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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이상 고온’에 대응하는 통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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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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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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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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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고온’ 및 ‘폭염’, 가장 두드러진 기후 변화 현상
‘공급 부문 차질’과 동일한 효과로 ‘경제 성장 저해’
통화 정책 ‘중심 의제’로 떠올라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기후 변화는 80년대 이후 명확한 징후를 곳곳에 드러내면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도전 과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한 기후 변화 중에서도 ‘이상 고온’(high temperature shocks)과 ‘폭염’은 빈도와 강도 측면에서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기후 현상이라고 ‘2023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은 밝히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상 고온은 ‘공급 측면 차질’(supply shocks)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해 거시 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끼침으로써 중앙은행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진=CEPR

‘이상 고온’, ‘공급 측면 차질’과 동일한 거시 경제 영향

이상 고온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데 바로 ‘농업 생산량’과 ‘노동 생산성’이다. 폭염이 농업 부문 작황 및 수확량과 산업 전반의 작업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연구는 장기간의 기후 변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부작용에 집중된 반면, 개별적 이상 고온 현상이 당장의 거시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상세히 분석되지 못했다.

최근 14개 유럽 국가에 걸쳐 100년의 기간 동안 기온 변화와 생산 및 인플레이션과의 연관성을 검토한 연구가 나왔다. 6월~9월까지 하절기 기온을 지구 온난화 본격화 분수령인 80년대 이전과 이후로 나눠 분석한 본 연구는 이상 기온과 생산 및 물가 간 상관관계를 명확히 입증한다. 정확히 말해 1951~1980년 평균에 비해 섭씨 1도 이상을 넘는 ‘이상 고온’은 ‘공급 측면 차질’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섭씨 1도 및 2도 이상 ‘이상 고온’ 빈도 (유럽 14개국)
주: 섭씨 1도 이상 고온(상단), 섭씨 2도 이상 고온(하단),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체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영국(좌측부터)/출처=CEPR

예를 들어 평균보다 섭씨 1도를 넘는 이상 고온은 연간 경제 성장률을 0.9%P 낮추는데 낮아진 성장률은 9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후의 반등이 없으므로 이는 영구적 경제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섭씨 1도 이상 고온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율도 평균 0.4%P 높아져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유럽 중앙은행들은 이상 고온에 평균 0.4%의 금리 인하로 대응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당장의 물가 상승 억제보다는 생산 안정을 우선시했다는 얘기가 된다.

섭씨 1도 이상 ‘이상 고온’에 따른 금리, 경제 성장률, 인플레이션율 영향(1920~2019년 전체 기간)
주: 금리, 성장률, 물가(좌측부터)/출처=CEPR

이상 고온 ‘강도 및 빈도’ 증가로 중앙은행 과제도 늘어

이러한 이상 고온 현상의 영향은 통상적인 통화 정책 효과와 명확히 비교가 가능하다. 섭씨 1도 이상 고온 현상이 성장률과 물가에 미치는 작용은 통화 정책을 통해 금리를 1% 인상한 것과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다. 중앙은행들이 기후 변화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기 전부터 기온 변동에 대응해 온 이유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물론 섭씨 1도 수준의 이상 고온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들어 줄고 있는데, 이는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 점과 냉방 기술의 발전 등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섭씨 2도 이상의 더 높은 이상 고온이 주는 강력한 부작용이 낮은 수준에서의 감소 효과를 상쇄한다. 이상 고온의 강도와 빈도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중앙은행들은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통화 정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섭씨 1도 이상 ‘이상 고온’에 따른 금리, 경제 성장률, 인플레이션율 영향(시기별)
주: 1950~2019년(위), 1990~2019년(중간), 2000~2019년(아래), 금리, 성장률, 물가(좌측부터)/출처=CEPR
섭씨 2도 이상 ‘이상 고온’에 따른 금리, 경제 성장률, 인플레이션율 영향(시기별)
주: 1920~2019년(위), 1950~2019년(중간), 1990~2019년(아래), 금리, 성장률, 물가(좌측부터)/출처=CEPR

기후 변화, ‘통화 정책 중심 의제’

연구에서는 지역적 차이도 목격된다. 영국이나 북유럽 국가들처럼 이상 기후의 빈도나 강도가 높지 않은 국가들이 보통 수준의 기온 변화에 정책으로 대응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섭씨 2도 이상의 높은 이상 고온에서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

지난 세기 동안 이상 기온은 지속적으로 공급 측면 차질로 작용해 경제 성장률을 낮추고 물가를 상승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은행들은 기후 변화가 광범위한 영역에서 효과를 드러내기 훨씬 전부터 이러한 변동에 대응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상 고온의 강도와 빈도가 크게 증가하면서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데, 어려움은 특히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넘었을 경우 가중된다. 성장률 저하와 물가 상승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후 변화는 점점 통화 정책의 주변적 이슈가 아닌 중심 의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문의 저자는 줄스 발리예트(Jules Baleyte) 프랑스 국립 통계경제연구소(the French National Institute of Statistics and Economic Studies) 관리자 외 3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Climate change, central banks, and monetary policy trade-off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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