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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은행 '4파전', 중저신용 대출 위한 자본력과 신용평가 체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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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조만간 안정·포용성·혁신성 등 새로운 인가기준 마련
더존뱅크 신한銀 참여 유력, KCD뱅크·소소뱅크도 투자사 물색
보유 데이터 활용, '중저신용 대출' 확대 위한 관리 체계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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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향한 각축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4개의 컨소시엄이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낸 가운데 해당 컨소시엄들은 자본력이 탄탄한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를 파트너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요 인가 기준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자본력과 독자적인 신용평가모델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소뱅크·KCD뱅크·유뱅크·더존뱅크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 공식화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4인터넷은행 설립 인가 추진을 공식화한 곳은 소소뱅크, KCD(한국신용데이터)뱅크, 유뱅크, 더존뱅크 등 총 4곳이다. 지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소소뱅크는 소상공인 관련 단체 35곳과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단체 11곳이 연합해 소상공인 특화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CD뱅크 역시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크'의 운영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뱅크는 2015년부터 중금리 대출을 공급해 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렌딧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의료기업 루닛, 세금신고·환급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 해외특화카드기업 트레블월렛과 현대해상이 뭉쳐 사업자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노년층, 소상공인·중소기업, 외국인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금융소외 계층을 포용하는 인터넷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마지막으로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을 공식화한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국내 1위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맞춤형 대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신한은행과 합작법인(JV) '테크핀 레이팅스'를 설립한 뒤 'ERP 데이터 기반 중소기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매출채권팩토링 사업을 실시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테크핀 레이팅스은 지난해 11월 기업신용등급제공업 예비인가 취득한 후 올해 2월 기업등급제공업 본인가를 신청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합작법인 설립 이전에도 더존비즈온과 여러 차례 사업을 추진하는 등 인연이 깊다. 지난 2021년에는 더존비즈온의 자사주 62만120주를 인수했으며 현재는 지분 2.04%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컨소시엄 참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기업금융에 특화된 더존뱅크의 설립 의도가 신한은행과 잘 맞을 것으로 판단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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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자본금 5,000억원 이상 확보해야

제4인터넷은행 각축전이 치열해지면서 금융당국도 새로운 인가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가이드라인이 지난 2015년에 마련돼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통상 인터넷은행 인가 기준으로는 안정성과 포용성, 혁신성 등이 꼽힌다.

이 중 안정성은 사실상 자본금으로 판가름 된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서는 자본금 250억원을 최소 기준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대주주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도 입증돼야 하는데, 앞서 인가를 받은 인터넷은행들이 설립 당시 자본금 3,000억원가량을 마련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자본력이 탄탄한 투자사를 유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4인터넷은행 도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사는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다. 특히 업계에서는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주주로 참여한 시중은행의 노하우를 받아들이며 성장했기 때문에 소수의 지분이라도 시중은행이 참여한 주주 구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는 우리은행, KB국민은행, 하나·SC제일은행이 각각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88%,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8%,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를 가지고 있으며, 농협은행은 금융지주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 지분 5.52%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번 제4인터넷은행에는 아직까지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더존뱅크는 신한은행의 참여가 유력하지만 나머지 3곳은 금융회사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러 시중은행들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뱅크에 대형 보험사인 현대해상이 참여하기는 하나, 현대해상 한 곳의 자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하고는 제4인터넷은행의 투자에 관심이 보이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최근까지 토스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에 추가 투자에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 외에도 최근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대구은행도 투자사로 거론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는 '중저신용 대출', 독자적인 CSS도 관건

인터넷은행의 설립 목표가 궁극적으로는 '중저신용 대출'라는 점에서 자본금뿐만 아니라 포용성과 혁신성도 중요하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가장 강조하고 있고 끊임없이 관리하고 요구하는 것이 바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장"이라며 "앞서 사업자를 정할 때도 해당 기준이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네 번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즉, 각 컨소시엄이 보유한 데이터를 중저신용대출 상품과 리스크 관리체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 대출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 중 유일하게 중저신용 대출 목표치를 달성한 곳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지난 2월 2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가계 신용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토스뱅크 31.5%, 카카오뱅크 30.4%, 케이뱅크 29.1% 순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 실적은 3사 중 가장 높았지만 목표치인 44%와의 차이는 가장 컸다. 케이뱅크는 전년 대비 4%P 증가했지만 목표치인 32%에는 못 미쳤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목표치인 30%에 0.4%P 초과하며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인터넷은행 3곳의 중저신용 대출 실적이 미흡한 상황임을 감안해 제4인터넷은행 인가에서는 이에 대한 집중적인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제4인터넷은행에 지원하는 컨소시엄 4곳 역시 소상공인과 중소사업자 특화를 앞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은행의 설립 인가 업무를 주관하는 금융위원회는 중금리 대출 관련 노하우와 이를 뒷받침할 신용평가모델(CSS) 확보를 중요한 잣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은행과 차별화되는 CSS를 구축해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체게를 마련함으로써 중금리대출 등 포용금융을 실천한다는 당초 인터넷은행의 도입 목표를 이행할 수 있는지 점검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2년 업계 최초로 3,700만여 건의 가명결합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독자 개발해 중저신용대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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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열풍 타고 훨훨” TSMC 1분기 순익 ‘어닝 서프라이즈’

“AI반도체 열풍 타고 훨훨” TSMC 1분기 순익 ‘어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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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1분기 순익, 전년비 9% 증가
애플·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수요 수혜
일본과 밀착한 TSMC, 규슈에 2공장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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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SMC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1분기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AI 반도체의 수요 증가가 TSMC의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매출 13% 증가, 시장 예상 웃돌아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는 AI 반도체 수요 강세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다. TSMC의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2,255억 대만달러(9조6,000억원)로, 이는 시장 전망치인 2,149억 대만달러를 상회하는 규모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5,926억4,000만 대만달러(약 25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이 또한 예상치인 5,829억4,000만 대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이에 대해 C.C. 웨이 최고경영자(CEO)는 “거의 모든 AI 혁신가들이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팅 성능에 대한 끝없는 AI 관련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TSMC와 협력하고 있다”며 “AI 관련 데이터센터 수요는 매우 강력하며 전통적인 서버에서 AI 서버로의 전환으로 TSMC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TSMC는 AI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요 급증을 이유로 2분기 매출도 최대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TSMC가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한 배경

1987년 설립돼 약 35년간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60% 가까운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61.2%로 2위인 삼성전자(11.3%)와 무려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TSMC의 사훈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다. 즉 철저하게 파운드리 부문에만 집중하며 전 세계 주요 팹리스 고객사들이 믿고 제품을 맡길 수 있도록 구축했다. 이른바 '슈퍼 을' 포지션을 지향한 것이다. 반도체 부품과 세트 제품을 모두 영위하는 삼성전자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런 사훈과 기술력에 힘입어 TSMC는 애플, 엔비디아, AMD 등 핵심 고객사를 보유하며 단단한 먹이 사슬을 연결해 놓고 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전량을 최첨단 공정으로 TSMC에 맡기고 있다.

우수한 미세 패터닝 기술과 함께 초미세 공정을 위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최다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TSMC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7나노 이하 미세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네덜란드 장비 업체인 ASML의 EUV 장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EUV 장비를 보유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가 유일했으나,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 또한 EUV 장비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TSMC는 지난해 기준으로 100대 규모의 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EUV 장비의 70%가 넘는 규모다. 아울러 TSMC가 협력사와 구축한 에코시스템도 고객사 확보에 큰 역할을 한다. TSMC는 일찌감치 2000년대 글로벌 고객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VCA(Value chain aggregator, 가치사슬 동맹)라는 협력체를 구축했다. 또 TSMC의 전속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글로벌유니언칩(GUC)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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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SMC

대만-일본 결속 공고히, 제2공장 착공에도 돌입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반도체 제국 부활을 꿈꾸는 일본과의 결속을 더욱 견고히 다지는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TSMC는 일본 구마모토에 제1공장을 열었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착공부터 준공식까지 불과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일본은 TSMC의 구마모토 1공장에 4,760억 엔(약 4조2,3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에 힘입어 TSMC는 곧바로 연말부터 2공장 착공에도 들어간다. 규슈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들어설 2공장에는 2조 엔(약 18조원)가량의 투자가 필요한데, 여기에도 일본 정부가 최대 9,000억 엔(약 8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잃어버린 30년’을 되찾고 반도체 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일본 정부와 간판 기업 TSMC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는 대만의 전략이 서로 부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TSMC에 있어 일본은 매력적인 생산 거점이다.

특히 탄탄한 소부장 생태계, 반도체 인력 특성 등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 반도체 산업이 오랜 기간 침체된 탓에 관련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TSMC에는 호재다. 이를 통해 아직 보조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고, 대만 인력 파견 및 무노조 경영 원칙 등을 둘러싼 현지 반발이 심상치 않은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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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11세기 철학자의 지혜가 답하는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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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인간성 논쟁, 블레이크 르모인의 챗봇 사건과 이어지는 철학적 질문들
이븐 시나의 인격 기준, 보편적인 것으로부터 추론하는 능력
특정 데이터 패턴에 의존적인 인공 신경망, 체계적·구성적 일반화 능력 부족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Philosopher Ibn Sina Teach Us About AI ScientificAmerican 20240419
사진=Scientific American

2022년 구글의 엔지니어 블레이크 르모인(Blake Lemoine)은 AI도 지각력과 의식을 가졌다고 주장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구글이 개발한 AI 챗봇 ‘람다(LaMDA)’를 테스트하던 중, 일련의 대화를 통해 챗봇도 의식을 가진 존재로 여기게 됐다고 밝혔다.

구글은 람다가 지각과 의식이 있다는 그의 주장을 일축했다. 곧이어 그는 구글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았지만, 그가 람다와 나눈 깊이 있는 대화 기록은 지금도 울림이 있다. 하지만 구글과 마찬가지로 의식과 인지를 연구하는 전문가들도 챗봇은 확률 기반의 대답을 작성할 뿐 실제 지각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인간성에 대한 정의 제각각, 인공지능의 의식 평가 위한 구체적인 기준 필요

르모인의 주장을 믿든 믿지 않든, 우리는 과연 사람과 대화할 때 그 사람을 진정으로 알고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떠오를 수 있다.

보통 대화하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데 상대방의 인격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인격의 정의는 단순하지 않다. 인격은 일반적으로 권리, 의무, 존엄성, 주체성과 관련된 도덕적 지위를 의미하지만, 그 사람의 생각, 가치관, 경험, 배경 등을 모두 포함하는 복잡한 개념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자 인격(e-personhood)의 존재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인격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이 요구된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철학자들은 우리를 사람으로 만드는 기준을 '의식적 경험(conscious experience)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는 곧 "의식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또는 "어떤 존재가 의식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어떤 외부 증거를 사용할 수 있는가?"라는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질문들로 또다시 이어진다.

아마도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인공지능의 인격성에 대한 논쟁이 오랫동안 교착 상태에 빠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질문이 생기는데, 전자 인격의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다른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 과학 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길을 먼 과거, 즉 초기 이슬람 철학자 이븐 시나(980~1037)의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과 동물 그리고 인공지능, 이븐 시나가 발견한 인지 과정의 차이

참고로 이븐 시나는 아라비아 철학의 최고봉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에게도 영향을 미쳤으며, 그가 11세기에 쓴 '의학정전'은 근현대 의학을 탄생시킨 16~18세기 유럽 의과대학들이 교과서로 삼을 정도로 그의 지성은 대단했다. 하지만 인쇄기가 발명되기 수 세기 전에 살았으며, 인공지능보다 훨씬 더 오래전에 등장한 인물이 제시한 인격의 기준이 아직도 유효할까?

사실 그는 오늘날 인공지능 윤리학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동일한 질문, 즉 "무엇이 사람을 동물이 아닌 사람으로 만드는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유사한 과제에 대해 인간과 AI의 반응을 비교하는 데 관심이 있는 현대의 AI 연구자들처럼, 이븐 시나는 인간과 동물이 비슷한 행동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거치는 내부 과정을 비교하는 데 흥미를 느꼈다.

그가 생각하는 인간의 핵심적인 능력 중 하나는 '보편적인 것'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인간은 일반화된 규칙을 찾아 추론하는 반면 동물은 눈앞에 있는 '구체적인 것'만 생각할 수 있다고 그는 바라봤다. 이븐 시나는 『알 나프스』에서 "늑대를 인식하는 양"을 예시로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설명했다. 늑대를 만난 인간은 "늑대가 일반적으로 위험하고, 내 앞에 있는 이 동물은 늑대이므로 도망쳐야 한다"는 보편적인 원칙을 적용하지만, 늑대를 만난 양은 "늑대가 내 앞에 있으니까 도망쳐야 한다"는 특수한 상황에 인식이 국한되어 있다고 해석했다.

이븐 시나가 인간과 동물의 심리를 구분할 때 사용한 위의 기준은 현대 컴퓨터 과학자들이 AI와 관련하여 연구하고 있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인공 신경망은 '체계적인 일반화'(systematic generalization) 혹은 '구성적 일반화'(compositional generalization)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 용어들은 언어학자와 인지과학자들이 일반화된 규칙에서 추론하는 유형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이는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추론하는 주요 방식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즉 인간은 일련의 단어에서 의미를 추상화하여 더 복잡한 아이디어로 결합할 수 있지만, AI는 통계 데이터 세트 내에서 특정 작업과 일치하는 특정 데이터 항목을 반영하는 데 그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 지성, 사물의 본질과 그 보편성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이러한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는 인간 추론의 고유한 특징에 대한 이븐 시나의 통찰과 일맥상통한다. 『알 시파』에서 그는 "지성은… 공통적으로 공유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학습하여 공통적인 것의 본질을 추출한다"라며, 인간은 사물의 덜 중요한 특징과 본질적인 특징을 구분하여 일반화된 개념을 형성하여 특정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추론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사이트에 접속할 때 인간과 봇을 구분하는 데 사용되는 캡차(CAPTCHA, 보안 문자 테스트)에서도 이븐 시나가 정의한 지성의 핵심을 기준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문자 X를 포함한 이미지를 모두 선택"하라는 캡차 문제에서 우리는 문자 X의 핵심 특징인 '두 개의 교차한 선'을 추출하는 데 집중한다. 그런 다음 문자 X의 핵심 특징을 일반화하여 모든 X는 두 개의 교차한 선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 결과 인간은 캡차 이미지에서 무작위로 추가된 선과 문자의 뒤틀림과 같은 중요하지 않은 변형을 어렵지 않게 무시할 수 있어 특정 X를 인식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반면 컴퓨터는 특정 X의 정확한 이미지(또는 충분히 유사한 이미지)가 제공되지 않는 한, 이 이미지가 X를 나타내는 지를 추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무작위 선과 뒤틀림이 적용된 문자는 컴퓨터가 X로 분류하고 저장한 방대한 이미지 표본과 유사하지 않을 경우, 변형된 X를 인식할 수 없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공 신경망에 "늑대를 인식하는 양"에 대한 과제를 제시하면, 인공지능은 양의 인식 과정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인간처럼 늑대라는 일반적인 개념부터 위험성과 같은 특정 늑대의 특징까지 추론하지는 못하고, 양처럼 세부적인 영역에 국한하여 추론하는 게 한계일 것이다. 다만 인공 신경망은 양과 달리, 점점 더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기반으로 훨씬 더 많은 세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되어, 인간과 같은 추론이 가능한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같은 맥락에서 딥러닝이 자연어 처리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구성적 일반화를 통해 인간의 추론을 학습했다고 하기보다 방대한 세부 사항으로 구성된 대규모 데이터 세트에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븐 시나가 제시하는 인간성의 핵심 기준인 보편성으로부터의 추론은 체계적인 구성적 일반화 능력과 유사하며, 잠재적으로 테스트 가능한 인격성 기준을 제공한다. 실제로 인공지능은 수많은 연구에서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과학 윤리는 종종 최첨단과 관련이 있지만, 미래에 관한 질문에는 과거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기도 하다. 역사를 통해 우리 시대의 편견과 가정을 넘어 현재의 교착 상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찾을 수 있음을 재고해야 할 때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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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도 예외 아냐, 번들링으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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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올 1분기에만 900만 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도 약 3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1분기보다 70% 이상 늘었다. 넷플릭스가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는 동안 티빙·웨이브·왓챠 등 토종 OTT 3사는 총합 6,17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국내 OTT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갈수록 어려워지는 업황 속 3사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넷플릭스, 1분기 가입자 증가 "예상치 상회"

18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가입자 수는 933만 명 증가해 총 2억6,960만 명을 기록했다. 1분기 순증한 가입자 수는 지난해 4분기의 1,312만 명보다 줄었지만 총가입자 수는 지난해 1분기보다 16.0% 늘었으며,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2억6,420만 명)도 웃돌았다.

1분기 영업이익은 26억 달러(약 3조5,880억원)로 지난해 1분기 17억 달러(약 2조3,460억원) 대비 54% 급증했다. 매출은 93억7,000만 달러(약 12조9,306억원)로 1년 전보다 14.8%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 92억8,000만 달러(약 12조8,064억원)를 넘어섰다.

순이익은 23억3,200만 달러(약 3조2,18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8.7%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5.28달러(약 7286원)로 월가 예상치 4.52달러(약 6,238원)를 크게 상회했고, 영업이익률은 28.1%로 전년 동기(21.0%)보다 7.1%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호실적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2024년은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며 "유료 회원 수(멤버십) 성장과 가격 정책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고 기반 회원(구독자)을 늘리고 광고주를 위한 역량을 강화하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진전을 이뤘다"며 "광고 회원 수는 전 분기 대비 65%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토종 OTT 3사 매출 다 합쳐도 넷플릭스 못 이겨

넷플릭스가 자본력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해가고 있는 가운데 토종 OTT들은 갈 곳을 잃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3사는 통합 성적으로도 여전히 넷플릭스를 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매출 격차가 더욱 커졌다.

3사 합산 매출은 전년(5,945억원) 대비 3.8% 오른 6,173억원인데, 넷플릭스와 3사의 매출 차이는 △2020년 1,817억원 △2021년 1,992억원 △2022년 1,787억원 △2023년 2,060억원으로 넷플릭스가 재무제표를 공개한 이후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개별적으로 보면 더욱 뼈아프다. 특히 KT ‘시즌’과 합병한 티빙은 CJ ENM에서 분할 설립한 2020년 이래로 적자가 ​가장 컸다. 매출 규모가 3,264억원으로 800억원가량 줄어든 반면 영업손실은 전년(1,192억원) 대비 19.2% 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국내 OTT 사업자들은 창립 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OTT 사업자들이 지금까지 ‘적자 경쟁’ 내지는 ‘출혈 경쟁’을 벌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OTT 시장을 두고 ‘소수의 시장 지배자가 살아남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 시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별도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쿠팡플레이 역시 적자 상태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OTT 3사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 등으로 멤버십 가입자 확대에 나서는 한편, 왓챠는 광고선전비 등 비용을 통제하며 적자 축소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웨이브는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예능·시사교양장르에 집중하며 유럽 시장으로 영역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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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애플TV+

애플 TV+, 디즈니+ 등 글로벌 OTT도 생존 경쟁

글로벌 OTT들도 예외가 아니다. 규모의 경제로 업계 선두를 자신했던 글로벌 OTT의 움직임도 분주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 OTT 시장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번들링'이 이를 방증한다. 번들링이란 복수의 서비스를 합쳐 더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막대한 자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애플과 파라마운트는 이들의 OTT인 '애플 TV+'와 '파라마운트+'를 결합한 상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개를 따로 구독할 때보다 요금을 절반 수준으로 내리고 양사의 콘텐츠는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단 것이다. 미국의 영화 제작·배급사인 파라마운트의 '파라마운트+' 콘텐츠는 국내 OTT 플랫폼인 티빙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버라이즌은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OTT인 맥스를 묶은 번들상품을 지난해 출시했다. 이 역시 구독료를 40%가량 낮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또 다른 글로벌 OTT인 디즈니플러스도 한창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유력시 되는 전략은 OTT에 게임과 쇼핑 기능의 도입이다. '무빙', '카지노' 등 자사 드라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게임을 제작하거나 콘텐츠 시청 중 구매를 유도하는 알림창을 띄우는 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주에 OTT 텐트폴 드라마가 2~3개씩 쏟아질 정도로 신규 콘텐츠는 범람하고 있지만 구독자 수는 예전처럼 증가할 수 없게 됐다"며 "그렇다고 구독료를 인상하면 이게 다시 이탈로 이어지니 경쟁사 제휴도 마다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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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TSMC와 'HBM4' 개발 협력한다
선두 놓치고 'HBM4'에 총력 기울이는 삼성전자
HBM 양대산맥 격돌 전망, 승기는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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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대만 TSMC와 협력을 강화한다. 차세대 HBM으로 꼽히는 'HBM4(6세대 HBM)' 생산·패키징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각 업계 1위 기업이 손을 잡은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HBM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HBM4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HBM 시장 내 '선두 경쟁'이 한층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TSMC-SK하이닉스 '1위들의 결합'

19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대만 수도 타이베이(Taipei)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추후 양사 간 협업을 통해 차세대 HBM 제품인 HBM4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글로벌 리더인 당사는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와 힘을 합쳐 또 한 번의 HBM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며 “고객·파운드리·메모리로 이어지는 3자간 기술 협업을 바탕으로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우선 HBM 패키지 최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 다이(Base Die, HBM을 제어하는 부품)의 성능 개선에 나선다.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제조했으나, HBM4부터는 TSMC의 초미세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 등 고객들의 폭넓은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Customized) HBM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양사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CoWoS(2.5D 패키지 기술을 의미하는 TSMC의 브랜드명)' 기술 결합을 최적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HBM 관련 고객 요청에 공동 대응할 예정이다. 케빈 장 TSMC 수석부사장은 “TSMC와 SK하이닉스는 수년간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최선단 로직 칩과 HBM을 결합한 세계 최고의 AI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해 왔다”며 “HBM4에서도 양사는 긴밀하게 협력해 고객의 AI 기반 혁신에 키(Key)가 될 최고의 통합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쟁사 삼성전자의 HBM4 개발 현황

이런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사이 '경쟁 구도'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전 세계 HBM 시장을 양분하는 '양대 산맥'으로 꼽히지만, 기술력 방면에서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1년 정도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부터 4세대 제품인 HBM3를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 바 있다. 

선두 주자 자리를 뺏긴 삼성전자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히 '차세대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달 초 HBM을 적층하는 패키징 신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납땜용 구슬 없이 반도체를 적층하는 기술)’ 구현에 성공하며 HBM4 시장 내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HBM4에서 구현될 16단을 모두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적층, HBM4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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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사진=삼성전자

지난 18일에는 삼성전자가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HBM4 16단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윤재윤 삼성전자 D램 개발실 상무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고온 열 특성에 최적화된 '비전도성 접착 필름(NCF)' 조립 기술과 최첨단 공정 기술을 통해 차세대 HBM4에 16단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8, 12, 16단 3개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HBM', 시장 경쟁 격화 조짐

관건은 SK하이닉스가 TSMC와 손잡고 삼성전자의 '질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다. TSMC는 소위 'AI 반도체' 시장 강자인 엔비디아의 GPU 위탁 생산·패키징을 맡으며 이미 관련 역량을 확보한 상태다. 엔비디아가 TSMC에 GPU 생산을 위탁하고, TSMC가 GPU를 생산한 뒤 메모리 업체로부터 받은 HBM을 부착해 패키징을 마치는 구조다. SK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HBM4 제조 기술력을 확보할 경우,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로 연결되는 탄탄한 협력 구조가 구축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미국 현지에서 열린 엔비디아 행사에서 HBM4 제조와 관련한 '청사진'을 공개한 상태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추후 개발될 HBM4 제품에는 ‘하이브리드 본딩’ 공법이 활용될 예정이다. HBM4를 구성하는 D램은 16단으로 적층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 처리 용량을 48기가바이트(GB)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취급하는 HBM3E(5세대 HBM)는 D램을 8~12단으로 적층하는 방식이며, 데이터 처리 용량은 24~36GB 수준이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해당 발표에서 공개한 HBM4의 경우 성능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 성능이 추가적으로 향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의 HBM4 양산은 오는 2026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 개발 '로드맵'이 본격적으로 공개된 가운데, 시장은 차후 양사가 펼칠 시장 패권 경쟁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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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성인인증 법, 취지는 좋지만 개인정보 유출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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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확인·얼굴 인식·계좌 인증 방식 모두 개인정보 유출 위험있어
방화벽 인터페이스 기술로 개인정보 유출 위험 줄여
그럼에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 계속 가져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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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포르노 사이트 접속 시 성인인증을 요구하는 법이 도입되어 온라인 음란물 접근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하지만 법의 찬반을 둘러싸고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지자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성인 콘텐츠를 보는 것이 성폭력을 미화하고 여성과 소녀에 대한 유해한 태도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성인인증이 디지털 익명성을 위협하고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성인인증 요구하는 나라 점차 늘어가

미국 캔자스, 플로리다, 아이다호 주에서는 성인용 웹사이트에 접속하기 전에 방문자의 연령을 확인하는 정책을 통과시켰다. 다른 5개 주에서 이미 유사한 법안이 시행되고 있으며, 더 많은 주에서도 이 법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유럽연합은 세계 최대 규모의 포르노 사이트 3곳에 연령 확인 요건을 부과하여 미국과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미국시민자유연맹, 폰허브(Pornhub),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는 성인인증으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놓았다.

주로 쓰이는 온라인 연령 인증 방법은 얼굴 스캔, 신분증 또는 은행 정보와 같은 개인정보를 제공하여 인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음란물 소비 데이터와 개인정보는 연결될 수밖에 없고 해커들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정부 웹사이트에 대규모 해킹을 당해 4,300만 명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 있었다. 이를 두고 비판론자들은 정부도 관리하지 못하는 개인정보를 포르노 사이트가 잘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은 너무 순진한 것아니냐는 주장이다.

전통적인 성인인증 방식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높아

그럼 이때까지 웹사이트에서 어떻게 성인인증을 해왔고, 그 방법은 어떤 한계가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먼저 신분증을 스캔하는 방법이다. 술과 담배를 살 때 신분증을 제시하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신분증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미 신분증에 접근하여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은 빈번히 발생하여 그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심지어 성인인증을 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음으로 얼굴 인식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매우 민감한 생체 인식 데이터가 저장될 위험이 있다. 이 데이터가 유출되면 딥페이크, 안면 인식 시스템 등 악용할 여지가 커,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큰 위험이 뒤따른다. 게다가 얼굴 인식은 화장을 한 여성과 유색인종의 나이를 추정하는 데 매우 부정확한 경우가 많아 명확한 한계를 갖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계좌 인증이다. 사용자에게 1원을 입금해 계좌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성인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야 유효하다. 일부 은행에서는 18세 미만을 대상으로 계좌개설을 허용하여 계좌 인증은 더 이상 유효한 방법이 아니게 되었다. 또한 안전하지 않은 웹사이트에 은행 정보를 입력하도록 하는 것은 해커에게 먹잇감을 주는 행동이다.

웹사이트와 연령 인증 서비스 사이에 방화벽 세워

전통적인 성인인증 방식은 본인인증을 위해 민감한 정보를 요구하므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필연적으로 따라 올 수 밖에 없다. 이에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컴퓨터 과학자이자 교수인 올리비에 블레이지는 웹사이트와 인증 서비스 사이에 방화벽 역할을 하는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웹사이트와 연령 확인 서비스 사이에 디지털 중개자를 추가하여, 웹사이트가 사용자 식별 정보를 볼 수 없도록 차단한다. 그리고 제3자인 연령 확인 서비스는 사용자가 어떤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게 된다. 웹사이트가 얻는 유일한 정보는 사용자가 18세 이상인지 여부에 대한 정보뿐이다.

새로운 성인인증 방식 만능은 아니야

하지만 이 프로토콜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VPN(가상사설망)없이 인터넷을 사용하면 웹사이트가 사용자의 IP 주소에 접근할 수 있으므로, 익명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인터넷 사용자가 개인 컴퓨터로 온라인에 접속할 때, 정보 유출을 감수하는 기존 방식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운 성인인증 방식이 만병통치약이 아닌 만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으려면 먼저 부모가 인터넷의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면, 자녀가 낯선 사람과 대화하고 성인용 콘텐츠를 보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녀는 자신도 모르게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도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다른 방법으로는 휴대폰의 자녀 보호 기능을 이용하여 성인 웹사이트 접근을 강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이다. 이는 자녀가 부모로부터 자유를 침해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차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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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테마 랠리 중 주요 기술 국산화 나선 소부장 업체들도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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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지원받은 HBM 검사장비 업체 '디아이', 주가 440% 폭등
관계자들 "2년마다 선정하는 기술혁신기업 대상 지원이 주효했다" 분석
HBM 랠리에 코스닥 기업 윈팩은 시총 70% 수준 대규모 유상 증자도

엔비디아, ASML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는 가운데 대형언어모델(LLM)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알려진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주식들도 랠리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연초부터 시가총액이 30조원나 뛰어올라 130조원대에 안착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에 HBM 관련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소부장 업체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HBM용 웨이퍼 테스터 시장에서 국산화에 성공해 검사 장비 내 최대 수혜 업체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디아이의 경우 지난해 12월만 해도 주당 5,500원대 박스권을 맴돌았으나, 18일 종가 기준 주당 24,300원까지 뛰어올랐다. 시가총액은 6천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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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아이 홈페이지

가수 '싸이' 아버지 회사에서 HBM 전문 회사로 이미지 탈바꿈

1961년 설립한된 디아이는 국내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다. 한때 가수 '싸이'의 아버지 박원호씨가 대주주인 회사로 더 알려졌으나, 이번 HBM 랠리가 본격화되면서 회사 이미지가 180도 바뀌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디아이는 국내 양대 반도체 대기업인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주요 납품업체로 꼽힌다. 삼성전자에는 벤더사로 D램과 낸드 번인 테스터를 공급하고 있다. 연결 대상 자회사인 디지털프론티어(DF)는 일본과 미국 업체가 양분하고 있는 웨이퍼 테스터 시장에서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SK하이닉스 협력업체로 메모리 웨이퍼와 번인 테스터를 공급 중이다. 2019년에는 SK하이닉스의 2기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디아이 주가가 랠리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HBM 검사장비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D램 적층이 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수율을 개선할 수 있는 관련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디아이의 HBM용 웨이퍼 테스터는 생산 초기 단계에서 결함 있는 제품을 빠르게 식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를 통해 최종 제품의 품질을 높여 전체적인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특히 DF는 HBM용 특화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두 가지 기능으로 분리함으로써 웨이퍼 처리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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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이의 모니터링 번인 테스터(Monitoring Burn-in Tester)/사진=디아이 홈페이지

HBM 수율 개선용 필수 장비로 자리매김

디아이의 번인 테스트 전문 역량도 주가 부양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번인 테스트는 반도체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고성능 컴퓨팅, 자동차, 항공우주 등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는 디아이를 포함한 소부장 업체들이 장비를 공급하고 있지만 디아이 측의 기술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번인 테스트는 후공정 단계에서 진행하며 반도체 칩이 고온, 고전압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데 사용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DF의 번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HBM용 웨이퍼 테스터의 장비 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반적인 검사 장비가 아닌 HBM 필수 장비기 때문에 HBM 세대 교체가 진행될수록 해당 장비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번인 테스트 전문 업체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어드반테스트가 생산 능력 한계에 도달한 데다 웨이퍼단 테스트만 진행해 공급하는 탓에 수율이 낮은 점이 문제로 지적돼 온 바 있다.

SK하이닉스 지원이 성장의 디딤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일 의존도가 높은 주요 반도체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꾸준히 투자해 온 것이 효과를 봤다고 분석한다. SK하이닉스는 대일 관계 악화 전인 2017년부터 국내 소부장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혁신기업들을 선정해 관련 사업을 육성해 왔다. 선정된 기업은 2년간 SK하이닉스과 공동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개발된 제품은 SK하이닉스 생산 라인에서 직접 성능을 평가해 볼 수 있다.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다. 또 SK하이닉스가 소부장 기업들에 무이자 기술개발 자금을 대출해 주고 제품에 대한 최소구매 물량을 보장했던 부분도 디아이 성장을 견인하는 데 일조했다.

SK하이닉스의 기술혁신기업 지원 덕분에 HBM 관련 주요 기술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도 증가하는 추세다. SK하이닉스의 D램 테스트 외주를 담당하고 있는 윈팩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약 800억원대의 기업이지만, HBM 랠리에 힘입어 지난 2월에 시총 70%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2021년 SK하이닉스와 함께 uMCP(UFS 기반 다중 칩 패키지) 생산을 진행하기도 했던 윈팩은 올해 SK하이닉스에서 약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난해 11월 협력사 모임에서 HBM 비전을 설파하면서 "시설투자가 줄어 전반적으로 힘이 들겠지만 함께 헤쳐 나가자"며 협력사 대표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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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지원-단통법폐지-제4이통사, 총선 참패로 동력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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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총선, 윤 정부 정책 방향 트나
반도체 보조금 지원, 법 개정에 먹구름
단통법 폐지 등 ICT 정책에도 차질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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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 육성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도 세제 혜택, 산업단지 지원 등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기조에 맞게 정부도 보조금 지급 방안을 협의 중이지만, 부처 간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 보조금 지급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사실상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 온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정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여당 참패에 반도체 관련 정책 빨간불

18일 정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기간 공개한 정책공약집에는 반도체 관련 정책으로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일몰 기한 추가 연장’ 및 ‘연구 개발(R&D) 장비 및 중고 장비 투자 세액 공제’ 등이 담겨 있다. 앞서 반도체 관련 시설투자에 대해 주요 경쟁에 대응할 수준의 보조금 지급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여당과 달리, 야당 측은 직접적인 보조금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태다. 대신 시스템반도체와 첨단패키징 지원을 강화해 종합 반도체 생태계 허브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기존 세액 공제 중심의 제도 전반을 손보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투자 인센티브 재검토를 비롯한 관련 보조금 지급 기준을 마련하고, 최종적으로 민간기업과 관련 산업군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총선 참패로 여당과 정부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측의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보조금 지급은커녕 논의 단계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 통과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기반을 마련하긴 했으나, 그마저도 올해 말 시효가 끝나게 돼 정책 보조가 시급하다.

더욱이 칩스법 일몰 후에는 설비투자 공제율이 15%에서 8%로 줄어들기 때문에 내년부터 반도체 대기업의 세 부담이 2조5,000억원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현재 관련 산업 인프라 투자의 대부분을 민간기업이 떠맡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투자 규모가 쪼그라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반도체업계에선 정부가 보조금 지급에 나설 것을 요청해 왔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DS) 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을 비롯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은 지난달 26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투자 보조금 신설을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관련 산업 기반 조성에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보조금이 지급되면 원가 부담이 줄어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현행 칩스법에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협정에 따라 보조금 지급이 제외돼 있어 관련 법 개정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단통법 폐지’도 물 건너가나

야당의 승리로 단통법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와 여당의 가계통신비 정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법을 개정해야 하는 단통법 역시 야당의 동의가 필수인 만큼 오는 5월 30일 새롭게 시작하는 22대 국회까지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특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민주당 간사이자 단통법 폐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조승래 의원이 당선되면서 단통법 폐지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 의원은 지난 1월 성명을 통해 “정부가 느닷없이 들고 나온 단통법 폐지는 총선을 앞두고 급조한 표 구걸용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단통법 폐지에 따라 야기될 부작용과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안, 대책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단통법 폐지가 중단될 경우 전환지원금은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전환지원금은 소비자가 번호를 이동할 때 최대 50만원을 통신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말한다. 정부는 전환지원금이 시장 경쟁을 활성화시켜 가계통신비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간 야당은 전환지원금 도입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단통법이 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령 개정으로 법의 취지를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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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테이지엑스

제4이통사, 국정감사 도마 오를 듯

정부의 또 다른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인 제4이통사 선정 과정에 대한 야당의 날카로운 검증도 예상된다. 제4이통사 선정 이후에도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되면서 22대 국회가 열리면 대정부질의 또는 국정감사에서 논의 사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정부의 제4이통사 유치 전략과 관련해 신규 이통사 진입에 대한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특혜성 지원 △사업자 재정능력 검증 △신규사업 지속가능성 여부 등은 우려 사항으로 제기했다.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정책 실패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정부는 신규사업자 자격을 획득한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에 대해 단말, 재정, 인프라, 로밍 등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의 특혜성 지원, 신규사업자의 재정능력 및 지속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22대 국회 대정부질의 및 국정감사에서 세부검증을 통해 향후 이용자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은 "제4이통에 대한 우려들은 의원들과 이미 공유가 돼 있다"며 "대정부질의, 국감 등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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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C&C 매각 준비하는 SM엔터-카카오, SKT도 손상차손 반영으로 '매각설'에 힘 실어

SM C&C 매각 준비하는 SM엔터-카카오, SKT도 손상차손 반영으로 '매각설'에 힘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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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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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C&C 손상차손 반영한 SKT, '매각설' 개연성 더하나
카카오에 법적 리스크 가하는 SM C&C, "매각 기정사실화"
SM엔터도 매각 준비 과정, 남은 과제는 '기업가치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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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SKT)이 SM엔터테인먼트(SM엔터)와의 협력 과정에서 투자한 SM컬처앤콘텐츠(SM C&C)의 보유분 일부를 손상차손으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M C&C의 연이은 적자로 SM엔터가 매각한다는 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2대 주주인 SKT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SM엔터와 카카오, SKT 등 SM C&C와 연결된 이들 모두가 매각 개연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단 점이다. 이에 시장은 SM C&C 매각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양새다.

SKT, SM C&C 188억원 손상차손 반영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T는 2023년 SM C&C에 대해 188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SKT가 투자를 단행한 이후 SM C&C가 적자를 지속한 영향이다. 손상차손이란 투자 자산의 시장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해 자산의 미래 가치가 장부가격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을 때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SKT는 SM C&C의 장부가액을 2022년 653억원에서 2023년 416억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시장은 SKT의 움직임을 'SM C&C 매각 준비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SM C&C는 SM엔터 그룹의 계열사로, 종합 광고를 비롯해 △마케팅 프로모션 △배우 매니지먼트 △영상 콘텐츠 기획·제작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SKT가 SM C&C에 지분을 투자한 건 지난 2017년의 일이다. 당시 SKT는 SM C&C의 최대주주인 SM엔터와 콘텐츠 협력을 위해 손잡고 상호 증자 및 지분 양수도를 추진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리버(현 드림어스컴퍼니)와 SM C&C에 각각 250억원, 6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SM엔터 또한 각각 400억원, 73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SM C&C는 이렇게 투자받은 돈으로 2017년 SK플래닛의 광고 사업인 M&C 사업부를 인수하며 SKT와의 접점을 확대했고, SKT는 SM엔터와의 콘텐츠 협력에 더욱 힘을 실었다. 당시 SKT는 AI(인공지능)와 VR(가상현실)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함에 앞서 엔터 분야 경쟁력을 가진 SM엔터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육성하겠단 청사진도 세웠다.

그러나 최근 SM C&C를 통한 광고 사업과 SM엔터와의 협업은 수그러든 상태다. SM C&C가 적자를 이어가면서 SKT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SM엔터 또한 비주력 자산을 정리하겠다고 밝히며 SM C&C의 미래가 어두워진 탓이다. SKT가 글로벌 신사업 진출을 위해 SM엔터와 손을 맞잡은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았단 점도 영향을 미쳤다.

SKT는 지난 2018년 SM엔터와의 협업을 통해 엑소, 레드벨벳 등 아이돌을 가상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소셜VR’과 AI 플랫폼 ‘누구(NUGU)’,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홀로박스(HoloBox)’ 서비스 등을 연달아 선보였지만 해외를 차치하고 국내에서도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또 시정명령 받은 카카오, SM C&C 매각 속도 내나

카카오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2차 시정명령을 받았단 사실도 매각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카카오가 시정명령을 받은 데엔 SM C&C 편입의 영향이 컸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측은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하면서 SM C&C의 특수관계자가 됐는데, 카카오는 이미 SBS M&C의 주식 10%를 보유하고 있었다"며 "이는 미디어렙 소유제한 규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렙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특수관계자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매각 분위기가 가열하자 SM C&C는 기업가치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영실적과 주가 모두 안정적인 지표를 보여야 모회사 입장에서 매각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방송인 강호동을 끌어들인 것이다. SM C&C는 지난 3월 강호동을 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지난 1일엔 강호동을 비등기 임원 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유명인을 포섭해 밸류업을 노리겠단 취지인데, 실제 강호동의 이사 선임이 알려진 날 SM C&C의 주가는 9.27% 반짝 올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다만 중요한 건 강호동 이사 선임 효과가 일시적인 주가 상승에 그치지 않고 경영실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거다. 현재 SM C&C의 실적 부진은 여전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 C&C는 지난해 1,273억1,087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9.4% 하락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4.0% 오른 20억8,573만원으로 집계됐지만, 당기순손실이 99억1,537만원을 기록하며 결국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실적이 비교적 부진한 데다 주가도 강호동 효과를 제외하면 하락을 거듭하는 상황인 만큼, 현재로서는 SM C&C가 매각 과정에서 제값을 받기는 어려우리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매각 '준비' 과정이 보다 면밀히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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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혁 SM엔터 대표의 모습/사진=SM엔터테인먼트

매각 준비 시작한 SM엔터, M&A 전문가 선임하기도

이에 SM엔터도 SM C&C 매각을 위한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장철혁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선임이 대표적이다. 앞서 지난해 3월 SM엔터는 정기 주주총회 직후 신규 이사회를 열고 장 CFO를 단독 대표로 선임했다. 장 대표는 M&A 전문가로 평가되는 인물로, SM 측 설명에 따르면 장 대표는 글로벌 회계법인인 KPMG, PwC에서 13년간 근무하며 회계감사와 기업 인수, 매각 자문, 인수실사, 기업가치평가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그는 스킨푸드와 동아탱커에서 CFO 업무를 수행하며 부실기업의 회복을 위한 조직개선 작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SM엔터의 새로운 수장 자리에 M&A 전문가가 앉게 되면서 SM엔터 차원의 SM C&C 매각 움직임에도 속도가 더해지기 시작했다. 장 대표의 비핵심자산 매각 의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실제 SM C&C 대표는 당시 사내이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향후 직무수행계획 중 '비핵심자산 매각과 효율적 자금운용’을 최상단에 배치한 바 있다.

또 본업인 음악과 무관한 비핵심자산의 매각을 통해 핵삼사업 성장을 도모한다는 건 SM엔터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합의한 사항이기도 하다. SM엔터-SKT-카카오 등 SM C&C와 연결된 기업 모두가 매각 개연성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시장에선 SM C&C의 매각이 초읽기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거듭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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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1위 자리 내준 애플, '폴더블폰'으로 반전 노리나

삼성에 1위 자리 내준 애플, '폴더블폰'으로 반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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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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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PTO 통해 하드웨어 적용 ‘폴더블 장치’ 특허 출원
올해 하반기 'AI폰' 출시로 삼성전자와 재격돌 전망
中 시장 동력 떨어지며 고전하는 애플, 반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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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애플

삼성전자에 글로벌 스마트폰 1위를 자리를 뺏긴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의 핵심 시장인 중국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자, 돌파구로 폴더블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폴더블 관련 신규 특허 획득

18일 미국 상표특허청(USPTO)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폴더블 관련 신규 특허를 획득했다. 특허명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갖춘 전자 장치'로 휴대폰을 접는 과정에서 디스플레이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기 위해 '스프링' 구조를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특허 문서에 따르면 스프링은 철·니켈 등 합금 소재로 유연하며, 압력 감지 구조와 같은 센서가 내장돼 있다. 이같은 스프링 구조를 활용해 충격이나 눌림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외부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 기기 변형이 쉽게 이뤄지지 않아 내구성이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앞서 애플은 지난 2월 접히는 기기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고, 작년에도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발생할 수 있는 흠집과 균열을 방지하는 특허를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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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국 상표특허청(USPTO)

애플은 수년간 폴더블 관련 기술을 개발했으나 주름과 외부 충격 등 내구성 문제로 폴더블 제품 출시를 미뤄왔다. 지난 2019년 폴더블폰 시장에 처음 뛰어든 삼성전자와 비교해 속도 면에선 뒤처졌지만, 꾸준히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있어 향후 '폴더블 아이폰', '폴더블 아이패드'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삼성전자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기업 대부분이 폴더블폰을 시장에 출시했지만 애플은 아직 폴더블 제품을 선보이지 않은 상태다. 이에 업계에선 이르면 올해 또는 2026년께 폴더블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 분석 전문가인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올해 처음으로 폴더블 아이패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궈밍치 애널리스트의 전망은 시장분석기관 CSS 인사이트의 관측과도 일치한다. CSS 인사이트는 2022년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애플이 2024년 접히는 스크린의 아이패드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먼저 폴더블 아이패드를 출시한 후 시장 반응을 확인한 후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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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1'이 이미지를 읽고 답하는 내용/사진=arXiv

AI 관련 기술 개발에도 속도

애플은 AI 관련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이미지-텍스트 멀티모달 모델'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애플은 정교한 사전 훈련 과정을 거친 최대 매개변수 300억 개의 대형멀티모달(LMM) 'MM1'을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를 통해 공개했다.

애플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의 제목은 'MM1: 멀티모달 LLM 사전 교육의 방법, 분석 및 통찰력'이다. 연구진은 고성능 LMM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아키텍처의 구성과 학습용 데이터셋 선별 등을 집중 실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단일 모델이 아닌, 사전 훈련을 통해 상황별로 SOTA('State-of-the-art, 현 최고 수준)를 기록한 모델 여럿을 구축하고, 이를 '전문가 혼합(MoE)' 방식으로 조합, 매개변수 30억 개(3B), 70억 개(7B), 300억 개(30B) 등 제품군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연구진은 이미지 인코더와 비전-언어 커넥터, 다양한 사전 훈련 데이터 등을 채택하고 골라내는 과정에 몇가지 중요한 설계 교훈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런 대규모 멀티모달 사전 훈련 덕분에 MM1은 컨텍스트 러닝(in-context learning), 다중 이미지 추론(multi-image reasoning), 퓨샷 CoT 프롬프트(few-shot chain-of-thought prompting) 등을 활용해 이미지를 이해하고 답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AI에 대한 애플의 발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는 평가다. 애플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AI 연구 개발에 나서며, 전용 칩에서 온디바이스 AI를 구축하는 프레임워크와 칩에서 AI를 구동하는 데 최적화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또 지난 10월 7B·13B 멀티모달 모델 '페렛'을 오픈 소스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혁신적인 AI 논문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업계 눈은 아이폰16 시리즈로

애플이 이처럼 새로운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인 중국 시장에서 동력이 떨어지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은 작년 9월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이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아이폰15 출시 후에도 판매가 시원치 않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출시 다음 달인 10월 판매 독려 차원에서 청두 애플스토어 등을 직접 찾을 정도였다. 이후 가격 인하, 할인 행사 등 이례적인 판촉 활동에도 판매 부진이 계속되자 쿡 CE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픈한 애플스토어 징안점 개장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최근 1년 새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하며 분위기 전환에 부심하고 있지만 좀처럼 회복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내 아이폰 약세의 배경에는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이 있다. 실제로 화웨이가 자국 기술로 만든 칩을 사용한 ‘메이트60 프로’는 아이폰15 판매량을 압도했다. 중국 정부의 ‘공무원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도 아이폰 판매 감소에 일조했다. 중국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시장인 만큼 중국 매출 감소는 전체 실적에 치명적이다. 그 결과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까지 내줬다.

이런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애플이 우선 올 하반기 선보일 아이폰16 시리즈에 쏠릴 전망이다. 애플은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10일 연례 행사인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AI 관련 발표가 나올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들보다 AI 기술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이를 얼마나 반전시킬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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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