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비트코인 대통령’ 자처한 트럼프, 알고 보니 ‘밈 코인 대통령’? 실망감 뒤덮인 시장
Picture

Member for

3 months 1 week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11만 달러 목전에서 미끄러진 비트코인
비트코인 전략준비자산 비축안 불투명
밈 코인 발행, 트럼프그룹 자산 61조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환으로 활기를 기대했던 가상화폐 시장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이달 20일(이하 현지시각) 취임과 동시에 관련 정책을 제시할 거란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일체의 언급을 미루자 실망감이 시장을 장악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이 발행한 밈 코인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정책 발표 미뤄지며 시장은 부진 늪에

23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BTC/USD)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직전 10만9,000달러(약 1억5,600억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암호화폐 관련 정책 발표 지연으로 줄곧 하락세를 거듭하며 현재 10만4,0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디지털 자산 분석가는 “(가상화폐의 부진은) 정책 부재로 인한 실망감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며 “정책 모멘텀이 없다면 가격이 10~20%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하며 비트코인을 전략준비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전략준비자산이란 통화 당국이 무역 불균형이나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하는 통화, 원자재 등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전략준비자산은 금, 외화, 특별인출권(SDR)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 산업을 지원하고 규제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는 다른 산업과의 전력 용량 경쟁, AI 데이터 센터와의 경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채굴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승리 직후 비트코인 채굴 ETF인 ‘발키리WAGMI’는 17.79% 상승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취임 이후 이렇다 할 행정명령이 나오지 않으며 해당 ETF의 가격도 평소 수준을 되찾았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밈 코인 공급량 80% 트럼프그룹 계열사가 보유

이에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 정부가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발행한 자체 밈 코인과 이해 충돌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이달 18일 자신의 이름을 딴 자체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TRUMP)’를 발행했다. 밈 코인은 특별한 목표나 기술력 없이 재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상화폐를 말한다.

오피셜 트럼프는 탈중앙화거래소(DEX) 및 일부 글로벌 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한 지 하루도 안 돼 1만8,000% 넘게 뛰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에서는 한때 1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세를 몰아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이름을 딴 밈 코인도 뒤이어 출시했다.

이들 밈 코인의 홈페이지를 보면 코인 공급량의 80%는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그룹의 계열사 2곳(파이트파이트파이트·CIC디지털)이 보유하고 있다. 해당 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상당 부분 트럼프 그룹에 귀속되는 만큼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이 정당성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문제의 코인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53.65달러의 시세를 기준으로 트럼프그룹 보유분 평가 가치는 429억 달러(약 6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만약 그룹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으로 간주하면, 그의 자산 규모는 501억 달러(약 72조원) 수준에 이른다는 게 텔레그래프의 주장이다.

사업적 실체 없는 밈 코인 국내 상장에 우려

한편 오피셜 트럼프는 국내 대형 거래소에서도 속속 거래를 개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23일 오후 빗썸에서 오피셜 트럼프는 4만9,000원 안팎을 오가며 고점(21일 7만1,650원) 대비 30%가량 떨어진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빗썸은 해당 코인의 거래 화면에 “글로벌 시세 차이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표시했다.

시장에서는 오피셜 트럼프의 국내 거래소 개시를 두고 비판적 평가가 주를 이룬다. 금융당국이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밈 코인에 대한 심사 기준을 보완한다고 한 만큼 거래소들도 투자자 보호 기조에 따라 상장을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밈 코인이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커 투자자 손실을 초래할 위험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피셜 트럼프의 코인 백서를 보면 사업적인 실체가 존재하지 않고, 투자자들도 팬덤으로 투자하는 것 같다”며 “사실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깝다”고 일갈했다.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뒤 단 사흘 만에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것과 관련해서는 “절차상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시간이 있는데, 너무 짧은 시간에 이뤄져 투자 위험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Picture

Member for

3 months 1 week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