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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력 수요 확대 속 ‘국제전기’ 인수전 성사, 앵커에쿼티 2,400억에 지분 100%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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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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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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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기 2,400억에 매각, 20일 SPA 체결
앵커에쿼티, 전력 인프라 포트폴리오 본격화
전력 수요 탄탄, 전력기기 업체 재평가
국제전기 공장 전경/사진=국제전기

국내 전력 인프라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해 온 국제전기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구조조정의 벼랑 끝에 서 있던 이 회사를 인수해 15년간 재건해 온 김봉현 회장은 고령에 접어든 시점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선택을 내렸다. 앵커에쿼티는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주목, 원전 기반 설비 기업을 산업 포트폴리오로 편입해 전략적 운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력기기 핵심기업 국제전기, PEF 품에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앵커에쿼티는 지난 20일 국제전기 경영권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완료했다. 매각주관사는 삼정KPMG로 매각가는 2,400억원 수준이다.

앵커에쿼티는 별도의 인수금융 없이 2021년 2조원 규모로 조성한 4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아세아이엔티가 보유하고 있는 국제전기 지분 100%다. ㈜아세아이엔티는 국제전기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경영권 거래로, 앵커에쿼티의 초기 투자 전략과는 차별화된다. 앵커에쿼티는 그동안 소수지분 투자로 시작해 일정기간 이후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패턴을 이어왔다. 국제전기를 인수할 경우 올해 첫 바이아웃 투자가 될 전망이다.

앵커에쿼티는 폐기물업체, 커피프랜차이즈, 교육, 식자재, 건강기능식품, 밀키트, 금융업, 화장품,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국제전기의 경우 제조기반의 우수한 기술력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눈여겨 본 것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전력용·배전용 변압기, 주상 변압기/사진=국제전기

15년 ‘재건 경영’ 마침표

국제전기는 1946년 국제변압기제작소로 출범한 국내 최초의 변압기 전문 제조업체로 1967년 국제전기주식회사로 법인을 전환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등에 사용하는 변압기와 전기변환장치 등을 생산 중이다. 충북 음성군에 본사와 공장이 위치해 있으며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알짜 제조업체로 꼽힌다.

김 회장은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제조업체 아세아이엔티의 대표이사로 있던 지난 2008년 국제전기 인수를 결정하며 변압기업계에 진출했다. 당시 국제전기는 C&중공업 워크아웃 위기로 인해 부실 위험에 놓여있었고, 김 회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김 회장은 단순히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자력 발전소용 전원설비, 산업용 특수 변압기 등 고신뢰성 제품군에 집중 투자해 왔다. 특히 원전 시장은 신규 프로젝트보다 기존 설비의 안전 강화·업그레이드 수요가 커지는 구조로, 국제전기의 정밀 전력기기는 이에 최적화된 포지션을 갖는다.

특히 김 회장은 기술 중심의 수직 계열화와 유연한 시장 대응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며, 기업을 외형 확장보다 내실 기반의 기술집약 기업으로 키워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파트너십 확대 및 생산 자동화도 모색 중이다. 또한 틈새 전력기기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를 확보해 온 만큼 실적 안정성과 수익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활발

실제 국제전기의 실적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500억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700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억원에서 115억원으로 급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약 29억원에서 126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앵커에쿼티는 이번 거래에서 국제전기의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약 20배 수준의 EV/EBITDA 멀티플을 적용했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는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국제전기가 해마다 실적을 두 배 가까이 끌어 올리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는 점을 밸류에이션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확산과 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대형 데이터센터 건립이 활발해지면서 전력 인프라 투자가 글로벌 차원에서 확대되고 있다"며 "변압기, UPS 등 핵심 전력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들이 시장에서 재평가받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외 변압기 및 전력변환장치 시장은 전력 수요 증가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산일전기 등 국제전기와 유사한 전력기기 상장사들도 최근 15~20배 수준의 멀티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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