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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필드 자산운용(Brookfield)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약 120억 달러(약 16조2,360억원) 규모로 펀드 마감에 성공해 세계 최대 규모의 대체 자산 운용사의 입지를 굳혔다. 브룩필드는 평균 5%의 GP(위탁운용사) 출자금 비율을 약 30%로 높여 대형 LP(출자자)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필드는 펀드 6호의 자금을 기반으로 글로벌 투자 활동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룩필드 펀드 6호, 대규모 자금 조달 성공
지난 3일 브룩필드 자산운용(Brookfield)은 자사가 출시한 ‘브룩필드 캐피탈 파트너스 사모펀드 6호’에 약 120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마감한 브룩필드 펀드 6호는 2019년 90억 달러(약 12조1,770억원) 규모로 마감된 브룩필드 펀드 5호에 비해 약 33%나 증가한 규모다.
캐나다에 위치한 브룩필드는 1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자산운용기업이다. 2019년 3월 오크트리 캐피탈(Oaktree Capital Management)을 인수함으로써 세계 최대 규모의 대체 금융 운용사로 거듭한 브룩필드는 현재 약 8,500억 달러(약 1,150조500억원)에 달하는 운용자산으로 2,000건 이상의 투자 활동을 전개 중이다.
브룩필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글로벌 투자그룹 KKR이 80억 달러 규모의 유럽 바이아웃 펀드(경영권 거래) 6호를 결성해 브룩필드 펀드 6호에 약 10억 달러(약 1조3,530억원)의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시작으로 미네소타투자위원회, 온타리오투자관리공사, 루이지애나공무원퇴직시스템, 사우스캐롤라이나퇴직시스템 등 대형 공적 연기금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전문 싱크탱크 피치북에 따르면 미네소타투자위원회는 1억5천만 달러(약 2,029억원)의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필드 펀드 6호는 미들마켓 PE 운용사 켈소앤컴퍼니(Kelso & Company)가 32억5,000만 달러(약 4조3,972억원) 규모의 바이아웃 펀드에서 4억 달러(약 5,412억원)을 출자한 것을 끝으로 마감됐다.
투자 전문가들은 새롭게 결성된 메가급 사모펀드를 통해 브룩필드의 투자 활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브룩필드에 따르면 이미 브룩필드 펀드 6호는 자동차 리테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CDK 글로벌, TV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Nielsen), 호주 신용대출 전문기업 라트로브파이낸셜(La Trobe Financial) 등으로 구성된 6개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약 40억 달러(약 5조4,12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런던 증시에 상장된 결제 기업 네트워크인터내셔널홀딩스(Network International Holdings) 인수 자금에도 브룩필드 펀드 6호의 자금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룩필드 자산운용이 브룩필드 펀드 6호의 자금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 약 500억 달러(약 67조6,500억원) 이상의 기업 인수합병 거래에 참여하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룩필드는 펀드 6호를 통해 비즈니스 서비스 기업과 전통적 산업 기업, 후기 투자 라운드 과정에 있는 헬스케어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P 출자금 상승 전략으로 LP 마음 훔쳐
사모펀드(PE) 업계 관계자들은 브룩필드 펀드 6호 총약정 자금 중 약 30%에 달하는 35억 달러(약 4조7,355억원)의 자금을 브룩필드가 자체적으로 조달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PE 결성 시 총약정 자금 중 GP 출자금 비율이 평균 5%인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비율이란 설명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브룩필드의 GP 출자금 증가 전략이 기관 자금 유입이 감소한 펀드레이징 시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자금 조달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GP가 PE를 결성할 때 총약정자금의 약 5% 정도를 출자하고 나머지 90% 이상은 LP의 약정 자금으로 조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GP의 출자금 비율이 높아지면 LP는 해당 펀드를 신뢰해 적극적으로 약정 계약 체결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직접 설계한 투자 포트폴리오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GP가 자사의 자금을 공격적으로 출자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 대형 운용사만 가능한 전략이란 지적도
일각에선 브룩필드 펀드 6호와 같은 사례는 브룩필드처럼 보유 자산이 풍부한 초대형 운용사만 진행할 수 있는 자금 조달 전략이란 의견도 제시된다. 많은 PE 운용사가 LP 자금 조달을 위해 GP 출자금 비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증권 시장이 침체함에 따라 기존 운용 펀드에 대한 수익 분배 문제로 원활한 자금 운용이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EXIT(투자금회수) 시장이 둔화하면서 신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 보유량도 크게 감소했다.
실제로 PE 운용사의 자금 조달 여력은 지난해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북이 발표한 PE 운용사 자금 조달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소재 PE 운용사의 자금 조달 규모는 1,530억 달러(약 207조90억원)로 지난해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마감된 펀드 건수는 160건으로 지난해 대비 약 20% 감소했다.
한편 브룩필드는 이번 펀드 6호 마감을 통해 글로벌 PE 시장에서 최상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브룩필드는 펀드 6호 자금으로 북미와 서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