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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공세 속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논의 본격화, 로봇·우주 중심 사업 재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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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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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이익 줄고 AI·로봇 개발비 부담 확대
자금·기술 확보 위해 스페이스X와 결합 추진
차량 기술 고도화 기대 및 로봇 투자 집중 가능성 병존

테슬라가 장기 자동차 판매 목표를 대폭 낮추고 스페이스X와의 합병 검토에 착수했다. 전기차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로봇 개발에 필요한 자금·기술을 모으려는 구상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스페이스X의 AI·통신 인프라를 활용한 자율주행 고도화와 로봇 사업 중심의 투자 재편이 주요 시나리오로 꼽힌다. 전기차 경쟁력 강화와 자동차 투자 비중 축소라는 두 가능성이 함께 열려 있는 셈이다.

테슬라, 연간 판매 목표 500만 대로 대폭 축소

22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2030년께 연간 판매량 500만 대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20년 내걸었던 2,000만 대의 4분의 1 수준으로, 최근 몇 년간 공식적인 목표에서 사실상 사라졌던 판매 구상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지난해 차량 인도량이 160만 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목표에도 5년간 판매 규모를 세 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올해 3분기 인도량은 48만6,532대로 전년 동기보다 약 2% 줄어, 판매 확대를 위한 추가 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테슬라가 판매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 내세운 것은 AI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능이다. 머스크 CEO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행보조 소프트웨어인 완전자율주행(FSD)을 차량 수요를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으며, 회사 측은 전 세계 유료 이용자가 170만 명을 웃돌고 이 가운데 절반이 구독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차량 판매에 소프트웨어 이용료를 더해 지속적인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상용화 일정도 구체화했다. 머스크 CEO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의 대량생산 라인에서 초기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외부 기업에 제품을 공급할 시점으로 내년 말께를 제시했다. 다만 로봇의 손과 손가락 설계, 내구성, AI 성능을 보완하는 작업이 남아 있어 생산 확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전기차부터 우주까지 3조5,000억 달러 기업 결합 논의

AI와 로봇 사업 확대에 맞춰 머스크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의 합병 논의도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머스크 CEO는 20일 스페이스X 실적 발표에서 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양사가 독립 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각각 설치했다고 밝혔다. 양사 결합을 “좋은 생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신은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여서 특별위원회의 협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시가총액은 테슬라 약 1조5,000억 달러(약 2,010조원), 스페이스X 2조 달러(약 2,680조원)로, 합병이 성사되면 총 3조5,000억 달러(약 4,690조원) 규모의 초대형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로켓 발사와 위성통신 사업이 한 회사에 모이는 구상으로, 스페이스X가 지난 2월 인수한 xAI의 AI 사업도 통합 법인에 포함된다.

양사가 합병의 사업적 근거로 제시하는 분야는 AI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설계·생산, 로봇, 위성통신이다. 머스크 CEO는 각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고 강조하며 기업 결합의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실제 두 회사는 올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테라팹’ 합작 사업을 발표했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궤도상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계획으로, 차량용 연산 기술과 우주 인프라를 연결하는 공동 투자다. 머스크 CEO는 이번 스페이스X 실적 발표에서 테라팹의 첫 시험용 반도체 생산 시점을 내년 5~6월께로 제시했으며, 본격적인 양산은 2028년 3분기를 목표로 잡았다.

표1. 테슬라 3분기 수익성 변화 및 투자·차입 계획

구분주요 지표내용
비용 증가영업비용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
연구개발 비용전년 3분기 16억3,000만 달러 → 올해 3분기 27억6,100만 달러
약 69% 증가
수익성 악화영업이익률전년 3분기 5.8% → 올해 3분기 2.6%
영업이익올해 3분기 7억1,800만 달러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
추가 부담 요인규제 크레딧 매출 감소·에너지저장 사업 이익 축소
투자·자금 조달설비투자 전망올해 전망치 250억 달러 → 200억 달러 하향
차입 한도향후 투자 확대 대비 최대 300억 달러 확보
자료: 테슬라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 자료·실적발표 콘퍼런스콜

테슬라 수익성 악화 속 합병 통한 비용 절감 모색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개발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테슬라의 수익성 악화도 합병 논의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39%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5.8%에서 2.6%로 떨어졌다. 특히 연구개발(R&D) 비용이 같은 기간 16억3,000만 달러(약 2조1,850억원)에서 27억6,100만 달러(약 3조7,000억원)로 약 69% 증가하며 비용 부담을 키웠다. 여기에 규제 크레딧 매출 감소와 에너지저장 사업의 이익 축소가 겹쳐 영업이익은 56% 줄어든 7억1,800만 달러(약 9,600억원)에 그쳤다. 신사업에 투입할 자금 수요가 커지는 시기에 이익 창출 여력이 약해진 것이다. 이에 테슬라는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250억 달러(약 33조5,180억원)에서 200억 달러(약 26조8,140억원)로 낮추면서 지출 속도를 조절했고, 향후 투자 확대에 대비해 최대 300억 달러(약 40조2,200억원)의 차입 한도도 확보했다.

투자 재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는 구상에는 머스크 CEO 한 사람에게 집중된 경영 부담을 덜겠다는 기대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에 투자한 포르투나인베스트먼츠의 저스터스 파마르 CEO는 합병을 통해 중복 업무를 줄이고, 머스크가 두 회사를 오가며 쓰는 시간과 법률·행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각각의 상장사로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관리 업무를 통합하고, 공통 사업에 투입하는 인력과 자금을 함께 운용할 여지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JP모건 역시 양사가 공유하는 기술 인력과 AI 인프라, 머스크의 경영·개발 철학을 합병의 사업적 근거로 제시했다. 머스크 개인의 비전과 실행력에 기대는 사업이 늘어나는 만큼, 경영 역량의 분산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동 차입과 지원 조직 통합으로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AI·통신 결합으로 전기차 경쟁력 강화

합병 이후 테슬라 전기차 사업의 향방을 놓고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우선 스페이스X의 AI·통신 인프라와 결합해 전기차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테슬라가 축적한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와 스페이스X 산하 xAI의 AI 개발 역량을 같은 기업 안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차량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AI 학습에 투입하고, 개선된 소프트웨어를 다시 차량에 적용하는 개발 과정에서 양사의 협력이 긴밀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궤도상 데이터센터 사업도 실현될 경우 테슬라의 AI 개발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공급할 후보로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성능과 차량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면, 합병으로 확보한 인프라가 자동차 사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 차량을 판매한 뒤에도 운행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사업의 확장 여지도 커진다. 테슬라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고객 소유 차량 일부를 내년 2분기께 로보택시 운행망에 편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회사가 직접 보유한 차량에 개인 소유 차량까지 더해 유상 운송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으로, 적용 지역과 차량 관리 체계를 갖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페이스X와의 결합에서는 스타링크를 로보택시와 자율 시스템의 통신망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위성통신을 차량 서비스에 접목하는 방안이 구체화되면 운행망과 차량을 연결하는 통신 수단도 추가될 수 있다.

전기차 규모 유지하며 로봇·AI 투자 집중

두 번째는 합병 법인이 전기차 사업을 일정 규모로 유지하면서 신규 투자와 인력을 로봇·AI에 집중하는 시나리오다. 테슬라 주주들이 주식 교환을 통해 스페이스X의 성장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자동차 판매 확대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는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시설을 로봇 사업으로 돌리는 움직임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는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 S·X 생산 공간을 옵티머스 제조시설로 전환했으며, 텍사스주 오스틴에도 로봇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합병 이후 자본 배분에서도 로봇 사업의 우선순위가 높아질 경우, 전기차 부문은 주력 차종의 판매와 현금 창출에 집중하고 로봇·AI 부문이 신규 투자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투자와 생산 확대 속도를 조절하면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기반을 넓힐 여지도 커진다. 다만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려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견뎌야 한다. 미국과 유럽의 무역 장벽은 이 과정에서 현지 생산업체들의 경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무역법 301조 관세율을 100%로 높였고, 유럽연합(EU)도 업체별 상계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차량의 가격 우위를 제한하고 있다. 관세 부담으로 중국산 차량의 판매가 위축되면 현지에서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대체 수요를 확보할 기회를 얻게 된다. 미국과 독일에 생산시설을 둔 테슬라 역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로봇·AI에 신규 투자를 집중하더라도 기존 전기차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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