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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알리바바 AI 협력에 美 정부·의회 반발 “기술 종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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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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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알리바바, 중국 공산당 전략 상징"
아이폰 사용자 기본권 외면할 우려
중국 시장서 밀려나는 애플, 경쟁 아닌 생존 전략

애플이 중국 시장을 겨냥해 알리바바(Alibaba)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 정부와 의회가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해당 협력이 중국의 AI 기술 향상에 기여하고, 애플의 기술적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과 손잡은 애플에 美 내부 반발 점화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과 의회 관리들은 수개월 전부터 애플이 알리바바와 계약을 맺어 중국 내 아이폰에 알리바바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이 거래가 중국 기업의 AI 능력을 향상시키고 검열 제한이 있는 현지 챗봇의 범위를 넓히며 검열과 데이터 공유에 관한 중국 법률에 애플이 더 깊이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미국 정계에서 AI가 중요한 군사적 도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커지면서 이번 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AI는 이메일을 작성하고 소프트웨어 코드를 짜는 것을 넘어서 군사 공격을 조율하고 드론을 제어할 잠재력을 지녔다. 이에 미국 관리들은 중국을 상대로 AI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AI 칩을 만들고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원 상설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일리노이주)은 “알리바바는 중국 공산당의 군사·민간 융합 전략의 상징”이라며 “애플이 왜 AI 분야에서 이런 알리바바와 협력하기로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알리바바는 데이터를 수집해 AI 모델을 개선할 수 있다”며 “또 애플이 중국 아이폰 사용자의 기본권을 외면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키운 중국, 세계 기술 패권 위협

애플이 중국에서 거둔 성공이 오히려 글로벌 기술 패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패트릭 맥기 전 파이낸셜타임스(FT) 애플 전문기자는 최근 펴낸 신간 ‘중국의 애플: 세계 최고 기업의 포획(Apple in China: The Capture of the World’s Greatest Company)’을 통해 애플의 중국 의존이 미국과 세계 전체에 ‘존재론적 취약성’을 남겼다고 짚었다.

맥기는 책에서 “애플이 중국에서 이룬 제조 역량이 결국 중국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게 만들었고 이는 미국 혁신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애플 없이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 같은 기술 이전과 생산 체계 구축은 베를린 장벽 붕괴에 필적하는 지정학적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맥기의 설명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대만계 폭스콘 등 중국 공급업체에 설비와 기술을 집중적으로 이전해 왔다. 애플은 지난 2008년 이후 중국에서만 2,800만 명 이상을 훈련시켰는데 이는 캘리포니아주 전체 노동력보다 많다. 맥기는 “예컨대 애플이 터치스크린 유리, 복잡한 부품 조립법 등을 공급망에 전수하자 이 기술이 화웨이·샤오미·비보·오포 등 중국 업체에 고스란히 넘어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애플

애플, 중국서 아이폰 최대 30% 할인 “이례적 행보”

애플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압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미국 정부는 애플이 중국 공급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코퍼레이션(Yangtze Memory Technologies Corporation, YMTC)으로부터 메모리 칩을 구매하는 계약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결국 계약이 무산된 바 있다. 최근에는 아이폰과 같은 중국 제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로 인해 애플의 수익이 감소할 위험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알리바바와의 거래에서 손을 뗀다면 자사 매출의 거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사업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미래가 새로운 AI 기능의 가용성에 달려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만큼 세계에서 가장 규제가 심하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AI 기능을 도입하려면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다.

최근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가격을 최대 30% 인하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을 346달러(약 48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공식적인 가격 인하 발표는 없었지만,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유통망 전반에서 대당 최대 176달러(약 24만원)의 할인 폭을 공지하는 등 적극적인 할인 판매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중국 정부가 최근 소비 진작을 위해 830달러(약 115만원) 이하 스마트폰에 최대 70달러(약 10만원) 의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아이폰은 고가로 인해 이 혜택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최근 아이폰16 프로 128GB(기가바이트) 모델이 275달러(약 38만원) 할인된 830달러에 판매되면서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16 프로의 최종 가격은 공식 가격보다 약 30% 낮아졌으며 중국 본토에서 가격이 홍콩보다 저렴해지는 현상을 낳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현재 애플은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샤오미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점유율 하락에 직면해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1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980만 대로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휴대전화 상위 5대 브랜드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태블릿 부문에서도 화웨이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2%포인트 하락해 22.5%에 머물렀다. 화웨이는 34.5%로 선두를 차지했고, 샤오미는 점유율이 4%포인트 증가한 16.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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