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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로 최대주주 바뀌는 SK렌터카, 신용등급 강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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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매각
신용평가사 2곳, SK렌터카 신용등급 '하향검토'
SK프리미엄 상실 시 비경상적 지원 여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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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렌터카

홍콩계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SK렌터카가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2곳에서는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려놨고, 나머지 한 곳 역시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매각 이후 기존 SK계열사로서 보여 온 안정적인 사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평, 한신평 "SK렌터카, 신용등급 하향 검토"

17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수시평가를 통해 SK렌터카의 제55-1회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안정적)에서 A+(하향검토)로 내려 잡았다. 또 A2+ 이던 기업어음(CP) 신용등급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 역시 SK렌터카 무보증사채(A+)와 기업어음(A2+) 신용등급을 모두 하향검토 대상으로 등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명시적으로 등급을 하향검토하겠다고 나서지는 않았으나 대주주 변경 시 계열지원 가능성 삭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만앟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도 재검토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시점에 이뤄질 예정이다.

SK렌터카는 롯데렌탈에 이어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다. SK네트웍스는 2019년 1월 SK렌터카의 전신인 AJ렌터카를 3,000억원(지분율 42.2%)에 인수했다. 이후 2020년 자사 렌터카 사업본부와 통합 과정을 거쳐 SK렌터카를 탄생시킨 뒤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면서 73%의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공개매수를 통해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1,196억원을 더 투입했다. SK렌터카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데 약 5,200억원이 들어간 셈이다.

매각 시 SK그룹 프리미엄 상실하는 SK렌터카

신용평가업계가 SK렌터카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에 나선 것은 PEF로의 매각으로 SK그룹 계열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SK그룹 차원에서 지원해 줄 가능성을 고려해 자체 신용도보다 한 노치(notch)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6일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SK렌터카 지분 100%이며 매매 예정금액은 8,500억원 내외로, 향후 구체적인 조건 협의 과정에서 일부 변동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대 들어 미래 유망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이어온 SK네트웍스는 AI 영역을 핵심 성장영역으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키로 했으며, 이 과정에서 SK렌터카의 사업 모델과 향후 전략 연계성을 면밀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SK렌터카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회사의 재무구조를 한층 더 안정화하고, 매각대금을 미래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이번 단계에 이르게 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어피니티는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장기 비전을 바탕으로 투자∙지원을 시행해 가치를 높이는 곳으로, SK렌터카의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춘 곳으로 평가된다. PEF 중 투자회사 구성원과 함께 성장 가능한 전략 수립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나 있으며, 금번 예비 입찰 단계에서 SK렌터카의 시장가치 평가 및 구성원 고용 승계 계획 등 진정성 어린 제안으로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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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렌터카

SK그룹 이탈 후 비경상적 지원 불확실

문제는 SK렌터카의 사업 성장세가 요원하다는 점이다. 렌터카 사업은 신차구입 등을 위해 외부차입 후 순차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새로운 차량 매입을 위한 자금조달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SK렌터카는 현재 은행차입금, 회사채 발행 및 기업어음 발행 등을 통해 소요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에 SK렌터카 차입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총 차입금은 2014년 말 5,800억원에서 2019년 말 9,279억으로 증가한 후 SK네트웍스 렌터카사업 양수로 인한 차입부채 증가로 2022년 말 1조6,812억원, 2023년 2조원에 달하게 됐다.

부채비율도 상당히 높다. SK렌터카의 2023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573.6%로,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의 부채비율 392.1%를 훨씬 웃돈다. 통상 렌터카 사업은 자기자금뿐만 아니라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자동차를 대량 매입하는 만큼, 타 업종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해도 높은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 200%를 넘겼을 때 해당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불안하다고 판단한다.

PEF가 렌터카 사업을 하기 녹록지 않다는 점도 신용등급 하락을 부추기는 요소다. 평판 위험을 신경 써야 하는 데다 조달비용 증가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렌터카 사업은 자금 조달 및 운용, 이후 회수까지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금융업과 유사하다. 재계 수위권 그룹에서 PEF로 대주주가 바뀔 경우 조달 비용 부담까지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는 대부분 차입을 해서 완성차를 대량으로 구매해 오는데, 어피니티의 손에 넘어가도 과연 지금처럼 낮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도 "SK 계열 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지주회사 등과 달리 PEF의 경우 증자 참여 등을 통한 비경상적 지원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이번 M&A(인수합병)가 완료된 후에도 SK렌터카가 보유하던 사업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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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發 ‘멤버십 경쟁' 점화, 컬리·네이버·신세계 멤버십 혜택 강화

쿠팡發 ‘멤버십 경쟁' 점화, 컬리·네이버·신세계 멤버십 혜택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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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멤버십 인상에 따른 이탈고객 잡아라 
컬리, 멤버십 신규 고객에 회비 3개월 면제
네이버·신세계·G마켓·옥션도 멤버십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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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멤버십 가격을 인상하면서 탈쿠팡 고객을 잡으려는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유니버스 클럽 연회비를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한 신세계와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네이버에 이어, ‘샛별배송’의 문을 연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까지 신규 고객에 대한 ‘3개월 무료’ 혜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초 계획한 '1개월 무료'에서 기간을 늘려 공격적으로 신규 가입자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컬리, 무료 멤버십 기간을 당초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려

17일 컬리는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구독형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에 처음 가입하는 고객에게 3개월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당 기간 컬리멤버스 기존 고객과 재가입 고객에게는 3개월간 적립금 2,000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페이백 적립금 이벤트를 진행한다.

컬리멤버스는 지난해 8월 출시한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로 월 이용료 1,900원을 내면 매달 적립금 2,000원을 지급하고 할인 쿠폰과 최대 7% 구매 적립금을 받을 수 있다. CU, 커피빈, 롯데시네마 등 제휴 혜택도 다양해 운영 6개월 만에 가입자가 출시 첫달의 3배가량 늘었다.

컬리는 당초 오는 22~28일 진행하는 '컬리멤버스위크' 기간에 컬리멤버스 '첫 달 회비 면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3개월 무료'로 마케팅을 한층 강화했다. 컬리멤버스의 구독료 면제 혜택은 지난해 8월 출시 당시 이후 처음이다. 컬리에 따르면 컬리멤버스는 저렴한 멤버십 비용과 다양한 혜택으로 가입유지율이 8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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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컬리

쿠팡, '2027년 전 국민 로켓배송' 목표 위해 멤버십 인상

지난 12일 쿠팡은 와우 멤버십 월정액 요금을 기존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쿠팡이 멤버십 회비를 변경한 것은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린 이래 2년 4개월 만이다. 1,400만 명의 회원이 이용하는 와우 멤버십은 무료 배송·배달·직구, 무료 반품과 무료 OTT 등 ‘5무(無)’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달부터는 여기에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을 혜택을 추가했다.

쿠팡은 이번 와우 멤버십의 요금 인상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고객 투자를 확대해 '2027년 전 국민 5,000만 명 로켓배송 추진'이란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재 전국 182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을 시행하고 있는 쿠팡은 오는 2027년 고령화와 저출산 여파가 큰 인구감소지역을 포함한 230개 시·군·구로 무료배송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3년간 물류 투자 3조원, 와우 멤버십에 매년 4조원 이상 쏟아부으면 향후 3년간 투자금만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가성비를 앞세운 C커머스의 공세에 맞춰 기초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와우 멤버십 요금 변경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장기적으로 중국 업체들의 투자여력이 쿠팡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500조원에 달하는 알리의 모회사 알리바바그룹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0조원과 23조3,000억원이다. 테무의 모회사 중국 핀둬둬(PDD)홀딩스의 시가총액도 200조원이 넘어넜고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46조원, 11조원을 기록했다.

알리는 이미 쿠팡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6배에 달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게다가 보유 현금은 100조원으로 7조원을 확보한 쿠팡보다 10배 이상 많다. 테무의 경우 중국에서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한 결과, 미국 진출 1년 반 만에 월간 사용자 수가 5,000만 명을 넘어서며 미국 이커머스 1위 아마존의 사용자 수 6,700만 명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탈쿠팡 고객 잡기 위한 뜨거운 '멤버십 할인전'

한편 국내 유통업계 1위 쿠팡이 멤버십 요금을 인상하자 컬리뿐만 아니라 네이버,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 등도 쿠팡 이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멤버십 인하 마케팅에 나섰다. 가입비 이상의 혜택을 내걸고 신규 멤버십 고객을 확보하면 이를 계기로 자연스레 사용빈도가 높아지는 '락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다음달까지 유료 멤버십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한 적이 없거나 6개월 내 가입 이력이 없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멤버십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신규 가입자는 3개월 구독료 1만4,7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모든 멤버십 이용자에게 3개월간 ‘도착보장 무료배송’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7월 15일까지 '네이버 도착보장' 태그가 붙은 상품을 1만원 이상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배송비 3,500원 할인쿠폰을 매일 지급하는 방식이다.

신세계그룹은 다음달부터 '유니버스 클럽 특가 이벤트'를 진행한다. '유니버스 클럽'은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6월 출시한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 G마켓·옥션, SSG닷컴 등 6개 계열사의 구매 혜택이 주어진다. G마켓과 옥션은 내달 열리는 상반기 최대 쇼핑행사 '빅스마일데이'에 맞춰 그룹 통합 멤버십인 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회원의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83.7% 할인한 4,900원으로 낮췄다. 행사기간 가입한 고객은 멤버십 1년 무료 연장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사실상 2년간 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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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적응형 스마트 장갑', 손끝에 담긴 맞춤형 피아노 레슨

[해외 DS] '적응형 스마트 장갑', 손끝에 담긴 맞춤형 피아노 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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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장갑, 손의 움직임과 촉각 활용해 학습 효과 극대화
센서·햅틱·머신러닝 기술 결합, 촉각 인지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학습 경험 제공
향후 기술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분야에서 그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Smart Gloves Teach Piano ScientificAmerican 20240417
사진=Scientific American

손은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뇌 기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손을 사용하는 활동은 뇌를 자극하고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뇌 건강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손과 관련된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뇌졸증 환자들이 가정에서 쉽고 안전하게 재활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 글러브가 대표적인 예다.

손의 물리적인 기능 향상과 더불어, 손의 움직임을 안내해 개인의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적응형 스마트 장갑'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장갑은 피아노 교사의 연주를 학습해 학생 맞춤형 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주로 시각과 청각에 의존해야 했던 피아노 연주와 같은 실습 위주의 훈련에 촉각을 더하여 학습의 몰입감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촉각 피드백으로 전달되는 교습, 손으로 가르치고 손으로 배

연구진이 개발한 이 적응형 스마트 장갑은 진동이나 힘과 같은 물리적 감각을 통합하는 햅틱 기술을 사용한다. 기술에서 느껴지는 복잡성과 달리, 얇은 면으로 만들어진 스마트 장갑은 단 20분 만에 기계 바느질로 완성될 수 있다. 직물에 촉각 센서를 직조한 단순한 형태 덕분에 피아노뿐만 아니라 다른 실습 기술을 가르치는 데에도 유용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원들은 스마트 장갑을 이용해 피아노 교사가 곡을 연주하는 동안 손의 움직임을 기록했다. 장갑을 낀 피아노 교사가 반복적으로 곡을 연주하면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건반 위 움직임을 학습하고 이를 교육용 진동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거친다.

그런 다음 손끝 진동을 통해 교사의 손 움직임을 학생에게 전달한다. 학습자가 근육 기억을 쌓고 곡을 더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돕는 원리다. 아울러 손가락의 위치나 리듬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수정을 유도하기 위해 진동 강도를 높이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촉각 피드백의 주관성 문제, 적응형 알고리즘으로 맞춤형 학습 경험 제공

촉각 상호작용을 전달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사람마다 촉각 피드백을 다르게 인식한다는 점이다. 논문의 주 저자인 이유 루오(Yiyue Luo) 연구원은 피아노 연주와 같은 손의 움직임은 일반적으로 매우 주관적이고 기록·전송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적응형 스마트 장갑을 사용하면 한 사람의 촉각 경험을 추적하고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여, 촉각 학습 과정을 개선할 수 있다고 루오 연구원은 강조했다. 개별 사용자의 선호도와 반응에 맞게 촉각 피드백을 조정하는 적응형 머신러닝 에이전트가 있어 터치 상호작용의 주관적인 특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 장갑을 끼고 연습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정확하게 연주했다. 그리고 학습 효과는 피아노 연주 실험뿐만 아니라 다른 실험에서도 나타났다. 마우스와 키보드로 온라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갑의 기능을 실험한 결과, 장갑의 안내에 따라 게임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인간과 로봇의 긴밀한 협업, 스마트 장갑이 열어주는 새로운 가능성

연구원들은 사람-사람 간의 학습을 넘어 사람-로봇 간의 학습에도 스마트 장갑의 메커니즘을 적용해 봤다. 연구진은 로봇 팔이 사람의 섬세한 움직임을 학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로봇 팔이 빵의 형태를 망가트리지 않으면서 집어 올릴 방법을 장갑을 낀 손으로 원격 조작을 통해 가르쳤다.

그 결과 로봇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이는 곧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람과 로봇 간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특히 안전성과 정밀성을 요구하는 제조·의료 환경에서 잠재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맥락에서 가상 현실(VR)에서의 응용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 비슷한 종류의 제품이 이미 많이 출시된 것은 사실이지만, 적응형 스마트 장갑의 맞춤형 촉각 피드백 기능과 원격 제어의 정밀성은 다른 제품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따라서 가상 현실에서 시각·청각·촉각이 모두 동원된 학습 경험은 의료 수술과 같은 고난이도 작업에서 그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재 스마트 장갑은 버튼 누르기나 물건 잡기와 같은 간단한 동작만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향상된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액추에이터를 도입하면 위에서 언급한 수술과 같은 더 복잡한 작업도 가능해져, 가까운 시일 내에 가상 현실 기반 기술 훈련의 범위를 크게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제어나 가상 세계에서의 몰입 경험 또한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다.

한편 루오 연구원과 그녀의 연구팀은 웨어러블 기술을 손가락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강력한 햅틱 피드백을 통해 손보다 덜 민감한 발, 엉덩이 및 기타 신체 부위를 지도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다며 앞으로의 연구에 더 큰 기대를 모았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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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미발행 굴욕 잊었나" NF3사업부 매각 나선 효성화학, 자금 위기에도 '고자세' 유지

"회사채 미발행 굴욕 잊었나" NF3사업부 매각 나선 효성화학, 자금 위기에도 '고자세'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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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건전성 악화에 위기 맞은 효성화학, 사업부 매각으로 자금 메꾸나
부채총계 3조원 이상, 회사 채무 '연대책임'이 매각 최대 고비
위기 상황에도 '고자세' 유지? "거래 성사 불명확, 리스크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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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이 실적 악화에 따른 유동성 압박 위기에 몰리고 있다. 잇따른 적자로 재무안전성이 악화한 탓이다. 최근 우여곡절 끝에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효성화학은 특수가스(NF3)사업부를 쪼개 매각하는 방식으로 현금조달 다각화를 이루려 노력 중이나, 매각 과정에 각종 장애물이 산재해 있어 실제 거래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추진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49%의 매각을 주관하는 UBS와 KDB산업은행은 이날 IMM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어펄마캐피탈 등을 숏리스트로 선정해 개별 통보했다. 해외 운용사 2곳도 포함됐는데, 그중 한 곳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관사에서 숏리스트를 확정해 통으로 발표한 건 아니고, 각 운용사에 개별적으로 통보해 ‘끝까지 완주할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완주 의사를 확인하고 나서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것 같다”고 전했다.

예비입찰이 예상보다 흥행한 만큼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장에선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 가치는 최대 7,000억원, 매각 대상 지분 가치는 3,500억원 수준이었지만 흥행이 이어지면서 4,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기관들이 유리해졌다.

다만 채무 연대 보증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어 향후 행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상법 제530조의9에 따르면 분할 또는 분할 합병으로 인해 설립되는 회사나 존속하는 회사는 채무에 관해 연대해서 변제할 책임을 지닌다. 특수가스사업부 역시 효성화학에서 물적분할되더라도 막대한 빚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효성화학의 부채총계는 3조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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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미발행 굴욕 겪은 효성화학, 이번엔?

결국 효성화학의 자체 리스크가 사업부 매각 과정을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효성화학의 재무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연속 적자를 냈다. 효성화학의 2022년 말 연결기준 특수가스사업부의 결손금은 2,714억원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고, 2023년 말에는 6,210억원으로 결손금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도 급격히 악화했다. 2021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09.5%로, 당시에도 이미 높은 수준이었지만 1년 만인 2022년 말에는 2,631.8%로 5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말엔 4,934.6%로 무려 5,000%에 육박했다. 이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순차입금 부담이 자기자본 619억원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재무건전성 악화는 신용등급 하락과 회사채 흥행 실패로까지 이어졌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일제히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2-'에서 'A3+'로 강등했다. 이렇다 보니 효성화학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었고, 결국 효성화학은 지난 9일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공모에서 주문을 단 한 건도 받지 못하는 굴욕을 겪어야만 했다.

이에 산업은행에서 인수하기로 한 7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가 떠안게 됐다. 대표 주관사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200억원씩 인수했고, 신영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 50억원씩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금리도 희망 금리밴드(연 6.5~7.5%)의 최상단인 연 7.5%로 정해졌다. 사실상 사업부 매각이 희망의 끈인 만큼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효성화학 차원에서도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업계의 조언이 나온다.

매각 과정에 거듭 '고자세', "산재한 장애물 생각해야"

문제는 매각 과정에서 효성화학이 거듭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거래는 투자자들이 거래구조와 대상, 조건 등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효성화학이 투자 제안 요청서에 이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 소수지분(최대 49%)의 매각으로만 확정 지었고, 이사회 구성에서도 회사가 과반 이상을 지명할 수 있도록 명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효성화학이 제시한 구조에 따르면 투자자와 회사는 기업공개(IPO) 전까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주식을 한 주도 처분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자율적으로 구조를 제안하란 언급 없이 회사 측에서 제시한 빈칸만 채워서 오란 식의 제안서는 상당히 당황스럽다"며 "사정이 굉장히 급박한 상황에서 알짜 사업 매각에 나서는 입장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언급했다.

효성화학이 M&A 과정에서 고자세를 거듭하는 건 전례가 있다. 지난 2020년 추진된 효성캐피탈 매각 당시 효성그룹은 지주사 전환이 2년이 지나기 전까지 효성캐피탈 지분(97.5%) 전량을 외부에 매각해야 했다. 2019년 효성캐피탈 매각이 공식화할 당시 효성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약 1배 수준에서 매각을 추진했는데, 주관사 교체를 거듭하며 가격 폭을 PBR 1.3배까지 올렸고 PBR 0.7배 수준에서 검토하던 투자자들과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이후 거래는 결국 PBR 1배 수준을 인정한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ST리더스PE)를 원매자로 선정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효성화학 입장에선 일종의 내재된 자신감이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거래 환경은 이전과 비할 데 없이 척박하다. 매각 과정에서 PEF 운용사가 대거 참전한 건 맞지만, 이는 운용사들이 대형 M&A 거래의 기근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결국 거래 성사를 장담하기엔 시기가 이르단 의미다. 더욱이 앞서 언급했듯 분할 신설하는 회사가 채무에 대한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압박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악재다. 거래 성사까지 적잖은 장애물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회사채 미발행 굴욕을 효성화학이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시장을 중심으로 조금씩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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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화 기반 여론조사와 인터넷 기반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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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기반 여론조사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 인터넷 여론조사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
한국은 휴대전화 기반 신원 확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여론조사 정확도 높고 비용 저렴한 축에 속해
인터넷 조사가 비용은 저렴하지만 정확도 높이기 어려워 아직 한계 있어

이번 22대 총선 기간 내내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처리해놨었다. 주소지가 경합지역이어서인지는 몰라도, 하루에도 최소한 4번 이상의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었기 때문이다. 바쁜 업무 와중에 사업상으로 중요한 전화를 놓치게 되는 위험도 있고, 무엇보다 여론조사에 응해주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선거철 진행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응답률이 5%를 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반적으로 길거리에서 선호도를 표현하는 스티커를 붙여달라고 해도 바쁘다면서 회피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텐데, 전화는 비대면인만큼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더더욱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선거 기간 중에 해외에는 전화 기반 여론조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한국만 아직도 구시대적인 전화 조사를 진행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선거투표

전화 기반 여론조사의 장점과 한계

미국인, 일본인 친구가 한국에 와서 가장 놀라는 점은 휴대전화번호가 1명의 신원을 상징하는 사회 시스템이다. 본인 인증을 위해서 어릴 때 고향, 최근 집 주소, 어머니의 결혼 전 성씨 등등을 질문하는 복잡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치는 해외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은 휴대전화번호만으로 본인 신원을 인증하는 시스템이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알뜰폰의 경우, 1명이 2개의 번호를 가지지 못하도록 서비스 자체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까지 갖춰져 있다. 사업상 여러 번호를 운영하는 분들을 보면 1개 통신사에서 개인용 휴대전화번호를 2개까지만 허락해주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여러 통신사를 쓰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미국 드라마에서 쓰고 버리는 대포폰을 편의점에서 사서 도망자 신세인 주인공이 쓰는 경우들을 흔히 봤겠지만, 한국에서는 통신사에서 번호 개통을 할 때 신분증을 제출해야 한다. 그만큼 휴대전화번호에 따른 신원 확인이 높은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휴대전화번호만으로 개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나라와 그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나라 사이에서 여론조사 방식이 같을 수 있을까? 위의 차이는 한국이 전화 기반 여론조사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반대로 미국이 휴대전화 기준 여론조사를 오래전부터 보완의 대상으로 삼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넷 기반 여론조사의 장점과 한계

최근들어 주요 여론조사 관계자들이 전화 기반을 포기하고 인터넷 기반 여론조사를 시도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인터넷 기반의 여론조사가 상당히 진행됐고, 정확도도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다만 개인 식별 문제를 여전히 휴대전화번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형식만 여론조사가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휴대전화번호에 의존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모든 인터넷 기반 여론조사는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이는 응답자가 스스로가 조사대상자가 된다. 개인이 스스로 여론조사에 참여하므로 조사자의 조사대상자 선정과정이 생략되기 마련이다. 전문용어를 쓰면 표본이 모집단을 대표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표현할 수 있고, 일반인들 용어를 쓰면 그 웹사이트 들어가는 사람들만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생각하는거겠지라고 반박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1936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인기잡지인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미국의 전화 가입자와 자동차 소유자 1천만 명에게 우편엽서를 발송해, 236만 명에게서 답변을 받는 지상투표식 조사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랜던 57%, 루스벨트 43%로 랜던의 우위를 예측했다. 반면 갤럽은 미국 전역의 유권자 중 할당추출법으로 1,500명을 추출해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시행했다. 이를 토대로 갤럽은 랜던 44%, 루스벨트 56%를 예측했다. 개표 결과는 38% 대 62%로 루스벨트가 당선됐다.

보통은 위의 예시를 많은 표본이 무조건 정확성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모집단을 대표하는 표본을 뽑아야한다는 예시로 쓴다. 인터넷 기반 여론조사를 들으면서 위의 사례가 떠올랐던 것은 인터넷 웹사이트의 클릭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대표성과 잡지 구독자들의 우편엽서가 만들어낼 수 있는 대표성이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보다 더 정확한 여론조사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휴대전화번호보다 더 쉽게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는 표본을 추출하기는 쉽지 않다. 방법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비용은 훨씬 더 비쌀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기반 여론조사가 가능해진다면 기관들이 선택하는 이유는 더 정확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 아니라, 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전화 기반 여론조사의 정확도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실제로 영어권의 주요 언론사들이 웹사이트 방문자 숫자, 구글 검색 트렌드 등을 이용해서 여론조사를 시도해 본 적이 있다. 심지어 캠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좋아요 클릭 정보를 이용해 사용자들이 반응할만한 콘텐츠와 후보를 엮어 만든 선거 홍보를 만들었다가 미국 상원 청문회를 거치면서 회사 주요 관계자들이 범법자가 된 사례도 있다. 인터넷 공간이 여론을 담고 있는 만큼,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낸다면 대표성 있는 집단을 뽑아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근거들이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결국에는 전체 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을 추출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전화 기반 여론조사를 인터넷 기반 여론조사가 대체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인터넷 기반 여론조사도 가입자를 받을 때 전화번호 인증 등의 절차를 거쳤고, 출신 지역, 성별, 연령 등의 주요 선거 관련 변수 정보를 직접 받거나, 과거 투표 성향들을 통해 위의 변수들을 역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ARS 기반 전화조사가 아니라 실제 상담사의 대화를 통한 여론조사 비용이 1건에 3천만원 정도 든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정확한 단가를 알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매우 비싼 비용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단 3천만원으로 대한민국 5천만 인구의 정치적 선택을 매우 높은 정확도로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은 그리 비싼 비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1인 1번호라는 휴대전화 보급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더라면 그 비용은 더 비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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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린다? 한국의 지나친 '삼성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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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미끄러지자 산업계 지표 '부진'
경기 침체 먹구름 속 대다수 분야 영업이익 감소
한국, 영업이익부터 R&D까지 삼성전자에 의존
samsung_down_20240417

지난 10년 사이에 한국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시가총액과 영업이익이 대만 100대 기업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의 실적이 뒤집히면서 관련 지표 역시 눈에 띄게 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산업계 전반의 부진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지나친 삼성전자 의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00대 기업 영업익' 한국 88조→71조원, 대만 36조→86조원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한국과 대만의 시가총액 100대 기업(금융업·지주사·특수목적회사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100대 기업 영업이익은 2013년 말 88조1,953억원에서 2023년 말 71조6,491억원으로 18.8%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만 100대 기업 영업이익은 36조3,947억원에서 86조960억원으로 136.6% 증가하며 한국을 앞질렀다.

시가총액의 경우 한국 100대 기업은 2013년 말 828조6,898억원에서 2023년 말 1,565조4,222억원으로 8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만 100대 기업 시가총액은 540조9,574억원에서 1,694조8,700억원으로 205% 급증하며 한국을 추월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양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의 시가총액과 영업이익 변동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가총액은 2013년(202조947억원) 대비 266조5,332억원(131.9%) 불어난 468조6,27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TSMC의 시가총액은 96조1,509억원에서 549조457억원(571.4%) 급증한 645조5,566억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6조7,850억원에서 6조5,670억원으로 급감한 반면, TSMC의 영업이익은 7조7,238억원에서 38조6,278억원으로 5배가량 증가했다.

산업계 실적 침체 본격화

지난해 국내 산업계를 덮친 침체 기조 역시 지표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8개 업종 중 영업이익이 감소한 업종은 13개에 달한다. 우선 삼성전자가 몸담고 있는 IT·전기전자 업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5,203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59조986억원) 대비 89% 급감한 수준이다.

2022년 23조7,755억원에 달했던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조8,97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운송업의 영업이익 역시 65.3% 줄어든 5조8,873억원에 그쳤다. 이 밖에도 철강(41.6%↓), 건설·건자재(15.9%↓), 제약(42.6%↓) 등에서 두드러지는 영업이익 감소세가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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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 영업이익 감소폭을 살펴보면, 가장 감소폭이 컸던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반도체(DS)부문의 실적 부진이 영업이익 전반을 끌어내린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영업이익 6조8,094억원)의 영광을 뒤로 하고 지난해 7조7,30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뒤를 따랐다. 이외로도 GS칼텍스(57.7%↓), SK에너지(84.3%↓), HD현대오일뱅크(77.9%↓), 에쓰오일(60.2%↓), 대한항공(36.8%↓) 등 많은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감소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삼성전자 의존'

삼성전자의 실적 위축이 국내 산업계 전반의 영업이익과 시가총액을 끌어내리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한국의 지나친 '삼성전자 의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주요국에 비해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상태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편중 기조는 각종 통계치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21년 12월 말 기준 R&D(연구개발) 투자 상위 2,500개 글로벌 기업의 국가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Top 5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의 R&D 투자 비중은 전체의 75.5%에 달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Top 5 의존도는 23.7%였으며, 중국 22.2%, 일본 26.1%로 조사됐다.

특히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R&D 투자는 총 한국 기업의 R&D 투자 중 무려 49.1%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6.3%), 중국(10.0%), 독일(17.1%), 일본(7.6%) 등 주요국의 1위 기업 비중을 고려했을 때 매우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가 시가총액·영업이익 등 실적 지표는 물론, 기술력 확보를 이끄는 R&D 분야에서마저도 삼성전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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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 편입된 밀리의 서재, '기업 서비스+IP·콘텐츠'로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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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사업 '月 구독권', 안정적인 매출로 실적 견인
KT그룹 편입 후 '음원·IP·콘텐츠' 미디어 협력 강화
기업 전용 서비스 통해 B2BC, B2B2C 등 채널 확장
밀리의서재_20240417
사진=밀리의 서재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가 지난해 연 매출 56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핵심사업인 전자책 구독 서비스가 실적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기업 등 신규 고객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2021년 KT그룹에 편입된 이후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밀리의 서재, 지난해 매출 566억원 역대 최대 실적 달성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5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9% 증가한 104억원으로 2016년 창립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밀리의 서재는 영업이익률을 두 배 이상 개선하며 본격적인 이익 성장을 시작했다. 지난해 분기별 매출을 보면 1분기 128억원에서 4분기 161억원으로 매 분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회사의 중점 사업인 전자책 구독 서비스의 안정적인 매출이 기업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구독권을 구매한 누적 회원수는 709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밀리의 서재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신규 회원에게 '한 달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데 지난해 유료 전환율은 38.2%로 전년 대비 2%p 증가했다.

최근에는 회원들의 수요를 반영한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16만 권 이상의 압도적인 독서 콘텐츠를 보유한 국내 1위 독서 플랫폼으로 현재는 2,000여 출판사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해 3,000권 이상의 신규 도서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디오북, 도슨트북, 오브제북 등 독자적인 독서 콘텐츠를 개발해 서비스함으로써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 제휴, 기업 전용 서비스, IP·콘텐츠 등 영역 확장

B2B(기업 간 거래)와 B2BC(기업 연계를 포함한 개인 고객 대상 비즈니스) 채널의 확대도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밀리의 서재는 기업고객 대상의 B2B 전용 구독 상품을 출시해 삼성, 현대,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부터 교육청, 지자체, 공공기관에 이르는 200여 개의 기업고객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기업고객 전용 상품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전자책 판매 경로 중 B2B의 비중은 전년 대비 1.4%p 증가한 9.4%를 기록했다. 반면 밀리의 서재 웹과 앱에서 개인 이용자에게 직접 구독권을 판매하는 B2C 비중은 58.2%로 전년 대비 7.9%p 감소했다.

B2B2C 부문에서는 통신사와의 협업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 2021년 밀리의 서재는 KT의 음원 서비스 전문 계열사 지니뮤직에 인수되면서 KT그룹에 편입됐다. 지난해부터는 모기업인 KT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와 협력해 B2B2C 형태로 통신사 제휴 구독권을 판매하면서 구독자를 늘렸다. 이에 지난해 전자책 판매경로에서 B2B2C 비중은 전년 대비 6.7%p 증가한 31.1%를 기록했다.

IP 사업에서는 KT의 미디어 밸류체인을 통해 계열사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KT의 미디어 밸류체인은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KT스튜디오지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니뮤직', IP·전자책 서비스 전문기업 '밀리의 서재'로 구성된다. 밀리의 서재의 모회사는 지니뮤직이며 지니뮤직은 KT 손자회사다. KT가 스튜디오지니의 지분 90.91%, 스튜디오지니가 지니뮤직의 지분 35.97%,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의 지분 30.42%를 보유한 형태다.

IP 부문에서는 예비 작가들이 자유롭게 글을 쓰는 '밀리로드'를 통해 오리지널 IP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밀리로드에 업로드된 콘텐츠는 2,200개 이상으로 이렇게 확보한 IP는 2차 콘텐츠로 제작된다. 인기를 얻은 검증된 스토리를 재가공하는 전략이다. 일례로 오리지널 IP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 공개된 뒤 종이책으로 출간됐으며 지니뮤직과 함께 오디오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올해 오리지널 전자책 출간 목표 물량은 30권 이상이다. 

구독서비스·IP에 AI 기술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

업계에서는 올해도 밀리의 서재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와 신성장 동력인 IP 사업에 AI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밀리의 서재는 'AI 서비스 본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AI 기술 도입에 나선 상태다.

AI 서비스 본부의 올해 주요 프로젝트는 '잘 골라주는 AI 스마트 키워드 추천'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키워드 추천 시스템은 추천 가능한 도서 수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추천에 제약이 있었다. 이에 반해 '잘 골라주는 AI 스마트 키워드 추천' 서비스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도서 추천뿐만 아니라 도서별 핵심 키워드와 한 줄 리뷰를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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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AI 오브제 북'/사진=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는 이와 함께 AI를 활용한 독서 방식 고도화, 생성형 AI를 통한 구독자 참여형 2차 콘텐츠 제작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KT의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독서 콘텐츠 'AI 오브제북'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선보인 작품은 공상과학소설(SF) 장르의 '객성', '친애하는 황국신민 여러분', '저장', '사랑의 블랙홀' 등 4편이다.

AI 오브제북은 KT의 AI 기술을 제작 전 과정에서 십분 활용했다. 책의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고 이를 토대로 이미지를 생성했다. 만들어진 이미지로 영상을 제작한 후 AI 보이스 기술로 나레이션과 영상 분위기에 맞는 효과음, 배경음악을 삽입해 AI 오브제북을 완성했다.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는 “2023년은 도서를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확대와 신규 IP 발굴 및 사업 다각화를 통해 밀리의 서재 역량 강화와 매출 증가를 동시에 이뤄낸 해”라며 “올해에도 감도 높은 독서 콘텐츠를 선보여 독서 인구를 견인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수요를 아우르는 독서 플랫폼으로 진화해 좋은 성과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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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도, 인재도 없다" 10조원 쏟아부은 한국 AI 시장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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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AI에 10년간 10조원 투자한 우리나라, 성과 미미했다
미국이 109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할 동안 한국은 '0개'
빈약한 처우에 AI 인재 이탈 증가, 글로벌 시장 고립 위기
2023년-국가별-파운데이션-모델-개발-현황

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 한국 기업이 한 곳도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0년 동안 이어져 온 대규모 투자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세계 각국이 유능한 AI 인재 풀을 바탕으로 혁신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오히려 관련 인재가 줄줄이 유출되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목됐다.

한국, 지난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제로'

16일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발표한 ‘AI 인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데이션 모델(생성 AI의 바탕 기술)을 가장 많이 개발한 국가는 미국(109개)이었다. 2위는 20개를 개발한 중국이었으며, 영국이 8개, 아랍에미리트가 4개로 뒤를 이었다. 대만, 스위스, 스웨덴 등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작은 국가 역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의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례는 단 한 건도 집계되지 않았다. 지난 수년간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 국내 AI 산업이 아직 생성형 AI와 LLM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글로벌 AI 시장에 진입할 '발판'을 갖추지 못했단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2013~2023년) 동안 국내 기업의 AI 관련 투자액은 72억5,000만 달러(약 10조1,202억원)로 세계 9위 수준이다.

물론 국내 기업의 AI 관련 성과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실제 카카오뱅크 등 일부 국내 기업은 허깅페이스의 ‘LLM 리더보드(개방형 AI의 성능을 순위로 매기는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닌 메타의 라마2, 미스트랄AI의 미스트랄7B 등 글로벌 기업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1위 사례는) 오롯이 자체 AI 기술력으로 창출한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직 한국 AI 시장은 자립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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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마법이 아니다, AI 인덱스의 경계

한편 AI 인덱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 시장의 '과열'을 경계하고 나섰다. AI 인덱스 운영위원회 위원인 카트리나 리게트(Katrina Ligett)는 지난해 "우리는 지금 AI에 대한 엄청난 흥분, 심지어 과대광고가 난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보고서를 통해) 더 많은 논쟁이 사실에 근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AI 인덱스는 올해도 AI의 '한계'를 조명했다. 보고서는 최근 AI가 이미지 분류, 시각적 추론, 영어 이해 등의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픈AI의 GPT-4와 같은 LLM은 다양한 언어 이해 작업에서 인간의 성능을 능가하며 △고객 서비스 △법률 자문 △문서 작성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적용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AI가 경쟁 수준의 수학, 시각적 상식 추론 등 한층 복잡한 분야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특히 AI가 특히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지만, 동시에 일부 직업의 소멸을 초래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인덱스는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철저한 AI 교육을 실시하고, 노동 경쟁력 유지를 위한 기술과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빠져나가는 AI 인재들

문제는 소위 'AI 선진국'들이 이 같은 한계를 돌파하며 발전을 거듭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최하위권에 정체돼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AI 인덱스는 한국의 '인재 부족'을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AI 인재 유출은 10만 명당 -0.3명으로 집계됐다. 세계적 AI 강국인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인재가 순유입되는 상황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AI 산업이 급성장했던 지난해 인재 유출이 가장 심화했다는 점 역시 치명적이다. 지난해 AI 시장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급격한 발전을 이룩했다. AI의 가능성을 확인한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AI 투자와 연구를 단행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차후 한국이 관련 인재를 육성해 AI 강국에 바치는, 글로벌 AI 시장 내 '인재 양성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흘러나온다.

AI 인재 유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빈약한 처우가 거론된다. 고급 AI 인재에게 적합한 처우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테크 기업, 게임사, 통신사 등 일부 기업뿐이다. 사실상 적극적으로 전문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라는 의미다. 최근까지 국내 시장에서 ‘개발자’와 ‘AI 전문가’의 개념이 혼용됐고, 이로 인해 관련 인재들이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 역시 인력 유출을 부추긴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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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엔비디아와 조지아공대, 학생들을 위한 AI 슈퍼컴퓨터 허브 구축

[해외 DS] 엔비디아와 조지아공대, 학생들을 위한 AI 슈퍼컴퓨터 허브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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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 전쟁 본격화, 엔비디아 인재 양성·확보 위해 조지아공대와 협력 나서
이제 학부생도 엔비디아의 강력한 컴퓨팅 자원과 AI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어
파트너십을 통해 앞으로 소프트웨어 생태계 및 인재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
Nvidia GeorgiaTech AI MakerSpace 20240416
사진=Pixabay

최근 'AI 칩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너나 할 거 없이 AI GPU·CPU 시장에 뛰어드는 중이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소수의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칩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탓에, 저마다 강점을 살린 범용·맞춤형 AI 칩을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비디아(GPU 시장 점유율 80%)의 독주를 막고자 인텔에서는 지난 9일 AI 가속기 '가우디3'를 선보였다. 게다가 인텔은 엔비디아의 주력 GPU인 'H100'을 콕 찍어 비교했는데, 가우디3가 H100에 비해 훈련 속도가 50%, LLM 처리 속도가 30% 더 빠르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강화 및 인재 양성

엔비디아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는 서버용 CPU ‘그레이스’를 출시했고, PC용 CPU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라고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산업용 AI 디지털 트윈 분야에서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하지만 인텔은 시장 반전에 만전을 기한 모습이다. 단순히 GPU 하드웨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아니라, 엔비디아의 독주를 가능케 했던 AI 학습·추론 병렬 처리 소프트웨어 'CUDA'를 견제한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 계획도 발표한 상태다. 국내 기업 네이버와 협력해 AI 반도체 연구소를 공동 설립하는 등 구체적으로 계획 이행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도 생태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10일 엔비디아는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과 협력하여 학부생들을 위한 AI 전용 슈퍼컴퓨터 허브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AI 메이커스페이스'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이전에는 연구원들만 이용할 수 있었던 하드웨어를 학부생들에게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생들은 총 160개의 GPU가 탑재된 20개의 'Nvidia HGX H100' 컴퓨팅 클러스터에 직접 접속하여 고급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조지아공과대학교는 GPU 한 대는 5만 명의 학생이 22년 동안 수행해야 하는 곱셈 연산을 1초 만에 수행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의 파트너십에 화답했다. 조지아공대의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이자 스티브 채딕 스쿨 의장인 아리짓 레이초두리 교수는 AI 메이커스페이스 프로젝트는 교육용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의미한다며, 이는 에치-어-스케치(etch-a-sketch, 아날로그 스케치 장난감)에서 아이패드로 전환하는 것과 같은 기술 발전을 가져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AI 메이커스페이스', 모든 학과·학생이 지원 대상

AI 메이커스페이스에서 학생들은 실제 AI 문제를 해결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AI 이론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을 실습할 수 있다. 교실에서 AI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샌드박스'라고 학교는 설명했다. 현재는 기계 학습 과정을 수강하는 학부생들만 접근할 수 있으나, 올해 가을까지 조지아공대의 8개 공과대학의 커리큘럼에 메이커스페이스가 모두 통합될 예정이다. 그리고 2025년에는 모든 조지아공대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조지아공대는 2026년에 혼합 현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플랫폼인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를 기반으로 하는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샌드박스를 출시하려고 한다.

하드웨어 사용 권한에 더불어 조지아공대 학생들은 엔비디아의 딥러닝 교육 기관에서 제공하는 실습형 AI 교육 과정과 워크숍, 교육 키트, 그리고 자격 인증에 접근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고등 교육·연구 담당 이사인 셰릴 마틴은 "AI 슈퍼컴퓨터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하고 새로운 발견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라며, "조지아 공대의 AI 메이커스페이스는 학생들에게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플랫폼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여 AI 학습 및 연구의 경계를 넓힐 수 있는 기술을 갖추게 할 것이다"고 밝혀 궁극적으로 인재 양성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생성형 AI와 인공지능 칩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AI 인재를 둘러싼 구인난이 지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더 높은 연봉과 스톡옵션을 제시하는 회사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렵지만, 짧게는 학부 생활부터 길게는 박사 연구 생활까지 이어지는 지원이 회사에 대한 충성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한편 애리조나주립대(ASU)도 오픈AI와 제휴를 맺어 고등 교육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챗GPT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ASU는 다양한 시도를 진행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에듀테크 기업과 협력해 학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부는 사회문제나 미래 과제 중심으로 개편했다. 그리고 지난 2월 ASU는 오픈AI와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개인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할 AI 튜터를 개발하고, 신입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에서도 챗GPT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AI 하드웨어 지원과 달리 챗GPT는 각종 표절과 저작권 문제가 있어 대다수의 고등교육 기관에서 피하는 AI 서비스다. 하지만 ASU는 챗GPT를 교과 과정, 연구, 행정 등에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더 빨리 배우고 과목을 더 깊게 이해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오픈AI도 학계와 협력하여 기술 고도화와 인재 양성, 그리고 생태계 강화의 일환으로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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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삼성전자 공장 증설에 '현금 64억 달러' 파격 지원

美, 삼성전자 공장 증설에 '현금 64억 달러' 파격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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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공장 2곳, 패키징 라인, R&D 팹 등 건설
2026~2027년 본격 가동, 2만여 일자리 창출 기대
'연 매출의 23%' 과도한 시설투자 두고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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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주에 400억 달러(약 55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 2곳, 패키징 라인과 R&D 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64억 달러(약 8조9,000억원)의 현금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삼성전자 연 매출의 23%를 차지하는 대규모 투자인 만큼 비용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테일러 신공장 건설 등 총 400억 달러 투입

15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에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반도체지원법(CHIPS)에 따라 보조금 64억 달러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21년 삼성전자는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3조5,000억원)를 투자해 올해 말까지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170억 달러에 230억 달러(약 31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 한 곳을 더 짓고 최첨단 패키징 라인, 연구개발(R&D) 시설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텍사스 공장은 오는 2026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4나노미터와 2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며,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R&D팹도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이날 테일러 공장 신축 현장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등 미국 정관계 인사와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러몬도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의제에 따라 또 한 번의 역사적 투자가 성사됐다"며 "테일러 공장은 세계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이에 경계현 부문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화답했다.

'보조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 16%, 인텔·TSMC에 앞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원하는 현금 보조금은 미국의 반도체기업 인텔의 85억 달러(약 11조8,000억원)과 대만 기업 TSMC의 66억 달러(약 9조1,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투자액 대비 현금 보조금 비율로 따지면 삼성전자가 16%로 가장 많다. 인텔 8.5%, TSMC 10.2%를 압도하는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텔, TSMC와 달리 저금리 대출 없이 두둑한 현금을 받게 됐다. 인텔과 TSMC는 현금 보조금 외에 저금리 대출로 각각 110억 달러, 115억 달러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산업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상과 그동안의 협력 관계를 반영해 이같은 ‘특급 대우’를 결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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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오스틴 사업장(SAS)/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미 1996년부터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반도체 공장 두 개를 운영하며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의 생산시설을 유치함으로써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산학 기술 협력 등 자국이 얻는 혜택이 보조금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보조금 규모가 확정된 이후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와의 공급망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으로부터 400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이끌어내 텍사스주 중부는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라며 "최소 2만1,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대 4,000만 달러가 지역 인력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美 기반 팹리스 적극 유치, AI칩 물량 확보 경쟁 본격화

한편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과 TSMC에 이어 삼성전자도 미국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확정한 만큼 엔비디아 등의 인공지능(AI) 칩 생산물량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테일러 신공장을 발판으로 미국 기반 팹리스를 파운드리 고객사로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미국 팹리스들은 세계 파운드리 매출 1,174억 달러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는 ‘큰손’으로 지금까지는 주로 TSMC 대만공장에 칩 생산을 맡겼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 최첨단 파운드리·패키징 서비스를 ‘턴키’ 형태로 제공할 경우 미국 팹리스의 일정 물량이 삼성전자로 넘어올 가능성도 작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삼성전자의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수십조원대 투자가 다소 무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간 업계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보조금은 20~30억 달러 수준이었다. 당초 지급안보다 규모가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삼성전자도 투자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기대와 압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 이번에 삼성전자가 발표한 55조원 시설투자비는 지난해 연간 매출 259조원의 23%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간 시설 투자액 53조1,000억원보다도 많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이미 대형 투자계획을 공식화한 상태다. 360조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이어 일본 요코하마에도 공장을 건설하는 등 국내외에 생산 거점을 하나둘 늘리고 있다. 이번 미국 투자는 예상치 못한 '추가 계산서'인 셈이다.

더욱이 미국 정부가 건설 단계마다 돈을 나누어 지급하고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환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과정에서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미국 현지의 인플레이션으로 비용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어 향후 경쟁기업의 투자 속도, 미국 정부의 지급 조건을 등을 고려해 공정 구축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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