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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뛰는 아파트 분양가, 실수요자들 줄줄이 '탈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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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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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심으로 민간 아파트 분양가 치솟아
공사비 상승분 분양가에 고스란히 반영
서울 실수요자들, 경기·인천 등지로 '탈주'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원자재·인건비 등 건설 비용 부담이 확대되며 공사비 전반이 오른 결과다. 특히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치솟는 분양가를 견디지 못한 실수요자들은 서울을 외면하고 경기·인천 등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 또 올랐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4월 말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575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72만원) 대비 0.62%,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8% 오른 수준이다. 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간 분양 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 사업장의 주택 중 상가와 오피스텔, 조합원 분양 주택을 제외한 일반 분양 주택의 평균 가격을 의미한다.

가장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 곳은 서울이다.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1,376만3,000원으로 전월 대비 2.75%, 전년 동기 대비 16.94% 급등했다. 수도권은 875만2,000원으로 전월과 비교하면 1.97%,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92% 뛰었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의 평균 분양가는 562만9,000원으로 전월 대비 0.29%,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82%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기타 지방은 472만7,000원으로 전월 대비 0.5% 올랐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평균 분양가가 상승한 셈이다.

끝없이 오르는 공사비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는 것은 전반적인 건설 비용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공사비지수는 131.04였다. 이는 기준 연도인 2020년(100) 대비 31% 이상 오른 수치다. 공사비지수는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직접 공사비의 물가 변동을 추정하는 지수로, 재료, 노무, 장비 등의 투입 자원별 물가 변동 현황을 보여준다.

건설업계가 겪고 있는 만성적인 인력난도 비용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올해까지 전체 건설 기능 인력 중 약 40%가 은퇴 연령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로 신규 인력 유입이 부족해진 가운데, 고령화로 인해 퇴직 인력이 증가하며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력 공급이 부족해지면 인건비는 자연히 뛸 수밖에 없다. 실제 건설업 인건비 상승률은 2020년 4.7%, 2021년 3.9%, 2022년 5.5%, 2023년 6.7%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분양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도 남아 있다. 현재 국토부는 1,000㎡ 이상 민간 건축물과 30가구 이상 민간 공동주택에 제로에너지 5등급 수준 설계를 의무화하는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개정안에 대한 규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심사를 거쳐 내달 30일 개정안을 시행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이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건물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건축물로, 에너지 자립률에 따라 1등급(100% 이상)에서 5등급(20-40% 미만)으로 나뉜다. 건설업계는 해당 개정안이 시행되면 공사비가 84㎡ 기준 200~300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건설 과정에서 단가가 높은 고효율 단열재와 창호, 태양광 설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인천으로 수요 몰려

문제는 시장이 이 같은 분양가 상승세를 버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급격하게 치솟은 서울의 분양가를 감당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은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경기, 인천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23년 1월 12억3,918만원에서 올해 1월 12억7,503만원으로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의 평균 매매가격은 5억6,797만원에서 5억5,474만원, 인천은 4억2,103만원에서 4억1,050만원으로 떨어졌다.

실수요자들의 '탈서울' 움직임은 통계를 통해 한층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의 '2024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순유출 인구는 4만4,692명으로 전년 3만1,250명보다 43% 증가했다. 서울로 전입한 사람보다 다른 지역으로 나간 인구가 훨씬 많았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다른 시도로 전출한 인구는 47만3,000명이었으며 이 중 61.3%는 경기도로, 9.5%는 인천으로 이동했다.

서울과 반대로 경기와 인천은 전출자보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많았다. 2024년 한 해동안 경기도에 6만4,218명, 인천에 2만5,643명이 순유입됐다. 경기도 전입자의 52%는 서울에서 왔다. 인천은 28.8%가 서울 출신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서울의 분양가가 치솟자 실수요자들이 눈높이를 낮춰 수도권 전반으로 흩어지고 있다"며 "특히 GTX-A 노선이 지나가는 경기도 화성, 도시철도 1호선 연장 기대가 실리는 인천 서구 등으로 이주 수요가 몰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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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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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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