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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송영숙 공동 대표 선임에 한미약품 자리싸움 마무리 수순, 남은 건 자금 조달-바이오 전환의 '자기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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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매듭, 임종훈·송영숙 공동 대표 공동 대표 구축
바이오 전환 청사진 그리는 임종윤 전 사장, "1조원 자금은 어디서 구하나"
급격한 전환도 불안 요소, "R&D 구조 변화 감당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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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의 모습/사진=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을 매듭지은 한미약품그룹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이사회 다수를 차지한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회사의 주력 분야를 합성(케미칼)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전환하겠단 포부를 밝혔기 때문이다. 우선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표 대결은 일단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앞으로는 '자기증명'의 시간이다. 바이오의약품으로의 전환을 제대로 이뤄낼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거듭 쏟아지는 상황인 만큼 재원 마련 및 인재 채용 등에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 임종훈·송영숙 공동 대표 선임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오전 10시께 한미약품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차남인 임종훈 사내이사를 송영숙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로 선임했다.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 대표를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표 대결에서 승리한 셈이다. 이제 남은 건 자기증명이다. 앞서 임 전 사장은 향후 한미약품그룹 수익성 향상을 위해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탁개발(CDO)과 임상시험수탁(CRO) 분야에 뛰어들어 한미약품그룹을 한국의 '론자'로 만들겠단 목표다. 론자는 스위스에 위치한 전 세계 1위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이다.

이를 위해 임 전 사장은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후 바이오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세부적인 방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이 유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위탁생산(CMO) 방식보다 CDO와 CRO를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단 전략이다. 아울러 그간 추진해 온 혁신신약 개발 파이프라인도 확대한다. 임 전 사장은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목표로 1차적으로 시가총액 50조원 비전을 밝혔다. 최종적으로는 200조원까지 한미약품그룹을 키우겠다는 포부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100개 생산을 위해 2021년 세계적인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전문가들과 함께 팬데믹 사이언스센터 설립을 위한 계획‧설계를 이미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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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 청사진 내걸었지만, "문제는 자금 조달"

문제는 자금 조달이다. 당장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 구축을 위해선 1조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유력하게 제시되는 건 사모펀드 등 투자회사로부터 자금을 끌어오는 방식이다. 또 한미약품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비상장 계열사인 온라인팜 등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임종윤 전 사장의 보유하고 있는 코리그룹(COREE Group)의 IPO나 구주 매각 등을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도 있다. 코리그룹은 임종윤 전 사장이 지난 2009년 홍콩에 설립한 연구개발(R&D) 및 바이오헬스케어 기술투자기업이다. 또한 DXVX의 투자 유치 가능성도 거론된다. DXVX는 임 전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바이오헬스케어기업으로, 해당 기업에서 임 전 사장의 지분율은 19.5%(581만6,189주)가량이다.

더욱이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 구축 외에도 자금이 필요한 곳이 많다. 기존에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이어갈 자금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비만치료제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신성장동력을 비만 관리로 선정,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비만치료제는 의약품 업계에서 핫한 아이템 중 하나인 만큼 대대적인 전환을 선언한 임 전 사장 입장에서도 쉬이 포기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실제 임종윤·임종훈 이사는 시총 성장 방안으로 비만치료제를 직접 언급한 바도 있다. 이들은 "미국 인디애나폴리스라는 소도시에 본사를 둔 일라이이릴리는 최근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을 이끌며 시총 약 981조원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도 시총 777조원 수준이다. 이에 비춰 보면 시총 200조 달성을 향한 도전도 완전히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R&D 효율 저하 우려↑, 급격한 전환이 '돌부리' 될까

결국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한 상황인 셈이지만, 시장에선 불안의 목소리가 거듭 쏟아진다. 임종윤·임종훈 이사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손을 잡는다고 알려지면서 R&D를 축소할 가능성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글로벌 사모펀드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경우 R&D 예산 축소는 당연한 수순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딜에 참여할지 의문"이라며 "글로벌 사모펀드가 임종윤·임종훈 이사의 지분율에 육박할 정도로 지분을 확보하거나 최대주주로 들어오면 R&D 투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력 분야를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급격히 전환하려 한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주력 분야를 완전히 바꾸는 만큼, 사내 R&D 구성 자체에 변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은 본질부터 다르다. 합성의약품은 화학 물질을 배합해 인공적으로 만든 의약품인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재조합 DNA 기술을 응용해 미생물세포 배양조직세포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의약품으로, 엄밀히 말하자면 생산, 즉 '제조'가 아닌 '배양'을 해야 하는 제품이다.

때문에 합성의약품은 간단히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은 복잡한 제조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맞춤형 소량 생산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 복제품 단계에서도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은 상당히 다른 속성을 띤다. 예컨대 합성의약품의 복제품 제네릭은 화학 공정으로 만들어지기에 오리지널 합성의약품과 동등한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지만, 바이오의약품의 복제품 바이오 시밀러는 생물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일한 제품은 제조가 불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연구 직원들 입장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의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는 언급이 업계를 중심으로 쏟아져 나오는 모양새다.

임 전 사장이 바이오의약품을 강조한 데엔 고개를 끄덕인 이들도 많다. 바이오의약품은 통상 합성의약품에 비해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고, 환자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 수요도 꾸준히 발생하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 대비 약효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어 전체 과정(임상 1상~신약 승인)에서의 성공률이 높다. 임 전 사장이 바이오의약품을 시총 성장의 핵심으로 꼽은 이유가 있는 셈이다.

다만 무리한 전환을 이끌면서 자금력도, 인재 풀도 함부로 낭비하다 보면 한계를 기업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임 전 사장은 "투자 유치 후 바이오의약품 사업에서 실패하면 물러나겠다"는 배수진까지 친 상태다. 바이오의약품과 자신의 자금 유치력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오히려 악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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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원 떠난 KG모빌리티, '턴어라운드' 성장세 이끌어갈 새 대표이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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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정용원 대표이사, 횡령 논란으로 자리서 물러나
"공석 누가 채울까" 엄기민 사장 등 후보자로 거론돼
지난해 실적 개선 흐름 뚜렷, 경영 체제 변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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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가 정용원 대표이사의 후임자 선임에 나선다. 쌍용자동차 시절 횡령 이슈에 휘말린 정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하며 공석이 발생한 탓이다. KG모빌리티가 KG그룹 인수 1년 만에 '턴어라운드(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관련 업계는 차후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갈 '대표이사 후보자'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정용원 대표이사의 사의 표명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내달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내이사 2인의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다. 정 대표이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이다. 정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난 배경에는 쌍용자동차 시절 발생한 부정·비리 의혹이 있다. 지난 2022년 8월 KG그룹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다. 이후 같은 해 9월부터 쌍용자동차 경영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곽재선 KG그룹 회장, 쌍용자동차 관리인을 역임하며 기업 회생에 힘썼던 정 대표이사가 나란히 쌍용자동차를 이끌게 됐다. 지난해 3월에는 쌍용자동차의 사명이 현재의 KG모빌리티로 변경됐다.

정 대표의 횡령 논란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이었다. 지난달 19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경기도 평택시 소재 KG모빌리티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정 대표이사와 임직원이 저지른 업무상 횡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와 관련 KG모빌리티 측은 "압수수색 관련 혐의 내용은 쌍용차 시절(2016~2018년)에 발생했던 몇몇 개인의 부정·비리 사실에 대한 의혹"이라며 "KG모빌리티는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채무관계 등이 완벽하게 정리된 '클린 컴퍼니(Clean Company)'로, 이번 (횡령)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같은 달 21일 정 대표이사는 압수수색 건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표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회사 측에 전달했다. 당시 KG모빌리티 측은 "정 대표가 압수수색 이후 대표 및 등기이사직 사의를 표명했다"며 "경영 권한은 내려놨지만, 그가 맡아 진행하던 일은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빈자리 채울 '대표이사 후보자'

업계는 정 대표이사의 후임자 선임 과정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신임 대표 후보로는 현재 KG모빌리티 사내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엄기민 KG모빌리티 경영지원부문장(CFO) 겸 사업지원본부장(사장)이 거론된다. KG모빌리티가 전신인 쌍용자동차(쌍용차)의 흔적을 지우는 데 힘쓰고 있는 만큼, 곽 회장의 최측근인 엄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KG모빌리티의 핵심 과제가 '재무구조 정상화'라는 점 역시 CFO인 엄 사장에게 호재다.

내달 KG모빌리티 신임 사내 이사로 합류 예정인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전무)과 박장호 생산본부장(전무)도 대표이사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황 전무는 현대차에서 글로벌사업전략팀장과 영국법인장, 러시아판매법인장(HMCIS)을 역임한 인물로, 지난해 1월 KG모빌리티 유럽·러시아사업부장(전무)으로 입사했다. 또 다른 후보인 박 전무는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생산혁신팀장, 생산혁신 담당, 노무 담당 등으로 근무해 왔으며, 2021년부터 생산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G모빌리티가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채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곽 회장과 엄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고, 추가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업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경험자가 경영 일선에 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KG모빌리티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최대 3인까지 선임 가능하다. 다만 KG모빌리티 측은 신규 대표이사 선임 관련 사항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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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토레스'/사진=KG모빌리티

흑자 전환 성공, 미래 성장 누가 견인할까

관건은 경영 체제 변경이 차후 KG모빌리티의 성장에 미칠 영향이다. 지난해 KG모빌리티는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1년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 준수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KG모빌리티의 별도 기준 50억원(약 37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7,800억원(약 28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10.4% 성장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차량 판매량도 11만6,099대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으며, 이 중 수출 판매량은 5만2,754대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4년(7만2,011대) 이후 9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토레스(TORRES)를 중심으로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토레스는 KG모빌리티에서 2022년부터 생산하는 중형 SUV이자, 쌍용자동차의 이름으로 출시된 마지막 차량이다.

창사 70년을 맞이한 KG모빌리티는 올해를 백년대계를 위한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생산성 향상 등 내부 체질 개선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KG모빌리티 브랜드를 국내외 시장에 견고하게 안착시키는 한편, 전기 픽업트럭 등 각종 신차 개발과 신시장 개척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정 대표이사의 빈자리를 채울 신임 대표이사는 KG모빌리티 내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갈 책무를 짊어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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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에 이어 구글도 AI 검색 서비스 유료화 추진, '공짜 AI 시대' 저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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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회사 알파벳, AI기반 검색 서비스 유료화 검토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 한계에 직면
유료화 시행 시 구글의 유료 검색 기능 첫번째 사례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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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구글은 무료 검색 서비스를 기업의 핵심 제품으로 제공해 왔지만 최근 광고 사업부의 수익이 답보 상태인 데다 AI 개발과 운용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고객에게 비용의 일부를 부과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료화 정책이 현실화되면 구글이 회사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 기능을 유료화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챗GPT에 광고 수익 위협, 핵심 서비스인 검색 엔진에 AI 탑재 추진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알파벳이 'AI 기반 프리미엄 검색' 서비스에 대한 과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기반 프리미엄 검색' 기능은 구글 검색 비즈니스의 가장 큰 변화로 꼽히고 있다. 현재는 지메일(Gmail)과 구글독스(Docs)에 제미나이 AI 어시스턴트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에 특정 AI 기반 검색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수년동안 구글은 전적으로 광고로 자금을 조달해 소비자에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며 "구글이 핵심 서비스인 검색 기능에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AI 기반 검색 기능이 개시되면 기존의 검색 엔진 서비스는 유지되면서 유료 서비스가 이원화돼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구글의 관계자는 "현재 구글의 엔지니어들이 해당 서비스를 배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라며 "아직 경영진 차원에서 서비스 출시 여부와 시기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글이 검색 서비스의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검색 결과에 광고를 노출시켜 수익을 올리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특히 구글이 유료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배경에는 챗GPT 등 생성형 AI 서비스의 등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면서 이용자들은 광고 노출 없이도 빠르고 간결한 답변을 얻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검색+광고=무료'에서 'AI 프리미엄 상품'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이 광고 수수료로 통해 올린 매출은 1,750억 달러(약 235조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구글은 현재의 광고 수익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최신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반 검색 기능을 탑재할 경우 해당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상대적으로 광고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글의 입장에서는 줄어든 수익과 늘어난 비용 중 일부를 AI 기반의 프리미엄 검색 서비스 이용자에게 청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2월 구글은 저장공간 2TB와 AI 챗봇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를 이용할 수 있는 'AI 프리미엄 플랜 요금제'를 월 19.99달러(약 2만7,000원)에 출시했다. 향후 AI 기반 유료 서비스를 강화해 구글의 캐시카우로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다양한 AI 검색 엔진이 나오더라도 당분간은 구글의 점유율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의 검색 기능은 빠르게 많은 양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데다 비교적 정확성과 관련성도 높은 반면, 아직 타사의 AI 검색 엔진은 이 부분에서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91.4%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빙(Bing)의 점유율 3.37%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생성형 AI 분야에서 MS 등 경쟁사에 뒤처진다는 인식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실제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기능은 부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논란을 빚어 지난 2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해에는 검색 엔진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를 선보였지만 비용 문제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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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S는 업무용 AI 서비스 코파일럿의 개인 유료 서비스 '코파일럿 프로'를 시작했다 / 사진=MS

오픈AI·MS 이미 유료 AI 서비스 시행, 일각에선 정보 불평등 우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비스 유료화 움직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현재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는 서비스의 양과 질에 차이를 두는 방식으로 유료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AI 챗봇 서비스는 답변의 길이, 속도, 실시간 검색 가능 여부, 이미지 인식 등 세부적인 서비스에 제한을 두는 것이다. AI 앱장터 'GPT 스토어'도 유료 고객들만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딥스킬(deepskill.io) 등 챗GPT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들이 최근 빠르게 유료로 전환하고 있다.

MS도 최근 업무용 AI 서비스 코파일럿의 개인 유료 서비스 '코파일럿 프로'를 출시했다. 월 20달러(약 2만6,000원)를 내면 고객들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등에서 오픈AI의 생성형 AI GPT-4를 접목한 'MS 365 코파일럿'을 이용해 질문에 답을 얻거나 데이터를 요약하고 콘텐츠를 생성하는 데 도움받을 수 있다. 이미지 생성기인 '디자이너'가 제공하는 이미지 생성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1인당 월 30달러(약 3만9,000원)에  자사의 사무용 플랫폼에서 코파일럿을 이용할 수 있는 기업용 MS 365 코파일럿을 출시하기도 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유료화 정책은 생성형 AI 모델 구축과 운영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면서 동시에 장기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는 초기에 무료 AI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확보한 뒤 서비스에 차등을 두며 유료화로 전환하는 테크 업계의 오랜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AI 서비스의 유료화로 정보 불평등이 심화하는 '디지털 디바이드(디지털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금 지불 능력이 있는 사람들만 양질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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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미·영, AI 안전 협력 강화 위한 첫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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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교류 및 안전 테스트 등을 통해 AI 안전 기술 발전 도모
규제 및 가이드라인 한계 및 해결 과제, 안전 기술 발전 속도 vs 악용 기술 발전 속도,
안전 기술 불균형 해소, 위험 기술 앞지르는 연구 성과 도출 기대

AI Safety Alliance UK US 20240404
사진=Pexels

미국과 영국은 최초의 양자 간 협약을 통해 AI 시스템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방안을 공동 개발하기로 약속했다.

지나 라이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과 미셸 도넬란(Michelle Donelan)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은 양국 간 AI 모델 위험과 보안 조치에 관한 정보·기술 지식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것이다. 이에 양국의 AI 안전 전담 기관은 안전 테스트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양국 AI 안전 기관, 공동 평가 프로토콜 개발

이번 협정은 정보·보안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는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와 미국 국가안보국(NSA) 간의 파트너십을 모델로 하고 있다. 미셸 도넬란 장관은 “다음 세대 인공지능 모델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빠르게 행동해야 하는 시기”라며 새로운 유형의 인공지능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지만 우리는 그 기술들이 어디까지 능력을 발휘할지는 알지 못하고 있다”고 MOU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이몬도 장관도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국가 안보와 더 넓은 사회를 포함하여 모든 위험에 대한 양 기관의 업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 기관은 협력을 통해 AI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하고, 더 강력한 평가를 수행하며, 더 엄격한 지침을 발표할 것이다"고 의지를 다졌다.

미국과 영국은 작년 AI 안전 서밋 이후 AI 안전 기관을 설립했다. 이 기관들은 AI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각각의 가이드라인과 벤치마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AI 안전 연구소(U.S. AISI)의 연구원들은 "AI 안전 테스트에 대한 공통 접근 방식"을 구축하기 위해 인적 교류를 진행하는 등 영국과 역량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 "산업 성장 우선"

아울러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모델에 대해서도 공동 테스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되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도넬란 장관은 이번 협약이 "우리 세대의 결정적인 기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의 관계를 심화시키는 획기적인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협력해야만 기술의 위험을 정면으로 맞서고, 엄청난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AI 안정성에 대한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프런티어 AI의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기로 했다. 도넬란 장관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산업 성장을 촉진하고 AI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기 위해 AI 규제를 자제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은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AI 사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지난달 28일에 발표해 그 구속력을 높였다. 지난해 10월 AI의 위험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연방 기관을 위한 세 가지 새로운 구속력, 모든 AI 도구가 시민의 권리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아야 하고, 정부는 AI 사용 방식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하며, 각 기관은 AI 기술을 감독할 최고 AI 책임자를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AI 안전 연구 과제, 악용 기술 발전 속도 따라가야

명시적인 AI 규제가 없을 뿐이지 리시 수낵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최초의 AI 안전 서밋을 개최하고 영국 AI 안전 연구소에 1억 파운드(1억 2,5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가장 강력한 AI 모델, 즉 '프런티어 AI'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을 모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11월 영국 정부 주최로 세계 최초로 개최된 'AI 안전 서밋'에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28개국은 AI 안전을 위한 협력을 약속하는 '블레츨리 선언'(Bletchley Declaration)에 서명한 바 있다.

최근 세계 각국 정부는 인공지능 안전성 연구와 평가를 위한 전담 기구 설치에 적극적이다. 올해 일본 정부도 인공지능 개발에 따른 위험성을 연구할 조직을 국립연구소에 신설할 계획이며, 특히 생성형 AI로 인한 허위 정보 확산과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연구에 방점이 찍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I의 실존적 위험이 과장됐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당면한 저작권 침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더 큰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AI 안전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방법도 함께 발전하기 때문에 다년간의 연구 끝에 구체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일례로 적대적 훈련을 통해 LLM이 훈련이나 평가 중에는 기만적인 행동을 숨겨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고, 인간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추론 중에는 속임수를 숨기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엔트로픽 연구진은 LLM이 사람처럼 속이는 기술을 배울 수 있고, 기존의 AI 안전 기술 효과가 미미했다며 다소 충격적인 연구 사례를 공유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AI 안전성 규제와 가이드라인만으로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이번 협정은 안전 기술의 불균형 해소와 공통 평가 지표 개발에 그쳐서는 안 되며, 위험 기술을 앞지르는 연구 성과를 위해 양국 기관에 더 많은 요구가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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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본딩' 구현한 삼성, SK하이닉스에 빼앗긴 HBM 선두 되찾나

'하이브리드 본딩' 구현한 삼성, SK하이닉스에 빼앗긴 HBM 선두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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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HBM 가시화? '하이브리드 본딩' 성공한 삼성
"D램 16단 이상 가능, 열 방출 19% 개선 및 허용 전류 33% 상승 기대"
기대감 확산에도 '방심은 금물', SK하이닉스도 바짝 추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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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적층하는 신기술 구현에 성공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이라 불리는 첨단 패키징 기술로, 차세대 HBM 16단 HBM4 첫 적용이 예상된다.

삼성 "하이브리드 본딩 구현 성공, 정상 작동 확인"

김대우 삼성전자 AVP(첨단 패키징) 사업팀 상무는 3일 한국마이크로전자및패키징학회(KMEPS) 2024 정기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최근 16단 HBM을 하이브리드 본딩(HCB)으로 만들어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HBM3로 테스트를 했지만 곧 HBM4로 넘어가 양산성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AI 메모리로 불리는 HBM은 D램을 수직 적층해 제조하는데, 현재는 D램 상·하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솔더볼'이란 소재를 이용한다.

솔더볼이란, 쉽게 말하자면 납땜용 구슬이다. 이전까지는 솔더볼 소재만으로 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엔 반도체 입출력(I/O) 신호가 크게 늘면서 솔더볼로 차세대 HBM을 만드는 건 한계게 도달했다. 또 일정 공간을 차지하는 솔더볼 때문에 HBM이 계속 높아지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안으로 주목받는 게 솔더볼을 사용하지 않는 하이브리드 본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기술 개발을 HBM3로 진행했지만, HBM4에서 구현될 16단을 모두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적층한 점은 상당히 주목되는 지점이다. HBM4 상용화의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제조한 16단 HBM 샘플은 전체 층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적용됐다. 당초 얼라인(Align) 등 이슈로 1개 층 혹은 2개 층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전체 층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해당 샘플 제조에는 세메스 장비가 사용됐다.

경쟁력 높이는 삼성, HBM '커스터마이징' 가능성도

하이브리드 본딩이 업계에서 경쟁력을 갖는 건 솔더볼과 열 방출 등 이슈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TSV 간 연결에는 카파 필러 범프가 사용되는데, 향후 칩 두께 가공에 한계가 오는 시점에 카파 필러 범프가 필요 없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하면 단수를 더 높일 수 있다. 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적용을 통해 코어 다이 D램 두께를 더욱 두껍게 가져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HBM4에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을 적용하면 D램을 16단 이상으로 쌓아 올릴 수 있으며, 기존 마이크로 범프 방식으로 결합할 때보다 열 방출이 19% 개선되면서 허용 전류는 33%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토대로 HBM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파생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김 상무는 "HBM4부터는 고객의 커스터마이징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지점에 대해서도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하이브리드 본딩이 본격화하면 우리가 흔히 '버퍼 다이'라고 부르는 부분이 로직으로 바뀌게 된다"며 "이 버퍼 다이가 삼성에서 만드는 로직 웨이퍼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고객들이 커스터마이즈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코어 다이와) 다른 회사 디자인이나 다른 회사(TSMC) 웨이퍼를 갖고 조립하는 형태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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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도 '추격 중', MR-MUF로 투트랙 전략

SK하이닉스에 HBM 시장 주도권을 내줬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빠른 HBM4 양산으로 경쟁 우위를 되찾는 것이 시급한 만큼 차세대 제품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HBM 시장의 1위 자리는 라이벌 회사인 SK하이닉스가 꽉 잡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AI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은 후로는 SK하이닉스의 HBM이 더욱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모양새다. 이에 독보적인 세계 D램 1위로서 자존심을 구긴 삼성전자는 올해 HBM 생산량을 2.5배 늘리는 강수를 두면서 HBM4 시장 선점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HBM4 양산 목표는 내년 하반기로, 2026년을 계획하는 SK하이닉스보다 조금 앞서기도 한다.

다만 SK하이닉스도 가만 두고만 보고 있는 건 아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4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한화정밀기계 본딩 장비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모두 HBM4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을 시도하지만, 기존 접합 기술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손호영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패키지 개발 담당 부사장은 “여러 차례 MR-MUF(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 공정을 쓰다 보니 HBM4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지속적인 MR-MUF 소재 기술 고도화에도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도 "우선은 HBM 연구 방향이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가 주류"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16단 이상 제품에서도 TC 본딩과 어드밴스드 MR-MUF를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수요에 맞게 활용하려는 '투트랙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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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로봇' 분야에 출사표 던진 애플, 차후 관련 시장 전망은?

'가정용 로봇' 분야에 출사표 던진 애플, 차후 관련 시장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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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프로젝트 폐기한 애플, 이제는 로봇이다
서비스 로봇 시장, 연평균 23.3% 성장 전망
아마존부터 LG·삼성까지, 테크 기업들의 로봇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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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를 포기한 애플이 '가정용 로봇' 시장에 뛰어든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애플은 가정용 혹은 개인용 로봇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는 팀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특정 모바일 로봇 및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집에서 이용자를 따라다니는 모바일 로봇과 함께 로봇 공학을 이용한 탁상용 스마트 디스플레이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 해당 프로젝트가 현재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으며, 아직 연구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실제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전언이다. 로봇 개발 연구는 애플의 하드웨어 부문, 인공지능·기계학습 그룹 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바일 로봇과 함께 언급된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개인용 컴퓨터와 무선으로 연결된 LCD 모니터로, 집 안에서 정보 기기를 원격제어하고 각종 컴퓨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가정용 차세대 디지털 기기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실제 스마트 디스플레이 개발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로봇 스마트 디스플레이의 경우 모바일 로봇보다 더 오랜 기간 연구돼 왔지만, 한때 회사의 로드맵에서 제외됐다가 추가되는 등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한편 매체는 애플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애플은 10년 동안 개발을 추진해 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프로젝트'를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시한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 역시 아직까지 확실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애플이 당초 자동차, 가정, 혼합 현실을 주요한 미래 먹거리로 고려해 왔으나, 자동차 프로젝트를 폐기하며 스마트 홈 시장 등 새로운 '미래'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고도 전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의 미래 전망

최근 가정용 로봇을 비롯한 '서비스 로봇'은 로봇 시장의 새로운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후 서비스 로봇이 산업용 로봇을 제치고 전체 로봇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온다. 시장 전망 역시 밝은 편이다. 시장 조사업체 마켓스 앤 마켓스가 2021년 발표한 ‘서비스 로봇 시장 2026 글로벌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은 연평균 23.3% 성장하면서 2021년 362억 달러에서 2026년 1,033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서비스 로봇 시장 전망을 밝게 내다보고 있다. 작년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소비자 서비스 로봇 출하량은 전년 대비 25% 성장했으며, 향후 4년간 연 평균 성장율이 27%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5년까지 퍼스널 및 교육 부문이 54%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내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기반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퍼스널 및 교육 로봇의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4.5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노인 돌봄, 사회 보장 및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학습 방법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단기적 관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으며, 이 부문의 평균판매가격(ASP)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사람들이 로봇에 대한 접근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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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사진=아마존

가정용 로봇 시장 뛰어드는 기업들

글로벌 테크 기업들 역시 가정용 로봇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지난 2021년 이미 가정용 AI 로봇 아스트로(Astro)를 출시한 미국 아마존이 대표적인 예다. 아스트로는 아마존의 음성인식 AI 플랫폼인 '알렉사'와 로봇을 결합한 것으로, 사용자가 묻는 말에 따라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며 사람이 없을 때도 집안을 순찰할 수 있다. 집 내부 구조를 스캔해 구조화하고, 가족 구성원의 얼굴 인식을 인식해 외부인이 침입하거나 안전 상의 문제가 생길 경우 도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국내 기업들 역시 관련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최초로 공개한 가정용 로봇 ‘AI 에이전트’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는 가사·생활도우미 역할을 수행하는 가정용 AI 로봇으로, 음성· 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 센싱과 첨단 AI 기능을 토대로 사용자의 상황과 상태를 정교하게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또 스마트홈 허브로서 가전,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편리하게 연결하고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 또한 CES 2024 기간에 AI 캠패니언 로봇 ‘볼리’를 공개했다. 공 모양 로봇 볼리는 가정 내에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해서 사용자 패턴을 학습해 진화하는 로봇이다. 어린이, 노인, 반려동물의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면서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바닥, 천장 등 사용자가 원하는 공간 어디에든 필요한 콘텐츠를 최적화된 크기로 투사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차후 볼리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정확한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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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타격 불가피" 대만 강진에 TSMC 공장 건설 중단, 삼성 등 반도체 업계에도 '여진'

"공급망 타격 불가피" 대만 강진에 TSMC 공장 건설 중단, 삼성 등 반도체 업계에도 '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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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공장 건설 잠정 중단, 강진 여파에 빠진 반도체 업계
일각서 반사이익 기대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문제 여전"
아시아에 편재된 반도체 공장, '공장 분산화'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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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강진의 공포가 덮쳤다. 대만이 비교적 지진이 잦은 지역이긴 하지만, 이번 강진은 25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강진인 만큼 피해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대만 지진 규모는 7.7에 달했는데, 이 정도 강진이면 보강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콘크리트 벽이 무너질 수 있으며 사람도 평형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가장 큰 문제는 강진의 여파가 대만 내 반도체 기업들에까지 확산됐단 점이다. 특히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가 진행 중이던 최첨단 공장 건설을 잠정 중단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에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대만서 7.7 규모 강진, TSMC "공장 건설 중단"

3일 오전 7시 58분(현지 시각), 대만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대만 동부의 인구 35만 명가량 도시 화롄에서 남동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으며 진원의 깊이는 20km로 관측됐다. 이번 지진은 1999년 발생한 지진 이후 대만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이로 인해 화롄 지역의 건물들이 붕괴했고 4명 사망, 50여 명 등이 부상을 입었다.

금전 피해와 인명 피해가 거듭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도 대만 강진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TSMC가 대표적이다. TSMC는 지진 직후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이후 건설 중이던 최첨단 공장에 대한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TSMC는 대만 남부 가오슝 지역에 최첨단 2㎚(나노미터) 공장(P1)을 건설하고 있었다. 해당 공장은 당초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었다. 더불어 2나노 2공장(P2)도 부지 조성 및 기초 공사에 들어가며 내년 말로 완공을 예상한 바 있다.

공장 건설 중단이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 기존 공장에서의 칩 생산뿐 아니라 새로운 공장 완공 지연에 따른 공급망 압박까지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TSMC는 대만의 제조공장에서 거의 90%가량의 칩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은 대부분 진앙의 반대편 해안에 위치해 있지만, 지진 여파로 정밀한 장비가 작동을 멈출 우려가 있는 만큼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AI 열풍이 이어지면서 공급 압박이 더욱 극심해진 상황이라, TSMC 공장 부재의 늪은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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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SMC

지진에 덩달아 흔들리는 반도체 업계

시장에서는 대만 강진 소식에 반도체 업종이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3일 글로벌 반도체 시장 벤치마크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간밤 대만 강진 악재를 털어내고 0.34% 상승 마감했고, 이날 뉴욕증시에서 하락 출발한 반도체 종목들은 대부분 반등했다.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4.29% 급등했고, AMD는 1.16%, 퀄컴은 1.68% 올랐다. 

반면 파운드리 부문에서 지난해 7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인텔은 8.22% 하락했고, 공급 불안 우려를 남긴 엔비디아도 0.55%가 빠졌다. TSMC 주가는 1% 안팎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없지만 지진이 대만을 직격한 만큼 투자심리가 위축한 영향이다.

국내 반도체 관련주의 변동성도 덩달아 확대됐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오전 10시께 장중 1.76%까지 내렸고, SK하이닉스는 4.35% 급락했다. 이처럼 반도체 업계 최대 경쟁자인 TSMC가 직·간접적 피해를 받았음에도 별안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가 내린 건 이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TSMC와 협력관계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를 놓고 협력을 하면서도 경쟁하는 사이”라며 “두 국가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대만) 지진 여파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이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TSMC의 피해가 삼성전자 등 국내 업계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요 경쟁 업체로,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1위(61%)고 삼성전자는 그 뒤인 2위(14%)를 이었다. 지진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TSMC를 바짝 따라잡을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렇다 보니 증권가에선 이번 지진이 삼성전자 주가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TSMC 공장과 진앙지 사이에 어느 정도 거리가 있고, 아직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TSMC의 전체 매출 변동 사항이 없는 만큼 이번 지진이 삼성전자 주가에 나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는 하락이 가시화한 3일에도 잠시 주춤한 뒤 낙폭을 일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공급망 취약성 재확인,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다만 당장 업계에선 낙관론보단 비관론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대만 강진에 따른 TSMC의 갑작스러운 부진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을 재확인시켰단 점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제조 공장의 4분의 3가량이 아시아에 위치해 있고, 첨단 반도체의 경우 모든 생산 능력이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특히 지진 활동 위험이 높은 대만과 일본에만 약 200개의 제조 공장이 설립돼 있으며, 나머지는 지진 위험이 중간 정도로 평가되는 한국과 중국의 몫이다.

더군다나 대만의 경우 태평양 가장자리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칠레까지 대규모 지진과 화산 활동을 일으키는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다. 반도체 생산은 외부 충격과 먼지 등 이물질에 의한 오염에 매우 취약하고 매우 작은 진동으로도 오작동이 잦은 품질 낮은 칩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 이번 대만 강진 사태처럼 지진이 한 번이라도 '잘못' 발생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셈이다.

이미 지난 2020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바 있기도 하다. 2020년 12월 대만 북동부 이란현 부근 해역에선 6.7 강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지진 피해 지역엔 TSMC와 마이크론 공장이 있는 신주현, 타이중, 타오위안 등이 포함됐는데 TSMC의 생산설비에서는 4.0 규모의 진동이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장은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생산 라인이 자동으로 정지되며, 재가동에는 최소 5~6시간, 길게는 일주일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 결국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로 인해 당시 글로벌 반도체 가격은 전반적인 상승 그래프를 그렸던 만큼, 이번에도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온다. 지진 등 재난 상황이 이어질 때마다 변동 폭이 커지는 모습만 반복되는 가운데 시장에선 공장을 분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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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내몰린 석유화학업계, '효성화학' 신용 등급 또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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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A-,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강등
업계, 올해 1분기 '실적 악화' 전망, 불황 터널 진입
'발등에 불'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협의체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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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베트남 공장 전경/사진=효성화학

효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이 또 떨어졌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최근 석유화학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 반등이 요원한 가운데, 정부는 산학연으로 구성한 협의체를 출범해 업계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NICE신평, 효성화학 등급 하향 조정

3일 NICE신용평가는 효성화학 장기 및 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A-,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한국신용평가 역시 효성화학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조정한 바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 2022~2023년 연속 대규모 영업적자를 시현했다. 주요 전방산업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라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상승하며 주요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가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 베트남 공장 설비 트러블의 영향으로 해외법인 적자폭이 확대됐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영업손실이 누적되며 회사의 재무안정성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 “작년 말 순차입금 규모는 약 2조4,000억원으로 자기자본 619억원 대비 차입부담이 매우 과중한 수준이며, 같은 해 말 부채비율은 약 5,000%에 달한다”고 말했다. NICE신용평가는 작년 8월 중 베트남 공장 가동이 정상 가동됐고, 설비의 높은 원가효율성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베트남 법인의 수익성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PP, 테레프탈산(TPA) 공장 등은 높은 생산비용, 비우호적인 수급환경 등에 따라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결국 수익성은 영업적자를 보인 2022~2023년 대비 회복하겠지만 절대적인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낮은 잉여현금흐름 수준을 감안할 때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베트남 법인의 수익성 회복 등에 따라 영업현금창출능력이 개선될 것”이라며 “하지만 과중한 차입금 보유로 이자비용 부담이 매우 높아졌으며, 경상적 자본지출 등을 포함하면 잉여현금흐름 창출에 따른 차입금 상환 및 이익의 자본 유보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재무안정성 회복에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깊어지는 석유화학업계 불황, 반등 핵심 中 시장 개선도 요원

최근 국내석유화학 업계는 업황 악화와 배터리소재와 태양광 등 신사업 성장 둔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1분기 매출 12조7,001억원, 영업이익 2,166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3%, 68.6%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LG화학의 2023년 1분기 매출은 14조4,863억원, 영업이익은 6,907억원이다.

실적 악화의 주된 배경으로는 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력 제품 수요가 살아나지 않은 점이 꼽힌다. 고객사가 재고를 적정 수준 유지한 탓에 가격 변화 요인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주효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손익분기점을 밑돌면서 나프타 분해시설(NCC) 적자도 이어졌다.

롯데케미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케미칼의 올 1분기 매출은 4조9,861억원, 영업손실은 765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도 1분기와 비교해 볼 때 매출은 1.1% 오르겠으나 영업손실은 3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1분기 매출 4조9,323억원, 영업손실 262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실적 반등 핵심인 중국 시장 개선은 요원하기만 하다. 지난달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렸으나 첨단산업 육성 등 중장기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양회 내용을 살펴보면 중장기 연구·개발(R&D) 투자로 첨단 제품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며 "경제가 받쳐줘야 중장기 계획을 이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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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대산공장 전경/사진=LG화학

위기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협의체' 출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자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강경성 1차관 주재로 산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석유화학 업황과 수출, 투자 여건을 점검하고 석유화학 업계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참석기업은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금호석유화학이다. 참석자들은 현재 우리 석유화학산업이 복합적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기존 범용제품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해 고부가 정밀화학 및 친환경 제품으로 신속히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인식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관세면제와 대형프로젝트 준공 지원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핵심원료인 나프타의 관세면제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세제당국과 협의하고, 석유화학 대형프로젝트가 적기에 준공될 수 있도록 투자지원 전담반과 긴밀히 지원할 예정이다.

강 차관은 "석유화학 산업은 해당 업종을 넘어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다른 주력산업과 긴밀하게 연계된 핵심 기반 산업"이라며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협의체를 출범해 현 상황을 정밀 진단하고 위기극복과 경쟁력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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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투자 지출에 발목 잡힌 SK이노베이션, 추가 자산 매각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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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SK온 뒷바라지 끝에 주가 60% 미끄러져
시가총액·신용등급도 줄줄이 하락, SK온 실적은 하향곡선
대규모 자금 마련 절실, 자산 매각 가능성 점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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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핵심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자금 조달 과정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SK온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SK이노베이션의 실적과 주가가 줄줄이 뒷걸음질 친 가운데, 정작 실적 악화의 원인인 SK온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다. SK온의 실적 부진으로 자금 마련 통로가 막히자,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본격적인 자산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SK온 투자 부담 떠안은 SK이노베이션

최근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SK온의 대규모 투자 지출이 고스란히 SK이노베이션의 실적·주가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3년 사이 고점 대비 60%가량 하락했다. 2021년 2월 기준 27조원을 훌쩍 웃돌던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은 현재 11조원대까지 미끄러졌다.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한 정유 부문 등의 수익이 고스란히 SK온으로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 SK온이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린동 SK본사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주주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다. 주주들은 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투자 지출에도 불구, SK온이 배터리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SK온이 분할상장을 예고하고 있음에도 주주보상책이 부족하다는 점 역시 불만 사항으로 거론됐다.

한 주주는 "SK 이노베이션의 PBR(주가순자산 비율)이 0.5배밖에 안 되고, 시가총액도 11조5,000억원가량밖에 안 된다"며 "경륜이 더 짧은 양극재 회사조차 (시가총액이) 20조~30조원에 달하는데, 이 정도인 건 회사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주주는 SK온의 분할 상장과 주주보상책과 관련해 "추후 SK온이 상장하면 시가총액 10%에 해당하는 주식을 공개 매수하고, 공개 매수에 응한 주주들에게 현금이 아닌 SK온 주식을 나눠주겠다는 계획인데, (보상책이) 너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실적 부진으로 추가 자금 마련 어려워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마저 끌어내렸다. 지난달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투기 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강등의 배경으로는 배터리 자회사 SK온에 대한 막대한 투자(CAPEX) 부담과 이로 인한 재무 구조 악화가 지목됐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2024년에만 9조원 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 예고했으며, 이 중 배터리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무리한 투자 기조는 지난 수년간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2019년 19조원 수준이었던 SK이노베이션 조정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23조원까지 불어났다. S&P그로벌은 내년 SK이노베이션의 조정 차입금 규모가 28조원까지 확대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4.3배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터리 투자를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총투자금이 올해부터 연간 영업현금흐름(올해 3조5,000억원, 내년 4조원)을 크게 넘길 것이라는 우려도 드러냈다.

투자금 지출이 숨통을 옥죄고 있지만, 자금 조달 통로는 사실상 막혀 있는 상태다.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추가 자금 조달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SK온은 앞서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 당시 22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향후 투자자를 유치하려면 22조원보다 높은 금액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SK온은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SK온의 영업적자는 자그마치 5,818억원에 달한다.

2023년-SK이노베이션-연간-실적-1

SK이노베이션의 '자산 매각' 움직임

이에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인 자산 매각을 통해 지출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석유 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은 지난달 보유 중인 페루 LNG(Peru LNG Company, LLC) 지분을 지분 전량을 2억5,650만 달러(약 3,4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페루 LNG는 액화천연가스 생산 회사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헌트오일 △셸 △마루베니 등이 지분을 보유 중이며, SK온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차후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을 통해 인수한 프랑스 아르케마 폴리머사업부(현 SK펑셔널폴리머) 등 해외 자산을 추가로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이전 검토했던 SK지오센트릭의 소수 지분 매각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최대 49%에 달하는 SK지오센트릭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처분에 실패한 바 있다. 

한편에서는 SK지오센트릭이 신사업(친환경 사업)을 제외한 납사분해설비(NCC) 사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경영권, 지분 등의 매각 가능성도 점쳐진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지난달 주주총회 자리에서 "이차전지 자회사 매각과 관련해 검토한 바도, 결정된 바도 없다"고 밝혔으나, 시장의 자산 매각 관련 전망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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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챗봇 의료 정보 제공, "영어는 척척, 스페인어·힌디어·중국어는 아직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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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3.5와 메드알파카, 영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비교적 정확하지만, 스페인어·힌디어·중국어 질문에는 오류가 많아
특히 힌디어 질문에 대한 답변 오류율이 45%로 가장 높아
챗봇이 질문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의학 용어를 정확하게 번역하지 못하는 경우 오류 발생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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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의사가 검색 엔진에 '닥터 구글'이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의료 증상을 구글에서 찾아보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존재가 빠르게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데, 바로 '닥터 챗봇'이다. 챗봇은 복잡한 기술 정보를 간결하게 요약하여 대화형 질문으로 답변을 주기 때문에 의료 관련 질문이 있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검색 방식보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더 많이 찾고 있다. 또한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에 의료 관련 질문을 하는 사용자는 일반적인 검색 결과 목록보다 AI 도구의 대화형 답변을 더 신뢰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이 안전하고 정확한 답변을 일관되게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는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컴퓨터 기계학회 웹 콘퍼런스에서 발표될 예정인 새로운 연구 결과는 바로 이 점을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오픈AI의 GPT-3.5와 의학 텍스트로 학습된 또 다른 AI 프로그램인 메드알파카(MedAlpaca)는 영어에 비해 중국어, 힌디어, 스페인어로 된 의료 관련 질문에 대해 잘못된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단어 하나만 잘못 이해해도 치명적일 수 있는 게 의료 영역이다. 따라서 AI가 여러 언어로 생성한 의료 관련 응답은 면밀한 인간 감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 세계 인구의 약 30%가 스페인어(8%), 힌디어(8%), 중국어(14%)를 사용하고 있다. 영어(20% 미만)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3대 언어이기 때문에 그 여파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바다.

영어 외 답변 정확도 낮아, 67% 이상이 저품질

"전 세계 대부분의 환자는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므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존 래드클리프 병원의 디지털 건강 전문가인 아룬 티루나부카라수(Arun Thirunavukarasu) 안과 전문의는 강조했다. 그는 비영어권 언어에서 챗봇의 성능이 영어권에서 기대하는 것과 일치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의 연구진은 두 챗봇에 질병, 의료 절차, 약물 및 기타 일반적인 건강 주제에 대해 일반인이 일반적으로 묻는 것과 유사한 2,000개 이상의 질문을 던졌다. 세 개의 영어 의료 데이터세트에서 선택한 실험의 질문은 중국어, 힌디어와 스페인어로 번역됐다. 연구팀은 각 언어에 대해 챗봇이 질문에 대해 정확하고 포괄적이며 적절하게 답변하는지, 즉 인간 전문가의 답변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답변을 제공하는지 확인했다.

구체적으로는 AI 도구(GPT-3.5)를 사용하여 생성된 답변을 세 가지 의료 데이터 세트에서 제공된 답변과 비교했으며, 인간 평가자가 일부를 다시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그 결과 저자들은 GPT-3.5로 자체 평가를 진행했을 때 영어(10%)에 비해 중국어(23%)와 스페인어(20%)에서 부적절한 답변이 더 많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힌디어에서는 성능이 가장 나빴는데, 모순되거나 포괄적이지 않거나 부적절한 답변이 45% 정도 생성됐다. 중국어, 힌디어, 스페인어로 된 질문에 대한 답변 중 67% 이상이 관련성이 없거나 모순되는 것으로 간주되어 답변 품질이 전반적으로 영어에 비해 훨씬 더 나빴다. 또한 사람들이 약물과 의료 절차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챗봇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AI의 올바른 진술과 잘못된 진술을 구별하는 능력도 테스트했는데, 중국어나 힌디어에 비해 영어나 스페인어로 된 진술에서 챗봇의 성능이 더 좋았다.

이 연구의 공동 수석 저자인 모히트 찬드라(Mohit Chandra)는 대규모언어모델(LLM, 챗봇의 텍스트 생성 기술)이 관련 없는 답변을 생성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모델이 질문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메드알파카는 영어가 아닌 쿼리에 응답할 때 단어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힌디어로 만성 신장 질환의 전망에 대해 질문했을 때, 질병의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답변을 생성하기 시작했지만 "마지막 단계"라는 문구를 계속 반복했다. 또한 연구진은 이 모델이 중국어나 힌디어로 된 질문에 대해 영어로 답변을 생성하거나 아예 답변을 생성하지 않는 경우도 발견했다. 이에 대해 "메드알파카는 모델은 챗GPT보다 훨씬 작고 훈련 데이터도 제한적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의 공동 수석 저자인 조지아공과대학교 대학원생 이차오 진(Yiqiao Jin)는 바라봤다.

과학 용어 난이도와 번역 오류로 인한 언어 장벽이 문제, "연구 집단 내 다양성 높여야"

연구팀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된 답변이 중국어와 힌디어로 된 답변에 비해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온도"라고 부르는 매개변수에서 일관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생성된 텍스트의 창의성을 결정하는 값으로, AI의 온도가 높을수록 응답을 생성할 때 예측 가능성이 낮아진다. 반면 온도가 낮으면 모델은 각 건강 관리 질문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의료 전문가에게 문의하세요"라고 응답할 수 있다. 즉 온도가 낮은 답변은 안전하지만 항상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모델 온도에 따라 성능이 비슷한 것은 영어와 스페인어 단어·구문의 유사성 때문일 수 있다고 진은 해석했다. "아마도 모델의 내부 기능에서 영어와 스페인어가 다소 더 가깝게 배치되어 있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비영어권 언어의 전반적인 성능 저하는 이러한 모델이 학습된 방식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연구 저자들은 지적했다. LLM은 대부분의 텍스트가 영어로 되어 있는 온라인 데이터에서 단어를 조합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아울러 영어가 주요 언어가 아닌 국가에서도 대부분의 의학 교육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영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간단한 방법은 영어에서 다른 언어로 의료 관련 텍스트를 번역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학 전문 번역기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방대한 양의 다국어 텍스트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는 것은 큰 도전이다. 한 가지 대안은 영어 데이터로만 훈련되어 다른 언어로 답변을 생성하는 특정 모델을 설계하여 LLM의 언어 간 번역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이마저도 의료 분야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기계 번역 모델뿐만 아니라 인간 번역가도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는 주요 과학 단어가 번역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특정 과학 용어의 영어판이 힌디어나 중국어 버전과는 완전히 다를 수 있어,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LLM 오류의 원인 또한 중국어와 힌디어 텍스트의 번역 품질 오류일 수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찬드라는 비영어권에서 이러한 LLM을 교육하고 평가할 때, 특히 글로벌 사우스(물리적으로 적도 아래 위치한 개발도상국의 집합체)의 의료 전문가와 의사를 더 많이 참여시키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의료 LLM 평가는 동질적인 전문가 집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이번 연구에서 볼 수 있는 언어적 불균형을 초래한다"라며, "보다 책임감 있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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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