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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전쟁' 본격화, 美 경제 축배인가 독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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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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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캐나다·멕시코·중국 대상으로 관세 장벽 강화
전문가 "캐나다·멕시코 침체, 미국 스태그플레이션 전망"
트럼프 리스크에 신중론 펼치는 연준, 1월 기준금리 '동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등을 대상으로 관세 장벽을 강화하며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향후 미국 경제에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강화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2일(이하 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관세 부과에는) 고통이 따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반드시 치러야 할 가치 있는 대가”라고 썼다. 이어 “우리는 지금 상식으로 운영되는 나라이며, 그 결과는 눈부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전날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보다 10% 인상된 추가 관세를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해당 행정명령은 4일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리스트이며 항상 틀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끄는 ‘관세 로비’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나라들이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착취해 온 행위를 정당화하려 애쓰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그리고 거의 모든 나라)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으며, 36조 달러(약 5경2,500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유럽연합(EU) 등으로 관세 장벽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州)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다음 관세 부과 대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확실히 유럽연합(EU)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우리는 (EU로부터) 3,000억 달러(약 439조8,760억원)의 (무역) 적자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관세 부과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타임라인이 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라면서도 "곧(pretty soon)"이라고 답했다.

美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과 치열한 '관세 전쟁'을 벌이는 것은 관세 강화 조치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강화를 통해 향후 10년간 4조6,000억 달러(약 6,744조3,82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캐나다·멕시코에서 연간 9,000억 달러(약 1,319조5,800억원) 규모의 상품을 수입하는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연간 2,250억 달러(10년간 2조3,000억 달러)의 세수가 확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장벽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지난 1일 글로벌 회계법인 어니스트영(EY) 선임 이코노미스트 그레그 다코는 투자 메모를 통해 “미국의 3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1.5% 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캐나다와 멕시코가 경기 침체에 빠지고, 미국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후퇴)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 기준금리 인하 '제동'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으로 인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인하 행보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 수준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연준의 금리 인하 흐름이 수개월 만에 정체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떠한 반응이나 논평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관련 질문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관세·이민·재정 정책, 규제와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정책들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어떤지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정책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제시되길 기다려야 할 것이며, 우리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시장은 한동안 연준이 '신중론'을 펼치며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이 보는 연준의 3월 FOMC 금리 동결 확률은 78%에 달한다. 이는 한 달 전(50%) 대비 눈에 띄게 높아진 수준이다. 증권가 역시 유사한 예측을 제시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것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3월에도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으며, 씨티은행은 "(연준이) 5월 회의부터 다시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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