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딥파이낸셜] 전 세계가 공급망 차질에 대응하는 방법
Picture

Member for

2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영욱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수정

공급망 차질, 글로벌 경제 ‘새로운 일상’으로
차질 대응 위해 생산 과정과 네트워크 이해 필수
공급 차질 피해 국내 생산 증가가 ‘세계적 대세’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무역 전쟁과 산업 정책이 글로벌 경제 환경을 지배하면서 공급망 차질(supply chain disruptions)은 이제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정책 당국으로서는 생산 과정 자체의 복잡성과 불분명함 때문에 이러한 공급 차질의 영향을 헤아려 대처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최첨단 인공지능 기반 도구를 활용하면 글로벌 무역 네트워크를 한눈에 살펴 공급망 차질이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

사진=CEPR

공급망 차질 대응 위해 생산 네트워크 이해가 필수

최근 일어나는 사건들은 전 세계적인 경제 파편화(economic fragmentation)의 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중국의 희토류 광물(rare earth minerals) 수출 규제 선언과 날로 증가하는 무역 분쟁은 이제 글로벌 경제 통합이 과거의 일임을 말해주고 있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임기가 시작되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과 기업가들은 무역 차질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날로 분열을 더해 가는 글로벌 경제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해야 하는데 생산 네트워크 자체의 복잡성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새로 개발된 ‘인공지능 생성 생산 네트워크’(AI-generated Production Network, 이하 AIPNET)는 전 세계 5천 개 이상의 제품에 걸쳐 복잡한 투입-산출 관계를 세밀하게 분석함으로써 공급망 차질로 인한 피해를 덜어줄 수 있다.

AIPNET은 첨단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generative AI models)을 활용해 제품들이 생산 과정에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상세하게 보여준다. 특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어떤 투입물들이 필요한지만 이해해도 무역 패턴 및 공급망 변화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글로벌 무역의 복잡한 연결망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경제적 상호 연관성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다.

필수 원료 수출 규제, 글로벌 산업 전체에 영향

최근 중국이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한 희귀 광물인 갈륨(gallium)의 생산 네트워크를 예로 들 수 있다. 갈륨은 다른 원료들에 비해 높은 비용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복잡성이 높은 첨단 제품에 없어서는 안 되는 원재료로 구분된다. AIPNET는 해당 광물의 공급망에 대한 통제가 반도체 생산을 현지화하거나 타국의 지정학적 전략에 대응하려는 국가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여준다.

갈륨 관련 전 세계 생산 네트워크 현황
주: 갈륨(Gallium), 갈륨을 원재료로 하는 산업 분야/출처=CEPR

또한 AIPNET이 생성한 ‘통합 글로벌 제품 중요도 지수’(Integrated Global Product Centrality index, 이상 IGPC 지수)는 생산 네트워크에서 특정 상품이 갖는 중요도를 측정해 준다. 최근 데이터들은 주요 경제권마다 각기 다른 무역 전략을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중국의 경우 생산 단계 핵심 원재료 구입에 치중하고 있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서 중국 수입 물품의 중요도가 증가하는 반면 미국은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정학적 갈등과 이에 따른 각국의 전략 차이가 커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서 수입품 중요도 추이
주: 연도(X축), 국가 간 비교(Panel A), IGPC 지수(Y축), 중국(노랑), 유럽연합(녹색), 미국(자주) / 생산 단계 중요도별 비교(Panel B), 글로벌 무역량(Y축), 중요도 고(청색), 중요도 중상(자주), 중요도 중하(녹색), 중요도 저(노랑)/출처=CEPR

공급망 붕괴 대비 국내 생산 증가 추세

IGPC 지수는 또한 각국이 생산 과정에서 중요도가 높은 원재료 수입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핵심 원료를 확보해 공급망 와해에 대비하려는 의도다. 이것은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로 국내 생산(onshoring), ‘우방국 생산’(friend-shoring), ‘근접국 생산’(nearshoring)과 같은 보호주의 정책을 중점으로 하는 세계적 경향과도 일치한다.

실제로 특정 상품의 재고 및 가격이 급격히 변동하는 공급 차질은 각국의 정책을 국내 생산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2016년 이후 무역 데이터에 대한 분석은 가공 소비재 및 중간재 중심으로 공급 차질이 크게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핵심 상품에 대한 국내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해 각국이 생산 단계 원료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6년 이후 공급 차질 현황
주: 지역별 분포(Panel A), *짙은 색일수록 차질 강도가 큼 / 카테고리별 구분(Panel B), 차질 강도(Y축), 가공 중간재, 가공 소비재, 원료 소비재, 자본재, 원료 중간재(좌측부터) / IGPC에 따른 구분(Panel C), 차질 강도(Y축), *오른쪽으로 갈수록 생산 단계 중요성이 높은 상품/출처=CEPR
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내 생산 증가 현황
주: *짙은 색일수록 국내 생산 증가율이 높음/출처=CEPR

경제 파편화로 기후 변화 등 글로벌 이슈 공동 대응도 영향

2017년에 일어난 카타르 봉쇄는 해당 현상의 실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주변국들의 갑작스러운 수입 금지 조치에 맞서 카타르는 유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급격히 늘려 국내 생산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는 유제품에 그치지 않고 봉쇄 영향을 받는 제품군 전반에 걸쳐 일어나, 무역 차질이 어떻게 국내 생산 전략으로 연결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카타르 봉쇄 전후 유제품 및 유제품 원료 수입 현황
주: 연도(X축), 봉쇄일(Date), 수입 가치 지수(Y축), 유제품(적색), 유제품 원료(청색)/출처=CEPR

이렇게 AIPNET이 제공하는 상세 자료는 변화하는 무역 정책과 공급망 차질을 예견하고 대응할 수 있는 귀중한 도구를 제공한다. 또한 공급망 다각화와 민첩한 대응을 통해 공급망 자생력(supply chain resilience)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한편 국내 생산 정책이 해외 공급자에 대한 의존을 낮춰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심각한 경제적 비용을 수반하기도 한다. 특히 특정 지역 및 산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공급망 붕괴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관리 기술과 지역 다각화를 목표로 한 정책이 이러한 리스크를 덜어줄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적인 경제 파편화는 무역 이외에 또 다른 문제를 가져온다. 지경학적(geo-economic) 분열이 기후 변화 및 팬데믹 대응 등에 대한 각국의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국내 생산의 이점과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조화시킬 수 있는 국가 간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원문의 저자는 티모 페처(Thiemo Fetzer) 본 대학교(University Of Bonn) 교수 외 3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Leveraging AI to navigate ‘deglobalisation’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영욱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