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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1변수 회귀분석의 문제점과 정치권 패널들의 선거 분석

[선거] 1변수 회귀분석의 문제점과 정치권 패널들의 선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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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의 여당 참패를 무조건 대통령 잘못으로만 설명하는 정치권 패널들의 해석 다수
실제 사회 현상은 수 많은 변수들의 복합 작용으로 이뤄짐에도 단순히 쉬운 설명만 찾기 때문
시민 사회 역량 성장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원인을 찾아내는 분석 역량을 길러내야

지난 10일 치뤄진 제22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참패로 결론이 나오자, 정치권 패널들 대부분이 정부 실패, 혹은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돌리는 평가를 내놨다. 기업이 잘 돌아가지 않아 상장폐지,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의 절차를 밟게되면 모든 비난이 회사 대표에게만 쏠리고, 그 아래 모든 직원들은 불쌍한 피해자인 것처럼 취급되는 것과 비슷한 모습을 보는 것 같더라.

대표 한 사람이 전지전능해서 하루 24시간 안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관리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는 직원들의 심각한 무능, 도덕적 해이, 범죄 등이 원인일 수도 있고, 시장 상황이 나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대표자 한 명에게 책임을 집중시킨다. 이번 선거 결과 해석도 지나치게 한 가지 원인으로만 해석을 내놓는 것을 보면서, 학부 저학년 학생들에게 처음 회귀분석을 가르칠 때 1변수만으로 설명하는 회귀분석의 문제점을 지적하던 생각이 났다.

선거투표

1변수 회귀분석과 대통령 한 사람만을 탓하는 정치권 패널들의 총선 해석

이번 총선 결과를 놓고 정치권에서 대통령에게 반감을 많이 가진 관계자들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내놓는 것은 어느 정도 납득 가는 면이 있다. 대통령을 비난해서 자신이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정부가 의료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인 탓에 의사 집단에서는 무리한 의료 개혁이 총선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가 발주한 R&D사업들로 사업체를 연명하던 좀비기업들 대표들을 만나보면 R&D예산 축소가 총선 패배의 주 원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모두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덕분에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모두가 맞는 말일 수도 있고, 모두가 맞기는 하지만, 데이터 과학적으로 보면 아주 조금씩만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아주 조금씩만 맞는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면, 회귀분석이라는 통계학 기초 개념은 1개 변수가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기본 가정에서 출발한다. 실제로 세상에는 단 1개의 변수가 모든 것을 바꾸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매트릭스 영화 속의 시스템 관리자인 스미스처럼 자기 복제를 한 인간만으로 구성된 사회라면 1명에게 바이러스를 심어도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겠지만, 세상 사람들 모두가 조금씩 다른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고, 다른 상황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시선이 다르고, 경험이 달라지고, 해석이 다르고, 결국 판단이 달라진다.

1개의 변수가 매우 중요한 변수일 수도 있고, 혹은 여러 개의 변수들이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1개의 변수가 여러 개의 변수들을 조종했다는 점에서 1개의 변수가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경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딥러닝 등의 계산과학 계산방법론은 대표적으로 그런 숨겨진 변수들을 찾아내는 계산이기도 하다. 그런데, 단순 기초 통계보다 컴퓨터 계산 비용을 많이 쓰는 고급 계산들도 더더욱 1개의 숨겨진 변수가 아니라 수 많은 숨겨진 변수들을 고려해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숫자 0에서 9까지를 구분하는데는 모델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최소한 10개의 다른 변수가 있어야 10개 숫자를 구분할 수 있고,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모델은 숫자 0에서 9까지에 벌써 30개의 숨겨진 변수를 채택한다.

대통령이 당선되던 2022년에 약속했던 주요 공약들이 실행되지 않았고, 주요 정책들이 실패했던 것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갔을 수 있다. 그 부분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그 하나의 변수만으로 선겨 결과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세상 사람들은 숫자 0에서 9까지 이상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적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1변수 기반 설명은 가장 쉽지만 가장 틀린 설명

세계 2차 대전 이후 8년간 미국 대통령을 지낸 해리 트루먼(Harry Truman)은 '손이 하나만 있는 경제학자(One-hand economist)'가 필요하다는 농담을 자주했다. 어떤 정책을 하고 싶어서 경제자문위원들에게 질문을 하면 해당 정책으로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다며 한 손을 꺼내고, 다른 한편으로 생기는 부작용을 설명하면서 다른 손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상 모든 사건에는 명암이 있는 것처럼, 특정 사건을 해석하는 회귀분석 기반 설명도 1변수가 아니라 2개 이상의 다변수로 설명을 찾아야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다변수 회귀분석을 바탕으로 최근 인기를 얻은 머신러닝, 딥러닝 등등의 인공지능 계산법들을 배운 학생 중 하나가 1변수 기반의 설명이 얼마나 조악한 계산인지를 인지했는지, "세상 사람들은 왜 그렇게 쉬운 것만 찾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딥러닝 계산만 쓰면 무조건 인공지능이고, 인공지능만 쓰면 모든 것을 다 자동화해서 100% 맞출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이 얼마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지 공감을 표현하면서 쓴 표현이다.

당시 트루먼 대통령도, 이번 선거 결과를 해석하는 정치권 패널들도, 딱 그 학생의 지적을 들어야 할 분들이다. 1변수로 설명하면 원인과 결과가 바로 보이니 매우 쉽다. 사실 1변수 이외에 다른 변수들도 있다고 말을 이어가면 "넌 왜 이렇게 어렵게 설명하냐?", "원인과 결과, 딱딱, 하나로 정리해라고" 같은 따가운 비난을 윗사람들에게 듣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요컨대, 정확성을 높이려는 설명은 '어려운 설명'이 되어버리니 정치권 패널들도 쉬운 1변수 해석에 매몰되어 버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

다변수 해석을 이해할 수 있어야 진정한 민주 시민이 아닐까?

군중들을 어리석게 만들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정치를 중우정치라고 부른다. 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이자 사상가인 귀스타브 르봉(1841~1931)은 100년도 더 전인 1895년에 《군중심리학》이라는 책을 내놨다. 당시 서론에서 그는 “과거에는 소수의 엘리트층이 사회를 이끌었다면, 다가오는 20세기는 군중의 힘이 커지는 ‘군중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문제는 선거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찾는 사회 제도라는 점이다. 집단지성이 집단의 평균지성인만큼, 군중들의 수준이 낮아지면 그만큼 집단지성의 결과물도 수준이 떨어지게 된다.

우리 사회가 선거 해석을 1변수 회귀분석 수준으로 반복하고 있으면, 시민들의 집단지성 수준이 떨어지고, 결국은 민주시민 사회의 역량도 함께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조건 딥러닝이면 모든 것이 다 된다는 외부 인사들의 잘못된 상식을 "왜 그렇게 쉬운 것만 찾는 걸까요?"라고 묻던 그 학생에게 "그 분이 몰라서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넘어갔는데, "배우시면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덧붙이고 싶었지만 "배우려고 하시지도 않을 것 같다"는 학생의 대답을 들을 것 같아 망설였었다.

선거라는 시스템으로 대표자를 뽑는 이상, 민주주의 발전은 결국 구성원들의 역량 성장에 달려있다. "배우려고 하시지도 않을 것 같다"는 분들로 그런 역량 성장을 일궈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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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AI 가속기 '가우디 3' 출시,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하는 인텔

[해외 DS] AI 가속기 '가우디 3' 출시,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하는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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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24, 거대 언어 모델의 훈련·추론 성능 향상 위한 AI 칩 공개
엔비디아 H100 대비 훈련 속도 50%, LLM 실행 속도 30% 향상
네이버와 AI 반도체 연구소 공동 설립, 엔비디아 독점 견제
가우디 3 출시로 인텔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극복 기대
Intel Gaudi 3 Front 20240412
사진=인텔

미국 종합반도체기업 인텔은 9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인텔 비전 2024'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훈련 및 실행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된 최신 AI 칩 '가우디 3'을 발표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주력 GPU인 H100을 콕 찍어 비교했다. 인텔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가우디 3은 H100에 비해 훈련 속도가 50%, LLM 처리 속도가 30% 더 빠르다고 한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혁신은 실리콘을 통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모든 기업이 빠르게 AI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라며, "인텔은 PC에서 데이터 센터, 엣지에 이르기까지 기업 전반의 모든 곳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인텔의 최신 가우디, 제온(Xeon)과 코어 Ultra 플랫폼은 고객과 파트너의 변화하는 요구를 충족하고 앞으로의 엄청난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화된 응집력 있는 유연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 니즈 맞춘 매력적인 대안", 뛰어난 성능·확장성·비용 효율성 앞세워

가우디 3은 향상된 메모리와 네트워킹 대역폭을 자랑하며 이전 가우디 2에 비해 4배 더 많은 AI 컴퓨팅을 제공한다. 아울러 이 칩에는 수만 개의 가속기가 내장되어 있으며 이더넷을 통해 상호 연결도 가능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인텔은 가우디 3 칩의 비용 효율성이 실험이나 기존 AI 배포를 확장하는 기업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인텔 부사장 겸 데이터센터·AI 그룹 총괄 매니저인 저스틴 호타드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AI 시장의 환경 속에서 기존의 제품들과 고객의 니즈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고객과 시장의 피드백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기업들은 가용성, 확장성, 성능, 비용, 에너지 효율성 등을 고려하는데, 인텔 가우디 3은 가격 대비 성능, 시스템 확장성, 짧은 가치 실현 시간의 이점을 제공해 매력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Intel Gaudi 3 Overview 20240412
사진=인텔

네이버·인텔 AI 동맹, AI 반도체 연구소 설립으로 엔비디아 독점에 맞서

네이버가 바로 가우디 3칩의 얼리 어답터 중 하나다. 비전 2024에서 네이버는 가우디 하드웨어를 사용하여 글로벌 AI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LLM을 개발하기 위해 인텔과 협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협력의 배경은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다. 인텔은 AI 학습·추론 병렬 처리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CUDA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하고,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GPU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비용 리스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인텔은 네이버를 이용해 가우디 기반의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대를, 네이버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AI 칩 확보와 하이퍼클라우드 AI 업데이트, 그리고 클라우드 운영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특히 인텔 칩의 '전력 대비 성능'을 높이 샀다고 전했다.

네이버와 인텔의 협력은 AI 칩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그만큼 불확실성도 존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네이버는 자사의 AI 모델에 인텔 칩을 한 번도 활용한 경험이 없는 데다, 인텔의 AI 칩은 엔비디아 칩 대비 경쟁력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독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텔, 가우디 3 출시로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극복 기대

한편 지난해 인텔 파운드리 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낸 것에 이어 올해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규모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가우디 3으로 인한 '파운드리 사업 적자 상쇄' 기대가 피어오르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23.5% 하락하고 올해 들어 지속 하락세를 보여, 인텔의 가우디 3의 성공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가우디 3과 함께 인텔은 새로운 제온 프로세서도 살짝 선보였다. 생성형 AI 워크로드를 구동하도록 설계된 제온 6s는 클라우드·엣지 워크로드를 위한 데이터 센터에서 실행할 수 있다.

올해 말 출시될 두 가지 제온 6 제품군인 시에라 포레스트(Sierra Forest)와 그래닛 래피즈(Granite Rapids)는 올해 초에 출시되었던 5세대 버전을 대체할 예정이다. 시장 반전에 만전을 기한 모습이다.

또한 인텔은 기업이 생성형 AI 소프트웨어 배포를 용이하게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 제품군인 타이버(Tiber)도 공개했다. 타이버는 기업 고객이 클라우드 또는 엣지에서 AI 서비스를 안전하게 배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컴파일하는 기능이 있으며, 향후 몇 달 내에 출시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인텔은 새로운 칩을 올해 말 일반 출시에 앞서 하반기에 델 테크놀로지스, HPE, 레노버를 비롯한 하드웨어 제조업체에 먼저 제공하려고 한다. 그리고 Wi-Fi 카드나 SSD와 같은 다른 고속 입출력 구성 요소를 연결할 수 있는 가우디 3용 PCIe 애드인 카드 출시도 올해 3분기에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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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력' 한계 봉착? 3년째 적자폭 확대한 직방, 요원한 IPO에 투자 가능성도↓

'글로벌 경쟁력' 한계 봉착? 3년째 적자폭 확대한 직방, 요원한 IPO에 투자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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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더하는 직방, 직원 감축도 거듭 진행
외연 확장도 한계, '중국 전초 기지화'한다던 홈 IoT도 "글쎄"
"내수시장 확장성 낮아, 글로벌 경쟁력부터 키워야"
zigbang_TE_20240412

국내 최대 프롭테크 기업으로 꼽히는 직방이 영업손실을 매년 더하고 있다. 자금이 들어오긴커녕 빠져나고만 있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2022년 2조5,000억원까지 치솟았던 직방의 기업가치가 4,000억원 아래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직방은 업황 부진의 이유로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를 꼽는다.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지만, 시장 일각에선 결국 국내 스타트업 특유의 글로벌 경쟁력 부족이 한계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적자 이어가는 직방, 외연 확장도 '한계'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직 공시되지 않은 직방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200억원으로 전년(883억원) 대비 35.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2022년 37억원에서 380억원으로 외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8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후 3년째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2월께엔 모든 부서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각 팀당 10~20% 인원 감축을 단행한 데 이어 또 한번 감축에 나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극적이었던 외연 확장 역시 한계에 봉착했다. 직방은 지난 2022년 삼성SDS 홈 IoT(사물인터넷) 부문 인수를 비롯해 ▲큐픽스 ▲호갱노노 ▲온택트플러스 ▲소마 ▲로프트피엠씨 ▲디스코 ▲슈가힐 등 다양한 회사를 설립·인수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자생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기업이 이들에 제공한 대여금만 쌓이고 있다. 직방이 지난해까지 3년간 이들에게 제공한 대여금은 총 766억원이다.

직방은 삼성SDS 홈 IoT 사업부를 통해 현금을 창출할 수 있으리란 입장이다. 삼성SDS가 중국 사업을 위해 만들어뒀던 중국 법인을 전초 기지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직방의 생각이다. 그러나 직방이 중국 스마트홈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스마트홈 시장은 자국 기업인 샤오미가 꽉 잡고 있는 판국이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룬토에 따르면 샤오미의 중국 스마트홈 시장 점유율은 19.2%다. 스마트도어록 온라인 시장에서도 샤오미는 23.6%로 1위를 차지했고, 2위와 3위도 중국 로컬기업인 카이디스와 더스만의 몫이다. 선두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직방의 '전초 기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거듭 나온다.

추가 투자 절실하지만, "IPO 전엔 힘들 듯"

결국 현시점의 직방에 가장 필요한 건 시간이다. 추가 투자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기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란 의미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실만 이어지는 직방이 투자를 받으려면 IPO(기업공개)가 필수적인데, 막상 직방은 IPO 추진의 구체적인 일정도 잡지 못하는 형국인 탓이다.

실제 직방은 IPO 추진에 있어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주관사 선정 작업도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통상 IPO 진행은 주관사 선정 이후 약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직방에 높은 몸값을 지불한 VC 등 기관들도 IPO 추진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직방의 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에 달하던 당시 자금을 투입한 기관 입장에선 가치가 하락한 지금 IPO를 진행하면 40~50% 이상의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IPO를 위해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가 곳곳에 산적한 직방이 당장 투자금을 받아볼 수 있는 개연성은 어디에도 없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현금성 자산이 대폭 줄었단 점도 악재다. 부동산 침체기를 버텨낼 만한 '실탄'이 부족하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직방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직방이 지닌 현금성 자산은 2023년 기준 총 500억원가량이다. 2022년 현금성 자산이 874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1년 새 약 370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 홈 IoT 사업부를 무리하게 인수한 영향으로 현금 보유량이 2년 사이 거의 3분의 1로 토막이 났다"며 "거듭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직방이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직방의 런웨이(스타트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자금으로 자생할 수 있는 수명)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익성 개선 없이 현금 유출만 지속되면 기업 몰락은 예정된 수순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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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가 원인? "글로벌 경쟁력부터 늘려야"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는 원인으로 직방 측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를 꼽았다. 실제 전국주택거래량은 2020년 말 128만 건에서 지난해 56만 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매물 정보를 플랫폼에 올려 광고수익을 받는 직방의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인해 부동산 관련 플랫폼의 경영 실적이 악화하는 추세"라며 "서울 아파트 거래가 꿈틀하는 와중 지방 상당수 지역의 거래는 여전히 쪼그라들고 있다. 당분간은 하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직방도 한국 스타트업계 특유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 혹한기를 버텨내는 것조차 못하는 건 결국 저조한 경쟁력을 그대로 드러낸 셈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직방은 삼성SDS 홈 IoT의 중국 법인을 전략 기지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으나 막상 중국 시장 진출은 요원하기만 했다.

지난 2022년 5월엔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한 가상오피스 플랫폼 '소마'의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하고 미국법인도 설립했지만, 이마저도 아직 서비스 수익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시장 인지도가 떨어져 무료 제공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좁은 내수시장에 매몰된 한국 스타트업은 근본적인 확장을 이루는 데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쿠팡이 흑자전환하는 데 약 10년의 시간이 걸린 것처럼 말이다. 쿠팡보다 내수 확장성이 낮은 직방 입장에선 글로벌 경쟁력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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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중국' 애플, 인도에 차기 생산거점 구축

'脫중국' 애플, 인도에 차기 생산거점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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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미·중갈등 등 악재에 '탈중국, 공급망 다각화' 추진
블룸버그 "아이폰 14% 인도 생산, 중국과의 격차 줄이고 있어"
애플뿐 아니라 삼성전자, 현대차, 테슬라 등도 인도 생산 확대
중국_20240412

애플이 탈중국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인도에서의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폭스콘 등 애플의 주요 OEM 기업들도 인도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면서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인도는 젊고 저렴한 노동력과 세계적 수준의 IT 인재, 14억 인구의 거대한 소비시장을 보유한 매력적인 곳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에 이어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인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 내 애플 제조설비 14곳, 2025년 아이폰의 25% 생산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1년간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 비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14%를 기록했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140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 애플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중심의 생산 기반을 다변화하기 위해 2017년부터 다른 국가로 생산 공장 이전을 추진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중국의 봉쇄 정책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탈중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대안으로 차기 생산거점이 될 곳으로는 인도가 꼽히고 있다. 그동안 인도에서는 구형 아이폰만 생산해 왔지만 지난 2022년 9월 출시한 새 모델 '아이폰14'의 경우 중국과 함께 인도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2022년 1년간 인도에서 약 650만 대의 아이폰을 출하했다. 이는 중국의 생산량 5,000만 대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최근 인도에서 생산을 늘리면서 중국과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폭스콘, 페가트론, 위스트론 등 중국에 생산거점을 뒀던 애플의 주요 OEM 기업들도 인도에 공장을 건설하면서 애플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인도에서 아이폰의 67%를 조립했다. 페가트론은 지난해부터 아이폰15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다. JP모건 등에 따르면 인도 내 애플의 제조 설비 수는 지난 2021년 11곳에서 2022년 14곳으로 늘어났으며 오는 2025년 세계 아이폰의 25%를 인도에서 조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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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14억 소비시장, 경제력 높아져 프리미엄폰 수요 증가 기대

생산거점뿐만 아니라 소비거점으로도 인도는 애플의 유망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지난해 4월 애플은 인도 최대 도시인 뭄바이와 수도 뉴델리에 각각 오프라인 매장을 개장했다. 당시 팀 쿡 애플 CEO가 인도 내 첫 오프라인 매장 개장식에 참석할 정도로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3년 기준 인도 인구는 14억2,800만 명으로 중국 인구 14억2,500만 명을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국과 달리 경제도 급성장하고 있어 국민들의 구매력과 경제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향후 고가의 프리미엄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인도 내 400달러(약 50만원) 이상 스마트폰 출하 비중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4%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며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중국 정부의 '외국 스마트폰 사용 제한 조치'와 미·중 갈등 여파로 '애국 소비'가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336만2,100대에 그치며 348만900대를 판 샤오미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앞서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만 최신 아이폰을 최대 500위안 할인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내놓기도 했지만 판매량 증가 효과는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 현지 프리미엄폰 생산 늘려 '인도 시장 1위' 수성

인도에 생산거점을 구축·운영하는 기업은 애플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테슬라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뉴델리 도심에서 약 22㎞ 떨어진 노이다 공장에 갤럭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노이다 공장의 생산량은 연 1억2,000만 대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물량의 30% 이상을 인도에서 소화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채널을 확대하고 프리미엄폰의 현지 생산을 늘려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도 이미 전기자동차(EV) 현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인도 현지 EV 생산시설과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지난해부터 10년간 2,000억 루피(약 3조2,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8년까지 6개의 EV 모델을 투입하고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해 충전소를 대거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도 2025년부터 소형 EV를 생산하고 목적기반차(PBV)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인도 대규모 투자에 이어 배터리 공급망까지 확보한 가운데 테슬라도 인도 현지에 전기차 공장 설립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올해 3월 인도 정부는 전기차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조건으로 3년간 해외 자동차기업에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를 위한 정책으로 해석된다. 테슬라의 인도 생산공장은 20억~30억 달러 규모로 소형 저가 모델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향후 인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유럽 동남부 지역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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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출구조사 오차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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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오차 탓에 누군가는 웃다고 울고, 또 누군가는 울다가 웃게됐다
데이터 과학은 오차가 허락되는 학문이지만, 그렇다고 오차의 원인마저 무시하는 학문은 아냐
이번 오차의 원인은 지역, 연령, 성별 기반의 과거 모델이 후보별 특성을 고려 못했기 때문
패널 데이터 형태로 기본 데이터 구조를 바꾸 재접근하는 것도 도전해볼만한 방법

지난 22대 총선 투표가 종료되기 약 30분 전 무렵, 서울 동작을 지역구 나경원 후보 사무실 앞에 있던 방송3사 차량들이 허겁지겁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구조사에서 앞선 것으로 나온 같은 지역구 류삼영 후보 사무실로 급하게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출구조사가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보다 1시간 전에 마감됐고, 실제 방송사들이 공표한 6시 정각보다 조금 일찍 결과를 알았던 탓에 현장 기자들이 발빠른 대응을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나 후보가 그간 여론조사에서 앞서왔던데다 이번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경우 5선 중진 의원이 되고, 인기 정치인이라 방송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탓에 주요 방송사들이 모였던 것으로 보인다. 모 종편 방송사 차량 1대만 남기고 오후 6시가 되기도 전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방송사 차량들이 출구조사를 뒤집고 나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자 다시 새벽 무렵에 슬그머니 나 후보 사무실 근처로 돌아왔다는 웃지못할 해프닝을 들으면서, 출구조사 기반 예측 작업에 사소한 오차들이 거듭된 탓에 현장 기자들을 헛수고 시켰다는 생각도 들었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선거투표

모델 오차가 낳은 해프닝에 누군가의 가슴은 미어졌다

방송사 기자들이 재빨리 짐을 싸서 나가는 걸 보던 나 후보 지역구 사무실의 관계자들은 어떤 감정이었을까? 오후 6시 출구조사 방송을 보기 전에 이미 기자들의 행동만 보고도 유·불리를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고, 선거 캠프 전체에 낙선의 그림자가 드리웠을 것이다. 그러다 새벽 늦게 염치없이 다시 찾아온 기자들을 보면서는 또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염치 불구하고 다시 나 후보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갔던 기자들도 부끄러웠을 것이고, 그들을 맞이하는 캠프 관계자들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런 불편함을 만들어 낸 것은 출구조사와 사전투표를 합산하는 모델을 만들었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다. 심지어 'AI예측'이라고 호기롭게 자랑했던 그 모델은 254개 지역구 중 사실상 당선자가 이미 결정된 지역구를 제외한 약 100개 지역구 중 무려 10개의 지역구에서 당선자 예측에 실패했다.

예측 실패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경기 남부 일대에서도 위의 나 후보 지역구 사무실과 비슷한 사례들이 연이어 알려졌다. 데이터 보정 설정을 잘못한 탓에 10일 밤부터 11일 오전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이 미어졌다가 다시 환희에 사로잡히기도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반대로 환호성을 지르다가 더 큰 낙차감에 빠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지역구가 '불과 10곳에 지나지 않는다'고 자화자찬할 수도 있겠지만, 그 모델의 ±오차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

오차가 허락되는 학문과 허락되지 않는 학문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알파고 이후 한국에서도 'AI열풍'이 불면서 정부에서 발주하는 수 많은 프로젝트들에도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프로젝트의 요건들을 보면 대부분 ▲반드시 딥러닝을 써야 함, ▲반드시 99.9%이상의 정확도를 보여야 함, 같은 황당한 요건들이 많았다. 주어진 데이터와 목표에 따라 써야하는 모델도 달라지고, 정확도 최대치도 달라질 수밖에 없고, 사회과학 데이터들 기반의 모델들은 설명력(R-squared)이 70%를 넘으면 뭔가 설정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 논란이 될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을 쓰면 99.9%로 올릴 수 있는 것 아닌가요?"와 같은 터무니 없는 답변을 듣고 혀를 차는 일이 빈번했다.

그렇게 오차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는 황당한 사고방식이 몇 년간 전문가들에게 맹비난을 받으면서 지금은 대부분 정부 프로젝트 요건에서 사라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AI예측'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엄청난 알고리즘을 통해 완벽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들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해진 문법이 있기 때문에 가장 오류가 적어야 할 '텍스트(Text)'기반 데이터로 만든 챗GPT류의 대형언어모델(LLM)들조차도 '환각(Hallucination)' 문제를 피하기 쉽지 않다. 제한된 데이터 그룹과 제한된 목적을 가정한다면 환각 사건이 생길 만한 모델 오차들을 강제 수정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텐데, 단순히 데이터를 하나 지우고 고쳐쓰는 수준이 아니라 모델 구성 방식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위의 출구조사 기반 당선자 예측 모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전 IT업계 개발자들이 단순히 코딩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인공지능 전문가'라고 포장하던 시절처럼 무작정 '딥러닝'을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미 시장에서 퇴출됐겠지만, 출구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권자 지형에 대한 모델을 만들 때는 역시 모델 구성 방식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 통계학 기반의 데이터 사이언스가 오차가 허락되는 학문이라고 해서 주어진 모델을 무지성으로 그대로 갖다 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지역, 성별, 연령에만 의존한 모델의 한계

데이터 사이언스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패널 데이터(Panel data, 수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10개 내외의 짧은 시간 구간 동안 살핀 데이터)'를 가르치며 선거를 예시로 들면, 지역구 여럿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와 개별 지역구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구분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을 하게 된다. 패널 데이터 분석에서는 '고정 효과(Fixed effect)'와 '무작위 효과(Random effect)'라고 부른다. 선거 후 경제 정책 실패가 주 원인이라고 해석하는 분들의 주장은 고정 효과에 해당할 것이고, 지역구 별로 후보들의 전략이 달랐던 부분을 지적하는 분들의 주장은 무작위 효과에 해당한다.

그간 국내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이 썼던 출구조사 기반 선거 예측 모델들은 지역, 성별, 연령에만 의존해왔다. 이번 선거도 출구조사 오차가 컸던 곳들을 보면 기존 3개 변수 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후보별 특성들이 눈에 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차피 선거 기간, 여론조사가 집중되는 기간은 길지 않다. 길어봐야 4개월, 짧으면 3-4주 남짓에 불과하다. 정부 심판, 막말 논란 등등, 항상 선거에 등장하는 공통 네거티브들이 전국 단위로 영향을 미치는 효과와 각 지역구 별로 후보들 개인의 매력으로 얻어내는 표심이 미치는 효과도 역시 최대 4개월의 여론조사만으로 충분히 추론이 가능하다.

당장 패널 데이터 형태로 데이터 모양을 수정하는 것으로 완벽한 모델을 만들어내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총선에서 실패를 거울 삼아 다음 선거에는 좀 더 정확한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고민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예전에 한 직장인이 상담하고 싶다며 찾아와 "나이가 많이 차서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데이터 과학 석사 학위를 따서 AI 전문가가 되면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냐? 아니면 박사과정까지 해야되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그리고 이번 선거의 출구조사 오차를 보면서도 내 대답은 같다. "주제가 AI건 아니건, 전문가란 배우고 연구한 전문성을 모두 담아낸 결과물로 평가받는 자리, 틀렸을 때 책임을 지는 자리지, 고액 연봉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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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 영광은 어디 갔나" 광고 줄여서 실적 개선하는 명품 플랫폼들

"코로나 때 영광은 어디 갔나" 광고 줄여서 실적 개선하는 명품 플랫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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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마케팅 비용 절감 나선 명품 플랫폼들
'팬데믹 특수' 꺾였다, 남은 건 생존 경쟁뿐
대형 이커머스 내에 입점하며 판로 개척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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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스트잇

국내 3대 명품 플랫폼 업체(트렌비, 발란, 머스트잇)가 지난해 줄줄이 적자폭을 줄이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TV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명품 플랫폼이 좀처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후 성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광고비 절감이 실적 개선세 견인

11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트렌비(trenbe), 발란(BALAAN), 머스트잇(mustit)의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우선 트렌비는 지난해 전년 대비 영업손실이 207억원에서 32억원으로 줄었다. 트렌비 매출총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고 명품 사업이 성장하면서 이익률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직접적인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29% 대비 45%로 증가했다. 광고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용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2년도 122억원에 달했던 가량의 마케팅 비용 지출은 지난해에는 75% 감소한 29억원에 그쳤다. 인건비는 같은 기간 125억원에서 63억원까지 감소했다.

발란의 경우 광고 플랫폼 수익과 경영 효율화로 적자폭이 70% 이상 개선됐다. 발란의 영업적자는 2022년 373억원에서 지난해 99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발란은 올해 안으로 연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상태다. 글로벌 앱 사업 론칭, 해외 플랫폼 제휴 등 다양한 사업 성장 모멘텀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머스트잇은 5억6,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3사 중 유일하게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머스트잇은 창사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 왔으나, 시장 내 출혈 경쟁으로 과도한 광고 선전비를 지출하며 2021년 102억원, 2022년 1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에 머스트잇은 지난해 광고비를 37억원까지 줄이며 내실 강화에 나섰다. 이는 2022년(157억원) 대비 77% 감소한 수준이다.

'반짝 인기' 이후 내리막길 걸어

이들 명품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매서운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지는 자가격리·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해외여행이 제한되자, 면세점과 해외 직접 구매 수요가 온라인으로 몰린 영향이다. 일례로 2018년 947억원에 그쳤던 머스트잇의 상품거래액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엔 2,514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현재의 '명품 플랫폼 3사' 구도가 형성됐다.

이들 플랫폼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지난 2021년, 3사가 나란히 공격적인 TV 광고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방영하자,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앞세운 광고를 냈다. 트렌비 역시 배우 김희애를 모델로 쓴 광고로 맞불을 놨다. 해당 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광고비로 트렌비는 300억원, 발란과 머스트잇은 각각 191억원과 134억원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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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발란

과도한 광고비 지출은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 2020년에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머스트잇은 2021년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발란은 64억원에서 186억원, 트렌비는 102억원에 330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이후 업계에서는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의문이 제기됐다. 무신사 등 대형 이커머스들이 관련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만큼, 차후 이들 플랫폼이 경쟁력을 잃고 시장 외곽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시각이었다.

이커머스 업체 한구석에 입점하기까지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곧 현실이 됐다. 궁지에 몰린 명품 플랫폼들은 공격적인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트렌비가 이커머스 업체 11번가의 명품 서비스(우아럭스) 코너에 판매자로 입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시장 내 출혈 경쟁이 한계를 맞이하며 이용자 성장세가 지지부진해지자, 이커머스 업체 내에 자리를 잡으며 새로운 판로를 구축한 것이다.

머스트잇 역시 지난해 5월부터 CJ온스타일의 모바일 앱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CJ온스타일 앱 안에 ‘머스트잇 전문관’을 열고, 머스트잇이 보유한 상품 중 CJ온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골라 앱에 노출하는 방식이다. '3대 플랫폼'에 포함되지 않는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의 경우,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 업체인 △SSG닷컴 △G마켓과 △옥션 등에서 명품을 판매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명품 온라인 플랫폼의 '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경기 침체로 명품 소비 전반이 위축된 만큼,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온오프라인 명품 시장을 아우르는 '중고 명품' 열풍을 고려, 이들 플랫폼이 적절히 사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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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기록하며 왕좌 앉은 CJ올리브영, 상장 포기하고 승계에 집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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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중소 브랜드와 투자금 업고 업계 정상 섰다
2022년 IPO 잠정 중단 이후 '승계'에 초점 맞춰
지분 재매입·배당 축소 등 승계 위한 움직임 다수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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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K뷰티 시장 내에서 '승기'를 잡았다. 중소·신진 뷰티 브랜드 상품을 앞세워 오프라인 H&B(헬스앤뷰티) 시장을 석권,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2021년 투자 유치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올리브영은 최근 막대한 기업가치를 활용해 경영 승계를 위한 사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초고속 성장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2조7,809억원) 대비 39.1% 증가한 3조8,68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2,714억원) 대비 69.7% 증가한 4,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등 전통적인 시장 강자들의 실적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기준 매출은 3조6,739억원, 영업이익은 1,081억원에 그쳤다. 

올리브영의 성장 비결로는 적극적으로 국내 중소 브랜드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전략이 꼽힌다. 올리브영은 고객이 다양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개인의 취향에 최적화한 브랜드를 추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 현재 올리브영에 입점한 제품 2만여 개 중 중소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수준이다.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1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달성한 브랜드 중 국내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1%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올리브영이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이룩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지난 2020년 올리브영은 오너가 보유한 구주 약 2,700억원, 신주 1,360억원을 합해 총 4,0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올리브영 2대 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당시 22.56%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올리브영은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 확대, 배송 서비스 고도화 등을 단행, 소비자 수요를 끌어모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IPO 대신 합병? 올리브영의 미래는

이런 가운데 업계의 이목은 올리브영 및 CJ그룹의 눈앞에 놓인 '선택지'에 쏠리고 있다. 애초 올리브영은 지난 2022년 시장 침체를 근거로 IPO(기업공개)를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이후 시장에서는 탄탄한 실적을 갖춘 올리브영의 IPO는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시장의 기대를 넘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는 점이다. CJ 측이 여유롭게 상장 외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애초 CJ그룹은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키워 이재현 회장 자녀들의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올리브영과 CJ㈜를 합병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최근까지 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CJ㈜(지분율 51.3%), 2대 주주는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글랜우드PE, 22.6%)였다. 그룹 후계자인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경영리더는 11%, 장녀 이경후 CJ ENM브랜드전략실장 경영리더는 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영-지분율-글랜우드PE-지분-매각-이전

지난해 말 기준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경영리더의 CJ㈜ 지분율은 각각 3.20%, 1.47%에 그친다. CJ올리브영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CJ㈜와 합병할 경우,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의 합병 지주사 법인 지배력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는 의미다. 이때 변수는 FI(재무적 투자자)인 글랜우드PE의 존재다. 현재 지분 구조를 유지하며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FI가 지주사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CJ그룹 입장에서 지주사에 막대한 지분을 가진 FI가 남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처사일 수밖에 없다.

승계 최적화 위해 움직이는 CJ

이에 CJ 측은 본격적인 지분 구조 개편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올리브영은 이사회에서 글랜우드PE가 보유한 지분 중 절반을 재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2021년 글랜우드PE의 올리브영 지분 매입은 프리IPO(기업공개 전 투자유치) 방식이었다. 그러나 올리브영은 지난 2022년 상장을 잠정 중단한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글랜우드PE는 사실상 IPO를 통한 차익 실현을 포기한 채 지분 전량 재매각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CJ 측이 글랜우드PE의 지분을 매입한 이후 올리브영이 재차 자사주 형태로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CJ올리브영이 해당 지분을 매입 후 소각하게 되면 이선호 경영리더 지분은 14.2%, 이경후 경영리더 지분은 5.4%가량으로 상승하게 된다. 합병에 한층 적합한 환경이 형성되는 셈이다. 지분 재매입 금액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올리브영이 2021년 지분 매각(당시 기업가치 1조8,000억원)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기업가치 역시 눈에 띄게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리브영의 배당 축소 기조 역시 승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전년보다 적은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처럼 기업이 배당을 줄이면 미처분 이익 잉여금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순자산 가치가 증가하게 된다. 오너 3세의 지분이 올리브영의 배당 축소가 승계의 '포석'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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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 강화한 ‘M4 칩’으로 맥 라인업 전면 교체한다" 주가 4.3%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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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 탑재 맥 라인업, 3종류 출시 "모든 맥 제품에 적용"
6월 개최되는 '연례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될 전망
AI 부재로 올해 10% 이상 빠진 주가, 이날 4.3%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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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칩 탑재 맥북 프로/사진=애플

애플이 인공지능(AI) 승부수를 띄웠다. 아이폰에 이어 PC와 노트북 ‘맥’에도 AI 칩과 기능을 탑재한다.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이 제품 라인업 개편으로 건재함을 증명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애플, AI기능 가미한 M4칩 생산 임박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간) 애플이 차세대 M4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맥 라인업의 전면 개편에 돌입할 것이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앞서 출시된 M3는 기능적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던 만큼, AI에 집중한 M4를 통해 맥 라인업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애플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I 성능을 강화한 이번 반도체는 보급형에 장착할 도넌(Donan), 브라바(Brava)와 최고사양 하이드라(Hidra)로 나뉘어 생산에 들어간다. M4가 들어간 맥 라인업은 크게 세 가지가 될 전망이다. 기본형 14인치 맥북 프로와 고급형 14인치 및 16인치 맥북 프로, 맥 미니를 우선 출시하고 이후 13인치와 15인치 맥북 에어, 맥스튜디오(데스크톱) 등을 순차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통신은 맥 라인업 개편은 AI 기능을 모든 제품에 탑재하려는 애플의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AI 기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칩은 AI 기능이 기기 자체에서 실행되도록 지원하게 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낮은 판매량에 절치부심한 애플, M4 개발로 AI 기능 강화 노린다

애플이 서둘러 맥 라인업의 전면 개편에 나선 것은 최근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맥 판매량은 2022 회계연도(10월∼9월)에 정점을 찍은 이후 2023 회계연도에는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지난해 10월에는 M3 칩을 탑재하며 새로운 맥 제품을 출시했지만, M3의 성능이 이전 칩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판매량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이후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했지만 그간 애플은 유독 '한방'을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등에 비해 AI 기능이 뒤처져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 주가가 10% 이상 빠진 상태다. 최근 10년간 공들여 온 애플카를 포기하고 AR(증강현실) 전략에 집중하는 큰 그림은 공개했으나 AI에 있어서는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AI 아웃소싱 이야기도 있다. 당장 구글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담는 것을 고려하는 한편, 오픈AI와도 접촉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들도 나왔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애플이 곧 출시할 아이폰 운영체제 iOS 18에 자체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능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미지를 만들고 글을 작성하는 기능을 포함하는 생성형 AI 기능을 강화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애플이 중국 바이두에 매달리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애플은 최근 바이두와 접촉해 바이두의 AI 어니봇을 중국향 아이폰에 탑재하는 것을 논의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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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칩 탑재 맥북 프로/사진=애플

애플 AI칩 적용 소식에 주가 상승

다만 애플은 그간 AI 전략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0년(2010~2023년 9월) 동안 애플은 올해 동영상 AI 스타트업 ‘웨이브원(WaveOne)’을 포함, 총 32개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거의 2배나 차이가 나는 수치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콜롬비아 대학교 연구원들과 함께 오픈소스 형태인 멀티모달 LLM ‘페럿(Ferret)’도 공개했다. 아울러 생성형 AI 관련 논문 ‘휴먼 가우시안 스플랫(HUGS: Human Gaussian Splats)’과 ‘LLM in a flash: 제한된 메모리로 효율적인 LLM 추론’을 공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애플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아이폰에도 AI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JP모건은 곧 탑재될 AI 기능으로 2026년에는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오는 6월 10일부터 일주일간 온라인을 통해 세계 개발자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아이폰의 차기 운영체제와 인공지능 프로세서, 비전 프로와 맥OS 개발 방향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M4 출시 소식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4.3% 상승한 175.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이번 M4 라인업 공개에 앞서 "시장은 애플 제품과 서비스 마진의 잠재력을 또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향후 제품 매출보다 서비스 비중을 늘리면 전체 마진은 60%까지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제시한 애플의 목표주가는 현재보다 28%가량 상승 여력을 둔 주당 225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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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美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 발의, 혁신과 책임의 조화 강조

[해외 DS] 美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 발의, 혁신과 책임의 조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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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생성형 AI 모델 학습 데이터 공개 의무화 법안 발의
기업 불이행 시 5천 달러 벌금
저작권 침해 논란 속출하는 가운데 반색하는 미디어 업계
Bill Mandate Disclose Copyrighted Works 20240411
사진=Pexels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이 모델 학습에 사용한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공개해야 한다는 법안이 미국 하원에서 발의됐다.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은 오픈AI와 같은 AI 개발사가 새로운 시스템을 출시하기 전, 어떤 저작물을 학습과 미세 조정에 사용했는지에 대한 고지를 저작권 등록소에 제출하도록 강제할 예정이다.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 법안의 의미, AI 혁신과 크리에이터 권리의 균형 개선

미국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Adam Schiff)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기업이 생성형 AI 모델 출시 후 30일 이내에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모든 훈련 데이터 세트의 URL을 포함하여 사용된 저작물에 대한 "충분히 상세한 요약"이 포함된 고지문을 제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또한 해당 법안의 요건은 이전에 출시된 생성형 AI 시스템에도 소급 적용되므로 챗GPT 및 클로드(Claude)와 같은 모델이 면밀한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애덤 시프 의원은 '창의성 존중'과 '기술 발전'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우리는 AI의 엄청난 잠재력과 윤리적 지침·보호의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그는 성명에서 밝혔다.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추적인 단계다. 이 법은 혁신을 지지하는 동시에 크리에이터의 권리와 기여를 보호하고, 자신의 작업이 AI 학습 데이터세트에 기여할 때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인간을 위한 기술", 미디어 업계의 전폭적인 지지 확보

이 법안이 법으로 제정될 경우 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은 최소 5,000달러의 민사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저작권 등록소는 벌금을 부과할 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기업에서 제출한 고지문 열람을 허락하고, 저작권 소유자가 자신의 저작물이 학습 데이터세트에 사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시프 의원의 법안은 이미 미국 레코딩 산업 협회,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미국 작가 조합 등 미디어 업계 단체와 노동조합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SAG-AFTRA의 전국 전무이사이자 수석 협상가인 던컨 크랩트리 아일랜드(Duncan Crabtree-Ireland)는 "AI가 생성하는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창의성에서 비롯됐다. 그러므로 인간의 창의적인 콘텐츠, 즉 지적 재산은 보호되어야 한다"라며, "이 법안은 기술이 인간을 위한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장하는 중요한 조치이므로 SAG-AFTRA는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생성형 AI 저작권 침해 논란 속출, 주요 AI 개발사 모두 소송당해

지난 한 해 동안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허가 없이 시스템 훈련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여러 건의 소송에 직면했다. 최근에는 뉴욕타임스가 뉴스 무단 학습을 문제 삼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책 저자, 음악 출판사, 예술가들이 저작권 침해 혐의로 AI 개발사들을 고소했으며, 소송을 당한 기업 중에는 엔비디아, 엔트로픽, 스태빌리티 AI도 포함되어 있다.

LLM의 오류·환각 포착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AI 스타트업 패트로너스(Patronus)의 연구에 따르면 주요 4개 AI 모델 중 오픈AI의 GPT-4의 저작권 침해율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GPT-4가 평균 44%, 믹스트랄과 라마 2가 각각 22%와 10%로 뒤를 이었고, 클로드 2는 8%만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생성했다. 레베카 첸 패트로너스 CTO는 "오픈 소스든 비공개 소스든 평가 대상이 된 모든 AI 모델에서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발견했다"며 "놀라운 점은 기업과 개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GPT-4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 발견됐다"고 꼬집었다.

기술 기업, 저작권 문제 해결하기 위한 데이터 파트너십 구축 나서

물론 저작권이 있는 자료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모델 개발업체들은 미디어 회사나 소셜 미디어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방대한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사용하려고 노력해 왔다.

예를 들어, 오픈AI는 독일의 미디어 그룹 악셀 슈프링거(Axel Springer)와 AP 통신의 콘텐츠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글은 최근 레딧(Reddit)과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선 책임감 있는 AI 사용이 거부할 수 없는 전세계적인 움직임으로 자리 잡았지만, 방대한 양의 학습 데이터를 검증하는 과정의 어려움과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의 한계 등을 지적하며 AI 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픈AI도 지난 1월에 저작권이 있는 자료에 대한 접근 없이는 최첨단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늘어나고 있다. AI 기술 발전과 창작자 권리 보호는 상호 보완적 관계이며, 양쪽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을 계기로 이러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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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인텔 등 빅테크서 'AI 투자' 열풍, 경쟁 심화에 자본 지출도 늘렸지만 "수익성 모델 부재는 치명적"

구글·인텔 등 빅테크서 'AI 투자' 열풍, 경쟁 심화에 자본 지출도 늘렸지만 "수익성 모델 부재는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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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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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아오른 AI 경쟁, 빅테크 자본 지출도 덩달아↑
구조적으로 불가피한 '환각' 현상, AI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장애 될 듯
수익성 외면에 일각선 '쇼맨십' 비판도, "투자 당위성 상당히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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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구글은 인텔 의존도를 줄이고 데이터센터 작업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자체 개발 중앙처리장치(CPU)와 AI 반도체를 선보였다. 오픈AI에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AI 모델도 공개했다. 인텔도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한 AI 전용 반도체를 발표했고, 오픈AI와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는 추론 기능을 추가한 새 AI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AI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주요 기업들의 신제품 발표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업계 내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이다. 다만 최근 시장에선 생성형 AI 모델의 치명적 약점인 환각 현상이 여전한 이상 차후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각에선 AI 투자를 이어가는 빅테크들이 수익성 전환에 대한 고려 없이 '쇼맨십'만 보여주고 있다는 힐난도 나온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AI 신제품, 경쟁도 심화 양상

9일(현지 시각) 구글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넥스트 2024’를 개최하고 ARM 기반 맞춤형 CPU인 ‘악시온’(Axion)을 공개했다. 인텔에 대한 CPU 의존도를 낮추겠단 취지다. 텐서처리장치(TPU) 신제품인 ‘v5p’도 정식 출시했다. v5p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칩으로, 기존 TPU보다 더 빠르게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킬 수 있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구글은 이날 오픈AI의 동영상 제작 AI인 ‘소라’(Sora)에 대항하기 위한 ‘구글 비즈’(Vids)와 제미나이의 다양한 기업용 응용버전도 공개했다. 생성형 AI 시장에서 오픈AI와 경쟁하겠단 구글의 의지가 엿보인다.

인텔도 엔비디아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최신 AI 전용 칩 '가우디3'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인텔은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H100 GPU보다 전력 효율이 2배 이상 높고 AI 모델도 1.5배 더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우디3를 통해 시장 점유율의 8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아성을 꺾겠다는 게 인텔의 목표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인텔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경쟁에서 해볼 만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메타의 LLM인 ‘라마’(LLAMA) 등에서 검증을 끝냈으며 미 서버업체인 델과 HP, 슈퍼마이크로 등이 가우디3을 이용해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인텔과 퀄컴, 구글은 ‘반엔비디아 전선’을 형성하며 AI 앱 개발을 위한 오픈 소프트웨어 플랫폼 설계에도 나설 방침이다.

AI 투자도 확대 추세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12억5,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 3월 27억5,000만 달러(약 3조7,0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앤스로픽은 AI 성능 평가에서 오픈AI GPT-4와 구글 제미나이 울트라를 능가하는 초거대 AI '클로드3'를 공개하며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스타트업이다.

앤스로픽 외에도 최근 거액의 투자를 받은 AI 스타트업은 셀 수 없이 많다. 구글 출신이 설립한 인플렉션AI는 총 15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받았고, 코히어도 지난해 6월 4억4,500만 달러(약 6,000억원)의 펀딩을 받은 데 이어 최근 5억 달러(약 6,700억원) 추가 조달도 추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개발 및 운용에 적합한 높은 정확도의 대량 연산 처리가 가능한 최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 등을 탑재한 일본 도쿄·오사카 데이터센터 확충에 향후 2년간 29억 달러(약 3조9,3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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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경쟁은 치열한데, "AI 모델 '환각 현상' 어쩌나"

생성형 AI 모델 자체에 대한 경쟁도 치열하다. 오픈AI와 메타는 이날 AI 스스로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계획까지 세울 수 있는 신규 AI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GPT-5’ 및 ‘라마3’(LLAMA3)가 그 주인공이다. 다른 경쟁사들이 챗GPT 등처럼 기계적인 답변만을 내놓는 AI 모델에 머물러 있는 동안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향해 한 발 더 앞서 나가겠단 것이다.

이에 대해 메타의 AI 수석과학자 얀 레쿤은 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AI데이 행사에서 “현재의 AI 시스템은 생각이나 계획 수립 없이 한 단어씩 차례대로 생산해 낼 뿐 복잡한 질문을 다루거나 정보를 장기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새 AI는 가능한 답을 찾기 위해 탐색하고 행동 순서를 계획하며, 그에 따른 영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까지 ‘정신적인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인간의 사고능력 전반을 AI를 통해 확립해 나가겠단 취지의 언급이다.

다만 문제는 거듭 투자가 확대되는 와중에도 AI 모델의 '환각(Hallucination)' 문제는 여전히 고질병처럼 남아 있단 점이다. 환각이란 생성형 AI 모델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응답을 생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의 제미나이가 미국 건국자나 아인슈타인 등 역사적 인물을 유색인종으로 묘사한 것 등이 단적인 예다. 이에 대해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우리는 왜 제미나이의 응답이 이렇게 이뤄지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것은 회사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거듭 투자가 이뤄진다 해도 사실상 문제 해결이 불가능에 가까움을 스스로 인정한 꼴인 셈이다.

사실 업계 관계자라면 생성형 AI 모델의 환각 현상이 불가피다는 점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환각 현상의 원인이 생성형 AI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자연어·음성 처리를 연구하는 딜렉 하카니-투르(Dilek Hakkani-Tür) 컴퓨터과학 교수도 환각 현상의 주된 원인이 근본적인 구조임을 강조했다.

투르 교수에 따르면 LLM은 기본적으로 자동 완성 도구로, 텍스트 문자열과 같은 시퀀스에서 다음에 나올 내용을 예측하도록 학습된다. 모델의 학습 데이터에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가 많이 포함돼 있으면 정확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지만 LLM은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주제에 대해서도 답을 도출하도록 구축돼 있다. 이것이 오류가 발생하는 근본 이유라는 게 하카나-투르 교수의 설명이다. 결국 LLM이 보유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한정된 이상 생성형 AI 모델의 한계는 명확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세상 모든 데이터를 학습할 수 없는 탓이다.

일각선 비판론도,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필요해"

이렇다 보니 최근 시장 일각에선 AI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쏟아붓는 업계의 행태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나온다. 생성형 AI 모델의 환각 현상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이상 사용처가 불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미래 투자라는 명목하에 지나친 자금 낭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MS의 합산 클라우드 관련 자본 지출(capex)은 지난해 대비 22%까지 급증해 1,160억 달러(약 158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사이 생성형 AI를 둘러싼 경쟁이 그만큼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막상 빅테크들은 AI를 활용해 구체적으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선 침묵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기업이란 이익집단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조건은 지출되는 자본에 상응할 만한 수익성이 눈에 보여야 한단 것이다. 이들 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AI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지만, 환각 현상이 불가피하다 평가되는 현시점의 AI 구조가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이 의문을 쏟아내는 이유다. 이에 일각에선 우리 기업이 신세대 기술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일종의 '쇼맨십'을 보여주기 위한 비용 지출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온다. AI 업계가 투자의 당위성을 얻기 위해선 보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우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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