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돈 받을 수 있겠지" 홈플러스發 혼란 속에서 엿보이는 기대
Picture

Member for

4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홈플러스, 어음 부도로 당좌거래중지자 등록
'정상 상환' 기대하는 투자자들, 집단행동 나서
납품 중단했던 업체들도 속속 납품 재개

기업회생절차에 착수한 홈플러스의 어음이 처음으로 은행권에서 부도 처리됐다. 상거래채권 등의 변제를 위해 금융기관 관련 채무 상환을 후순위로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발(發) 혼란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곳곳에서는 홈플러스의 변제 및 재무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엿보인다. 홈플러스가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 방안을 마련한 만큼, 향후 상거래채권 등의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홈플러스, 어음 부도 처리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전날 당좌거래중지자 조회 페이지에 홈플러스를 새로 등록·공지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홈플러스 주거래은행인 SC제일은행이 홈플러스 어음을 최종 부도 처리했다고 알려왔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당좌거래정지자로 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에 만기를 맞아 부도난 것이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CP(기업어음)일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된 만큼, 금융기관 관련 채무 변제를 일단 뒤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어 "다만 금융기관 보유 CP라도 일부는 셀다운(재매각)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넘어갔을 수도 있다"며 "이 경우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환 요구하는 투자자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의 후폭풍이 시장 전반을 휩쓰는 가운데, 손실을 떠안을 위기에 놓인 일부 투자자들은 집단행동을 불사하고 있다.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들은 오는 12일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홈플러스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집회와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하되 상거래채권은 정상적으로 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ABSTB가 상거래채권으로 분류되면 정상적인 상환이 가능하지만, 금융채권으로 분류되면 법원의 채무 조정에 따라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들이 상환에 대한 '기대'를 품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인해 돈이 묶인 투자자들이 빠져나올 구석을 찾고 있다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상환을 요구한다는 것은 홈플러스의 상환 여력에 기대를 품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이어 "홈플러스도 나름대로 위기 대응 차원에서 미리 준비했던 흔적이 보이는 만큼,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 이너웨어 브랜드 제임스딘·수비비안, 여성 잡화 브랜드 마리끌레르, 남성화 브랜드 허시파피 등 다수 협력업체의 소속을 '홈플러스 특정 의류잡화'에서 '홈플러스 몰'로 바꾸며 자금 확보 통로를 텄다. 이와 관련해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 소속이 바뀌면서 홈플러스 특정 의류잡화로 잡히던 협력업체 매출이 홈플러스 몰 매출로 잡히게 됐고, 홈플러스 몰 매출이 불어나게 됐다"며 "향후 홈플러스가 외형이 확대된 홈플러스 몰을 분리매각해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납품 업체들도 '복귀'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했던 업체들도 납품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상품 판매 대금을 정상적으로 상환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해도 협력업체와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된다”며 일반 상거래 채권 대금을 지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 주요 식품 기업이 지난 7일 이후 순차적으로 홈플러스 납품을 재개했으며, 10일 동서식품도 “홈플러스와 협의가 완료돼 다시 납품하기로 했다”면서 “12일부터 납품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팔도 역시 “오늘부터 홈플러스 납품을 재개한다”며 “물량이 많지는 않고 양 사 간 협의에 따라 제품 공급 여부는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납품업체들의 마음을 완전히 돌리기 위해서는 홈플러스 측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다른 대형마트는 정산 주기가 2주 이하인데, 홈플러스 정산 주기는 한 달 수준으로 유독 긴 편”이라며 “정산 주기를 짧게 조정하거나 선입금을 받은 뒤 납품하는 식으로 거래 조건을 조정해야 업체들이 안심하고 납품할 수 있다”고 짚었다.

Picture

Member for

4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