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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표류 위기 맞은 위례신사선, 사업비 18.6% 증액에도 업계선 "여전히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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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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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으로 돌아간 위례신사선 사업, 서울시는 사업비 증액 후 재공고
업계선 여전히 회의적 반응, "사업성 적고 PF 경색으로 시장 자금도 말라"
재정투자사업 전환 언급한 서울시, 예산 확보 등 과제 해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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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사선 노선도/사진=서울시

GS건설이 기존의 계약을 취소하면서 위례신사선 민간투자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서울시는 사업비를 올리고 재공고하는 등 사업 추진 의사를 재차 밝히고 나섰지만,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공사비 급등 문제로 여전히 사업성이 떨어진단 평가가 나와서다.

서울시 위례신사선 제3자 제안 재공고

3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5일 위례신사선 사업 제3자 제안을 재공고했다. 1단계 사업 접수는 내달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재공고안에 따르면 가격기준일을 2015년 12월 31일에서 2023년 12월 31일로 변경해 소비자물가 변동분을 반영, 건설사업비를 1조4,847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약 18.6% 증액했다. 사업비를 늘려 신규 사업자의 유인 동기를 늘리겠단 구상이다.

최근 기상 악화 등에 따른 비작업일 증가와 노동자의 적정 근로 시간 보장 등 변화한 사회환경을 반영해 총공사 기간을 기본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겠다고도 밝혔다. 적정 공사 기간을 확보해 공사 품질과 안전성, 경제성을 높이고 사업 제안자의 부담을 줄이겠단 취지다. 또 실시협약안을 미리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협상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주민 불만 폭주, LH·GS건설 비판 여론 확산하기도

이처럼 서울시는 위례신사선 사업 추진을 위해 거듭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지만, 위례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쏟아진다. 사업이 한 차례 엎어지면서 소요 기간이 지나치게 늘어났단 이유에서다.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구 신사역을 잇는 14.7㎞ 경전철 노선인 위례신사선은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첫 운을 뗐지만 16년째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그나마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우협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으나, 이번에 재차 사업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철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애초 위례신도시를 설계하고 만든 당사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에 관여하지 않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란 것이다. 이호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본부장은 "법적 제약으로 자금을 더 투자하는 게 어렵다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LH를 믿고 입주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만큼 LH도 서울시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 아니냐"고 역설했다.

이 본부장은 GS건설에 대해서도 지적을 이어 나갔다. 이 본부장은 "민자사업의 고질병 중 하나는 컨소시엄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술적 차별성 외 가격 경쟁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GS건설이 당초 공고보다 낮은 사업비를 적었다가 다시 올려달라 한 건 명확한 사측의 판단 미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책임 없이 사업을 포기한 데 대해선 나중에라도 따져 물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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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 부족한 위례신사선, PF 시장 경색도 걸림돌

문제는 이후로도 위례신사선 사업을 함께 할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단 점이다. 가장 큰 한계점은 사업비다. 이번에 재공고를 내면서 사업비가 다소 오르긴 했으나, 업계에선 증액 규모가 8년간 크게 오른 건설 원가를 따라가지 못한 만큼 여전히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공사비가 약 30% 가까이 올랐는데 고작 18.6% 증액된 건 너무 적다"며 "소비자 물가 변동분을 반영할 게 아니라 공사비 원가 변동분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경색되면서 건설사들이 섣불리 나서기 어려워지기도 했다. 위례신사선 사업 자체가 규모가 크다 보니 PF를 끌어들이거나 컨소시엄을 구축해야 하는데, 시장 자금이 마른 상태라서 사업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란 것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다른 도시철도 사업에 관심이 쏠린 탓에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은 위례신사선은 빛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단 의견도 적지 않다.

서울시는 우선 이번 재공고에서 참여 사업자가 없을 경우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겠단 입장이다. 위례신사선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낸 셈이지만, 시장에선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정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민자사업보다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재정사업으로 전환 시 예비타당성 조사 등 사업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단 문제도 있다. 사실상 출구 없는 미로에 갇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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