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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만 일한다" 업무 적극성 부족한 美 Z세대, 기업들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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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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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 7곳 중 한 곳은 최근 대학 졸업자 안 뽑는다
Z세대 특유 근무 문화와 기업 이해관계 충돌
"최소한의 일만, 여유롭게" 美 Z세대의 근무 문화

미국 기업의 상당수가 최근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의 채용을 꺼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위 '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알파 세대 사이의 세대, 1990년대 중·후반생~2010년대 초반생)'의 근무 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기업들의 채용 결정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 '레이지 걸 잡(Lazy girl job)' 등 Z세대 특유의 근무 문화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Z세대 기피하는 美 기업들

22일(현지시각) CBS뉴스는 인텔리전트닷컴이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미국 기업 임원 966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응답자 6명 중 한 명이 올해 사원 모집 과정에서 최근 대학을 졸업한 Z세대 예비 직장인의 채용을 피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기업 7곳 중 한 곳은 내년 채용에서도 최근 대학 졸업자를 뽑을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미국 기업들의 'Z세대 기피' 경향은 지난 9월 인텔리전트닷컴이 진행한 유사 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당시 고용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올해 초 채용한 Z세대 직원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용주 7명 중 1명은 Z세대 근로자에게 많은 문제가 있다며 내년에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청년층 강타한 '조용한 사직' 문화

미국 기업들이 청년층 채용을 기피하는 원인으로는 Z세대 특유의 근무 문화가 꼽힌다. 특히 미국에서 시작된 조용한 사직 문화는 Z세대 근무자들의 수동적 근무 태도를 대표하는 예로 꼽힌다. 조용한 사직이란 실제로 사직하지는 않은 채 주어진 최소한의 업무를 수행하며 직장을 다니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문화는 ‘우리는 임금대로 행동한다(act your wage)’는 표어와 함께 수년 전부터 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조용한 사직 문화의 확산은 근로자들의 근무 태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올해 초 정규직 및 시간제 근로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33%가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인다는 응답은 50%, 적극적으로 업무를 피하고 있다는 응답은 16%에 달했다. 전체 중 절반 이상의 근로자가 소극적인 업무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같은 문화가 기업에 막대한 손실을 안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갤럽은 '업무에 전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두 부류 응답자의 생산성 손실을 달러 가치로 환산한 뒤, 이를 미국의 전체 노동 인구(1억6,000만 명)에 대입했다. 그 결과 이들 노동자의 업무 기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입은 생산성 손실은 1조9,000억 달러(약 2,769조6,000억원), 세계 경제에 돌아갈 총피해액은 8조8,000억 달러(약 1경2,8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레이지 걸 잡' 문화까지 확산

최근 들어서는 조용한 사직과 유사한 성격을 띠는 레이지 걸 잡 문화도 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레이지 걸 잡은 실제로 게으른 사람이 갖는 직업이 아닌, 게으르다고 느껴질 만큼 유연한 근무 형태를 지닌 직업을 일컫는다.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업무 환경을 추구하는 문화인 셈이다.

레이지 걸 잡이라는 용어는 지난 5월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게재된 한 콘텐츠에서 최초로 등장했다. 해당 영상에는 편안한 모습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인물의 모습과 함께 정오 산책 등 부담 없는 근무 일정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을 게재한 인플루언서인 가브리엘 저지(26세)는 레이지 걸 잡을 ‘스트레스가 적고 감독이 심하지 않은 원격 근무 직장’으로 정의했다. 또 ‘집에서 일하고, 9시부터 5시까지의 표준(미국 기준) 근무 시간, 수월한 업무, 그리고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급여(60,000~80,000달러)에 압박감 없는 근무 환경’이라는 구체적인 예시도 들었다. 이 영상은 Z세대의 큰 호응을 얻으며 유명세를 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레이지 걸 잡 유행의 원인으로 청년층의 인식 변화를 지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삶과 일 사이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근무에 임하는 청년층의 태도가 변화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엄격한 기업 규제와 긴 근무 시간, 강압적인 직장 상사 등 유해한 직장 문화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려는 Z세대의 특성 역시 이 같은 직업 트렌드 변화를 촉발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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