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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서 패배, 기준금리 23%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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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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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중앙은행, 기준금리 200bp 인상 전망
11월 소비자물가 전년 대비 8.9%↑
노동력 부족·서방 규제 등으로 비용 치솟아

러시아 중앙은행(CBR)이 이번 주 대규모 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루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자, 기준금리를 끌어올려 물가 안정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전문가들, 러시아 금리 인상 전망

17일(현지시간)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경제 분석가들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오는 20일 기준금리를 21%에서 23%로 2%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리암 피치 선임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러시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동월 대비 8.9%로 상승세가 가속했고, 향후 몇 개월간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대폭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해 내년 말에는 9.0%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기업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앙은행이 물가와의 전쟁에서 지고 있고 금리를 다시 가파르게 인상해야만 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포인트 인상을 예상하지만, 더 크게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금리, 저성장 최악 시나리오

현재 러시아의 기준금리(21%)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보다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 경기 침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적용한 결과다.

이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2년 서방의 제재로 인한 자금 유출과 루블화 가치 급락에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끌어올린 뒤 같은 해 9월까지 7.5%로 점차 낮춘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7.5%에서 16%로 인상한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7월과 10월에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4%를 점점 더 크게 벗어나자 기준금리를 1년 반 만에 무려 13.5%포인트를 끌어올린 것이다.

중앙은행은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하며 내놓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름에 했던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수요 증가가 상품과 서비스 공급 확대 능력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러 기업들 유동성 위기, 대금 회수도 비상등

실제로 러시아 경제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속수무책인 상태다. 그중 장바구니 물가는 특히 심각하다. 러시아의 군사화로 인해 국방 부문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나머지 경제 부문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재들의 이탈과 최대 150만 명의 병력을 동원하려는 계획으로 인해 가용 노동력이 쪼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 경제는 더 이상 성장할 여력이 없는 반면 생활필수품의 인플레이션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버터 가격이 너무 비싸져 버터 절도까지 급증하는 추세다.

기업들의 성장도 멈췄다. 높은 금리가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에 장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거시경제 분석 및 단기예측센터의 자료를 보면, 현재 러시아 기업 절반이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고용주기도 한 국영 독점 기업 러시아철도가 내년 이자로 지급해야 하는 비용만 70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러시아철도는 지난 10월 물동량이 1년 전과 비교해 9% 감소한 상황인데, 수요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달부터 가격을 10% 인상했다. 이에 러시아철도는 경영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내년 투자 계획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기업 간의 납품 대금 회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러시아 산업·기업인연맹(RSPP)은 회원사 36%가 올해 3분기에 고객으로부터 대금을 회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14%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RSPP는 그 원인으로 높은 이자율을 지목했다. 이에 RSPP는 중앙은행과 정부에 현재의 통화정책을 조율해 달라는 이례적인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경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기업의 지출액이 지난 10월, 이전 3개월 평균에 비해 2.9% 감소했다. 특히 교육, 건설, 석유 및 가스 생산과 같이 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문에서 경기 둔화가 두드러졌다. 유럽정책분석센터의 러시아 경제 전문가 알렉산더 콜얀드르는 “러시아에서 탄도 미사일을 만들지 않는 기업가라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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