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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머스크 증권사기로 고소 "트위터 지분 숨기고 주식 저가 매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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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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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위터 지분 공개 늦춰 '헐값 매수'
SEC, 1억 5천만 달러 부당 이득 반환 요구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정치적 과제 될 듯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SEC는 2022년 머스크가 엑스(X·옛 트위터)를 인수할 당시 자신의 지분 공개 시점을 의도적으로 늦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공시 기간 지키지 않아

1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SEC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머스크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5% 이상을 확보한 시점으로부터 10일 이내에 이를 공시해야 했지만, 이를 제때 공개하지 않아 공개 의무를 위반했다"며 "머스크가 지분 공시를 늦추면서 최소 1억5,000만 달러(약 2191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SEC 규정에 따르면 투자자는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될 경우 이를 10일 이내 공시해야 한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전부터 트위터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왔고, 2022년 3월 지분 5%를 초과 보유하게 돼 3월 24일까지 이를 공시해야 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한 이후인 같은 해 4월 4월에서야 지분 보유 사실을 공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SEC에 따르면 머스크는 공시 기한이었던 3월 24일 다음 날에도 트위터 주식 약 350만주를 매수해 지분을 7%로 늘렸다. 그가 트위터 이사회 합류 후 지분을 공개했을 때는 이미 9% 이상을 소유한 상태였다. 머스크의 지분 공개 직후 트위터 주가는 27% 이상 급등했다. SEC는 머스크가 의무 공시 기간과 실제 공시일 사이에 주식을 추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1억5,000만 달러(약 2,191억원)의 이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 비용을 덜 지불했다는 것이다.

2022년 '표현의 자유' 주장하며 트위터 인수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는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성공 이후 새로운 도전거리를 찾던 머스크는 2022년 1월 측근에게 트위터 주식 매수를 지시했다. 때맞춰 만기가 도래한 테슬라 스톡옵션을 행사해 생긴 100억 달러(약 13조원) 상당의 현금을 트위터에 투자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후 9.1%의 지분을 확보하며 단일 최대 주주에 오른 머스크는 그 해 4월 14일 트위터를 430억 달러(약 60조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2022년 4월 25일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수락했고 같은 해 10월 머스크는 44억 달러(약 62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인수자금 130억 달러(17조7,000억 원)를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에서 빌렸는데 1년에 대출 이자만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8년 동안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암울한 기업을 인수하기에는 과감한 베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머스크는 무리해서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로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들었다. 머스크는 “최대한 신뢰할 수 있고 광범위하게 포용적인 공공 플랫폼을 갖는 것은 문명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광범위하게’와 ‘포용적인’이 핵심이다. 누구든 하고 싶은 말은 하게 두자는 것이다. 머스크는 이전부터 트위터가 증오 표현, 백신 음모론 등을 올린 계정을 삭제하거나 영구 정지시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지지자들의 미국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폭력을 선동할 수 있다는 이유로 트위터로부터 계정 영구 정지 조치를 당했다. 머스크는 5월 “트럼프를 막은 것은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직접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 뉴욕타임스, CNN 등 미 주요 매체들의 관심이 온통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 복구 여부에 쏠렸다. 논란이 커지자 머스크는 “계정이 정지된 사람들을 당분간 트위터에 복귀시키지 않겠다”고 했는데, 트럼프 계정을 정지했던 임원은 즉시 해고했다. 트럼프는 “제정신인 사람이 트위터를 소유해 기쁘다”며 환영했다.

트위터를 장악한 머스크는 미 중간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특정 정당에 가입돼 있지 않은 무소속 유권자들을 향해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공유된 권력은 양당(민주·공화당)의 최악의 (권력) 과잉을 억제한다”면서 “대통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회의 경우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무소속 성향 유권자들에게 추천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머스크가 거느린 팔로워 수만 1억1000만 명에 달한다.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지만, 실상은 트위터를 장악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바이든 행정부 임기 종료 앞두고 고소 이뤄져

이러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보니 이번 SEC의 고소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가 며칠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히 법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 요소도 고려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SEC위원장 게리 겐슬러는 트럼프가 취임하는 1월 20일에 사임한다. 따라서 머스크에 대한 소송건은 트럼프가 신임 SEC위원장으로 임명한 폴 앳킨스가 진행을 결정해야 한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가까운 관계를 감안할 때 진행은 험난해보인다. 트럼프는 머스크를 정부 효율성부(DOGE)를 이끌도록 임명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머스크는 자신의 X에 SEC에 대한 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해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12월에는 자신의 변호사가 SEC에 보낸 편지를 공유하며 이 사건에 대한 합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SEC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머스크 측은 즉각 반발했다. 그의 변호인인 알렉스 스피로는 CNBC에 “머스크는 잘못한 게 없다. 모두가 이 사기극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다”며 “수년간 머스크를 괴롭혔던 캠페인의 결과물이 겨우 혐의 하나로 구성된 하찮은 불평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했다.

이번 소송은 SEC가 머스크와 벌인 세 번째 법적 다툼이다. 첫 번째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에 증권 규제 당국이 제기한 소송이었다.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를 비상장화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는 내용의 트위터 게시물을 올려 상장 폐지 가능성에 대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시물을 올렸다며 SEC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당시 트럼프가 임명한 제이 클레이튼이 이끌던 SEC의 조사를 받고 머스크는2,000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지불하는데 합의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 변호사들이 일부 트위터 게시물을 사전에 검토하는 데 동의하면서 소송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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