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IT
  • "무단 촬영부터 부정행위까지" 스마트 안경 부작용 가시화, 규제 확산·안전장치 강화 흐름

"무단 촬영부터 부정행위까지" 스마트 안경 부작용 가시화, 규제 확산·안전장치 강화 흐름

Picture

Member for

1 year 11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英 사법계·산업계, 스마트 안경 반입·착용·촬영 제한 확산  
사생활 침해 넘어 시험 부정행위·민감정보 유출 문제까지 현실화
메타, 보호 기능 강화·카메라 미탑재 제품 출시 등으로 대응

스마트 안경을 둘러싼 사회적 잡음이 커지고 있다. 제품 보급 확대와 함께 △무단 촬영 △사생활 침해 △시험 부정행위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각계에서 자체적인 착용·촬영 제한 조치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논란이 커지자 관련 시장을 선도하는 메타 역시 '캡처 LED'를 비롯한 안전 기능을 강화하고, 아예 카메라를 제거한 스마트 안경을 출시하는 등 제품 전략에 주의를 기울이는 추세다.

英 스마트 안경 규제 흐름

29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는 스마트 안경을 둘러싼 규제가 공공·민간 영역에서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잉글랜드·웨일스 법원과 재판소를 관할하는 영국 법원행정청(HM Courts & Tribunals Service·HMCTS)이 촬영 기능을 갖춘 스마트 안경의 법원 건물 반입을 금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관은 스마트 안경을 소지한 방문객이 법원에 들어갈 경우 해당 기기를 입구에서 보관하고 퇴장 때 돌려받도록 한다. 이는 법정 내 무단 촬영과 녹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외식업계에서도 자체적인 착용 제한이 등장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런던의 유명 외식업자 제러미 킹은 자신이 운영하는 심슨스 인 더 스트랜드, 알링턴, 더 파크 등에서 손님들이 촬영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착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객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촬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런던을 중심으로 프라이빗 멤버십 클럽과 호텔·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소호하우스, 영국의 대형 펍 체인 JD웨더스푼 등도 기존 시설 내 촬영 금지 방침을 스마트 안경에도 동일하게 적용 중이다.

공연·영화업계 움직임 가시화

영국의 공연업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지난 22일 CNN 보도를 살펴보면 런던 피카딜리 시어터, 브리스톨 히포드롬, 에든버러 플레이하우스 등을 운영하는 ATG엔터테인먼트는 공연 도중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촬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ATG 측은 CNN에 “공연 중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객에게 안경을 벗도록 요구하고, 이미 촬영한 영상이 있다면 삭제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피카딜리 시어터 현장 관계자들은 스마트 안경을 활용한 은밀한 촬영이 공연 내용과 무대 연출을 외부로 유출해 관객 경험을 훼손할 뿐 아니라, 배우·제작진의 저작권 및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영화 사업자의 90% 이상을 회원으로 둔 영국영화협회(UK Cinema Association·UKCA) 역시 지난달 공식 성명을 통해 “많은 영화관 사업자가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 안경의 착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휴대전화는 상영 중 사용 여부를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스마트 안경은 착용한 상태만으로는 실제 녹화 여부를 외부에서 판별하기 어려워 보다 강한 사전 규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UKCA는 극장 내에서 이미지 촬영이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의 착용을 제한하고, 이를 착용한 관객에게 기기를 벗도록 요구하거나 필요하면 퇴장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지침을 제정한 바 있다.

스마트 안경發 피해 사례

이러한 조치가 속속 등장하는 것은 스마트 안경 보급 확대 이후 무단 촬영 및 사생활 침해 사건이 다수 발생하면서 관련 문제의식이 빠르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1월 BBC는 영국 브라이턴에 거주하는 여성 오나가 지난해 6월 해변에서 한 남성과 나눈 대화를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 안경으로 촬영당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남성은 오나에게 이름, 거주지, 연락처 등을 물은 뒤 대화 영상을 숏폼 플랫폼 틱톡에 올렸고, 영상은 약 1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성적·모욕적 내용이 담긴 댓글도 여럿 달렸다. 런던에 거주하는 또 다른 여성 케이트 역시 헬스장에서 자신에게 접근한 남성이 스마트 안경으로 대화를 몰래 촬영한 뒤 틱톡에 게시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후 6시간 만에 약 5만 회 조회됐으며, 케이트의 외모와 행동을 조롱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미국에서도 유사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달 가디언은 미국 유타주에 사는 두 아이의 어머니 브렉 메트라가 자신의 집 안에서 중고 의류 거래를 하던 판매자의 스마트 안경으로 무단 촬영됐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메트라와 어린 두 자녀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으며, 결제 과정에서 사용된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벤모(Venmo) 계정을 통해 그의 실명까지 공개됐다. 메트라는 필라델피아에 사는 낯선 사람이 해당 영상을 보고 자신에게 연락해 온 뒤에야 촬영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개별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이 2023~2026년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스마트 안경 촬영 영상 350개를 분석한 결과, 상대방이 촬영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찍힌 영상 중 약 60%에서는 촬영 대상자가 불편함을 드러내거나 접촉을 피하는 등 잠재적 괴롭힘으로 분류될 수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여성이 등장한 영상의 43%에서는 게시 이후 모욕적 댓글이 달리거나, 신원·위치 등 개인정보가 추가로 노출되는 2차 피해도 확인됐다.

표1. 스마트 안경 확산에 따른 주요 위험

부문주요 위험
사생활 침해촬영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려워 동의 없는 일상·사적 공간 촬영 위험 확대
온라인 2차 피해무단 촬영물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되면서 2차 피해 확산
시험 부정행위카메라·AI를 이용해 시험 문제를 푸는 부정행위 사례 증가
정보 유출컴퓨터 화면·내부 문서·회의 내용 등 민감 정보 유출 위험
관리·단속 한계일반 안경과 외형이 비슷해 촬영 장비 식별·현장 통제 난항
자료: 시드니대학교, 한국TOEIC위원회, 데프콘, 외신 종합

부정행위·정보 유출 위험도

스마트 안경은 사생활 침해 외에도 다수의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시험 부정행위가 대표적이다.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국립대만대학교(NTU)는 의대 입학시험에서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한 응시자를 적발해 시험 성적을 무효 처리했다. 이 응시자는 모자와 두꺼운 테의 안경을 착용한 채 시험지를 장시간 응시하고, 시험지를 얼굴 가까이 가져가는 행동을 반복하다 감독관의 의심을 샀다. 이후 감독관 확인 결과, 해당 제품에는 카메라로 시험 문제를 인식한 뒤 AI가 답과 계산 과정을 제공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었다. 대만 입시 당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스마트 안경을 별도의 중대 부정행위 수단으로 분류하고 관련 시험 규정을 강화했다. 한국에도 유사한 사례가 존재한다. 지난 5월 10일과 31일 치러진 토익(TOEIC) 시험에서 응시자 2명이 AI 스마트 안경을 사용한 사실이 감독관에게 적발된 것이다. 시험 주관사인 한국TOEIC위원회는 두 응시자의 성적을 무효 처리하고 4년간 응시 자격을 제한했다.

정보보안 분야에서도 스마트 안경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킹 콘퍼런스 데프콘(DEF CON)은 지난 7월 행사에 앞서 촬영 기능 탑재 스마트 안경의 행사장 반입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도 촬영 대상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진·영상 촬영은 금지 사항이었는데, 외형상 일반 안경과 구분하기 어렵고 착용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영상을 기록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의 특성을 고려해 별도의 조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정보보안 업계에서는 스마트 안경 등 웨어러블 기기가 컴퓨터 화면, 내부 문서, 회의 내용 등 민감 정보를 착용자의 시선 그대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을 새로운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안전장치 마련 나선 메타

스마트 안경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자, 관련 시장을 선도하는 메타는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기능이 안경 전면에 탑재된 캡처 LED다. 메타는 지난 7월 자사 스마트 안경 관련 설명 자료를 통해 사진을 촬영할 때는 LED가 짧게 점멸하고, 동영상을 녹화할 때는 녹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깜빡이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임의로 이 표시등을 끌 수 있는 별도 설정은 제공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은 이를 통해 스마트 안경의 촬영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2세대 스마트 안경부터는 캡처 LED가 테이프 등으로 가려질 시 카메라를 자동으로 비활성화하는 기능이 추가됐으며, 최근에는 LED의 물리적 개조·파손 시도 시에도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도록 추가 개선이 이뤄졌다.

제품 개발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메타는 지난 23일 열린 ‘메타 커넥트 2026’에서 자사 최초의 카메라 없는 스마트 안경인 ‘레이밴 메타 오디오(Ray-Ban Meta Audio)’를 공개했다. 기존 레이밴 메타 제품이 카메라로 사용자의 시야를 촬영하고 이를 AI가 인식하는 구조였다면, 신제품은 카메라를 완전히 제거하고 오픈이어 스피커, 마이크 등을 기반으로 한 AI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촬영 기능을 원하는 이용자에게는 안전장치를 강화한 기존 제품을 제공하고, 프라이버시 부담을 줄이고 싶은 이용자에게는 카메라 없는 오디오형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분화한 셈이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11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