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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글로벌 금융 시장 영향력 급증 경제 성과와 무역 통한 개도국 시장 파급력 “막대” 원료 수출 의존도 높은 남미 국가들, 중국 경기와 “동기화”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 간 연결성이 갈수록 강화되며 주요 경제권에서의 경기 변동이 타국에 미치는 파급력도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금융 순환(global financial cycle)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미국을 주목해 왔지만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개발도상국(emerging economies, 이상 개도국)에 미치는 수준도 무시할 수 없게 증가했다. 중국에서 발원한 거시 경기 변동(macroeconomic shocks)이 개도국들의 금융 안정성과 경기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최근 연구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중국의 존재감을 실감하게 한다.
중국 경제, 글로벌 금융 시장 ‘변수’로 부상
글로벌 경제권에서의 변화가 전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는 ‘글로벌 금융 순환’은 미국의 통화 정책과 경기 변동을 빼면 얘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과 글로벌 무역 네트워크로의 편입이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특히 상품 교역과 글로벌 가치 사슬(value added chains)에서의 존재감으로 중국은 개도국을 포함한 타 경제권에 경기 변동의 충격을 전파하는 주체로 부상했다. 탄탄한 금융 시스템을 갖춘 선진국과 달리 개도국 금융 시장은 발전이 더디고 유동성이 부족해 글로벌 수준의 경기 변동에 훨씬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외부 충격을 전하는 당사자로 중국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개도국 금융 시장 중에서도 남미에 더 큰 영향
중국에서 발생한 경기 변동이 동아시아, 동유럽, 남미 국가들의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근 연구는 중국의 통화 정책 조정과 거시 경기 변동 가운데 후자가 개도국들에 훨씬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이들 국가의 주식 시장에 즉각적으로 작용했다.
예를 들어 중국 국내총생산(GDP) 급성장 및 무역 실적 호조 등 긍정적인 거시 경제 변동은 개도국들의 주식 시장을 끌어 올린다. 흥미 있는 사실은 이러한 파급력이 동아시아와 동유럽 국가들보다 남미에 더 크게 미친다는 것인데, 중국 주가지수 1% 상승에 해당하는 긍정적 변동에 대해 남미 주식 시장은 같은 날 0.26% 상승으로 반응한 반면 동아시아와 동유럽은 0.15%에 그쳤다.
남미의 원자재 수출 의존이 주요 원인
해답은 남미 국가들의 경제가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에 크게 의존한다는 사실에 있다. 주요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실적이 원료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남미 경제를 좌우하는 것이다. 특히 광업과 산업용 금속 등의 산업 경기는 중국의 수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파급력이 금융 시장으로 급속히 전이된다.
중국 금융 정책 조정은 ‘별 영향 없어’
또한 중국 경기 변동은 개도국들의 국채 및 회사채 수익률, 환율에도 크게 작용한다. 예상을 넘는 경제 성장률과 같은 중국의 긍정적인 경기 변동은 이들 국가의 차입 비용을 줄이고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 절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금리 인상과 같은 통화 정책 변경은 개도국 경제에 큰 변화를 불러오지 않는다. 중국의 영향력이 금융 정책 조정보다는 전반적 경제 성과와 무역을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사실이 정책 당국과 중앙은행에 주는 시사점은 현재의 다국적 경제 모델(multi country models)이 중국에서 개도국으로 전해지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금융 시장 파급력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요한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부정확한 정책 대응을 부를 수 있다.
또한 연구 결과는 원자재 가격 변동이 금융 시장을 통해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을 여실히 보여준다. 남미를 비롯해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경제 충격의 원인을 무역에서만 찾지 말고 금융 시장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얘기다.
원문의 저자는 로돌포 캄포스(Rodolfo Campos) 스페인 은행(Bank Of Spain) 수석 이코노미스트 외 3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A hidden dragon: China’s spillovers on the financial markets of emerging economie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