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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미 정부 ‘팬데믹 지원금’이 빈곤 감소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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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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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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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간 미국 정부 지원금 ‘3조 달러’ 규모
지원금 영향 ‘소득 빈곤’은 빠르게, ‘소비 빈곤’은 천천히 등락
지원금 저축했다 나중에 소비한 결과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미국 정부는 무려 3조 달러(약 4,328조원) 규모의 지원금을 가구에 배분하며 미국 경제 정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전례 없는 정부 개입으로 아동 빈곤율을 포함한 전반적 빈곤율이 개선되는 가운데 소득 빈곤(income poverty)과 소비 빈곤(consumption poverty) 간 차이가 목격되기도 했다. 정책이 시행된 2021년 소득 빈곤은 급격히 감소했지만 소비 빈곤은 시간을 두고 서서히 감소한 것이다. 또한 2022년 지원 정책의 종료와 함께 소득 빈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소비 빈곤은 팬데믹 이전 수준 이하를 유지했다. 모두 저축과 대출의 영향이었다.

사진=CEPR

미국, 팬데믹 기간 가구 지원금 ‘3조 달러’

팬데믹이 미친 광범위한 경제적 차질은 정부의 즉각적인 대규모 정책 대응을 불렀는데 이 중 경제 영향 지원금(Economic Impact Payments, 정부의 일회성 현금 지원, EIP), 확장적 실업 급여(expanded unemployment insurance, 실업 급여 대상을 일시적으로 확대), 아동 세액공제 확대(expanded Child Tax Credit, 2021년 공제액을 일시적으로 확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팬데믹 시기 해당 정책들이 미친 경제적 영향을 살펴보려면 두 가지 빈곤 지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가처분 소득 빈곤(disposable income poverty)은 세후 소득과 함께 식료품 보조, 주거 지원 등 비현금성 혜택을 포함한 실질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빈곤 정도를 평가한다. 한편 소비 빈곤은 상품과 서비스 구매 및 주택, 자동차 등 내구재 가치를 포함한 소비 측면의 지표다.

정부 지원과 함께 ‘소득 빈곤’은 빠르게, ‘소비 빈곤’은 천천히 감소

팬데믹 전후인 2015~2022년 기간 두 가지 지표의 움직임은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는데, 코로나19 이전까지 소득 빈곤과 소비 빈곤은 나란히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2020년 팬데믹 확대 후 급격히 줄어든 가처분 소득 빈곤에 비해 소비 빈곤은 완만한 하락세를 기록해 두 지표 간 차이가 드러난다.

구체적으로 2021년까지 ‘아동 가처분 소득 빈곤’(Disposable income poverty for children)은 41% 감소했다 2022년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되자마자 다시 85% 상승했다. 하지만 소비 빈곤은 2021년 5% 감소를 기록한 것에 이어 2022년에도 23% 감소하는 매우 다른 패턴을 보였다.

아동 소비 빈곤율 및 소득 빈곤율 추이(2015~2022년)
주: 연도(X축), 빈곤율(2015년 대비 변화율, %)(Y축), 공식 소득 빈곤(세액 공제 및 일부 지원금 누락, 청색), 가처분 소득 빈곤(노랑), 소비 빈곤(녹색), *공식 소득 빈곤은 세액 공제 및 지원금 누락으로 팬데믹 이후 상승/출처=CEPR

두 빈곤 지표 간 차이는 대부분 가구 저축과 대출로 설명할 수 있다. 지원금과 실업급여, 아동 세액공제 혜택을 복수로 받는 가구들은 소득의 일부를 저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데이터를 봐도 저소득 가구의 2020~2021년 사이 자산 가치는 경제 영향 지원금이 지급될 때마다 급격한 상승을 보인다. 이러한 저축액이 이후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된 소득 감소 시기에 가구들이 소비를 유지하거나 늘리는 데 도움을 준 것이다.

저소득 가구의 자산 가치 추이(총소비가 빈곤선 수준의 50%~150% 사이인 가구 중 자산 가치 순위 상위 75% 대상)
주: 기간(분기)(X축), 자산 가치(달러)(2015년 1분기 대비 변화량, Y축), *빈곤선 이하 및 다소 상회 수준 저소득 가구 중 상위 75%의 자산 가치 수준을 나타냄/출처=CEPR

소비 빈곤, ‘저축 효과’로 지원 중단 후에도 지속 감소

실제로 앞서 언급한 세 개의 소득 지원 프로그램들이 아동 빈곤 감소에 미친 영향은 매우 컸다. 2021년의 경우 ‘아동 세액공제 확대’는 확대 이전 세액공제와 비교해 아동 빈곤을 1%P 더 줄이는 효과를 발휘했다. 또한 경제 영향 지원금은 3.1%P의 감소 효과를 기록해 세 개 프로그램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보였다. 확장적 실업 급여 역시 1.2%P로 나쁘지 않았다.

2022년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나타난 영향도 정확히 대칭적이다. 경제 영향 지원금 만료가 소득 빈곤 증가에 가장 크게 작용했고 아동 세액공제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며 미세한 영향을 미쳤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소비 기반 빈곤 측정치들은 이때까지도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는 사실로 팬데믹 시기 서민들의 경제 수준 유지에 정부 정책과 저축이 상당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팬데믹 시기 소득 지원 프로그램이 아동 빈곤 감소에 미친 영향
주: 아동 세액공제 확대, 경제 영향 지원금, 확장적 실업 급여(좌측부터), 빈곤 감소율(%)(Y축)/출처=CEPR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지원 효과 단기에 그쳐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저소득 가구는 지속되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재정적 궁핍과 식량난을 겪는 모습도 함께 보였다. 전반적으로 개선된 경제 상황에도 더 큰 어려움에 처한 가구들의 존재는 팬데믹 시기 정책이 당장의 빈곤 완화에 도움을 줬지만 장기적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향후 정부 지원 정책 설계에서는 단기 구제와 지속 가능한 경제적 지원이 균형을 이룰 방안이 고민돼야 할 것이다.

한편 정부 지원 규모를 정확히 산정할 수 있는 조사 방법과 지표의 개발도 시급한 과제다.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 통계는 오랜 기간 비판을 받아왔지만 팬데믹 기간에는 더욱 큰 한계를 드러냈다. 공식 빈곤 통계를 제공하는 인구조사국의 현재 인구 조사(Current Population Survey, CPS)가 집계한 2020년 실업 급여 지급액이 실제 지급액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3,600억 달러(약 519조원)를 누락한 결과다. 저소득 가구의 빈곤율과 복지 지출의 효과성을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원문의 저자는 브루스 마이어(Bruce Meyer) 시카고 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Harris School Of Public Policy) 교수 외 2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Poverty during the pandemic and the role of government transfer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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