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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격전지 옛말" 1.7조 재건축 잠실우성, 시공사 선정 또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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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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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이어 두 번째도 유찰
참여 예상됐던 삼성물산, 시공비 인상에도 불참
조합 재입찰 추진 전망, GS건설 단독 참여 시 수의계약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단지 전경/사진=네이버 부동산

공사비 1조7,000억원 규모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시공사 공모가 GS건설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당초 업계 1위 삼성물산과 GS건설의 대결이 예상됐으나 삼성물산이 최종 불참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최근 서초구 등 전통적인 수주 격전지였던 강남권 사업장도 수익성 부담으로 유찰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수의계약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잠실우성1·2·3차 시공사 선정 유찰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만 홀로 참여했다. 지난해 9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입찰은 GS건설만 참여한 바 있다. 현행법에서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가 한 곳 이하면 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자동 유찰되고, 두 번 유찰돼야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잠실우성은 2차 입찰에서 계약조건을 변경해 공사비를 올렸기 때문에 같은 조건으로 3차 입찰을 한 후 이 입찰이 유찰돼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3차 입찰까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GS건설과 계약할 가능성도 있다.

잠실우성 재건축은 송파구 잠실동 일대 12만354㎡ 부지에 지하 4층~지상 49층, 공동주택 2,680가구를 짓는 대규모 사업으로 공사비는 1조6,934억원에 달한다. 조합은 경쟁 입찰을 유도하기 위해 2차 시공사 선정에서 3.3㎡당 공사비를 기존 880만원에서 920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조건을 완화했다. 이 과정에서 총공사비도 1조6,198억원에서 1조6,934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GS건설 외에 다른 건설사는 참여하지 않아 최종 유찰된 상황이다.

현장설명회에 6개 기업 몰렸지만 GS건설만 입찰

잠실우성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가 높은 만큼 건설업계에서는 시공권 경쟁의 열기가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월 열린 잠실 우성1·2·3차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금호건설, 진흥기업 등 6개 업체가 참여하기도 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건설사는 입찰참여자격이 없는 만큼, 업계는 이들 6개 기업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잠실 우성1·2·3차 재건축 수주 경쟁은 개포주공·압구정 재건축 등 강남 재건축 대전의 전초전이라 불리지만, 인근에 줄줄이 예정된 잠실 지역 재건축 사업의 첫 깃발꽂기 성격도 강하다.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느냐에 따라 잠실 우성 조합은 물론 다른 잠실 재건축 조합에도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당장 우성아파트와 마주한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른바 '올림픽 3대장' 중 하나인 아시아선수촌아파트도 지난해 11월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전환, 상가를 포함한 주상복합으로 재건축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잠실주공5단지, 잠실 장미 1·2·3차, 올림픽훼밀리아파트 재건축 사업에도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부동산업계는 봤다.

업계는 특히 삼성물산과 GS건설의 경쟁구도가 성립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단지 인근에 래미안 광고를 걸며 수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두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에서 맞붙는 건 2015년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서초 그랑자이)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GS건설이 잠실우성 수주를 위해 공을 들여온 만큼 경쟁에 부담을 느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익성 부담에 강남 재건축도 유찰 속출

강남권 일대 정비사업장의 유찰 사례는 잠실우성 만이 아니다.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의 경우 최근 삼성물산의 시공 계획 제안서를 전달 받고 이달 29일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 안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지난달 17일 2차 현장설명회를 연 조합은 삼성물산을 시공사 수의계약을 맺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5일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이 최소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조합 예상과 달리 삼성물산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신반포4차 조합 관계자는 “사업비가 1조원 수준임에도 1차에서 유찰돼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일부 있었다”며 “내부 논의 끝에 우선 재입찰을 통해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나마 시공사라도 찾으면 다행이다. 서초구 방배7구역은 수의계약으로도 시공사를 찾지 못하면서 사업 계획에 비상이 걸린 경우다. 조합은 지난해 4월과 6월 각각 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입찰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조합이 유치권 포기 조건 등 일부 시공 조건을 완화한 뒤 10월에 다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섰지만 삼성물산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고, 지난해 12월 재입찰에도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조합은 지난달 수의계약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입찰에 단 한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아 수의계약도 고배를 마셨다.

서초구 삼호가든5차 정비사업 역시 지난해 현장설명회에 7곳의 건설사가 참여한 뒤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지난해 7월 열린 입찰에서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해를 넘긴 조합은 기존 공사비를 3.3㎡당 기존 98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인상해 재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강남권 일대 정비사업장마저 최근 유찰 사례가 속출하자 일각에서는 '강남 수주 격전지'도 옛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올해 건설사들의 매출 및 수익 악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합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같은 강남권이라도 상징성이 있는 핵심 입지나 1조원을 넘어서는 대형사업이 아니라면 경쟁입찰 구도를 형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사업 지연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30.18로 최근 5년 사이에 30% 넘게 올랐다. 이로 인해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도 최근 원가율이 90% 이상 치솟은 상태다. 서초구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공사 조건 등을 완화했음에도 과거와 달리 유효 경쟁 자체가 이뤄지기 쉽지 않다”며 “수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조합이 향후 계약 체결에서 세부 조건에서 부담을 안고 가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 악화에 대한 내부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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