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최대 몸값 5조원 DIG에어가스, 기대와 우려 사이 매각에 시동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맥쿼리 인수 5년 만에 매물로
2019년→2023년 순이익 3.5배 증가
강력 인수 후보엔 포스코·PEF 운용사

국내 3위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 DIG에어가스가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다. 2020년 맥쿼리자산운용의 품에 안긴 지 정확히 5년 만의 일이다. 시장에서는 DIG에어가스의 최대 매각가를 5조원대로 예상하는 등 올해 시장 내 손꼽히는 대규모 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산업가스 업황과 직결되는 국내 주요 산업이 침체기에 빠져있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2024년 EBITDA 2,500억원 안팎 추정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이하 맥쿼리)은 올 상반기 DIG에어가스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매각 대상은 보유 중인 DIG에어가스 지분 100%이며, 이르면 이번 주 내 글로벌 IB 등에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낼 예정이다.

DIG에어가스의 전신은 1979년 설립된 대성산업가스다. 대성산업은 2017년 재무 악화를 이유로 MBK파트너스에 산업가스 사업부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대금은 1조8,000억원이다. 맥쿼리는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2020년 1월 2조5,000억원에 대성산업가스를 인수했고,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맥쿼리가 운영하는 동안 DIG에어가스의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19년 5,914억원 수준에 그친 매출은 2023년 7,312억원으로 4년 만에 23.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70억원에서 1,336억원으로 24.9% 늘었다. 순이익 또한 354억원에서 1,227억원으로 3.5배가량 뛰었다.

DIG에어가스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산업가스 업체는 확정적인 미래 실적 등을 고려해 몸값을 책정하기 때문에 EBITDA 멀티플(거래배수) 20배를 적용한 가격 안팎에서 거래된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이 추산한 DIG에어가스의 몸값은 최대 5조원대에 달한다.

강력한 인수 후보로는 포스코가 거론된다. 2021년 산업가스 사업에 발을 들인 포스코는 2023년 정식으로 산업가스사업부를 신설했지만, 여전히 계열사에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DIG에어가스를 인수해 해당 사업부를 분사하면, 시장 내 주요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인프라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인수 후보다. 지난해 DIG에어가스의 경쟁사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는 MBK파트너스, 콜버크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스톤피크 등 다수의 PEF 운용사가 참여하며 산업가스 제조업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DIG에어가스에서 손을 뗀 MBK파트너스를 제외한 여타 PEF 운용사가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리파이낸싱 6개월 만에 매각으로 선회

시장에서는 DIG에어가스의 M&A 시장 등장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이뤄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불과 6개월 전 맥쿼리가 1조8,000억원 규모의 DIG에어가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재융자)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통상 PEF 운용사가 포트폴리오 기업을 리파이낸싱 하는 것은 그만큼 더 오랜 시간 해당 기업을 보유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맥쿼리는 DIG에어가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1조5,300억원 규모의 융자를 일으켰고, 해당 융자의 만기는 올해 1월이다. 맥쿼리는 5년 사이 DIG에어가스의 몸값이 올랐다고 판단, 지난해 6월 5년 전보다 더 많은 1조8,000억원의 리파이낸싱을 추진했다. 이는 2023년 맥쿼리가 DIG에어가스를 매각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을 부인한 것과도 일치하는 행보다.

앞서 2023년 5월께 진행된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이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자, 맥쿼리 내부에서는 동종 업계에 있는 DIG에어가스 기업가치를 확인해보려는 움직임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IB 업계에서는 맥쿼리가 DIG에어가스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다. 맥쿼리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를 부인했고, 정확히 1년 후 리파이낸싱을 추진함으로써 DIG에어가스 매각설을 잠재웠다. 이번 매각이 공식화하면, 맥쿼리는 다시 6개월 만에 이를 뒤집은 게 된다.

몸값 낮추고 매각 중단, 예전 같지 않은 산업가스 인기

산업가스 제조업체는 국내 주요 대기업과 장기 계약을 맺어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들이기 때문에 M&A 시장에서는 인기 매물로 통한다. 다만 산업가스 사용처인 국내 주요 산업이 침체에 빠져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실제로 동종 업계에 있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5공장 건설을 중단하며 실적 전망치가 대폭 하향됐고, 그간 진행돼 오던 매각 작업도 멈췄다. 매각 주체와 인수 희망자 간 눈높이 차이가 과도하게 벌어진 탓이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도 마땅한 인수처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앞서 효성화학은 지난해 7월 IMM프라이빗에쿼티·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매각 대금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애초 1조3,000억원의 몸값을 제시한 IMM·스틱 컨소시엄 측에서 업황 부진과 효성화학 특수가스의 실적을 이유로 이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결국 양측은 뜻을 모으지 못한 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효성화학 특수가스는 계열사 효성티앤씨의 품으로 들어갔다. 매각대금은 당초 기대보다 한참 낮은 9,200억원이다. 다행히 차선책을 찾는 데는 성공했지만, 산업 침체의 여파가 시장 내 인기 매물이었던 산업가스 제조업체의 몸값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로덕츠나 효성가스의 사례처럼 반도체 등 주요 산업 업황이 DIG에어가스 M&A에 미칠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