 함께 논의한다. 이 방식은 모든 학생이 서로 다른 지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조별 활동과 차이가 있다. 각자 맡은 내용을 다른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므로 계산 방법뿐 아니라 특정 연산이 필요한 이유도 알아야 한다. 개념을 암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계산의 원리를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활발하게 토론하고 서로 가르친다는 사실만으로 학습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이 돌아가며 설명하는 활동 사이에 5~10분의 정리 시간을 배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학생들은 새롭게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질문하며 강사는 각 조를 돌아다니면서 잘못 이해한 개념을 바로잡는다. 조별 활동을 마친 뒤에는 개별 평가로 이해도를 점검한다. 수업 마지막 30분 동안 학습 노트의 정답을 함께 검토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답안을 확인하도록 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폼즈(Microsoft Forms)를 활용한 자동 채점 퀴즈를 개별적으로 실시해 다른 학생의 도움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학습 활동마다 학생들의 이해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달라진다. 마인드맵은 개념 간 관계를 정리하는 능력을, 연습문제는 계산을 실제 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을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학생들이 서로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논리적 오류나 오개념이 드러날 수 있으며, 개별 퀴즈를 통해서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점검할 수 있다. 여러 활동에서 얻은 정보를 종합해 추가 지도가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주: 학생마다 서로 다른 주제의 전문가 역할을 맡아 모든 조원이 자신의 학습 내용을 공유해야 조별 활동을 마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학습 효과 검증은 과제

이처럼 수업 활동과 평가 방식을 개선했지만, 실제 학습 성과가 높아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라이속이 강사는 "이는 수업 설계의 개선이지 모든 학생이 더 효과적으로 학습하게 될 것이라는 증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례에는 수업 재설계의 내용과 이론적 근거가 제시됐지만 시행 이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학습 내용의 장기 기억 여부, 만족도 등을 비교한 자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효과를 검증하려면 연도별 학생 집단의 평가 결과를 비교하고 학생들이 다른 학생에게 개념을 얼마나 정확하게 설명하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수업 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도 체계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사례는 거꾸로 교실의 운영 방식에 시사점을 남긴다. 학생들이 집에서 강의를 듣고 교실에서 같은 내용을 반복한다면 지식 전달의 장소만 달라질 뿐 학습 경험에는 큰 변화가 없다. 따라서 강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학생 간 상호작용을 이끌고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결국 거꾸로 교실의 성과는 과제 제출률보다 학생들이 배운 개념의 원리를 설명하고 실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이번 재설계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학습 구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학습 효과는 후속 검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Redesigning a Flipped Classroom Beyond Completion Rate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는 외부 기고문의 국문 번역본이며, 원문의 견해는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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