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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와스라미, 머스크와 갈등 끝에 사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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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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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 "라와스라미, 머스크와의 갈등으로 사퇴"
H-1B 비자 두고 이견 좁히지 못하며 갈등 격화
머스크 둘러싸고 양분된 트럼프 지지층, 내분 지속 전망
비벡 라와스라미 전 미국 DOGE 공동수장/사진=비벡 라와스라미 X(구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내정됐던 인도계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가 돌연 사퇴한 것을 두고 현지 매체가 라와스라미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갈등으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내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내분'이 발생하는 양상이다.

라와스라미 사퇴 원인은 머스크?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라와스라미가 DOGE의 공동 수장 자리에서 돌연 사퇴한 것이 공동 수장을 맡은 머스크 와의 갈등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DOGE의 애나 켈리 대변인은 라마스와미가 선출직 출마 계획으로 인해 공동 수장직에서 사퇴했다고 밝혔으나, 이보다도 머스크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 라마스와미는 오는 1월 말에 있을 오하이오주 주지사직 선거에 도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폴리티코, 포천 등 복수의 현지 매체들은 “머스크가 최근 며칠 동안 ‘라마스와미가 DOGE를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공동 수장인 머스크의 입김에 의해 라마스와미가 사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갈등 원인은 'H-1B 비자'

두 사람은 외국인 전문직 종사자가 취득하는 ‘H-1B 비자’를 둘러싼 이견으로 인해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H-1B 비자는 미국 기업들이 외국의 고숙련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임시 취업 비자다. H-1B 비자를 취득한 노동자는 고용주의 보증 아래 기본 3년간 미국에서 체류할 수 있으며, 추후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머스크를 포함해 실리콘밸리 주요 인사들은 H-1B 비자 정책 유지 및 IT 인재에 대한 이민 절차 간소화를 강력히 주장해 왔다. 앞서 지난달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스페이스X와 테슬라, 그 외에 미국을 강하게 만든 많은 기업을 만든 중요한 인물이 지금 미국과 함께 있는 것은 H-1B 비자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민정책 강경파들을 향해서는 원색적인 욕설을 섞어가며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전쟁을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라마스와미는 H-1B 비자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달 엑스에 "기술 회사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은 탁월함보다 평범함을 중시하는 미국의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문화가 평범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국에서 최상급 엔지니어를 배출하지 못하고 외국 인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라마스와미는 지난해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로 나섰을 때도 H-1B 비자를 종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내부 갈등 불씨 여전

문제는 라와스라미의 사퇴 이후로도 트럼프 2기 행정부 내에서 '내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머스크가 행정부 내에서 권력을 쥔 이후 공화당 내부에서 각종 잡음이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스타인 법률 고문과 권력 다툼을 벌인 바 있다. 머스크가 엡스타인이 법무부 장관 등의 인선 과정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며 갈등이 발생한 것이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을 받는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과 윌리엄 맥긴리 백악관 수석 법률 고문 등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 뉴스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후보자 적격성을 놓고 문제를 제기하자 엡스타인이 크게 화를 냈다"고 전했다.

H-1B 비자를 둘러싼 갈등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백인 노동자 기반의 전통적 지지층과 대선 과정에서 새롭게 유입된 빅테크 지지층의 주도권 싸움이 갈등 상황을 견인하는 형국이다. 지난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의 옛 책사로 통하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진정 사악한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배넌은 “H-1B 비자라는 게 기술 권력자들이 이민 시스템 전체를 조작하는 것”이라며 “전에는 머스크가 (트럼프 캠프에) 돈을 냈으니 참으려고 했는데 더 참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일인 20일까지 머스크를 쫓아내겠다면서 “백악관에 아무 때나 접근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여느 사람처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유일한 목표가 ‘조만장자’가 되는 것이라며 “머스크는 기술 봉건주의를 지지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그의 성숙도는 어린애 수준”이라고 힐난했다. 또 “머스크는 (출신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우리는 왜 전 세계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이들인 백인 남아공인이 미국 일에 왈가왈부하도록 방치하고 있나”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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