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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中 숏폼 드라마, AI 기술 접목하며 세계 시장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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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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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단극'이라 불리는 숏폼 드라마 열풍
2018년 처음 등장해 2022년 이후 급성장
릴숏 등 中 기업, 사실상 세계 시장 '선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 '미단극(微短剧, Weiduanju)'이라 불리는 숏폼 드라마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배 넘게 성장한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은 오는 2027년 시장 규모가 1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의 숏폼 플랫폼 릴숏이 틱톡을 제치고 다운로드 횟수 1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흥행 가도를 달리는 모습이다.

2020년 中 영상물 심사체계에 '숏폼' 첫 등록

9일(현지 시각)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은 지난해 374억 위안(약 6조9,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 성장했다. 올해는 500억 위안(약 9조7,000억원), 2027년에는 1,000억 위안(약 19조7,3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니드라마, 마이크로 드라마 등으로도 불리는 이 포맷의 가장 큰 특징은 짧은 러닝타임이다. 전통적인 TV 드라마가 40분 이상인 데 반해 숏폼 드라마는 최장 20분, 최단 1분 미만으로 제작돼 콘텐츠 시청에 긴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시청자들이 자투리 시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숏폼 드라마가 처음 콘텐츠 시장에 등장한 것은 2018년이다. 이후 2020년 중국 국가광전총국이 영상물 심사 체계에 '온라인 숏폼 드라마' 항목을 추가함으로써 공식적인 콘텐츠 관리 체계에 포함됐고 2022년부터 급격히 시장이 확대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숏폼 드라마는 제작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최근 몇 년간 중국 영상 산업의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 흐름 속에서 젊은 세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콘텐츠 제작 방식이나 비즈니스 모델도 기존 드라마와는 다르다. 시청자가 중간에 이탈하지 않도록 짧은 영상 안에 여러 개의 클라이맥스를 배치하는 등 차별화된 구성을 채택하고 있으며 길이와 내용에 따라서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세로형 콘텐츠로 제작되기도 한다. 또 대부분의 시리즈가 초반부 에피소드는 무료로 제공한 뒤 이후 에피소드는 유료로 전환하는 수익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숏폼 드라마의 사용자 유료 결제는 207억 위안(약 4조원) 수준으로 이 외에도 광고 수익, 플랫폼 수익 배분, 전자 상거래 연계 등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사진=릴숏 페이스북

릴숏, 글로벌 시장 다운로드 2,000만 건 달성

최근에는 포화 상태에 놓인 내수 시장과 강화된 규제 속에서 일부 제작사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두와 텐센트의 지원을 받는 디지털 저작권기업 COL그룹이 소유한 릴숏은 2022년 8월 전 세계에 앱을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진출 초기에는 자국 드라마에 영어 자막을 다는 것에 그쳤지만, 이듬해부터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현지 스튜디오와 배우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미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 크레이지 메이플 스튜디오가 제작사로 참여해 플랫폼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해외 진출 결과는 성공적이다. 앱마켓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릴숏은 출시 이후 인앱 결제 수익의 약 70%는 미국이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틱톡을 제치고 다운로드 횟수 1위에 오르는 등 지난해 모든 플랫폼에서 다운로드 횟수가 2,000만 건에 육박하면서 2,200만 달러(약 305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약 600만 건의 다운로드가 발생했으며 전 세계 인앱 결제 수익은 약 1,500만 달러(약 196억6,650만원)에 달했다.

특히 고품질 콘텐츠 제작과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시청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결과, 로맨틱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며 릴숏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시리즈는 70~80개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첫 5~8편은 무료로 제공된다. 이후 에피소드는 유료로 구매해야 하는데 전체 시청 비용이 30달러(약 4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시리즈 당 제작 비용은 평균 30만 달러(약 4억원)로 수익성도 높은 편이다.

릴숏에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인터넷 문학을 해외에 선보여 온 뎬중테크가 '드라마박스'라는 숏폼 플랫폼을 출시하며 해외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로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 주력하는 플랫폼으로 올해 20여 편의 오리지널 해외 숏폼 드라마를 포함해 약 300편의 숏폼 드라마를 수출했다. 이 가운데 4편은 히트작에 등극해 수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다운로드 수 700만 회를 돌파했다. 이 외에도 중국의 웹소설과 웹툰 플랫폼인 플렉스TV와 모보릴스 등이 자신들의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딥페이크 등 'AI 기술' 활용한 콘텐츠로 진화

사실상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을 선점한 중국 기업들은 이제 AI를 활용해 더 싸고 빠르게 영상을 제작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편집자나 현지 배우를 대체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많은 작품을 찍어내야 하는 숏폼 시장에서는 AI가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일례로 자국의 컨텐츠를 해외에 수출할 경우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배우들의 생김새를 현지에 맞게 바꿀 수도 있다. AI를 활용해 빠르게 영상을 편집하고, 대본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도 효율적이다.

이런 흐름 속에 중국 숏폼 플랫폼 콰이쇼우는 지난 6월 동영상 생성 AI '클링'을 공개했다. 콰이쇼우는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과 경쟁하는 플랫폼이다. 당시 콰이쇼우는 '한 중국 남성이 테이블에 앉아 젓가락으로 국수를 먹는다'는 프롬프트에 대한 5초짜리 영상 제작을 시연했는데 높은 퀄리티가 화제가 됐다. 영상 속 AI 캐릭터는 흡사 사람과 같았고 손가락, 면발 등에 대한 오류가 보이지 않았다. 특히 단 하나의 프롬프트로 1,080p 해상도에 초당 30프레임의 2분 분량 비디오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픈AI 소라를 능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숏폼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AI 기술을 활용한 동영상 제작이 콘텐츠 산업에서 큰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도 해당 기술의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내년부터 자사의 숏폼 서비스인 쇼츠에 AI로 동영상을 자동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쇼츠에서 딥마인드의 AI 모델 비오(Veo)를 이용해 6초 분량의 동영상 클립을 자동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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