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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줄고 수익성 악화한 이케아코리아, 영업이익 88.1% 감소 ‘고금리·고물가·부동산 절벽’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근본 원인 돌파구 마련 고심하는 가구 업계, 새로운 시장 활로 개척에 중점
글로벌 가구업체인 이케아코리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정점을 찍은 이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다른 가구 업계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부동산 거래 절벽과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가구 업계 전반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내년도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난항에 빠진 이케아코리아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는 2023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 6,007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회계연도 대비 3.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직전 대비 88.1%나 쪼그라들었으며, 당기순이익은 52억원 손실을 기록해 직전 133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첫 역성장을 기록한 뒤 회복은커녕 부진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이케아코리아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인한 주택·아파트 거래량 감소에 있다. 가구 교체는 이사와 맞물리는 만큼 주택 거래량이 줄면, 가구 수요도 동반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비아파트 주택 거래량은 11만9,54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회복세를 보이던 아파트 매매거래도 지난 9월 전월 대비 7% 감소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도 전월 대비 8% 줄었다.
이케아코리아가 오프라인 매장 출점을 중단한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도심 외곽에 창고형 매장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는 이케아의 특성상 신규 출점이 곧 성장세를 지속하는 필수 요소가 된다. 하지만 지난 2020년 5호점인 동부산점 개점 이후 신규 매장 증설 계획이 없는 데다 내년 오픈하는 서울 강동점 외에는 추가 출점 계획도 모호한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충남 계룡점은 입점을 포기했고, 대체지로 택한 대구점은 용지 매매 계약이 미뤄진 상태다. 이외에도 국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케아의 강점이던 리빙·패션 플랫폼이 생활소품·소형가구 카테고리로 변모해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위기 돌파 위해 활로 모색하는 가구 업계
다른 가구 업체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샘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매출액은 1조1,0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3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별도 기준 누적 매출액이 1조1,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지만,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구 업계 침체의 근본적인 원인이 외부적 요인에 있는 만큼 상황을 반전시키기보다는 새로운 시장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업체들은 객단가를 높이고, 고객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는 등의 전략으로 내년 반등을 꾀할 조짐이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까사는 객단가가 높은 소파·침대·옷장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오픈형 시스템장 '뉴로브', 패브릭 소파 '로네' 등 모듈형 방식을 적용해 고객 개개인의 취향 공략에 나서는 추세다. 현대리바트도 내년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10월 프리미엄 가구 시리즈 '마이스터 콜렉션'을 선보였으며, 한샘은 오프라인 매장을 ‘미래형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에 기존 상품·전시 중심의 매장을 경험·체험 중심으로 바꾸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