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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고속 지분 100% 매각 추진, 인수가격 500억원대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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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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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버스 33대 포함, 총 103대 버스 운행
면허 갱신 필요없는 공항버스 노선에 주력
2023년 기준 매출 328억·EBITDA 61억원
한양고속의 서산-인천공항 노선버스/사진=서산공용버스터미널 유튜브

인천공항을 포함해 충청권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고속·시외버스 회사인 한양고속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1990년대 시내버스 부문을 매각하고 시외버스 사업에 주력해 온 한양고속은 공항 노선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해 왔으나 현 소유주인 사모투자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대 들어 사모펀드 자본이 시외버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지역에 기반한 향토 운송업체들의 경영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7년 시내버스 사업 매각 후 시외버스 노선에 주력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시외·고속버스 운영업을 영위하는 한양고속이 지분 100%에 대한 매각을 추진한다. 인수 가격은 500억원대 중후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68년 설립된 한양고속은 대전·충남·세종을 연고로 하며 인천공항행 버스 노선을 포함해 충남 서북부권(당진·서산· 태안)에서 센트럴시티·대전·인천·부천 등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다수의 시외버스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부터는 최초로 대전·인천공항 노선에 프리미엄 버스를 투입해 서비스 고급화에 나섰다.

설립 초기 한양고속은 천안·아산시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시내·시외버스 노선을 운영하며 지역 기반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1997년 3월 회사의 시내버스 사업 부문을 건창여객에 매각하며 시외버스 운영에만 주력해 왔다. 지난 2017년 건창여객이 경영난으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가 매물로 나오자, 유한회사 새천안교통을 설립해 건창여객을 인수하며 천안 지역 시내버스 사업에 재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사모투자회사가 한양고속을 인수하면서 새천안교통 지분을 정리해 현재는 시외버스 사업만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 노선 '영구면허' 확보, 안정적 수익 구조 갖춰

업계에서는 시외버스에 주력해 온 한양고속의 사업 모델이 단순하면서도 이익과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 현재 한양고속은 공항버스 33대를 포함해 총 103대의 버스를 운행 중이며 모든 운행 차량을 현대·기아차로 보유하고 있다. 2023년 매출 328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61억원으로 2024년에는 EBITDA가 71억원을 증가할 예상된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운휴 노선 재개, 인천공항 노선의 증설·증차, 우등버스 전환에 따른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 등이 매출 성장 요소란 분석이다.

특히 한양고속의 공항 노선은 캐쉬카우로 평가받는다. '시내버스'로 분류되는 서울 공항버스와 달리 한양고속의 공항 노선은 도시 간 장거리 운송을 목적으로 하는 '시외버스'에 속해 주기적 갱신 없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영구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노선이 회사에 예측 가능한 수익원을 제공하는 데다 신규사업자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공항 이동의 경우 대전·충남 지역 특성상 비용 편익이나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다른 대체 교통수단의 활용도가 낮은 편이어서 독점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여객 수 감소로 향토 시외버스 회사 경영난

이처럼 안정적인 수익 구조에도 불구하고 한양고속이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현 소유주인 사모투자회사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매각 적기를 판단해 엑시트(투자금회수)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팬데믹 이후 인천공항 확장, 여행객 증가로 공항 이동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현재를 최적 시점에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방 인구 감소, 대체 교통수단 증가로 시외버스 이용객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서비스 품질 개선 등 추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한 점도 매각 결정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사모펀드 자본이 시외버스 시장에 개입하는 상황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현재 충남 지역에 등록된 시외버스 사업자는 한양고속을 비롯해 금남·중부·충남·삼흥고속 등 모두 5곳이다. 지난 2023년 금남고속과 중부고속이 사모펀드 합작법인에 매각되면서 충남에 연고를 둔 향토 시외버스 회사 중 4곳이 사모펀드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삼흥고속은 2018년 서울시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도 연고의 운송회사 KD운송그룹의 자회사로 인수됐다.

이들 향토 시외버스 회사들은 1990년대 자신들의 시외 ·고속버스 노선과 연계해 보령·논산·아산·천안·홍성·예산 등에서 시내버스 사업을 병행하며 모세혈관처럼 촘촘한 지역 내 교통망을 형성했다. 시외버스 회사가 노선을 확장할수록 주민들의 교통편이 다양해지고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어 철도만큼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다양한 대체 교통수단이 등장했고 결정적으로 팬데믹 이후 감소한 여객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경영난에 직면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한 시외버스 회사의 경영난은 사모펀드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모펀드가 시외버스 시장에 진출해 기존의 영세한 경영 시스템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구조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실제로도 운송업계는 사모펀드가 버스 시장에 진출해 얻은 성과가 없진 않다고 평가한다. 인수된 버스 회사의 부채비율이 양호해지는 등 재무 현황이 개선된 점은 분명한 성과로 꼽힌다. 또 성과 이윤을 얻기 위해 인수한 버스회사의 서비스 평가 순위를 끌어올리는 순기능도 있었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특성상 높은 수익을 내야 하는 만큼 공적 역할의 축소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환사채 발행 등 과감한 재정 운용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노선 감축과 조정, 차고지 부지 매각, 차량 감축 등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사모펀드가 정부 보조금을 받는 사업을 운영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남고속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759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손실 보조금, 유가 보조금, 고용유지 보조금 등 정부 보조금의 비중이 매출의 15.9%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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