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AI가 바꾸는 고용시장, 청년 채용 위축 속 생존 경쟁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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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청년층 취업 문턱 상승 기업 효율성 증대와 인력 수요 감소 우려 문제 해결력·현장 경험·적응력 중요성 부각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올해 6월 기준 인공지능(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 종사하는 미국 22~25세 청년층의 고용이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디지털경제연구소가 급여관리업체 ADP의 근로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직종의 청년 고용은 AI의 영향이 적은 직종의 고용 증가 추세를 반영한 예상치보다 19% 낮았다. 반면 같은 직종의 경력직에서는 이러한 격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고용 조정도 대규모 해고보다 신규 채용 감소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기술혁신에 따른 고용 불안은 산업혁명 이후 반복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 자동화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직종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은 미래 유망 분야로 꼽혔지만, 이제는 이들 직종마저 AI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의 관심도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 것인가에서 기술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로 이동하는 추세다.
제조업에서 사무직으로, 자동화 영역 확대
기술혁신은 직업 전체를 없애기보다 일부 업무를 대체하면서 직무의 성격을 바꿔왔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도입이 대표적인 사례다. ATM 확산으로 은행 지점당 창구 직원 수는 감소했지만, 운영비용 절감에 따른 신규 지점 증가로 전체 고용은 급격히 줄지 않았다. 대신 창구 직원의 주요 업무는 단순 현금 거래에서 금융상품 판매와 고객관계 관리로 전환됐다. 제조업에서는 산업용 로봇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자동화의 고용 효과도 확인됐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는 54만2,000대로 10년 전의 두 배를 넘어섰다. 전체 가동 대수도 466만4,000대에 달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보스턴대학교 연구진은 미국 지역 노동시장에서 근로자 1,000명당 로봇이 1대 추가될 경우 고용률은 약 0.2%포인트, 임금은 0.42%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산업용 로봇은 물체의 위치와 작업 공정을 예측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주로 제조업 생산라인의 반복적인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데 활용됐다.
그러나 최근 생성형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의 발전으로 자동화의 대상이 제조업의 육체노동에서 사무직의 인지 업무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AI의 고용 영향이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1월 전 세계 일자리의 약 40%, 선진국 일자리의 약 60%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오픈AI와 오픈리서치,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진이 2024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미국 근로자의 약 80%는 전체 업무의 최소 10%, 약 19%는 절반 이상이 LLM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생산성 향상의 이면
사무직으로 확대된 AI의 영향은 고객서비스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는 2024년 2월 AI 상담원이 도입 첫 달에 정규직 직원 700명의 업무량에 해당하는 230만 건의 고객 대화를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비용 절감에 치중한 결과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면서 지난해 5월 상담 인력 채용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단순 문의는 AI로 처리할 수 있지만 복잡한 문제 해결과 책임 있는 판단에는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처럼 AI 도입에는 한계가 있지만, 업무 효율을 높이는 효과는 실증 연구에서 확인됐다. 스탠퍼드대학교와 MIT 연구진이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고객서비스 직원 5,172명을 분석한 결과, AI 보조도구를 활용한 직원의 시간당 문제 해결 건수는 평균 15% 증가했다. 특히 AI가 숙련 직원의 업무 노하우를 신입 직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면서 업무 숙련에 필요한 시간도 줄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산성 향상이 반드시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AI를 활용한 신입 직원이 숙련 직원에 가까운 성과를 낸다면 기업은 같은 업무량을 처리하기 위해 신규 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직종에서도 나타난다. 스탠퍼드대학교의 '2025 AI 인덱스'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개발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SWE-bench에서 AI의 성능은 2023년 4.4%에서 2024년 71.7%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서비스 등 교과서나 교육과정을 통해 습득하는 '명시적 지식' 중심의 직종에서는 신입 직원의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전문 업무에 대한 AI의 수행 능력은 과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758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GPT-4의 수행 능력 범위에 속한 과제를 AI와 함께 처리할 경우 작업량이 12.2% 증가하고 작업 속도는 25.1% 빨라졌으며 결과물의 품질도 40% 이상 높아졌다. 반면 AI의 수행 범위를 벗어난 과제에서는 AI 사용자의 정답률이 비사용자보다 19%포인트 낮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들쭉날쭉한 기술적 경계(jagged technological frontier)'로 설명했다. 같은 직종에서도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와 그렇지 못한 업무가 불규칙하게 분포한다는 의미다. 결국 AI의 활용 효과는 기술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적용 가능성을 판단하고 한계를 파악하는 능력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고용 구조 변화와 직업 재교육 과제
AI가 일부 업무를 대체하더라도 경제 전체의 일자리가 감소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7,0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9,200만개가 대체돼 7,800만개가 순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 역시 경제 전반에서 대규모 고용 감소가 발생했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체 고용이 증가하더라도 청년층의 취업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 스탠퍼드 연구에서는 기술기업과 정보기술(IT) 직종을 제외하고 금리 민감도와 재택근무 가능성 등을 고려한 뒤에도 청년층의 고용 격차가 지속됐다. 이 같은 추세는 기업의 장기적인 인력 양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신입 직원의 기초 업무를 줄이면 단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실무 경험을 통해 암묵적 지식을 쌓을 기회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이다.
숙련 인력 양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직업 재교육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과거에는 단기 코딩 교육을 통한 기술 습득이 직무 전환의 대안으로 여겨졌지만, AI가 전문 업무까지 수행하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접근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특정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AI의 결과물을 평가·검증하는 경험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단기 자격증 취득 중심의 교육보다 실무 경험과 판단력 배양에 초점을 맞춘 도제식 학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역량 변화
이처럼 직업 재교육의 중심이 기술 습득에서 실무 경험과 판단력 강화로 이동하면서 근로자의 기술 활용 방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디지털 기술과의 관계는 단순한 사용에서 협업과 혁신을 거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그 과정은 네 단계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디지털 시민(Digital Citizen)' 단계다.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을 이용해 일상 업무를 처리하고 기술이 제공하는 기능과 편의를 활용하는 수준이다. 여기서 '협업자(Collaborator)' 단계로 발전하면 디지털 플랫폼과 AI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동 업무를 수행하며 개인을 넘어 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협업 과정에서 현장의 문제와 기술적 한계를 파악하면 기존 도구를 개선하거나 여러 기술을 결합하는 '혁신가(Innovator)'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주어진 기능을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목적에 맞게 기술과 작업 방식을 재구성한다. 마지막 '창조자(Creator)' 단계에서는 기술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고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도구와 해결 방식을 구상한다. 이러한 발전 과정은 AI 시대의 경쟁력이 특정 기술의 숙련도에만 달려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한계를 파악하는 경험이 협업과 혁신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청년층의 신규 채용 감소는 이러한 성장 경로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제로 남는다. 이에 따라 AI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수록 기업은 신입 직원에게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근로자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 결국 AI 시대의 고용 경쟁력은 특정 직무를 유지하는 것보다 기술 변화에 맞춰 역량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가는 능력에 달려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Howie Chang Series] Will Your Job be Replaced by AI & Automation?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는 외부 기고문의 국문 번역본이며, 원문의 견해는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