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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여성 노동 참여’가 이끈 미국 거시 경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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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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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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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성 고용률 증가, 전후 거시 경제 성장 견인
‘남성 대비 여성 고용률’ 90년대 이후 85% 수준에서 정체
남은 고용 격차 해소하면 “추가 성장 가능”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미국 노동 시장은 성 역학에 있어 혁명적 변화를 겪었다. 특히 남성과 여성 간 고용률과 임금 격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역사학자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이 ‘조용한 혁명’(quiet revolution)이라고 명명한 이 변화는 광범위한 거시 경제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구체적으로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는 20세기 후반 이후 90년대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생산성 증가를 견인했다.

사진=CEPR

미국 여성 고용률, 60년대부터 급성장 후 85% 수준에서 정체

1960년대만 해도 미국 여성 고용률은 남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성장을 거듭해 남성 대비 여성 고용률은 90년대 후반에 85%까지 오른 후 최근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여성 임금도 70년대 중반까지 남성의 60%에 머물렀으나 이후 고용률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상승해 21세기 초에는 고용률 격차의 60%와 임금 격차의 50%가 해소됐다.

미국 양성 간 고용률 및 임금 격차 추이
주: 연도(X축), 비율(Y축), 남성 대비 여성 고용률(검정), 남성 대비 여성 평균 임금(적색)/출처=CEPR

이러한 성별 고용률과 임금의 수렴이 거시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이전 세기 제한된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는 노동력 운용상의 실패로 경제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여성 고용률 증가가 남성 노동자들의 퇴출로 이어져 거시 경제 성장을 방해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전후 고용률 증가, ‘여성 노동 생산성 향상’이 견인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1960~2019년 기간 미국의 거시 경제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가 있다. 일시적인 경기 변동 영향을 배제한 가운데 영구적인 GDP 성장 요인을 생산성, 자동화, 노동 공급, 여성 노동 참여 등 4가지 요인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성별 노동 참여 관련 두 가지 뚜렷한 추세가 발견됐다.

먼저 여성 노동 수요의 증가인데 직장 내 차별 감소, 여성 인권의 증진, 기술 발전에 따른 지식 노동 수요의 증가, 여성 고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서비스 산업의 성장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른 하나는 여성 노동 공급의 증가로 모성 보건의 향상, 피임, 가전제품의 발전, 보육 서비스의 진보, 여성의 노동 참여를 권장하는 사회문화적 변화 등이 이에 기여했다.

결국 미국의 전후 고용률 증가는 대부분 여성 노동 생산성 향상에 힘입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가 반영되지 않았다면 60년대 이후 전체 고용률은 오히려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GDP, 고용률, 노동 생산성 성장 추이(1960~2019)
주: 국내총생산(좌상단), 고용률(우상단), 노동생산성(하단), 총 요소 생산성(TFP), 자동화(Automation), 노동 공급(Labor supply), 여성 노동 수요(Female labor demand), 여성 노동 공급(Female labor supply), *총 요소 생산성: Total Factor Productivity, 노동 및 자본을 제외한 효율성, 기술, 혁신 등에 의한 생산성/출처=CEPR

‘여성 고용률 추가 상승’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것

이러한 여성의 노동 참여 증가는 미국 거시경제 성장률 하락 속도를 늦추는 한편 전체 노동 생산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60년대와 80년대 사이 트렌드 GDP(Trend GDP, 일시적 경기 변동 요인을 배제한 국내총생산) 성장률에 대한 여성 노동 생산성 기여도는 연간 0.5%P에서 1%P로 두 배 뛰었다. 또한 전체 노동 생산성 증가에 대한 여성 노동의 기여도 역시 60년대 0.3%P에서 80년대 0.7%P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 GDP 및 노동생산성 추이
주: GDP(좌측), 노동생산성(우측), 총 요소 생산성, 자동화, 노동 공급, 여성 노동 생산성, 여성 노동 공급(표 좌측열부터 우측 순서)/출처=CEPR

하지만 이러한 기여에도 미국의 GDP 및 노동 생산성 성장률은 90년대 이후 둔화 추세로 접어든다. 연구 결과는 총 요소 생산성 성장률 하락 및 이전 시기 대비 2/3나 하락한 여성 노동 생산성 증가율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90년대부터 2010년대 사이 이러한 여성 생산성 증가의 둔화는 트렌드 GDP 및 노동 생산성 증가율 하락 원인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 결과는 경제 성장에 있어 여성의 지속적인 노동 시장 참여가 필수적임을 반증한다. 일부 학자들의 주장처럼 60년대 이후 여성 고용 인구 증가로 남성 고용 인구가 밀려나는 구축 효과(crowding-out effect)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기술 분야별 인력 구성을 봐도 여성 노동력이 고도 기술 분야로 재배분되며 경제 효율 향상에 이바지한 사실을 볼 수 있다.

문제는 2000년대 들어 둔화한 미국의 성장률이 미래 전망에 그늘을 드리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 양성 고용률을 더욱 좁힌다면 그만큼의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타국의 사례를 통해 증명된다.

물론 오랜 기간 정체된 여성 고용률 향상은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 개혁이 동반돼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훨씬 높아진 여성 인력 고용률 수치와 좁아진 남녀 고용률 차이로 판단할 때 성장의 여지는 이전 시기에 비해 제한적으로 보인다.

원문의 저자는 드라고 베르골트(Drago Bergholt) 노르게스 은행(Norges Bank) 이코노미스트 외 2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Macroeconomic effects of the gender revolution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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