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국내 직진출 테무, 美 제재 피하기 위한 '한국 워싱'?
Picture

Member for

4 month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해외 직구에 한정돼 있던 사업 영역 본격 확장
현지화로 한국 시장 공략 후 미국 시장 진출 노려
한국 셀러 인프라 활용해 '택갈이' 시도
사진=테무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가 한국 직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여의치 않아진 미국에서의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대체 시장으로 한국을 낙점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테무, 국내 직원 채용하고 배송계약 채비

11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국내에서 인사(HR), 총무, 홍보·마케팅 등 핵심 직군의 한국인 인력을 뽑고 있다. 일부 직군은 이미 채용을 완료하고 현업 부서에 투입했다. 또 물류망을 구축하기 위한 공개입찰 등 사전작업까지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테무의 조치는 그간 해외 직접구매에 한정돼 있던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국내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성과 사업성을 확인했으니 현지화로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얘기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보다 5.8% 늘어난 242조89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해외 직구 시장이 7조9,583억원이었으며, 중국은 48.0% 증가한 4조7,772억원에 달했다. 중국발 직구 규모가 전체의 60%에 육박하는 셈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테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823만 명으로 11번가를 제치고 3위에 안착했다. 2위 알리익스프레스(912만 명)와의 격차 역시 100만 명 이하로 줄였다.

미국 압박에 한국 '우회수출기지'로 삼아

테무가 한국 시장에 힘을 쏟는 건 미중 통상환경의 불확실성과 무관치 않다. 그간 미국은 개인이 수입하는 800달러(약 120만원) 이하의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면세한도를 적용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보편관세 조치와 함께 이를 취소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발 소포 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몇 시간 만에 번복한 것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고조되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의 단적인 예다.

테무가 미국에서 직접 사업을 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한국을 우회수출기지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을 포기하기에는 지난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의 투자 규모가 막대한 테무로서는 한국의 셀러 인프라를 활용하면 일명 '택갈이'가 가능하고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커머스뿐 아니라 반도체업계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대전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업체인 A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영하 10도에 달하는 혹한의 추위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한국인이었지만 이 기업은 지난해 중국 기업이 지분 90% 이상을 인수해 주인이 바뀐 곳이다. 공장 인근 소상공인들도 “중국 기업이 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종의 신분 세탁이 이뤄진 것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 태그가 달려 해외로 수출된다.

작년 FDI, 중국 투자 큰폭 증가

중국 자본의 한국 침투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FDI는 신고 기준으로 345억7,000만 달러(약 50조2,100억원)로, 전년보다 5.7% 증가했다. 최근 연간 FDI 신고 금액은 2020년 207억5,000만 달러, 2021년 295억1,000만 달러, 2022년 304억5,000만 달러, 2023년 327억1,000만 달러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실제 집행된 투자 금액인 도착 금액은 전년보다 24.2% 감소한 147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일본의 투자는 큰 증가세를 보인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감소했다. 일본 투자는 61억2,000만 달러(+375.6%), 중국 투자는 57억9,000만 달러(+266.1%)로 집계됐다. 산업부 역시 이 가운데 중국 투자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미국의 대중 견제에 대응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각국과 촘촘히 맺은 한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망이 트럼프 2.0 시대에 높아진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는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미중 갈등 속 미국 진출이 막힌 중국 배터리소재 기업들은 한국 기업과 손잡고 조 단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코발트 채굴 업체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배터리 전구체 합작 공장을 짓기로 했고, SK온도 중국 GEM(거린메이)과 함께 새만금에 전구체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반면에 미국과 EU의 투자는 각각 52억4,000만 달러(-14.6%), 51억 달러(-18.1%)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미국과 EU의 투자 감소는 전년 대비 역기저 효과와 함께 리더십 교체 등 정치적 변화에 따른 관망세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Picture

Member for

4 month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