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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기금, 10%는 달러 자산으로 쌓는다 “운용 전략 다변화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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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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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예금 폭증에 美 국채 편입
예금 비중 47%→11%로 축소
9월 보호한도 상향 앞둔 '선제 대응'

정부가 예금자 보호를 위한 예금보험기금을 원화와 함께 달러로도 쌓는 방안을 추진한다. 폭증하는 외화예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주로 은행 예금에 묶어놓은 기금을 채권 투자로 바꾸는 등 운용 방식을 대폭 손질하고 나섰다. 정부가 기금 운용 방식 개편에 나선 것은 예금보험공사가 설립된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예보기금에 달러 쌓아 환손실 방어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2027년까지 전체 예보기금의 10%를 달러 자산으로 편입하기로 했다. 현재 18조5,000억원 규모 예보기금을 기준으로 최소 1조8,500억원어치 달러를 예보 곳간에 쌓기로 한 것이다. 예보는 그 일환으로 5,000억원 규모의 미국 국채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채 매입을 통해 환 헤지용 달러 자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예보의 주된 역할은 금융회사가 파산 등으로 예금을 지급할 수 없을 때 예금자에게 대신 돈을 내주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주식투자 확대, 달러 예금 수요 증가 등으로 외화예금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기존 원화 중심의 기금 운용 방식이 수술대에 올랐다.

실제 외화예금 규모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국내 금융권 전체 예금 중 정부가 보호하는 부보예금은 지난해 말 2,000조원을 넘어섰는데, 이 중 외화예금이 14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재훈 예보 사장은 “그간 예보 기금이 원화로만 관리돼 환 위험에 취약한 구조라고 판단했다”며 “금융회사 파산으로 원화 가치가 폭락하면 달러 예금의 환 손실을 모두 정부가 보전해야 하는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금 운용 채권에 올인

예보는 예금 중심 기금 운용 기조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순식간에 은행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금융권의 긴장감을 반영해서다. 1995년 예보 설립 이후 줄곧 예보 기금의 절반이 은행 예금에 보관돼 왔다. 안전한 은행에 맡겨 쏠쏠한 이자를 얻겠다는 취지였다.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30년가량 흘렀지만, 최근 들어 고객들이 은행에 맡긴 예금이 지급되지 못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예보가 전체 기금에서 예금 운용 비중을 대폭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인 이유다. 예보에 따르면 불과 수년 전까지 전체 기금의 예금 비중은 50% 안팎을 유지했다. 2022년에도 예금 비중은 47.5%나 됐다.

최근 들어 기금 포트폴리오를 대폭 손질하면서 예금 비중은 11.0%(4월 말 기준)까지 떨어졌다. 대신 채권 비중은 82.0%로 높아졌다. 나머지는 머니마켓펀드(MMF) 등 운용 대기 자금에 배분됐다. 예보 관계자는 “늘어난 운용 채권은 국공채, 특수채 등 우량 채권으로 채웠다”며 “예금 비중을 지속해서 축소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예금보호 한도 1억원, ‘머니무브’ 예고

금융권에서는 이번 개편이 하반기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5,000만원 → 1억원)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15일 금융위원회는 16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예금보호한도 상향을 위한 6개 법령 일부개정에 관한 대통령령안' 입법예고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의결,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9월 1일부터 시행한다.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는 상호금융업권 역시 새마을금고법, 농협구조개선법, 신용협동조합법, 수협구조개선법, 산림조합개선법 등 개별법 시행령을 공동 개정함으로써 예금수취 기관 간 동일한 예금보호 한도가 설정됐다. 아울러 일반 예금과 별도로 보호 한도를 적용하고 있는 퇴직연금, 연금저축, 사고보험금의 예금 보호 한도 역시 해당 상품 노후소득보장·사회보장적 성격과 운용 규모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해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한다.

예금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높아지면 예금자가 더 두텁게 재산을 보호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5,000만원씩 쪼개서 여러 금융회사에 분산 예치해 온 예금자들의 편의도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보호되는 예금 규모가 증가함으로써 금융시장 안정성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보호 한도 상향에 따라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권으로의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나타나고, 은행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등 자금 시장에 일부 변동성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예보 기금의 운용 효율성과 수익성 확보도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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