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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호출부터 숙박까지, 점점 뜨거워지는 모빌리티 '슈퍼앱' 경쟁

차량 호출부터 숙박까지, 점점 뜨거워지는 모빌리티 '슈퍼앱'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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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카카오모빌리티, 차량공유·숙박예약 묶은 멤버십으로 '슈퍼앱' 확장
현재 모빌리티 ‘슈퍼앱’ 전쟁 승기는 '쏘카' 차지, 1년새 이용자 70%↑ 
슈퍼앱으로의 진화 택하는 이유 단연 '수익화', 락인 효과 창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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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플랫폼들이 교통과 숙박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모은 '슈퍼앱'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슈퍼앱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다양한 서비스가 통합된 것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은 택시호출이나 차량공유 등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숙박, 결제 서비스 등을 추가해 슈퍼앱으로 거듭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는 각각 택시 중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주력 사업을 삼지만, 두 기업 모두 기차·전기자전거·숙박·자전거·주차장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집 밖으로 외출해 돌아오기까지 슈퍼앱 하나로 모든 이동 순간에 필요한 서비스를 충족하는 식이다.

모빌리티 플랫폼 매출에서 슈퍼앱 차지하는 비중 증가

최근 업계에 따르면 슈퍼앱 사업이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 등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슈퍼앱 '카카오T'에 해당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는 2023년 기준 전체 연 매출의 31%를 차지했다. 매출 구분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는 버스, 기차, 항공, 렌터카, 택시, 주차 등 중개 사업을 포함한다. 해당 부문 매출액은 2020년 약 402억원에서 2023년 1,865억원으로 363% 증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직영 주차장 확대, 케이엠파크(전 GS파크24) 인수로 모빌리티 인프라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차장 사용, 발레, 세차, 전기차충전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수취한다. 이를 위해 2021년 GS그룹의 주차장 운영 계열사 GS파크24를 650억원에 인수해 완전자회사로 만들었다. 인수 당시 전국 약 400개이던 주차장 수는 현재 900개까지 증가했다.

쏘카는 지난해 '차량공유와 KTX', '차량공유와 전기자전거' 신규 묶음 서비스를 출시했다. KTX·숙박·전기자전거 등 슈퍼앱 전략에 해당하는 플랫폼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91.2% 성장했다. 주차 서비스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보다 40% 늘어나 400억원을 넘었다. 아울러 쏘카는 지난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기존 차량 공유 외 플랫폼 신규 사업 확장을 위한 사항을 추가했다. 무형재산권 임대업, 인터넷 정보 서비스업, 창고 및 운송관련 서비스업 등이다. 이에 대해 쏘카 측은 "자회사 나인투원, 모두컴퍼니 등과 협력해 진행 중인 사업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인투원은 전기자전거 서비스 기업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심 속 공유 전기자전거 '일레클'을 도입한 곳이다. 쏘카는 2019년 나인투원 지분 100%를 인수했다. 모두컴퍼니는 주차장 중개 서비스 '모두의주차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쏘카가 2021년 지분 100%를 취득했다. 쏘카의 주차장 서비스는 자동차 운전자에게 필요한 주차권 판매, 유휴 주차 부지 공유 서비스로 구성된다. 유휴 주차 부지 공유 서비스는 본인 소유 주차장이 비어있는 시간에 쏘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대여하고 수익을 얻는 서비스다. 이 밖에도 쏘카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콘텐츠 제작·판매·유통업을 추가해 향후 신규 사업 발굴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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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쏘카

쏘카 MAU, 1년 새 70% 이상 증가 "슈퍼앱 효과 톡톡"

지난해부터 격화된 모빌리티 전쟁에서 슈퍼앱 효과를 가장 톡톡히 본 기업은 쏘카다. 지난 1월 앱 정보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쏘카 앱의 지난해 12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iOS+안드로이드)는 92만2,194명으로, 전년 동기(53만7,577명) 대비 7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티맵은 8.6%(1,294만9,551명→1,406만3,737명), 카카오T는 2.8%(1,233만8,629명→1,268만2,024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MAU는 한 달 동안 얼마나 많은 유저가 앱을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앱 평가 지표 중 하나다. 한 앱에서 이용가능한 서비스가 늘어나자 MAU도 자연스레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월 60만4,294명이였던 쏘카 앱의 MAU는 3월 73만4,693명, 5월 80만5,909명으로 각각 70·80만 명 선을 넘어섰다. ‘2023 대한민국 숙박 세일 페스타’를 진행했던 작년 10월에는 MAU가 95만830명으로, 모바일인덱스가 안드로이드와 iOS 데이터를 통합해 산정하기 시작한 2020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쏘카는 쏘카스테이로 1박만 예약해도 카셰어링 24시간 무료 쿠폰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카모아 등도 슈퍼앱 전쟁에 참전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이 슈퍼앱으로 진화를 택한 이유는 단연 수익화다. 자사 앱에 소비자를 자주, 오래 머무르게해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메시지 앱으로 시작한 중국 위챗의 경우 택시 호출 서비스, 이커머스, 모바일 결제, 관공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진화하면서 중국 국민 앱으로 거듭났다.

슈퍼앱 전략이 효과를 보이자 다른 플랫폼 업체들도 슈퍼앱 전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토스는 지난해 12월 VCNC 타다의 택시 호출을 지원하고, 킥보드와 전기자전거는 제휴를 통해 각각 올롤로 킥고잉, 지바이크 지쿠를 호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VCNC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와 핀테크의 결합을 추구하는 이른바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 전략을 구사했는데, 그 연장선에서 모빌리티 슈퍼앱 전략을 확장하려는 모양새다.

렌트카 플랫폼 카모아 역시 슈퍼앱을 추진해 쏘카에 대항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1월 KTX 예약 서비스를 출시한 카모아는 같은 달 기업 간 거래(B2B) 전문 여행사 히카리글로벌을 인수했다. 히카리글로벌 인수를 통해 기존 제공하던 전국 및 해외 50개국 렌터카 예약 서비스에 숙박을 연결해 여행 수요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히카리글로벌은 전 세계 206여 개국 약 19만 개 호텔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들이 교통 분야를 중점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면, 쏘카의 경우 숙박, 개인형 이동장치 등 서비스 확대의 폭이 커서 긍정적 영향을 낸 것 같다”면서 “지난해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마케팅을 한 효과들이 올해 수익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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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한마디에 기업 운명 갈려, '양인지검' 관점 리스크 관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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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된 트위터, 머스크 반유대주의 등 발언으로 매출 반토막, 기업가치 대폭락
머스크 리스크에 부딪힌 테슬라, 마약 혐의에 머스크 이탈 가능성까지 제기돼
메타·카카오 등 오너 리스크 노출, 네이버, 오너 리스크 청정 기업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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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일론 머스크 X 계정(@elonmusk)

테슬라와 옛 트위터인 X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의한 오너 리스크로 내홍을 겪고 있다. X의 경우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 등으로 기업가치가 폭락했으며, 테슬라는 머스크의 잇따른 마약혐의와 지분확대 이슈 및 그에 따른 머스크의 이탈 가능성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또한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와 국내 기업 카카오 등도 오너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이와 상반된 오너십을 보여준 네이버의 선례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X, 머스크 발언에 기업가치 73% 폭락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 X의 기업가치가 머스크 에게 인수된 지 약 1년 4개월 만에 73%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X의 정확한 기업가치는 머스크가 X를 인수한 후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확인이 어렵다. 다만 앞서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머스크가 X를 인수할 때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며 440억 달러(약 58조원) 규모의 거래를 도왔고 지분을 확보한 바 있어 피델리티가 발표하는 X의 지분 가치를 통해 X의 기업가치를 추산해 볼 수 있다.

피델리티의 지난 2월 29일 기준으로 작성된 펀드 보유 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피델리티의 블루칩 성장펀드가 투자한 X의 지분 가치가 528만 달러(약 13억원)라고 나타났다. 이는 한달 전에 비해 5.7% 감소한 수치며 머스크가 2022년 10월 X를 인수 당시에 비해 73% 하락한 수준이다. X의 기업가치는 머스크의 인수 후 지난해 여름 몇 차례 소폭 증가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모양새다.

X의 지분 가치가 대폭 감소한 이유로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가 꼽힌다. 실제로 X는 지난해 11월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월트디즈니, 애플, 월마트 등 대기업들의 광고가 끊겼다. 이 여파로 50억 달러(약 1조3,000억원)가 넘었던 X의 광고 매출은 25억 달러(약 6,700억원)로 반토막 났으며, 전체 매출에서 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90%에서 70~75%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한 논란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에만 X의 기업가치가 10.7% 급락한 바 있다.

팟캐스트에 출연한 일론 머스크 CEO의 모습/사진=일론 머스크 X 계정(@elonmusk)

테슬라 최고 리스크는 머스크?!

테슬라 역시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로 시름하고 있다. 올해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전·현직 테슬라·스페이스X 이사들과 마약을 복용해 왔다고 보도했다. WSJ는 전·현직 테슬라·스페이스X 관계자를 인용해 "머스크가 유도하는 분위기에 따라 그와 함께 마약을 복용해야 했던 상황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와 함께 마약을 복용한 이사진으로는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와 테슬라 전 사외이사 안토니오 그라시아스(Antonio Gracias),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 스티브 저벳슨(Steve Jurvetson) 등이 지목됐다. 구체적인 파티 장소도 공개했다. 머스크가 최근 몇 년 동안 방문한 텍사스주 '오스틴 프로퍼 호텔'이다. 머스크는 이곳에서 열린 사교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그가 해당 호텔에서 수차례 환락을 목적으로 전신마취용 물질인 케타민을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머스크 측은 처방전을 받아 케타민을 복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머스크의 변호사도 "스페이스X가 국가 기관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계약업체다 보니 머스크 또한 정기적으로 무작위로 약물 검사를 받고 있으며 한 번도 검사에 불합격한 적이 없다"고 반박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마약 혐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머스크는 2018년 9월 6일(현지시간) 비평가 겸 코미디언 조 로건(Joe Rogan)이 진행하는 비디오 스트리밍 팟캐스트에 출연해 대마초를 한 모금 피운 바 있다. 녹화 장소가 대마 흡연이 합법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다음날 테슬라의 주가는 2018년 연중 최저치로 폭락했다.

최근에는 2018년부터 받은 약 558억 달러(약 74조원) 보상 패키지가 법원에 의해 무효화되면서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델라웨어 법원이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머스크에 대한 558억 달러(약 74조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에 무효를 선언하면서다. 해당 패키지는 머스크가 매출, 시가총액 등 12개 특정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그에게 테슬라 주식 약 1%를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이에 머스크는 4년 만인 2022년 목표를 모두 달성, 558억 달러(약 74조원)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받았는데, 테슬라주주인 리처드 토네타(Richard Tornetta)는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해당 보상 패키지를 승인할 때 중요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2022년 10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델라웨어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 멤버들이 머스크에 대한 보상 계획 수립에서 선관주의 의무(선량한 자산 관리자로서의 의무) 위반 등 절차적 결함이 있었다"며 "머스크가 자신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승인하는 과정을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보상 패키지 무효 판결로 일각에선 머스크의 이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앞서 머스크가 25% 의결권 확보가 어렵다면 테슬라가 아닌 곳에서 제품을 만들 의사도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25%의 의결권 없이는 테슬라를 인공지능(AI) 및 로봇공학 분야 선두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어렵다며 테슬라의 의결권 25%를 요구하는 글을 자신의 X에 올렸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필립 후추아(Philip Huchthausen) 전략가는 테슬라의 투자 의견을 '보유(Hold)'로 제시하며 테슬라가 향후 실적뿐만 아니라 머스크 리스크에 지속적으로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 vs 네이버, 오너십, 숨어야 빛난다

CEO 리스크 혹은 오너 리스크는 최고경영자나 대주주 또는 기업 회장 등 오너 개인의 잘못된 판단이나 불법행위로 기업에 주가 하락과 같은 경제적 악영향이 미치는 상황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엔 오너 리스크가 불법행위나 의사결정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CEO 개인의 사적 영역인 취미생활에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4일 경제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메타의 투자자들은 마크 저커버그 CEO의 취미생활이 오너 리스크로 불거질 가능성을 두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취미생활인 종합격투기(MMA) 시합을 앞두고 훈련을 하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지난해 11월 무릎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추후에도 저커버그의 부상으로 경영상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은 염려하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 또한 오너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와 신세계그룹의 오너 리스크가 거론된다. 카카오는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으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기소 됐고,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까지 수사 대상이 됐다. 신세계그룹과 이마트 또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논란, 경영 자질 논란 등으로 악영향을 받았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정 부회장의 멸공논란으로 불매운동까지 거론됐으며, 이로 인해 중국 내 화장품 사업과 면세점 매출 등 기업 경영에 차질을 입었다는 세간의 평가다. 또한 정 부회장은 손대는 신사업마다 실패한 데다 골프장·야구단·스타벅스코리아 등 본업과 무관한 인수·합병(M&A)으로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네이버는 오너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한때 '독과점', '골목상권 침해', '우물 안 개구리', '갑질' 등의 논란에 빠졌지만, 전문경영 체제 및 해외 사업 등으로 이를 불식시켰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2005년부터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실제로 2022년 선임된 최수연 대표, 한성숙 전 대표(2017~2022), 김상헌 전 대표(2009~2017), 최휘영 전 대표(2005~2009) 등 CEO들은 이해진 GIO와 친인척 관계가 없는 외부 출신 경영인들이다.

네이버는 전문경영 체제 도입 후 국내에서 불거진 독과점, 갑질 논란을 성공적으로 해소해 왔다. 2013년 부동산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받은 네이버는 해당 사업을 접고, 이들 사업자들에게 투자하고 공동사업을 하는 쪽으로 방식을 바꿨다. 또한 2013년부터 국내 독과점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 사업에 투자해 2022년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석권했고,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에서 3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며 글로벌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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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GHz 데이터 무료 제공" 스테이지엑스, 제4통신사 사업 비용 부담 감당할 수 있을까

"28GHz 데이터 무료 제공" 스테이지엑스, 제4통신사 사업 비용 부담 감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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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엑스, 핫스팟 내 28GHz 데이터 무료 서비스
이동통신 3사가 독점한 통신업계, 스테이지엑스의 영향력은
비용 부담 상당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 뛰어넘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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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테이지파이브

스테이지엑스(Stage X)가 내년 상반기 선보일 5세대 이동통신(5G) 28GHz(기가헤르츠) 서비스 데이터를 무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당장의 수익성 확보보다 28㎓ 서비스에 대한 고객 경험 확산, '제4이동통신사(이하 제4통신사)'로서의 시장 입지 확보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무료 데이터 서비스를 기반으로 3년 내로 가입자 300만 명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인구 밀집 지역서 28GHz 서비스 무료?

스테이지엑스는 전 가입 고객 대상으로 28GHz 서비스 생태계가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핫스팟 내 해당 주파수 기반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8GHz는 이동통신 3사가 쓰는 5G 주파수 대역(3.5GHz)보다 빠르지만, 설비 투자 부담으로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다. 지난해 통신 3사가 28GHz 주파수 서비스를 포기하면서 28GHz 주파수의 국내 독점권은 스테이지엑스로 돌아갔다.

회사 측은 무료 서비스 도입의 이유를 “보다 많은 고객이 새로운 기술과 파격적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스테이지엑스 가입 고객은 2025년 상반기부터 28GHz 핫스팟 지역 내 기존 5G보다 빠른 속도의 '리얼 5G'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무료 데이터 서비스 장소는 지하철, 공항, 공연장 등 인구 밀집 지역이다. 회사는 서비스 구현을 위해 지하철 28㎓ 백홀 와이파이 구현을 위한 기지국 설치를 우선 검토할 예정이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3년 내 예상 가입자는 약 300만 명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차별화된 통신 경험과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지하철 내 28GHz 백홀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28GHz 지원 단말 도입 확대를 위해 정부 및 주요 단말 제조사와 긴밀하게 공조해 커버리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는 한편 28GHz 관련 통신 기술과 서비스의 저변 확대를 위한 생태계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업계 '독과점'과 제4통신사

현재 통신 시장은 ‘5:3:2’ 과점 시장으로 통한다. '5:3:2'는 SKT·KT·LG유플러스가 각각 시장의 50%, 30%, 20%를 점유한 채 과점 구조를 형성, 이용자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섞인 평가다. 실제 통신사들은 표면적으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요금제 가격과 구성에는 이렇다 할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각종 입찰에서 사업자들이 담합한 사실이 발각돼 과징금이 부과되는 사례 역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자처하고 나선 '제4통신사'는 이 같은 독점 구조를 깨뜨리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이동통신 3사를 상대로 유의미한 파장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규모가 작아 당장 28GHz 주파수 사업을 감당하기도 버거울 것이라는 평이다. 실제 스테이지엑스가 할당받은 G28GHz는 통신사들이 사용하는 대역(3.5GHz)보다 속도는 빠르지만, 그만큼 대규모 서비스 운용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주파수가 멀리 가지 못해 더 많은 기지국을 설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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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는 28GHz 기지국 구축에만 1,200억~1,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28GHz 관련 인프라를 모두 구축하기 위해서는 1조 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도 자금 부담을 고려해 포기한 사업이 28GHz 서비스"라며 "이동통신 3사보다 규모가 작은 스페이스엑스가 소비자 대상으로 원만하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을 내놨다.

연착륙 위해선 '현실의 벽' 넘어서

한편 제4통신사를 통해 통신업계의 독점 구조를 혁파한 사례는 세계 각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제4통신사 '프리모바일'에 주파수를 할당하고 타사 망을 활용하는 방식을 취했다. 프리모바일은 2012년 론칭과 함께 기존 통신사 대비 3분의 2 수준의 저가 요금제를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520만 명을 모으며 시장에 착륙했다. 이후 론칭 10년 만에 프리모바일은 가입자가 1,420만 명, 시가총액이 10조9,000억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프랑스의 제4통신사 사업은 통신시장 구조 개혁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프리모바일 등장 이후 기존 통신 사업자들이 줄줄이 가격을 낮춘 요금제를 출시, 전 국민의 통신 요금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36.2유로 수준이던 기존 프랑스 통신사의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는 2021년 21.2유로로 약 41% 줄었다. 스테이지엑스가 밝힌 제4통신사 사업 추진 방식 역시 프랑스의 전례와 상당히 닮아 있다.

시장 구성원과 정부 등은 제4통신사의 필요성에 여실히 공감하고 있다. 이미 프랑스와 같이 독과점 구조를 타파하고,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차후 관건은 스페이스엑스가 현실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다. 제4통신사 사업이 아직 '돈'이 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현재, 스페이스엑스는 막대한 투자 지출을 견디고 시장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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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구글의 AI 초파리, 단순하지 않은 초파리 움직임 완벽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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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MI와 딥마인드, 초파리의 뇌와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가상의 초파리를 설계
실제 초파리처럼 움직이는 가상 초파리, 높은 유연성과 싱크로율 자랑해
앞으로 유전자 변이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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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과학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실험 생물 중 하나인 초파리는 생후 50일 정도로 짧은 생애 주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초파리의 삶마저도 단순한 것은 아니다. 초파리는 복잡한 일과계획, 그리고 때때로 로맨스로 하루하루를 채우는데, 과학자들은 초파리의 작은 뇌가 어떻게 이러한 복잡한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초파리의 20만 개 뉴런 사이의 연결을 보여주는 가상 지도인 '커넥톰'(뇌 회로도)을 개발해 연구 중이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머리에 이어 가상의 몸도 만들었다. 미국 버지니아에 위치한 하워드휴즈 의학 연구소(HHMI)의 자넬리아 연구 캠퍼스와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원들은 초파리의 미묘한 습관과 움직임을 관찰하기 쉽도록 실제처럼 보이고 움직이는 가상의 초파리를 설계했다.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이 프로젝트에 관한 논문은 지난 3월 중순에 사전 인쇄 서버인 'bioRxiv'에 게시됐다.

이 가상 곤충은 "걷고, 날고, 심지어 몸단장까지 하는 파리의 실제 행동을 묘사한다"고 발달 생물학자 루스 레만(Ruth Lehmann)은 언급했다. "이러한 유형의 연구는 생물학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이해의 한계를 시험한다"라며, "초파리 멜라노가스터만큼 분자부터 행동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의 전체 규모에 걸쳐 자세히 연구된 생물체는 거의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화이트헤드 생의학 연구소를 이끌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에는 참여하지 않은 레만은 초파리 유전학과 신체 발달을 연구해 왔다.

작지만 복잡한 초파리 뇌, 무조코 시뮬레이션과 강화학습으로 이해 시도

수조 개의 연결로 이루어진 인간의 뇌나 인공 신경망과 비교하면 파리의 뇌는 아주 작고 단순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쉽다는 뜻이 아니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HHMI의 신경과학자 스리니바스 투라가(Srinivas Turaga)는 "뇌의 신경세포 네트워크는 누가 누구와 대화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지,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대신 가상 파리 프로젝트(아직 디지털 커넥톰을 통합하지 않은)는 행동, 즉 신체가 신경계 연결을 해석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투라가는 설명했다.

먼저 이 가상 곤충을 만들기 위해 연구원들은 고해상도 현미경을 사용하여 실제 암컷 초파리의 팔다리, 날개, 관절 등 해부학적 구조를 스캔했다. 이러한 정밀한 측정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구글의 딥마인드 연구소 자회사에서 개발한 다중 관절 역학(Multi-Joint Dynamics with Contact)의 약자인 무조코(MuJoCo)라는 물리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서 3차원 모델을 조립하고, 가상의 파리가 실제 파리처럼 움직이도록 시뮬레이션된 물체를 학습시켰다.

바로 여기에 인공지능, 더 구체적으로는 강화 학습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강화 학습을 통해 가상 초파리는 환경을 이해하고, 행동을 관찰하고, 해당 행동을 수행하고, 피드백을 받음으로써 성능을 향상할 수 있었다. 그런 다음 가상 초파리가 해당 작업을 제대로 수행할 때까지 이 과정이 반복되는 식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를 훈련하는 데에도 동일한 메커니즘이 적용된다.

100개 이상의 자유도를 가진 가상 파리, 실제 파리와 일치하는 움직임 보여줘

한편 초파리 AI에 관찰하고 학습할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투라가와 그의 동료들은 돌아다니는 초파리의 관절과 몸의 움직임을 기록한 다음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이 움직임을 추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살아있는 파리의 주요 관절과 기타 신체 부위에 가상의 점을 배치하고, 실제 파리의 움직임을 촬영한 수 시간 분량의 동영상(비행 궤적만 272개 클립 포함)을 수집하여 AI는 다리를 돌리거나 날개를 펄럭이라는 연구원의 명시적인 지시 없이도 실제 초파리처럼 움직이는 방법을 학습한다. 또한 "초당 2센티미터로 똑바로 걸어"와 같은 명령을 입력하면 가상 초파리는 관절의 위치나 발을 땅에 얼마나 세게 밀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냈다.

딥마인드의 AI가 실제 초파리처럼 몸을 비틀고 각 부위에 물리적 힘이 작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학습한 후엔 자유도가 100 이상을 기록했다. 각 자유도는 신체가 취할 수 있는 가능한 자세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현재 대부분의 로봇 공학에서 최첨단으로 간주한는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컴퓨터과학·인공지능 연구소의 박사후 연구원 잭 패터슨(Zach Patterson)은 강조했다. 가상의 로봇을 포함한 대부분의 현실적인 휴머노이드 로봇은 약 30~70의 자유도를 가지고 있다.

가상 파리의 걷는 속도, 걸음걸이, 몸의 방향, 비행 궤적, 날개 짓 패턴을 실제 파리와 비교한 결과, 가상 파리의 모든 움직임은 실제 동물의 움직임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했다. 비행을 요청하자 시뮬레이션된 파리는 실제 곤충과 똑같은 일련의 동작을 한 걸음 한 걸음 수행한 것이다. "모든 것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져 모델링의 정확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라며, "그리고 이를 [연구] 커뮤니티에 유용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도구로 제공할 수 있다"고 딥마인드의 수석 연구원인 매튜 보트비닉(Matthew Botvinick)은 소감을 밝혔다.

가상 초파리, 유전자 변이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도 도움이 될 전망

실제 초파리의 동영상을 '시청'함으로써 특정 행동을 모방하는 가상 초파리의 능력은 실제 곤충의 새로운 행동을 연구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나 뉴런이 켜지거나 꺼진 유전자 변이가 있는 초파리의 행동을 학습한 AI는 유전자가 활동을 변화시키는 방식을 정량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더 구체적인 패턴 분석이 가능해지며 움직임과 관련된 특정 관절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이렇듯 사실적인 가상 환경과 그 안에서 물체가 움직이는 방식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유명한 딥마인드의 개발자들은 여러 실험동물의 상세한 컴퓨터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첫 번째 시도였던 에 대한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초파리 AI 프로젝트의 성공에 힘입어 언젠가는 개, 타조, 제브라피시 등으로 가상 동물원을 확장할 계획이다.

동물에서 영감을 받아 소프트 로봇을 제작하는 패터슨은 HHMI와 딥마인드가 가상 모델에 추가한 새로운 기능 덕분에 무조코 시뮬레이터를 자신의 작업에 적용하고 있다. 패터슨은 "실제 로봇에서 작업을 하는 데 이 시뮬레이터를 사용할 예정"이라며 기계가 공중을 날거나 물속을 헤엄치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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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안 업계 주시하는 사우디, 안랩-SITE JV 설립 계약 체결 "정치적 부담 적은 한국 강점 있어"

국내 보안 업계 주시하는 사우디, 안랩-SITE JV 설립 계약 체결 "정치적 부담 적은 한국 강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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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사우디 국영기업 SITE, 사이버 보안 합작법인(JV) 설립한다
사우디 내 보안 시장 규모 연평균 17% 성장 전망, 국내 기업도 '줄줄이' 진출
정부도 힘 싣기, "‘민관 협력형 시큐리티 원팀 코리아’ 운영, 중동 진출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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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균 안랩 대표(왼쪽)와 사드 알라부디(Dr. Saad Alaboodi) SITE CEO가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안랩

안랩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SITE(Saudi Information Technology Company)와 사이버 보안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국내 정보보호기업이 중동 등 신흥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JV 설립은 안랩의 중동 시장 진출 신호탄 될 전망이다.

안랩, 사우디 SITE와 JV 설립 계약 체결

1일 안랩은 SITE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현지 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ITE는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이 전액 출자한 사이버 보안 및 클라우드 공급 국영기업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공동출자(안랩:25%, SITE:75% 비율) 형태로 사우디 현지 JV를 올해 상반기까지 설립하기로 했다.

JV는 사우디 내 공공기관·기업에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보안 위협 분석 플랫폼 '안랩 XDR' △네트워크 보안 제품군 등 안랩의 솔루션·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엔 생성형 AI 보안, 사물인터넷(loT)·운영기술(OT) 보안 등까지 솔루션·서비스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아울러 SITE가 보유한 사우디 공공시장 고객을 포함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까지 사이버 보안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양사는 또 이번 JV 설립을 계기로 공동 사업 협력도 강화한다. SITE의 100% 자회사인 SITE 벤처스(SITE Ventures)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안랩 지분 10%를 인수하는 투자를 단행한다. 신주 수는 111만2,651주, 신주 발행가액은 6만6,890원으로 투자 금액은 약 744억원이다. 납입 예정일은 오는 6월 27일이다.

이번 협력에 대해 사드 알라부디(Dr. Saad Alaboodi) SITE 최고경영자(CEO)는 “새 JV는 SITE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주요 투자 중 하나”라며 “우리는 시장 요구에 맞춘 최고 수준의 사이버보안 기술을 사우디와 주변 지역에 도입하고, 공공·민간 영역 고객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역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균 안랩 대표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양사가 보유한 경쟁력에 기반한 장기적 협력으로 중동지역에서 함께 성장해 나가자는 의미”라며 “이번 사업으로 안랩의 사이버 보안, 클라우드, AI 기술력을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 알리는 동시에 글로벌 매출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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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성 시큐레터 대표와 마제드 알카바니 SLNEE IT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시큐레터

국내 기업에 관심 두는 사우디, 영향력도↑

중동은 이전부터 국내 사이버 보안기업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해 4월께 악성코드 탐지·차단을 전문으로 하는 시큐레터가 사우디 투자부(MISA)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도 이의 연장선상이다. 사우디는 2020년에만 사이버 보안에 4억2,500만 달러(약 5,500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보안에 적극 투자하는 나라다. 더군다나 사우디의 국제정보보호지수(GCI)는 미국에 이어 영국과 공동 2위에 빛나는 수준이다. 사우디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보안 기업들의 경쟁이 극도로 치열한 사우디가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에 긴밀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주식 시장도 사우디의 향방에 큰 변동 폭을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께 시큐레터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폭등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시큐레터는 사우디 IT 컨설팅·설루션 전문기업 'SLNEE IT'와 보안 강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시큐레터는 SLNEE가 개발한 '디옴'(Deom) 플랫폼 내 사우디 공공기관·민간기업의 이메일·그룹웨어에 시큐레터의 '제로 트러스트' 기반 보안 솔루션을 적용해 이메일·파일 보안을 강화하게 됐다. 이에 주가는 급격히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큐레터 주식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9.98% 올라 1만6,5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우디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사례다.

폭발적인 현지 성장세에, 국내 기업들도 '본격 진출'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중동 지역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약 200억 달러(26조9,400억원)에서 연평균 약 17% 성장해 2027년 447억 달러(60조2,109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사우디 내 성장성이 매우 높아지다 보니 해외 진출에 부진을 면치 못하던 업계도 사우디 진출을 본격적으로 꾀하는 모양새다.

실제 최근 보안 기업들은 잇달아 중동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니언스는 올해에만 중동 지역에서 자사 보안 솔루션 ‘NAC(네트워크 접근제어 솔루션)’의 누적 고객으로 40곳을 확보했다. 전체 글로벌 고객사 중 38%가 중동 지역이 된 것이다. 양자 보안 전문 기업 노르마는 지난달 19일 사우디 킹파드석유광물대학(KFUPM)과 양자 컴퓨팅 및 양자내성암호(PQC) 기술 교류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간 국내 보안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 계속 실패해 왔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의 ‘2022 국내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에서는 시장 매출이 2019년 3조6,187억원부터 2021년 4조5,497억원에 이르기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2021년 수출액은 1,500억원으로 전체의 3.3%에 불과했다. 안랩조차 미국에서 좌절을 겪었다. 다만 이번엔 다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지 정부 주도 사업이 고무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수요 증가 등 부수 효과가 나타나면 업계의 성장 동력도 덩달아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 제품과 비교해 정치적·정서적 부담이 덜한 한국 제품이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정부도 힘 싣기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 협력형 시큐리티 원팀 코리아’를 운영해 정보보호 산업의 중동 지역 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동 등 주요 신흥국의 유망진출 분야를 분석·선정하고 수출입은행 차관, 다자간 개발은행(MDB) 기금, 한국국제협력단(KOICA) 공적개발원조(ODA) 자금 등 관련 재원을 활용한 정보보호산업 관련 과제를 적극 기획하겠단 것이다. 이에 대해 조영철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은 “보안 제품들을 연동해서 보안 시스템을 구성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들이 단일 제품을 수출하는 데 제한이 많다”면서 “미국 등 글로벌 기업에서는 하나의 기업에서 다양한 보안 제품을 아우를 수 있지만, 한국의 정보보호산업은 아직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상호 연동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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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휩쓰는 'AI 투자' 광풍, 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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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너무 과장됐다" 구글 딥마인드 CEO의 우려
가라앉은 실리콘밸리까지 되살리는 'AI 광풍'
기준금리 인하 지연·시장 거품 등 부작용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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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가 암호화폐와 같은 '과장 광고' 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AI 관련 사업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며 과대광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작 AI 기술이 과학·기술계에 안겨줄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스타트업계를 중심으로 AI 투자 과열의 조짐이 관측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시장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는 양상이다.

"AI, 과거 암호화폐 시장과 유사해"

하사비스는 "생성형 AI 스타트업과 제품에 쏟아지는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과대광고, 어쩌면 그를 넘어선 '사기성 사건'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일갈했다. 실제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최초로 선보인 이후, 투자업계에는 그야말로 'AI 광풍'이 불어닥쳤다. 스타트업들은 앞다퉈 생성형 AI를 개발하며 자금 유치에 나섰고, 투자자들은 이에 화답했다.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AI 스타트업 개수는 2,500개, 투자 규모는 총 425억 달러(약 57조원)에 달한다. 공개 시장 투자자들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엔비디아 등 AI 관련 빅테크 종목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하사비스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펼쳐졌던 일들이 AI 산업을 통해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이제 AI 시장에 넘쳐흐르게 됐는데, 이는 다소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경이로울 수 있는 과학 및 연구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점에서 AI는 충분히 과장되지 않았으나, 또 어떤 점에서는 너무 과장됐다”며 “우리는 현실이 아닌 온갖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AI 기술이 단순 투자 수단으로 전락하며 '혁신'의 가능성이 외면받는 현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다만 그는 "여전히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변혁적인 발명품 중 하나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아직 우리는 AI 기술력의 겉부분만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마도 (AI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황금시대(Golden Era), 새로운 르네상스의 시작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AI가 혁신을 이끈 사례로는 딥마인드의 '알파폴드' 모델을 들었다. 2021년에 출시된 알파폴드는 현재 전 세계 100만 명 이상의 생물학자들이 사용하는 모델로, 2억 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AI 열풍 타고 날아오른 실리콘밸리

하사비스 CEO가 지적했듯, AI 광풍은 스타트업계에 거대한 변화를 몰고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입지가 위축됐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가 AI 투자 유행을 타고 '부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팬데믹 당시 실리콘밸리는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해고 △높은 생활비 △원격 근무 확대 등 겹악재를 떠안았다. 스타트업들은 하나둘 실리콘밸리를 떠났고, 업계 일각에서는 실리콘밸리가 전통적인 스타트업 허브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분석마저 흘러나왔다.

하지만 AI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며 상황이 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2% 줄어든 634억 달러(약 84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텍사스 오스틴, 로스앤젤레스(LA), 마이애미 등 여타 지역에 비교하면 안정적인 수준이다. 특히 마이애미의 경우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가 자그마치 70% 급감했다.

미국-주요-지역-스타트업-투자-감소-추이

최근 들어서는 과거 실리콘밸리를 떠났던 기술 기업들의 '복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LA, 뉴욕, 마이애미 등을 떠돌던 핀테크 스타트업 '브렉스' 경영진은 지난해 말 샌프란시스코로 복귀했다. 미국 스프레드시트 앱 스타트업 '에어테이블' 경영진 역시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영업 범위를 확대했다. AI 스타트업인 '스케일 AI' 투자자 측도 마이애미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재차 활동 지역을 옮겼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작년 설립한 신생 AI 스타트업 'xAI'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AI 과열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같은 AI 산업 과열이 '혁신 저하' 이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달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인용, 미국 증시를 이끄는 AI 광풍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막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보도했다. AI 산업의 과열이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Fed가 금리를 전혀 인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극단적 전망을 제시했다. Fed 측이 연내 3회 금리 인하를 점친 것과는 대조되는 의견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절대적으로 AI 거품 속에 빠져 있다"며 "기술주가 오르면 금융 여건이 완화된다는 부작용이 있다. 이는 Fed(금리 인하 결정)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 여건 완화는 Fed의 긴축 목표에 역행하며, 이대로 경제 성장이 가속화될 경우 Fed가 올해 말 금리 인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AI 시장이 90년대 인터넷 확산 시기 '닷컴 버블' 사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되며 일반인의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한 1990년, 각국 인터넷·통신 관련 기업에는 막대한 투자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여태껏 없었던 '첨단 기술'인 인터넷 산업이 시장을 장악, 산업계 전반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가 실리며 관련 시장이 과열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고, 얼마 안 가 투자자들은 막심한 손해를 떠안게 됐다.

AI 산업 역시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AI 광풍'이 본격화한 것은 챗GPT 등 AI 관련 지식이 전무한 이용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모델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부터였다. 첨단 기술인 AI의 미래 가능성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투자자들은 관련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 같은 이상과열 현상은 AI의 본질적인 발전 가능성을 해칠뿐더러, 관련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AI 광풍이 '유행'에 따른 일시적인 거품일 뿐이며, 차후 시장 흐름에 따라 수많은 이가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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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홈쇼핑업계 '탈TV'에 속도, 유튜브에서 살길 찾는다

위기의 홈쇼핑업계 '탈TV'에 속도, 유튜브에서 살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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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H몰-훅티비 채널 연동 테스트 돌입
TV홈쇼핑 4사, 줄줄이 지난해 영업이익 40% 감소
점점 낮아지는 TV 시청비율, 송출수수료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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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홈쇼핑

부진의 늪에 빠진 홈쇼핑업계가 '탈(脫)TV' 전략에 속도를 내며 유튜브 쇼핑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TV 시청인구는 매년 감소함에도 송출수수료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선 모양새다. 유튜브 사용자 수가 카카오톡을 넘어선 만큼 홈쇼핑의 유튜브 쇼핑 역량 강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홈쇼핑업계, 유튜브로 반전 노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홈쇼핑은 자사몰인 'H몰'과 유튜브 채널 '훅티비'를 연동 테스트에 들어갔다. 현재 훅티비 내 '스토어' 탭에 현대홈쇼핑 상품이 노출되며 상품을 클릭하면 H몰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번 테스트는 채널 다각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유튜브 영상 시청자를 자사 쇼핑 채널로 유입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0월부터 유튜브 쇼핑과 연동을 시작했다. 유튜브 등 모바일 콘텐츠를 강화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강, 패션 등 전문성 있는 유튜버와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어 같은 해 11월 GS샵도 유튜브 쇼핑 연동 테스트를 시작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자체 지식재산권(IP) 기반 캐릭터인 '벨리곰'의 굿즈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유튜브 채널 '벨리곰TV'를 연동해 운영 중이다. 스토어 탭 오픈 당시 10여종이었던 굿즈의 종류도 현재 100여종으로 늘렸다. 최근에는 공식 유튜브 계정인 '롯튜브'와의 쇼핑몰 연동도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홈쇼핑업계는 소비자가 TV 앞에 있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CJ온스타일은 TV와 모바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CJ온스타일 원플랫폼 2.0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022년 기준 전체 사업에서 모바일·온라인쇼핑 비중을 38%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 거둔 홈쇼핑4사

최근 홈쇼핑업계가 탈TV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두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매출이 1조3,37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3% 줄었다. 영업이익도 693억원으로 4.1%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20년 이래 3년 내리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영업이익은 코로나19로 최대 호황을 누린 2020년(1,79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빠진 수치다.

GS샵도 지난해 매출(1조1,311억원)과 영업이익(1,179억원)이 각각 8.7%, 17.3% 줄면서 불황의 깊이를 실감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매출은 1조743억원으로 2.5% 감소해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60.2% 급감해 10년 넘게 지켜온 1천억원 방어선이 무너졌다. 현대홈쇼핑 영업이익은 2019년 1,504억원으로 업계 최대였으나 지금은 3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방송법 위반에 따른 제재로 6개월간 새벽 방송을 중단했던 롯데홈쇼핑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 89.4% 줄어든 9,416억원과 83억원으로 모두 곤두박질치며 업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21년까지 1천억원을 웃돌던 영업이익은 2022년 780억원으로 줄더니 급기야 100억원 아래로 뚝 떨어졌다. 매출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1조원을 밑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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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홈쇼핑

탈TV 전략의 성패, '질'에 달렸다

홈쇼핑기업의 실적이 이처럼 줄줄이 가파르게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것은 TV 시청 인구 감소의 영향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에서 52.5%, 50대 50.2%에서 31.8%, 40대 23.8%에서 9.2% 등으로 각각 뚝 떨어졌다. 반대로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꼽은 비율은 해당 기간 20% 안팎씩 높아져 각각 46.6%, 65.8%, 89.2%에 달했다. 특히 2022년 기준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이 49.4%로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상징적이다.

매년 무섭게 치솟는 송출수수료 역시 실적 악화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공개한 산업지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3년(9,645억원) 대비 2배로 늘었다. 해당 기간 방송 매출 비중이 내리막을 걷는 와중에도 송출수수료는 연평균 8.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도 2018년 46.1%에서 2022년에 65.7%까지 높아졌다. 홈쇼핑 업체들이 지난해 유료방송사업자와의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방송 중단까지 불사하며 배수의 진을 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해에는 양측이 가까스로 한 자릿수 증가율로 합의점을 찾으며 '블랙아웃'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TV홈쇼핑 산업 자체가 구조적인 불황에 진입한 탓에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당장 올해분 송출수수료 협상이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됐지만 이번에도 조속한 합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더욱이 올해 더 심각한 실적 악화에 대비해야 하는 TV홈쇼핑사들은 송출수수료를 한 푼도 올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가입자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 일부 유료방송사업자와의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홈쇼핑 기업의 유튜브 쇼핑 진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는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는 지난해 말 카카오톡을 제친 이후 석달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업계의 유튜브 진출은 채널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라며 “기존 홈쇼핑 채널의 주고객은 3040대 여성이었지만 유튜브는 다양한 연령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많은 소비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탈TV 전략의 성패는 라이브커머스의 질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대형 제조업체는 TV홈쇼핑 판매를 결정할 때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와의 연계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단순 모바일 판매만 강화한다는 건 쿠팡·알리 등 e커머스와 경쟁해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결국엔 홈쇼핑의 강점인 방송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얼마나 창의적으로 구현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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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감소에 악성재고만 1,700억? 위기 맞은 에코프로비엠, 증권가서도 목표주가 하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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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재고자산 평가손실 급증, 전기차 수요 감소 영향
거듭되는 역성장에, 주가 프리미엄도 빠진다
재무건전성 악화 가능성↑, 날개 꺾인 에코프로비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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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에코프로비엠 주주총회에서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의 재고자산 장기체화에 따른 평가손실이 1,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재 판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과거에 비싸게 구매했던 원재료로 제품을 만들다 보니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전년 대비 15% 증가한 양극재 판매 목표를 세웠지만, 업계에선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이 부진하면서 배터리 업황 자체가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악성재고에 발목 잡힌 에코프로비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은 1조1,088억원이다. 전년 동기 8,564억원 대비 29.5% 증가한 수준이다. 재고자산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와 함께 대폭 늘었다. 2021년 말 3,394억원 수준이던 재고자산은 2022년 8,000억원을 넘어섰고, 작년에는 1조원을 돌파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선제적으로 원재료 등을 확보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비엠의 매출 역시 양극재 수요 증가로 ▲2021년 1조4,856억원 ▲2022년 5조3,576억원 ▲2023년 6조9,009억원 순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엔 메탈 가격 하락과 단기 양극재 수요 부침을 겪으면서 이른바 '악성재고'로 불리는 장기체화재고에 따른 평가손실충당금을 1,729억원이나 적립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의 시가가 취득원가보다 하락할 경우 저가법을 적용해 재고자산의 장부금액을 결정하는데, 작년에만 재고평가손실로 1,653억원을 인식한 까닭이다.

눈에 띄는 점은 에코프로비엠의 재고평가손실이 1,000억원 이상 발생했던 것이 지난해가 처음이라는 점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재고평가손실은 ▲2019년 7억원 ▲2020년 14억원 ▲2021년 44억원 ▲2022년 76억원 등 작년을 제외하곤 100억원이 넘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에는 제품에서 1,094억원, 재공품에서 104억원, 원재료 및 저장품에서 531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4분기 매출도 1조1,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쪼그라들었고, 1,1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까지 했다.

증권가도 주가 거품 빼기, "올해도 역성장할 듯"

이렇다 보니 증권가는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기 시작했다. 현재 에코프로비엠 주가에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반영된 경향이 있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올해 에코프로비엠이 역성장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온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시장은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 감소한 5조3,000억원 선일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74% 증가한 2,660억원으로 내다봤지만, 지난해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역성장이라는 게 시장의 설명이다. 이 같은 추세에 하이투자증권도 앞서 지난 2월 초께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투자 의견 '보유(Hold)'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23만원 선이었는데, 당일 주가보다 더 낮은 목표가를 제시한 건 사실상의 매도 사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향 양극재 시장은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더불어 캐즘 현상으로 인한 전방 수요 성장세 둔화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현재의 양극재 판가는 리튬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지난해 연평균 대비 이미 25%가량 낮은 것으로 추정되며, 하반기 동안 리튬 가격이 다소 반등하더라도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인해 올해 판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미, 유럽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영향으로 올해 큰 폭의 출하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지난해 대비 판가 하락 폭이 커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현 주가는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 34.1배 수준으로 글로벌 이차전지 셀, 소재 업종 평균 대비 이미 엄청난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어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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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자산회전율 둔화, 전기차 수요 감소가 '직격타'

이런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전년 대비 15% 증가한 양극재 판매 목표를 세우고 나섰다. 판매 실적 개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단 취지지만, 업계에선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에코프로비엠이 처한 역성장 기조의 근본 원인은 '전기차 수요 감소'라는 거시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또한 주요 고객사인 이차전지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축소에 대응해 양극재 주문을 줄이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재고가 제때 소진되지 못한 게 부진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재고자산회전율은 8.1회에서 6.7회로 둔화했고, 재고자산회전일수도 45.1일에서 54.3일로 늘어났다. 즉 재고회전율이 감소하면서 45.1일이면 충분했던 에코프로비엠의 재고 소진 기간이 일주일 이상 길어졌단 의미다. 재고자산회전율이 재고 상품의 현금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회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재고 소진이 둔화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손실이 발생해 원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재고자산회전율 둔화는 에코프로비엠의 현금창출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에코프로비엠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2022년 8%에서 지난해 4%로 거의 반토막 났다. EBITDA 역시 4,456억원에서 2,452억원으로 45% 감소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전기차 수요가 다시 회복되지 않는 이상 에코프로비엠의 날개는 여전히 꺾인 채 남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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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징역 25년형 선고, '테라-루나' 권도형 대표 처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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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 FTX 창립자에 징역 25년형·110억 달러 벌금형 선고
"버나드 메이도프만큼 강하게 처벌하라" 피해자 비판 이어져
한국행 제동 걸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차후 처분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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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파산 수순을 밟은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 32)가 징역형 선고를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의 루이스 A. 카플란 판사가 28일(현지시간) 피고인 뱅크먼-프리드에 징역 25년 형을 선고했으며, 미국 정부에 뱅크먼-프리드의 재산 110억 달러(약 14조8,000억원)가량을 압류해 피해 보상에 활용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대규모 가상자산 사기에 중형을 선고한 판례가 등장한 가운데, 업계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기소당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차후 처분에도 주목하고 있다.

FTX 창업자, 사기·돈세탁 등으로 징역형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2019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를 설립, 세계 2위 안에 드는 '공룡 거래소'로 성장시켰다. 상황이 뒤집힌 것은 지난 2022년 11월이었다. 당시 FTX는 최대 500억 달러(약 6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은 채 돌연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뱅크먼-프리드는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 자금 공여 등 7개 혐의로 기소됐다. 2019년부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자금을 무단 활용,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상환하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주요 정당 소속 정치인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건넨 정황 역시 확인됐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맨해튼 연방검찰은 "최근 몇 년간 그의 삶은 다른 사람들이 넘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탐욕과 자만심, 야망과 합리화, 그리고 타인의 돈으로 도박을 반복한 삶이었다"면서 징역 40~50년 형을 구형했다. 공소를 제기한 데미안 윌리엄스 검사는 “(뱅크먼-프리드가) 80억 달러(약 11조원)가 넘는 고객 자금을 훔친,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사기를 저지르면서도 사법 시스템에 무례를 범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재판을 이끈 카플란 판사 역시 뱅크먼-프리드의 범행으로 인해 △FTX 고객(80억 달러) △투자자(17억 달러) △대출 기관(10억 달러) 등이 막심한 손해를 떠안았다고 지적, 징역 25년 형 및 110억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사들의 "형량이 6년 반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수용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단은 이번 선고에 불복, 항소를 제기할 방침이다. 뱅크먼-프리드의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상심했지만, 아들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솜방망이 처벌" 비판 쏟아져

한편 시장 곳곳에서는 뱅크먼-프리드의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법원이 FTX 사태를 일으킨 뱅크먼-프리드에게 징역 25년 형과 11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자, 피해자들이 터무니없이 적은 형량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그의 혐의에 따라 선고될 수 있는 법정 최고 형량은 징역 110년 형이었다. 연방 보호관찰관 역시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징역 100년 형을 선고하기를 권고한 바 있다.

브루노 딕슨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FTX 피해자 그룹의 한 회원은 “25년은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이라며 “(판결이 선고될 때) 판사가 농담하는 줄 알았다”고 적었다. 다른 회원도 "검찰이 50년 형을 구형했기에 최소 30-40년의 선고가 나올 줄 알았다"며 "(법원 측의 판결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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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버나드 메이도프(Bernard Madoff)의 전례를 참작, 뱅크먼-프리드에게도 최소 100년 형을 선고했어야 했다는 비판도 흘러나온다. 메이도프는 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사기 주동자로 꼽히는 악명 높은 범죄자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를 주도한 혐의로 2009년 징역 150년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총 피해액은 650억 달러(약 88조원)에 달했으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유명 인사들도 피해자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신병 인도 '지지부진'

뱅크먼-프리드가 가상자산 관련 사기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국내에서는 수십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야기한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차후 처분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미국 검찰은 테라·루나에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 권 대표를 △전신(wire) 사기 △상품 사기 △증권 사기 △사기 및 시장 조작 공모 등 8개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증권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권 대표는 지난해 해외 도주 중 몬테네그로(Montenegro)에서 체포됐다. 당초 몬테네그로 당국은 권 대표를 미국으로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권 대표 측의 꾸준한 항소 끝에 그를 한국에 송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다수의 혐의 중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을 1.5배 가중해 처벌하는 ‘가중주의’를 택하고 있으며, 유기징역의 경우 최대 50년으로 그 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형의 상한 기준이 없으며, 개별 범죄마다 형을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10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할 수 있다. 권 대표 입장에서는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한국행이 절실했던 셈이다.

그러나 현지 대검찰청이 적법성 판단을 요청하면서 권 대표의 신병 인도는 보류됐고, 그는 몬테네그로 외국인 수용소에 갇히게 됐다. 이에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남부지법에서는 권 대표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로 SEC의 고발 관련 민사 재판이 진행됐다. SEC 측은 "테라는 엉터리였고, 사상누각(house of cards)이었다"며 "테라가 무너지자 투자자들은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비밀리에 대량 매수 계약을 체결하며 테라의 가치를 속였고, 이 같은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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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LG에너지솔루션 어닝쇼크 전망에 주가도 하락세

삼성증권, LG에너지솔루션 어닝쇼크 전망에 주가도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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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영업이익 994억원 예상, 전년 대비 91% 감소에 주가도 하락세
전문가들, 2차전지 업황 악화 이미 예견된 것, 4월 실적 발표 이후에도 주가 흐름 큰 변동 없을 것
2차전지 업황 악화에 석유화학 기업군 전반 재무 부담 확산하자 우려 목소리 커져

삼성증권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예상했다. 직전년도 동기 대비 91% 줄어든 9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황 악화를 예상한 시장 추정치보다 9% 낮은 수치다.

29일 조한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료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동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출하 감소 영향으로 외형과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제3자에 매각해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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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수익성 악화에 1분기 어닝쇼크 예상, IRA 보조금도 현금화로 실적 악화 축소

조 연구원은 “사업보고서 공시를 통해 얼티엄셀즈 법인에서 비지배지분(50% GM 소유)에 대한 1천974억원 배당 지급을 발표했는데 이는 IRA AMPC 매각에 따른 조기 현금화 및 배당을 통한 분배금으로 추정된다”며 “추가적인 현금화가 예상되기에 경제적 실질을 조기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IRA AMPC 조기 현금화와 생산능력 도입 시점 지연을 통해 재무구조와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실적을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신규모델향 공급 증가로 펀더멘탈 회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어닝쇼크 예상 소식이 알려지자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시초가 대비 2.5% 빠진 380,000원대로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소폭 축소했다. 국내 경쟁사인 SK온이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요 소재 관련 자산들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에 전날도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1.8% 하락한 바 있다. 이어 국내 2차전지 주가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미국 테슬라 주가도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2.25% 하락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실적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 알려진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다.

배터리 산업 불황과 LG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재무부담

업계 관계자들은 1분기 예정된 어닝쇼크보다 배터리 산업 불황이 LG그룹과 SK그룹 전체의 재무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는 사실에 더 주목한다.

과거 캐시카우였던 석유화학 부분에서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들자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에서 지난해 1,4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롯데그룹은 해외 주요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자회사인 글로벌 배터리 4위 업체 SK온의 재무부담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까지 확산돼 금감원이 주거래은행과 함께 SK그룹 전체에 대한 실사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LG화학이 올 연말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순차입금 규모, 올해부터 시행된 글로벌 최저한세에 따른 추가 세금 부담 등을 고려할 때 LG화학이 결국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배터리 업황이 악화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시점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반기 영업실적 반등이 예상되지만, 중국 정부의 배터리 산업 보조금이 더 강화될 경우 자칫 2차전지 산업 전체가 공급 과잉에 따른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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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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