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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AI 시대 교육의 새 기준, 정답 찾기보다 문제 해결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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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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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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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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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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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지식 전달형 수업 한계 노출
풀이 단계 안내형 디지털 교사, 시험 성적 저하 막아
디지털 격차 속 공공 차원 지원 과제로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국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가 지난해 2월 정규 학부생 1,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가 인공지능(AI) 도구를 쓴다고 답했다. 성적에 반영되는 과제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비율도 1년 전 53%에서 88%로 뛰었다. 이처럼 교육 현장에서 AI가 빠르게 퍼지면서 강의 자료를 온라인에 올리는 수준의 디지털 전환만으로는 달라진 학습 환경에 대응하기 힘들어졌다. AI가 개념 설명과 예시 제공, 오류 수정, 핵심 내용 요약을 거의 실시간으로 수행하면서,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춘 기존 교육 방식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식 전달에서 역량 개발로 이동

지난 20년간 대학과 학교의 디지털 전환은 주로 학습관리시스템(LMS) 도입에 집중됐다. LMS는 강의 자료와 동영상, 과제 제출 기한 등을 온라인으로 관리해 행정 효율성을 높였지만, 교사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 방식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이후 등장한 학습경험플랫폼(LXP)은 학생이 직접 학습 경로를 설계하고, 다른 학생들과 협업하도록 지원하며 학습자의 참여를 넓혔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이 확산하면서 변화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학생들이 필요한 정보를 언제든 얻고 궁금한 내용을 즉시 확인할 수 있게 되자, 교육 목표 자체를 다시 따져봐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교육의 무게중심도 지식 전달에서 학생이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는 역량 개발로 옮겨가고 있다. 정답을 아는 것보다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AI가 내놓은 답변의 타당성을 검증하며,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을 결합해 자신의 판단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연구진도 고등학교 수학 수업에서 GPT-4의 활용 효과를 분석하며, 생성형 AI가 틀린 답을 내놓을 수 있는 만큼 사용자가 결과물을 검증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교육과정 역시 학습할 주제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이 실제로 수행할 과업과 갖춰야 할 역량을 중심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림1: 과제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학생 비율이 1년 만에 35%포인트 급증하면서 최종 결과물뿐 아니라 작성 과정까지 평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AI 튜터 효과, 설계 방식이 좌우

교육 목표가 역량 개발로 옮겨가면서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학습 속도에 맞춘 교육의 중요성도 커졌다. 과거에는 비용과 인력 문제로 수백 명이 듣는 대형 강의에서 개인화 교육을 제공하기 어려웠지만, AI가 발전하면서 돌파구가 열렸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그레고리 케스틴 연구팀이 지난해 6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무작위 대조시험이 대표적이다. GPT-4 기반 AI 튜터로 기초 물리학을 공부한 학생들의 학습 향상도 중앙값은 교사가 진행하는 능동학습 수업 참여자의 두 배를 웃돌았다. AI 튜터를 활용한 학생들은 학습에 걸린 시간이 짧았을 뿐 아니라 수업 참여도도 높았다. 비교 대상인 능동학습 자체가 교육 효과를 검증받은 교수법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결과다.

그러나 AI를 쓴다고 학습 성과가 저절로 높아지지는 않는다. 지난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에서 일반 챗GPT형 인터페이스를 쓴 학생들은 연습문제 풀이에서 AI를 쓰지 않은 집단보다 48% 높은 성과를 거뒀지만, AI 없이 치른 시험에서는 오히려 17%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정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고 학생이 다음 풀이 단계를 스스로 찾도록 유도하는 AI 튜터를 활용한 집단은 연습문제에서 127% 높은 성과를 냈고, AI 없이 치른 시험에서도 대조군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AI가 곧바로 정답을 주면 학생의 독립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약해질 수 있지만, 학습 과정을 단계적으로 안내하도록 설계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과물보다 과정 평가 중요

AI 교육의 효과가 도구 설계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교사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AI 튜터가 높은 학습 효과를 거둔 배경으로 교사가 질문과 학습 단계, 피드백 방식을 체계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을 꼽았다. 교사는 기초 지식 전달을 AI에 맡기고 학생의 학습 과정을 지도하며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교실 수업도 프로젝트와 협업,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 해결 등 학생 간 상호작용이 필요한 활동 위주로 재편이 가능하다. 학생이 집에서 기초 내용을 익히고 교실에서 토론과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도 AI를 통해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수업 방식이 바뀌면 학습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생성형 AI로 완성도 높은 과제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최종 결과물만으로는 학생의 실제 이해도와 사고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중간 초안과 의사결정 기록, 구술 발표 등을 평가에 반영해 학생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완성했는지 확인하자는 제안이 나오는 배경이다. 서로 다른 AI 도구에서 얻은 해결책을 비교하고, 오류와 모순을 검토한 뒤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협업 과제도 대안으로 꼽힌다. 이는 AI의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타당성을 따져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공공 AI 튜터·인프라 지원 확대 필요

그러나 AI를 활용한 교육 혁신의 혜택이 모든 학생에게 고르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 접근성, 가정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AI 활용 기회는 물론 학습 성과에도 격차가 생길 수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인구의 약 25%인 22억 명이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했고, 이 가운데 96%는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 살았다. 도시 지역의 인터넷 이용률은 85%인 반면 농촌 지역은 58%에 그쳐 지역 간 격차도 뚜렷했다.

그림 2: 인터넷 이용률은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가 커 AI 튜터의 교육 혜택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우선 돌아간다.

디지털 격차는 실제 AI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확인됐다. 세계은행이 나이지리아 에도주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6주간 GPT-4 기반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Microsoft Copilot)을 활용한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학습 성과는 0.31 표준편차 개선돼 정규 교육 1년 6개월에서 2년에 해당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우기 홍수와 교사 파업, 학생들의 방과 후 노동 등으로 참여에 어려움을 겪었고, 학업 성취도가 높거나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의 학생일수록 학습 효과가 컸다. 영국 HEPI 설문조사에서도 형편이 넉넉한 가정의 학생들이 AI에 더 높은 관심과 기대를 보이는 등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처럼 AI 교육의 혜택이 특정 계층에 쏠리지 않으려면 공공 차원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디지털 교육 플랫폼에 교육적 안전장치를 갖춘 AI 튜터를 도입하고, 인터넷 연결과 학습 기기, 교사 연수에 필요한 예산을 함께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경제적 배경에 따른 AI 활용 격차를 줄이고 교육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AI 시대의 교육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육기관이 AI를 활용한 개인화 학습을 넓히면서 학생의 사고 과정과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교수법과 평가 체계를 손보는 작업이 그 출발점이다. 경제적 여건에 따른 AI 활용 격차가 학습 성과의 불평등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막는 공공 지원도 병행 과제로 꼽힌다. AI 교육의 성과를 가늠할 잣대는 기술의 도움으로 거둔 성적이 아니라, 기술 없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의 역량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Howie Chang Series] Shaping the Future of Learning with Technolog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는 외부 기고문의 국문 번역본이며, 원문의 견해는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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