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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금리 차 커진다" 양국 기준금리 조정 방향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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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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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정 전망
경기 침체·정치 불확실성으로 휘청이는 EU
벌어지는 금리 차, 유로-달러 환율 하락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금리 차이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이 물가 상승세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방향성을 고려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고 있는 가운데, EU가 기준금리 인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리 차가 확대되며 유로달러 환율이 하락, 유로달러 패리티(1달러=1유로)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금리 인하 속도 늦추는 美

1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한 가지 옵션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뒤 중앙은행이 더 천천히 금리를 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하게 암시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이 17일부터 이틀간 개최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진적 금리 인하를 시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은 앞서 지난 9월 0.5%p, 10월 0.25%p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현재 연준 내부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매파(통화 긴축 선호) 연준 인사들은 이번 FOMC에서 금리 인하를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지난 6일 "정책금리를 너무 빠르게 인하하면 수요를 불필요하게 자극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점화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출 경우 물가 상승률이 향후 4~5년간 목표치를 웃돌 수 있다는 게 매파들의 우려다.

시장 역시 점진적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4.5~4.75%에서 연 4.25~4.5%로 0.25%p 인하할 확률이 95.4%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동결 확률은 4.6%다. 아울러 시장 참여자의 79.9%는 내년 1월 금리가 연 4.25~4.5%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EU, 금리 인하 시사

반면 EU는 기준금리를 꾸준히 인하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6일 "앞으로 들어오는 지표로 우리 기준이 계속 확인된다면 방향은 분명하며 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충격이 사라지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바뀌고 있다"며 "예상보다 약한 성장 전망과 지정학적 사건에서 비롯한 불확실성 증가가 (물가) 하방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EU가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는 배경에는 역내 주요국의 경기 침체가 있다. 최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핵심 국가들의 성장 전망은 눈에 띄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내년 프랑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9%로 하향 조정했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최근 독일의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0.7%로 낮춰 잡았다.

시장은 ECB가 내년 상반기 정책금리를 1%p 인하하고 하반기에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은 ECB가 현재 연 3%인 예금 금리를 내년 1.5%까지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미국과 EU의 금리 조정 방향이 엇갈리며 금리 차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금리 차 확대 가능성↑

양국의 금리차 확대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들어 미국의 금리 인하 부담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물가는 예상치 못한 경제 활황의 여파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미국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6으로 전월 대비 2p 상승하며 3년 만에 최고치까지 뛰었다. 대규모 관세 부과, 이민자 추방 등의 공약을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역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EU는 불확실성 대비를 위해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독일과 프랑스가 잇따른 연정 붕괴를 겪으면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독일은 조기 총선을 준비 중이며, 프랑스도 총리 임명을 앞두고 국정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최대 규모 은행 ING는 “유로존의 부정적 리스크가 분명히 증가했다”며 “향후 몇 달 동안 미국 경제 정책의 잠재적 악영향과 유로존 최대 2개국의 정치적 불안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벌어질 수 있는 '글로벌 무역 전쟁' 역시 변수다. 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통상 마찰 위험이 수출과 세계 경제를 약화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무역 갈등이 커지면 유로존 인플레이션 전망도 더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양국간 경제 상황의 차이로 금리 차가 확대되면 유로-달러 환율 하락세(달러 강세)가 힘을 얻게 된다. 일각에서는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며 조만간 유로달러 패리티가 붕괴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유로달러 패리티는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동등해져 1대1로 교환되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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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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