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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자국 중심주의', 현대차 보조금 30% 삭감에 업계 "출구전략 재정립 필요해"

일본도 '자국 중심주의', 현대차 보조금 30% 삭감에 업계 "출구전략 재정립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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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산 전기차 경쟁력 높이는 일본, 현대차·BYD 등 보조금 '삭감'
친환경차로 '빈틈' 노리던 현대차, 일본 정부 개입에 경쟁력 '뚝'
'인베스트 아메리카' 강조하던 미국, IRA로부터 시작된 '자국 중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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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자막이 달린 현대자동차 넥쏘 홍보 영상/사진=현대자동차

일본 정부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30%가량 대폭 삭감했다. 전기차 전환에 한발 늦은 토요타 등 자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함이다. 결국 일본도 미국을 이어 자국 중심주의 정책을 펼쳐나가는 모양새인데, 이에 업계에선 "자국 중심주의 경향성이 앞으로 더욱 확산된다면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파이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불안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자국산 외 전기차 보조금 대폭 삭감

26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전기차(EV) 차종별 보조금을 최근 공표했다. 가솔린차보다 가격이 비싼 전기차의 구입 금액을 일부 보조해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게 정책의 골자로, 전체 예산은 1,291억 엔(약 1조1,5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전기차 한 대당 보조금 상한액은 최대 85만 엔(약 750만원)이다. 최저액은 12만 엔으로, 최대액과 73만 엔이나 차이가 난다. 일본 정부는 올해 보조금 책정 때 충전 거점의 정비 상황 등을 새로운 평가 항목으로 넣었다. 지난해까지는 한 번 충전했을 때 최대한 달릴 수 있는 거리 등 차량 성능이 핵심이었으나, 정책적 시선을 옮김으로써 제조사가 충전기 설치를 늘리도록 유도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차종별로는 닛산 리프와 도요타 렉서스, 테슬라 모델 3가 최고액인 85만 엔을 받게 됐다. 마쓰다 MX-30과 메르세데스벤츠 EQA는 보조금이 65만 엔으로 책정됐으며, 현대차 코나는 45만 엔, BYD 돌핀은 35만 엔으로 각각 결정됐다. 결국 닛산 도요타 등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보조금을 받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지난해 대비 20만 엔 깎인 셈이다. BYD는 30만 엔 덜 받게 됐다. 이에 업계에선 "일본 정부가 현지에 충전 정비 거점을 설치하기 어려운 한국, 중국 등 해외 메이커에 불리하도록 제도를 설계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본 정부가 "자사 정비망이 없어도 다른 회사와 제휴하면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히긴 했으나, 일본 완성차 업체가 경쟁 관계인 현대차에 손을 내밀 가능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 진출 난항, 보조금 이슈에 '틈새시장'도 사라지나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12년 만에 일본에 재진출한 현대차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힐난의 목소리가 쏟아지지만, 주류 의견은 역시 "어쩔 수 없다"에 가깝다. 애초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어렵다는 건 초창기부터 인지하고 있던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2년 현대차가 일본 승용차 시장에 다시 뛰어들겠다고 밝힐 당시 언론에선 "쉽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거듭 이어졌다. 통상 일본 차 시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도 난공불락으로 꼽힌다. 워낙 자체 브랜드 파워가 강한 탓도 있지만, 자국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강하다 보니 해외 차종은 일본 내에서 제힘을 쓰지 못한단 것이다.

회의적 반응이 이어지는 와중 현대차가 내건 출구전략은 '틈새시장'이었다. 기존의 내연기관 차 대신 넥소(수소차), 아이오닉5(전기차) 같은 친환경차를 주력 차종으로 선보임으로써 빈틈을 노리겠단 전략이었다. 실제 일본 완성차 시장은 주력이 하이브리드이다 보니 전기차 부문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주류다. 오늘날에 봐도 일본의 전기차 점유율은 2023년 기준 2.2%로 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의 전략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셈이지만, 사실상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 잡은 자국 중심주의 정책의 영향은 현대차도 채 피해 가지 못한 모습이다. 토요타와 닛산 등 일본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에 거듭 관심을 갖고 있는 데다 일본 정부의 자국 중심 정책까지 겹치면서 앞으로는 현대차가 휘어잡을 틈새시장도 남아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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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중심에 신호탄 당긴 미국 IRA, 업계 불안↑

문제는 일본뿐 아니라 향후 다른 국가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이미 일본에 앞서 미국에서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고초를 겪은 바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4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약 975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22개 친환경차량을 발표했는데, 이 중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닛산, 폭스바겐 등 전기차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백악관은 전기차 보급 추가 대책을 발표하며 “제조업 부흥을 통해 미국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베스트 아메리카’(미국 투자) 대책의 일환”이라며 “IRA 전기차 보조금 조항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 직접 자국 중심주의 정책 기조를 밝히고 나선 셈이다.

실제로 IRA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브랜드는 제네럴모터스(쉐보레·캐딜락) 6종, 포드와 테슬라 5종,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지프) 3종, 포드(포드·링컨) 3종 등 미국 기업들이었다. 특히 현대차 제네시스 ‘GV70 전기차’의 경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되는 덕에 2022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었지만, 지난해엔 배터리 조립 및 광물 규정을 맞추지 못하면서 보조금 대상에서 빠졌다. 그나마 리스 등 상업용 차량에 대해선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한 점유율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국가 입장에서 자국 중심으로 정책을 구성하는 데 비난을 쏟을 수는 없겠지만, 결국 출구전략 재정립을 이뤄내지 못하는 한 현대차는 부진을 피해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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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팹리스도 'HBM' 장착, AI반도체로 엔비디아 뒤쫓는다? "판매망 격차 한계 여전해"

K-팹리스도 'HBM' 장착, AI반도체로 엔비디아 뒤쫓는다? "판매망 격차 한계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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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노리는 국내 팹리스들, HBM 장착한 AI반도체 속속 출시
글로벌 시장 성과 기대감에도, 일각선 "결국 성과 못 내지 않았나"
"판매망 등 한계 명확, 정부 지원보다 업계 차원 노력 선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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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탑재한 하이엔드급 AI반도체를 잇따라 선보인다. 엔비디아의 AI반도체와 견줄 수 있는 하이엔드급 제품을 통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입하겠단 목표다. 다만 이에 대해선 회의적 의견도 적지 않다. K-팹리스의 성과가 부각되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단 이유에서다. 정부 지원을 강조하는 업계에도 비판적 시선이 감지된다. 정부 지원이 없었던 게 아니었던 만큼 업계 차원에서 먼저 막힌 길을 뚫어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HBM 가져온 K-팹리스, 엔비디아 뒤따르나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오는 5월 SK하이닉스의 HBM3를 탑재한 신형 AI반도체 '레니게이드'를 발표한다. 국내 AI반도체 중 HBM을 탑재한 건 해당 제품이 처음으로, 이를 통해 1.5TB/s의 대역폭(bandwidth)과 150W의 소비전력을 자랑한다. 이는 엔비디아의 H100PCle나 구글의 TPUv5e 등 하이엔드급 AI반도체와 유사한 성능과 효율이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측에서 HBM 공급 부족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HBM을 공급해 줬다"며 "HBM을 탑재한 신형 레니게이드를 초거대 AI를 구동하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벨리온도 연내 HBM을 탑재한 신형 반도체 '리벨'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HBM3E를 탑재하는 제품으로,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생산뿐 아니라 개발 전과정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리벨-쿼드코어'에는 4.8TB/s의 대역폭을 달성하는 게 리벨리온의 최종 목표다. 사피온 역시 HBM을 탑재한 AI반도체 'X430'을 개발 중이다. HBM 분야 1위 기업인 SK하이닉스가 모기업으로 있는 만큼 최신형 HBM반도체와 설계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피온은 이르면 내년 X430을 선보일 계획이다.

AI반도체에 탑재되는 HBM은 초거대 AI를 구동하는 데 핵심적인 반도체다. 매개변수가 수천억 개에 달하는 LLM(거대언어모델)이나 문자·영상·음성 등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멀티모달AI 등을 빠르게 구동하기 위해서는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병목현상을 줄이는 HBM이 필수적이다. 엔비디아 역시 하이엔드급 AI반도체에 SK하이닉스 등의 HBM을 공급받아 탑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초거대 AI 모델을 빠르고 높은 전력효율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HBM과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AI반도체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며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반도체 성능에 SK하이닉스의 HBM이 역할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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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높지만, 일각선 회의론도

업계에선 국내에서 HBM이 탑재된 AI반도체가 양산되면 글로벌 시장 내 공급성과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팹리스들이 개발하는 AI반도체는 기본적으로 엔비디아 반도체보다 높은 전력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전제로 설계된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엔비디아 이상의 전력·가격 효율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HBM 수요가 늚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도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고객사 확대를 통해 HBM3의 판매를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올 상반기엔 HBM 전체에서 HBM3의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9일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하며 본격적인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다만 K-팹리스가 엔비디아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의견도 적지 않다. K-팹리스의 질주가 이전부터 이어져 왔음에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7월에도 국내 팹리스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으리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당시 이혁재 대한전자공학회 회장 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가 향후 AI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점유율이 90% 상당으로 사실상 독점을 하고 있지만 아직 발열과 전력 소모가 크다는 등 단점이 있고, 퓨리오사AI와 딥엑스, 모빌런트 등 우리나라 팹리스의 기술 수준이 상당 부분 올라왔다는 근거에서였다. 그는 "이들 팹리스가 곧 전체 AI 시장의 30~40%를 점유할 것이라고 본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시점에 살펴보면, K-팹리스의 위치는 여전히 출발점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기술 격차는 차치하더라도 결국 판매망 측면에서 적잖은 차이가 있는 탓이다. 당장 매출 지표만 봐도 엔비디아의 산은 높기만 하다. 엔비디아의 지난해 2분기 매출은 135억1,000만 달러(약 18조원), 영억이익은 68억 달러(약 9조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01%, 영업이익은 1,263%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 대비로만 봐도 각각 88%, 218% 급증했다.

반면 K-팹리스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위탁생산(파운드리)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팹리스 분야가 상대적 소외를 받은 영향이다. 반도체 업계가 팹리스 생태계를 살펴보려 시도한 흔적이 있긴 하지만, 결국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데는 실패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향방의 바람에 갈대처럼 누워버리고 마는 것이 K-팹리스 업계의 현주소다.

'정부 지원' 강조하는 업계, 하지만

이렇다 보니 엔비디아의 독주를 K-팹리스가 막아서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상술했듯 이미 국내에서도 기를 제대로 못 펴는 상황인 K-팹리스가 글로벌 공급망을 제대로 뚫어낼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한국 점유율이 3%, 팹리스는 1%에 불과하다는 점도 불안감을 더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 팹리스 기업들의 생존은 대기업 납품에 달렸다"며 "해외 진출 등 외부 활로 개척은 사실상 쉽지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에 인재가 몰리고 정부 지원도 실적을 내는 기업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렇다 보니 어느 정도 성과를 내더라도 단기적 성과에 머무는 게 대체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팹리스 업계는 정부 차원의 지원을 거듭 요청하는 모양새다. 지금은 다소 부진할지 몰라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팹리스 업계가 살아나면 이 자체가 국가를 부양할 미래 먹거리로 성장할 수 있단 논거다. 이와 관련해 김용석 반도체공학회 부회장 겸 성균관대학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국내 팹리스 기업을 육성하려면 팹리스 기업이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고객사에 해당되는 세트업체와 정부가 함께 나서서 전략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특히 혁신 칩을 개발하는 정부과제에서 성과를 못 내더라도 실패를 용인해 주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성장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정부 지원은 이전부터도 적잖이 이어져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팹리스 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반도체 R&D를 강화해 반도체 수출액을 2027년 1,700억 달러까지 늘리겠단 구상을 밝혔으며, 지난 2021년엔 ‘글로벌 K-팹리스 육성을 위한 시스템반도체 기술혁신 지원 방안’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도 팹리스와 소부장 기업의 확장을 뒷받침하는 계획이 정부 차원에서 나왔고, 지난 1월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상위 50위 팹리스 기업을 10개까지 육성하겠다"며 관련 육성책도 쏟아졌다. 숱한 지원에도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지 못한 건 정부 지원만으론 한계가 명확하단 방증이다. 결국 업계 차원의 한계돌파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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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성장, 2023년은 역성장" 팬데믹 이후 한국 게임 시장은

"2022년은 성장, 2023년은 역성장" 팬데믹 이후 한국 게임 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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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국 게임 산업 매출 5.8% 성장
지난해에는 게임 이용률·매출 나란히 내려앉아
OTT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범람, 대면 활동 증가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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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2022년 국내외 게임 산업의 통계와 동향을 정리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발간했다. 콘진원은 2022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 사업체 및 종사자 수, 플랫폼별 비중 등을 조사, 재작년 국내 게임 산업이 전년 대비 5.8% 성장했다고 밝혔다. 단 지난해 게임 산업 매출 규모는 OTT 등 여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인기에 밀려 10년 만에 감소 전환했을 것이라고 봤다.

2022년, 한국 게임 시장의 위치는?

콘진원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게임 ㄹ산업 총 매출액은 22조2,1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 늘었다. 이는 △모바일 게임, PC게임, 콘솔 게임 등을 중심으로 한 게임 제작·배급업 △PC방, 아케이드게임장 등 게임 유통 업소 매출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분야별 비중을 보면 모바일 게임이 58.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PC게임(26.1%), PC방(8.4%), 콘솔 게임(5.1%), 아케이드 게임(1.3%), 아케이드 게임장(0.2%) 순이었다.

2022년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9% 증가한 2,082억4,900만 달러로, 이 중 한국 게임 시장의 점유율은 7.8%로 추산됐다. 한국 게임의 수출액은 2021년 대비 3.6% 증가한 89억8,175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액 비중은 중국(30.1%), 일본(14.4%), 동남아(14.2%), 대만(12.0%), 북미(11.5%), 유럽(9.8%), 중동(2.6%), 남미(2.2%) 순이었다. 수입액은 16.7% 감소한 2억6,016만 달러(약 3,574억원)로 확인됐다.

2022년 게임업체 수는 1만272개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게임 제작 및 배급업은 1,287개로 10% 증가한 가운데, PC방(8,485개)과 아케이드 게임장(500개)이 전년 대비 각각 8.4%, 10.1% 감소한 영향이다. 국내 게임 산업 종사자 수는 총 8만4,347명으로 2021년 대비 3.0% 증가했다. 이 중 게임 제작 및 배급업 종사자 수는 4만8,514명(57.5%), 게임 유통업 종사자 수는 3만5,833명(42.5%)이었다.

게임 이용자들의 '분산'

한편 2022년 게임 플랫폼들의 매출은 모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장률은 △아케이드 게임 8.9% △모바일 게임 7.6% △콘솔 게임 6.4%, △PC게임 3.0% 순으로 높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했던 PC방, 아케이드 게임장 등도 각각 1.9%, 10.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2022년 엔데믹 기조가 본격화하며 대면 활동 수요가 일부 회복된 결과로 풀이된다.

게임 이용률 통계는 2023년 기준으로 발표됐다. 지난해 전체 게임 이용률은 전년(74.4%) 대비 감소한 62.9%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65.7%)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단 게임 이용자의 플랫폼별 이용률은 △모바일 게임 84.6% △PC게임 61% △콘솔 게임 24.1% △아케이드 게임 9.4%로, 아케이드를 제외한 모든 기종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전체 게임 이용률이 감소하는 가운데, 보다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증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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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인기를 끌었던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사진=닌텐도

4개 플랫폼 중 일일 및 1회 이용 시간이 가장 길었던 게임은 PC게임이었다. PC게임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평균 주중 99.3분, 주말 165분의 이용 시간을 기록했다(하루 기준). 모바일 게임 이용 시간 역시 주중 87.6분, 주말 118.7분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며, 콘솔 게임의 경우 주중 66.9분, 주말 118.6분으로 주중 이용 시간이 감소하고 주말 이용 시간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주중 70.2분, 주말 96.7분으로 증가했다.

게임 산업, 지난해에는 역성장?

한편 콘진원은 지난해 국내 게임 산업 매출 규모를 19조7,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매출인 22조2,149억원 대비 10.9% 감소한 수준이다. 콘진원의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게임 산업 매출은 2013년(전년 대비 0.3% 감소) 이후 10년 만에 뒷걸음질치게 된다. 진흥원은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팬데믹 종식으로 인한 비대면 수요 감소,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부진 등을 꼽았다. 대면 활동이 본격화하며 대다수 게임 이용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여유'를 잃었다는 평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게임을 대체할 만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범람 역시 게임 시장을 위축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종결 이후 '비대면 수요'를 잃으며 주춤한 게임 산업과 달리, OTT 업체 등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소비자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OTT 앱 순사용자 수는 2,006만 명까지 성장했다.

한편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콘진원은 “PC 게임은 다중 플랫폼 용도의 게임 개발이 주류를 이루면서 현상 유지 정도의 업황을 보일 것”이라며 “모바일 게임은 지속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작 방법이 간단하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일상 속에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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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음원 끼워팔기' 논란 및 가격 인상에도 MAU 1위 수성

유튜브, '음원 끼워팔기' 논란 및 가격 인상에도 MAU 1위 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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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3% 가격 인상했음에도 국내 시장서 굳건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조사 결과는 언제쯤?
국내 업체만 역차별, "형평성 문제 해결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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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유튜브가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논란 및 지난해 말 단행한 43%에 가까운 가격 인상에도 국내 시장에서 굳건한 모양새다. 지난해 2월 현장 조사를 실시하는 등 만 1년을 넘긴 공정거래위원회의 끼워팔기 의혹 조사가 여전히 의견수렴 단계에 머무르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유튜브 2월 MAU 동영상 스트리밍 앱 분야 1위

2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의 2월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4,550만941명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앱 분야 1위다. 유튜브의 MAU는 가격 인상이 있던 지난해 12월 4,564만5,347명에서 올해 1월 4,547만3,733명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다시 상승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에 IT 업계에서는 유튜브의 독과점을 막기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가격 인상 발표가 있었을 때만 해도 많은 이용자가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실제로 가격 인상이 미친 영향은 적었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지금처럼 플랫폼 규제가 사실상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는 상황에선 유튜브의 횡포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격 인상 외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유튜브 이슈는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논란이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광고 없이 유튜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에게 유튜브 뮤직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공정위의 끼워팔기 조사, 1년째 제자리걸음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논란과 관련해 1년 전 현장 조사를 벌였으나, 아직도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업계에서는 오는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공정위가 결론을 내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규제와 관련된 이슈를 터뜨리는 것은 정부 기관에게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최근까지도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논란에 대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음원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지 1년이 넘어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알고 보니 여전히 의견수렴 단계여서 당황스럽다"며 "선거 결과가 공정위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유튜브가 가격을 크게 인상해도 이탈자가 별로 없는 것처럼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를 제재한다고 해서 유튜브 뮤직을 이탈하는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공정위가 끼워팔기를 제재하면 적어도 국내 음원 앱 이탈자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적어도 기울어진 운동장은 바로 세우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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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뮤직

수익 65% 배분 규정 있는데, 해외앱만 제외하는 건 '역차별'

업계는 유튜브 뮤직의 저작권료 정산 구조가 국내와 다르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국내 음원 앱들은 음원 서비스로 분류돼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을 준수한다. 지난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창작 환경 개선의 목적으로 음원앱 사업자가 창작자에게 지급해야 할 수익 비율을 60%에서 65%로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유튜브 뮤직은 동영상 앱으로 분류돼 이를 따르지 않는다. 유튜브 뮤직은 동영상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은 라디오와 웹하드가 엮인 결합 서비스기 때문에 '음원 서비스'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로 애플 뮤직의 경우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제 39조에 따라 '기타사용료' 규정을 적용받는다. 다만 해당 조항을 살펴보면 "사용료 징수 규정이 없는 서비스의 경우 협회는 이용자와 사용요율 또는 금액을 협의해 이용허락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즉 기업 자율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 뮤직은 자체 산정 기준에 따라 수익의 70%를 저작권자, 30%를 회사의 몫으로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만 놓고 보면 해외 앱이 창작자에게 수익을 더 많이 배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국내 음원앱의 할인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해도 정가를 기준으로 창작자 몫을 지급하지만, 애플 뮤직은 할인가를 기준으로 정산한다. 월 1만원짜리 상품을 반값 할인해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음원업계는 1만원의 65%를, 애플 뮤직은 5,000원의 70%를 창작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결국 국내 음원앱은 '규정'된 음원 사용료를, 해외 음원앱은 '자율'로 창착자에게 수익을 배분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업계는 해외 음원앱이 내놓는 금액이 국내 음원앱의 3분의 1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국내 음원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똑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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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등 천문학적 반도체 보조금 경쟁 속 뒤처진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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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195억 달러 이어 삼성전자에 60억 달러 보조금 지급 계획
日 TSMC 공장에 4,760억엔 지원, EU·대만·인도 등 시설 유치 경쟁
21대 국회 임기 종료 앞두고 K칩스법·한국판 IRA 사실상 폐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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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반도체 전쟁(Chip War)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거액의 보조금을 주고 첨단 반도체 기업의 생산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패권 경쟁이 기업 간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대항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반도체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K-칩스법'의 시효 마감이 예정돼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일본, EU, 대만 등 주요국 반도체 보조금 경쟁 심화

지난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라 삼성전자에 60억 달러(약 8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최대 수급액보다 2배가량 큰 규모로 경쟁사인 TSMC보다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많은 금액이다. 외국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 결정임을 미뤄볼 때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생산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를 약속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르면 오는 28일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계획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상무부 발표 직후 삼성전자는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22년부터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설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법을 시행하고 있다. 반도체법은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에 527억 달러(약 70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미 전 세계 170여 개 기업들이 미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 460여 건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에 앞서 미국 상무부는 자국 기업 인텔에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 보조금인 총 195억 달러(약 26조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텔 역시 상무부의 발표 직후 시설 투자를 향후 5년간 1,000억 달러(약 130조원)로 상향했다.

최근 '반도체 르네상스'를 선언한 일본도 생산시설 유치 경쟁에 나섰다. 특히 보조금을 현금으로 선지급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지난달 24일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현에 개소한 TSMC 제1공장에 4,760억 엔(약 4조2,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지난 2월에 착공한 TSMC 제2공장에도 7,320억 엔(약 6조5,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도요타, 소니, NTT 등 일본 주요 기업 8곳이 합작해 설립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는 설비투자액 5조 엔(약 44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일본 정부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EU도 보조금 경쟁에 뛰어들었다. EU는 지난해 9월부터 'EU반도체법'을 시행하고 이를 근거로 총 430억 유로(약 62조3,000억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U반도체법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현재 10% 수준에서 2030년 2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과 경쟁하고 있는 대만도 자국의 반도체 클러스터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대만 정부는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이 후보 시절 제안한 '타오위안·신주·먀오리 대(大)실리콘밸리 계획'을 승인하고 오는 2027년까지 4년간 1,000억 대만달러(약 4조2,000억원)를 투입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등 시설 투자 세제 혜택 담은 'K칩스법' 국회 통과

지난해 3월 한국에서는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K칩스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산업의 첨단시설 투자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고 인·허가를 빠르게 처리해 신속히 산업단지를 조성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K칩스법은 국회 발의 단계부터 여야간 입장 차로 법안 통과에 어려움을 겼었다.

지난해 1월 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산업 시설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상향하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조세소위를 열어 K칩스법 관련 논의를 시작했지만, 민주당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감세효과가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재벌 특혜' 논란과 세수 감소분에 대한 대안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후 K칩스법은 지지부진한 논의를 이어가다 민주당의 주장을 수용해 세액공제 대상에 수소 기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미래형 이동수단을 포함하면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지난해 5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세액공제 직접환급제 도입을 위한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당시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정치권에서는 '탄소중립 산업 보호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과 조특법 개정안을 합쳐 한국판 IRA를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영업이익이 발생한 기업에만 법인세를 공제하는 방식의 제한점을 보완해 반도체·배터리·백신·미래차 등 국가전략기술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도 이익이 나지 않아 세액공제 혜택을 보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 세액공제분만큼 현금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기업, '한국판 IRA' 도입 지연되면서 미국 시장 공략

하지만 지난 2월 21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면서 '한국판 IRA법'은 사실상 무위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여야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해당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공론화하거나 공식적인 정책으로 채택하지 않았고, 민주당도 명시적으로 찬성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는 'K-칩스법' 연장안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제21대 국회의 임기는 5월 29일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국회가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K칩스법 일몰을 2030년까지 6년 연장하는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른바 'K칩스법 시즌2'로 불리는 6건의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으나 이 중 조특법 개정안만 기재위에 상정됐을 뿐 나머지 법안은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국내 대체에너지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산 제품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산 제품이 밀리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은 지난 2020년 5.5GW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2GW에 머물렀다. 국산 모듈보다 저렴한 중국산 모듈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3분기 내수 매출액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7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위해 고정가격으로 계약을 맺는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제도(FIT)'를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도 위기를 맞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상풍력발전사업에서 국산 부품을 50% 이상 사용할 때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주는 규정을 삭제하기로 했다. 해당 제도는 지난 2021년 12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해상풍력발전의 경제성을 보완하고 국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정됐다. 하지만 대체에너지 시장의 침체로 인해 2021년 이후 국내 해상풍력의 신규 설치가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여야와 정부가 신중론을 내세우며 미온적인 태도를 이어가는 동안 한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거액의 보조금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에 미국 IRA 세액공제액 350억원이 포함되면서 적자를 피할 수 있었다. 당초 태양광 모듈 판매가 감소하면서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IRA 수혜 덕에 34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 달튼공장과 가터스빌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면 북미 내 모듈 생산능력은 8.4기가와트(GW)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태양광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북미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향후 IRA 보조금 증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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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과 면담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액공제 방식, 지원대상 등 지원체계의 과감한 개편 필요

한국이 반도체 지원에 주춤하는 사이 미국과 일본은 물론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들마저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글로벌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모양새다. 인도는 정부 보조금과 양질 IT 인력을 앞세워 마이크론, AMD,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마이크로칩, 램리서치, 폭스콘 등 각국 반도체 기업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저렴한 인건비가 장점인 베트남은 현재 진입장벽인 낮은 후공정에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전 공정에 걸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이렇듯 전 세계 국가가 반도체 생산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속,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정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기술 패권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우리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은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설비 투자와 R&D 투자에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세액 공제는 투자가 선행돼야 받을 수 있는 혜택으로 일부 대기업에는 유효할 수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들은 투자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R&D 지원도 개선이 필요하다. 일례로 정부 지원금은 통상 전체 예산의 40~50%를 인건비로 사용하게 돼 있어 나머지 50~60% 예산만으로는 기술 개발이 쉽지 않다. 여기에 재료 구입비 등의 사용에도 제한이 많아 국고 지원금의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반도체 분야는 기술 사이클이 매우 빠른 분야인 만큼 연구기관이나 대학이 개발한 원천 기술을 적기에 이전받기 위한 제도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 이렇다 보니 소부장 부문의 중견·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지원대상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중소·중견기업에 1조3,000억원, 외국기업에 2,000억원의 투자유치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만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지원금의 규모가 미국, 일본, 인도 등이 책정한 천문학적인 규모에 못 미친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재벌 특혜'를 이유로 한국 대기업만 보조금을 주지 않으면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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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고대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를 해독한 AI 경진대회 ②, 베수비오 챌린지의 주요 과제와 어려움

[해외 DS] 고대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를 해독한 AI 경진대회 ②, 베수비오 챌린지의 주요 과제와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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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수비오 챌린지에서 가장 중요한 두 작업, 분할과 잉크 감지
분할 과제의 어려움, 깨끗한 표면 추출에 많은 시간 할애
잉크 감지 모델의 한계, 양질의 학습 데이터 부족

[해외 DS] 고대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를 해독한 AI 경진대회 ①, 베수비오 챌린지의 시작과 그 비하인드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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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기원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손상되고 변형된 헤르쿨라네움의 수백 개의 파피루스 두루마리는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는 유일한 그리스 로마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원들은 첨단 이미징 기술과 머신 러닝을 사용하여 수천 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글자를 밝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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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닝: 부서지기 쉬운 탄화 두루마리를 펼치려는 이전의 시도는 파피루스에 영구적인 손상만 입혔다. 오늘날에는 마이크로 CT를 사용하는 비침습적 방법으로 두루마리 내부 구조의 고해상도 3D 디지털 이미지를 추가 손상 없이 생성할 수 있게 됐다.

가상 언래핑: 이 디지털 이미지는 수만 개의 단면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결합하면 전체 3D 이미지가 형성된다. 연구진은 스캔한 두루마리 시트를 추적하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층들을 외삽하여 3D 메시를 생성한다. 그 후 3D 메시를 평평하게 만들어 '펼쳐진' 두루마리를 2D 이미지에 매핑한다.

잉크 감지: 두루마리에 쓰인 텍스트를 드러내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파피루스와 잉크가 모두 탄소 기반이기 때문에 CT 스캔에서 둘 사이의 대비가 낮아 구별하기 어렵다. 이에 연구진은 잉크가 묻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영역(갈라진 진흙 같은 질감을 가진 곳)을 AI에 보여주고, 해당 영역을 복셀 단위로 학습하도록 모델을 훈련했다. 복셀(voxel)은 기본적으로 3차원 픽셀을 의미한다.

AI 해석: AI는 마른 진흙처럼 갈라진 텍스처가 포함된 영역의 고유한 패턴과 기타 미묘한 신호를 학습해 잉크가 묻은 영역의 신호를 증폭시켜 수천 년 동안 보이지 않던 글자를 드러냈다. 특히 베수비오 챌린지에서는 필로데모가 쾌락에 대해 쓴 것으로 추정되는 2,000자 분량의 텍스트가 발견됐다.

다양한 과제와 참가자들의 열정적인 참여, 커뮤니티 협력의 중요성 대두

실즈 교수의 연구팀과 프리드먼은 함께 대회 구조를 고안했다. 잉크 감지, 두루마리에서 첫 글자 찾기, 유용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구축 등 다양한 과제에 대해 단계별로 독립적인 상이 주어졌다. 응모 기한은 2023년 12월 31일이었고, 최소 140자의 4개 문단으로 이루어진 응답이 요구됐다.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참가자들은 게이머를 위해 만들어진 메시지 보드 플랫폼인 디스코드(Discord)의 대회 서버에 가입했다. 초기에는 약 400명의 참가자가 있었지만, 가을이 되자 회원 수는 1,428명으로 급증했다. 참가자들은 실즈 교수가 ‘바나나 소년’과 ‘뚱보 자식’(본명은 PHerc_Paris_3과 PHerc_Paris_4)이라는 별명을 붙인 두루마리 두 장의 스캔 이미지(5.5테라바이트)를 내려받고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고 있었다. 상당한 상금이 걸려 있음에도 참가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게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대회에서 중요한 두 가지 과제는 분할(segmentation)과 잉크 감지(ink detection)였다. 글자를 찾으려면 파피루스의 깨끗한 표면, 즉 세그먼트가 필요했다. 연구팀은 각 두루마리의 z축을 따라 수천 장의 단면 엑스레이를 촬영했는데, 이러한 단면에는 어두운 배경에 흰색 나선형 선이 드러나는 파피루스 두루마리가 나타났다. 롤을 풀고 평평한 표면을 추출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마우스 클릭을 통해 모든 단면에서 시트의 위치 변화를 표시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맞춤형 알고리즘이 개별 단면을 하나의 시트로 연결해야 하는데, 탄화로 인해 일부 시트가 서로 붙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때로는 파피루스가 다시 접히거나 한 장이 여러 장이 되어 어느 표면에 글씨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마치 뭉쳐진 석탄 덩어리와 같다"라고 카일은 지적했다. 풀타임으로 프리드먼에게 고용된 카일은 세분화 작업에 매진하고 커뮤니티와 그 결과물을 공유하게 됐다. 다른 참가자들이 개발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도움으로 카일과 그의 세분화 팀은 시간당 약 0.2제곱인치의 파피루스 표면을 세분화할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헤라클레니움 두루마리의 길이가 32피트를 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 세계를 반영하지 못한 학습 데이터, 우승 모델의 한계 초래해

이와 별개로, 잉크를 감지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도전이었다. 잉크 감지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주최 측은 데이터 과학 경진대회 플랫폼인 캐글(Kaggle)에서 머신 러닝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 경진대회에는 1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렸다. 과제는 상대적으로 간단했는데, 이미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는 파피루스 조각의 CT 스캔에서 잉크를 감지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이 접근법은 이전에 실즈 교수의 켄터키 연구팀에서 성공한 적이 있으며, 주최 측은 선명한 조각에 대해 학습된 잉크 감지 모델이 가상으로 펼쳐진 파피루스 조각에도 적용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한편 이 대회에는 중국 하얼빈 공과대학교 학생, 키예프의 고고학자 팀, 독일의 의료 영상 연구 그룹, 일본과 한국의 머신러닝 엔지니어 등 총 2,763명의 참가자와 팀이 참가했다. 이들은 스캔한 조각의 각 복셀(3차원 공간의 픽셀)에 잉크가 있는지를 예측하는 AI를 구축하고 결과를 제출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이 제출한 내용은 두루마리 조각의 적외선 사진 데이터와 비교하여 검토를 받았다.

지난해 6월 14일 캐글 대회가 마감되기 몇 주 전, 샌디에이고의 한 팀이 순위표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해당 팀원들은 모형을 만지작거리다가 특정 부분에서 잉크가 파피루스에 더 깊게 스며든 것을 발견했다. 이에 그들은 모델로 하여금 잉크의 깊이를 중요시하도록 학습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은 오히려 모델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그들은 잉크의 깊이를 무시하도록 모델을 조정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이 그룹은 리더보드의 최상위에 단숨에 올라섰다. 깊이 불변형 모델은 잉크 감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우승한 모델은 파피루스의 작은 조각이 아니라 더 넓은 영역에 적용했을 때 성능을 유지하지 못했다. 팀원 중 한 명인 라이언 체슬러(Ryan Chesler)가 우승한 모델을 가상으로 펼쳐진 파피루스의 큰 부분, 즉 몬스터 세그먼트에 적용한 결과를 보고는 크게 실망한 것이다. 파편으로 훈련된 모델은 전체 두루마리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 미묵 미시간의 CT 엔지니어인 아론 웨인(Ahron Wayne)은 그 이유가 캐글 대회의 모델이 탄화된 파피루스로 데이터로 학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탄화된 파피루스를 더 많이 스캔하지 않으면 아무리 정교한 알고리즘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켓 모터나 바순과 같은 물체를 스캔하는 데 더 익숙한 웨인은 그의 고용주를 설득하여 여가 시간에 최첨단 CT 스캐너를 사용해 학습 데이터를 만들었다. 그는 파피루스 위에 복잡한 그리스어를 그린 다음 탄화하여 이미지를 스캔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여 모델의 잉크 탐지 능력을 향상시켰다. "대상을 받는다면 이 스캐너의 절반 정도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해외 DS] 고대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를 해독한 AI 경진대회 ③, 베수비오 챌린지의 게임체인저는 다름 아닌 인간 집단지성으로 이어집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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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연기관 엔진 만들자" 전기차 향해 달리던 현대차의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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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현대차, 2년 만에 신형 내연기관 엔진 개발 돌입
조직 개편·생산 라인 폐쇄 등 '전동화 움직임'에 제동
가라앉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100% 전동화' 당장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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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이 2년 만에 신형 내연기관 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점차 둔화하는 가운데, 현대차의 핵심 수출 시장인 EU·미국이 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하며 엔진 개발 필요성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연구개발(R&D)본부 전동화성능개발센터 내에 50~200명 규모 엔진설계실을 신설, 기존 전동화 부서로 분산된 내연기관 연구개발 인력을 집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화'에 박차 가하던 현대차

지난 2021년, 현대차그룹은 대대적인 연구소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R&D 본부 내 엔진개발센터를 폐지하고, 기존 조직들을 전동화 관련 조직으로 개편하는 것이 골자였다. 폐지된 엔진개발센터 산하 조직들은 전동화설계센터 등 여타 센터 산하로 이동했다. △파워트레인시스템개발센터를 전동화시험센터로 △파워트레인성능개발센터를 전동화성능개발센터로 △파워트레인지원담당을 전동화지원팀으로 명칭을 각각 변경했다.

이에 더해 현대차는 전동화개발담당 산하에 배터리개발센터를 새로 구축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양산하지는 않더라도 기술 개발을 주도하겠다는 의미다. 배터리개발센터 내에는 배터리설계실과 배터리성능개발실, 배터리선행개발실 등이 자리 잡는다. 당시 신규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된 박정국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의 독자 엔진 개발은 괄목할 만한 업적이지만, 과거 큰 자산을 미래의 혁신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체계를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직 개편은 현대차의 과감한 '전기차 전환' 의지를 드러내는 사례다. 자체적인 내연기관 엔진 개발은 현대차·기아가 급성장할 수 있도록 이끈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내연기관 엔진 개발 사업이 장기간 현대차의 튼튼한 '발판'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대차는 과감하게 내연기관 엔진 개발을 뒤로 하고 전기차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기존의 강점을 포기하며 급성장이 전망되는 전기차 시장에 일종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내연기관용 부품 생산 일부 중단

지난해 12월에는 현대자동차가 내연기관 부품 생산을 줄줄이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내연기관 부품을 생산하던 일부 생산 라인을 폐쇄하고, 첨단 공법을 적용한 전기차용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폐쇄가 예정된 라인은 1991년부터 32년간 가동되던 울산 공장 내 단조 1·2공장이다. 단조는 금속을 두드리고 눌러 형태를 만드는 공정으로, 내연기관차용 엔진·변속기 부품을 생산하는 데 활용된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부품에서 힘을 빼는 대신, 첨단 전기차 제조 공법인 ‘하이퍼캐스팅’ 기술을 본격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이퍼캐스팅은 테슬라의 전기차 제조 방식인 ‘기가캐스팅’과 유사한 기술로, 강판을 조립하고 용접하는 대신 차체를 한 번에 찍어낸다. 이 같은 제조 방식을 채택할 경우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차체를 경량화할 수 있다. 미래 전기차 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첨단 공법'인 셈이다.

한편 비슷한 시기 현대차는 주력 스포츠유틸리차량(SUV)의 신형 모델부터 순수 내연기관 엔진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싼타페, 쏘렌토 등 세단보다 상대적으로 오염물질 배출량이 높은 SUV를 중심으로 '100% 전동화'를 추진, 2025년 도입이 예고된 유럽연합(EU) 차기 배출가스 규제 '유로7' 시행에 발맞추겠다는 구상이었다. 업계에서는 향후 현대차가 아반떼, 그랜저 등 세단 라인업의 파워트레인까지 하이브리드를 기본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성장 동력 잃은 전기차 시장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의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 및 배터리 수급 전망(∼2035)'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41만 대로 전년 대비 16.6%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33.5%) 대비 16.9%p 급감한 수준이다. 시장 둔화의 원인으로는 △얼리어답터의 초기 구매 수요 감소로 인한 대기 수요 위축 △충전 인프라 부족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이 지목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Chasm)’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캐즘은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 나타나는 수요의 하락·정체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초기 시장 기반을 닦은 업계가 극복해야 하는 일종의 과도기인 셈이다. 캐즘을 극복한 시장은 주류 시장 편입에 성공하며 대중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시장은 일부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로 남으며 무너지게 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현대차의 전동화 동력이었던 EU '유로7'마저 힘을 잃었다. 자동차 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이기지 못한 EU와 의회가 배출가스 기준을 현행 '유로6D' 수준으로 유지하는 완화된 안을 최종 의결하면서다. 시장 상황이 급변하며 현대차 역시 '100% 전동화'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차후 현대차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생산·판매 비중을 적절히 조절,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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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반독점 규제에 '구글·애플' 기업 분할 위기? "부담 누적되고 있지만, 분할 가능성은 글쎄"

미·EU 반독점 규제에 '구글·애플' 기업 분할 위기? "부담 누적되고 있지만, 분할 가능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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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적 빅테크 때리는 규제당국, 애플·구글도 예외 아니었다
2021년부터 나온 분할 위기론, "실제 분할 가능성 크지 않을 듯"
"주가 하락 등 부담 가중은 사실, 가능성의 영역은 남겨 둘 필요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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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와 미국의 규제당국이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구글과 애플이 분할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진다. 과거 미국의 통신사 AT&T가 7개 독립 회사로 분할됐듯, 애플과 구글도 규제당국의 서슬 퍼런 눈초리를 채 피해 가기는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선 반론의 소지도 적지 않은데, 이미 과거 페이스북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사실상 규제당국의 압박을 넘어간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EU 규제당국, '애플·구글' 정조준

24일(현지 시각) 외신 등은 EU와 미국 규제당국이 빅테크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제재 수위를 강화하고 있음을 근거로 애플과 구글이 분할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EU와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두 기업에 대한 소송이 연달아 나타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법적 분쟁 리스크로 인해 결국 구글과 애플이 백기 투항하고 분할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미 실제 사례도 있다. 미국의 통신사 AT&T다. 지난 1984년 당시 2세기 최대 독점기업으로 불렸던 AT&T는 반독점 규제 당국의 공격을 받았고, 결국엔 7개의 독립 회사로 분할했다. 당시 갈라진 기업들이 바로 버라이즌, 루멘, AT&T 등이다.

구글과 애플도 AT&T처럼 분할 압력이 가해지는 모양새다. 각기 안드로이드, iOS 생태계를 구축해서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된 논리다. 구글과 애플을 겨냥한 미국의 모습에 미 법무부 고위 관계자들은 "애플 소송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반독점 사건들에 비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소송이 그만큼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단 의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법무부가 성공할 경우 잠재적인 처리 방안은 회사 분할 명령부터 애플의 계약 체결이나 사업 운영 방식 변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두 기업을 향한 미국의 서슬이 외신의 시선에서도 적잖이 푸르게 달아올랐단 방증이다.

'분할 위기론'에도 글쎄, MS 노선 그대로 밟을 가능성 높아

구글과 애플의 '분할 위기론'은 이미 지난 날부터 꾸준히 나오던 화젯거리 중 하나였다. 이미 지난 2021년에도 분할 위기론이 확 떠올랐다 떨어진 바가 있다. 당시 미국 의회는 반독점법 관련 법안 5건을 전격 통과시키면서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의 불공정 독점 규제를 본격화했다. 한국 국회도 구글의 인앱 결제에 대한 일방적 수수료 정책 변경 등을 막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른바 인앱결제 방지법) 마련을 2021년께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결국 빅테크 독점의 시대도 조만간 저물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속속 나오곤 했으나, 막상 빅테크 독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일각에선 규제당국과 빅테크의 싸움이 이번에도 장기전으로 넘어가리란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근거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례다. 지난 1998년 MS는 법무부와 4년간의 법적 분쟁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미 법무부는 MS가 브라우저 시장을 독점한다는 혐의로 제소했는데, 4년 후 MS가 기업분할을 피하는 대신 5년간 시장 제한을 가하는 합의안을 수용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당시 시장에선 정권 교체로 인해 반독점 규제가 흐지부지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렇다 보니 이번 빅테크와 규제 당국의 소송전 역시 MS와 비슷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럽 지역에서는 기업 분할이 이뤄진 적이 없다. 또 애플 매출의 대부분이 하드웨어 기기 판매(약 80%)에서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소프트웨어 부문과 하드웨어 부문으로 분할하라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에 대한 판결도 자주 제시되는 근거 중 하나다. 지난 2021년 미국 연방 법원은 연방통상위원회와 48개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페이스북 반독점 소송(인스타그램,왓츠앱 해체)을 기각해 달라는 페이스북의 요청을 수용했다.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 시장의 60% 이상을 지배한다고 말하는 연방통상위원회(FTC)의 주장이 충분한 설득력을 갖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다. 반독점 소송이 실제 진행된다 하더라도 그 과정이 마냥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아사마키스 콤니코스 화이트 앤드 케이스 파트너 변호사는 "기업 해체와 같은 결정은 법원 입장에서도 판결 내리기 굉장히 까다롭다"며 "단순히 법적 문제에서 그치지 않아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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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소송전에 애플도 부담 가중, 손해 이미 누적

다만 그럼에도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소송 대전'이 애플의 부담을 가중할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 이미 지난 21일 미국 법무부는 16개 주와 함께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애플이 아이폰과 타사 기기와 호환을 제한하는 ‘애플 생태계’를 조성해 소비자가 경쟁 장치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 소비자는 물론 애플의 경쟁 기업에 피해를 줬다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해 메릭 갈랜드 미 법무부 장관은 "미국 고성능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70%를 넘어섰고, 전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의 점유율은 65%를 넘어섰다”라며 "독점이 불법이라는 것이 아니라 독점 기업이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반경쟁 전술을 사용하거나, 경쟁에 해를 끼치는 경우가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애플은 자사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애플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가 애플 생태계 외부로 모험을 떠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장벽을 만들었다”며 "다른 제품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해 독점력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소송 외에 지난해 9월엔 미 법무부 차원에서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바도 있다.

거듭된 소송전에 애플의 손해도 누적되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미 법무부가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자 그날 하루 만에 애플 주가는 4.09% 급락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 떨어졌다. EU 집행위원회로부터 반독점범 위반 혐의로 18억 유로(약 2조6,128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도 적잖은 부담이다. 여기에 더해 애플은 EU가 빅데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해 지난 7일부터 시행한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애플과 구글이 각각의 대체 앱스토어 개발자에 새로 부과하기 시작한 수수료 정책 및 이용 약관이 디지털 시장법 규정을 준수했는지 조사하겠다는 게 집행위의 주장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반독점 담당 집행위원이 "지난해 구글에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다 준 애드테크(광고기술) 사업은 반경쟁적 관행으로 가득하다. 판매자(구글)를 해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상황인 만큼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분할 위기론을 '가능성'의 차원에서 한번 살펴볼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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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판매 부진에 다급해진 애플, '바이두 AI' 탑재 검토

중국 판매 부진에 다급해진 애플, '바이두 AI' 탑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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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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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 '중국 AI' 탑재한다? 바이두와 협상 논의
중국에서 얼마나 안 좋길래, 최신 휴대폰 할인까지
이례적 할인에도 역부족, 향후 전망도 먹구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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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에 중국 최대 포털기업 바이두의 인공지능(AI) 모델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이례적인 할인 정책을 내놓는가 하면 팀 쿡 CEO(최고경영자)가 수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등 콧대 높던 애플이 중국 내 점유율 수성을 위해 고심하는 모양새다.

애플, 중국 판매 아이폰에 '어니봇' 탑재 고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바이두의 AI ‘어니봇(Ernie Bot·중국명 원신이옌)’의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어니봇은 바이두가 오픈AI의 챗GPT 대항마로 선보인 생성형 AI 모델이다. 이번 협상은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자사 기기에 현지 기업 AI 모델을 활용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한 규제의 영향도 있다. 중국에서는 AI 모델 출시 전에 중국 규제당국인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된 40여 개의 AI모델 모두 중국 업체가 개발한 모델이었다. 챗GPT는 물론, 구글의 제미나이 등 대표 AI 모델들은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애플보다 앞서 AI 기술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24가 중국 외 지역에서는 제미나이를 사용하면서도 중국에서는 어니봇을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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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5 시리즈' 이례적 할인까지 했지만, 4위로 하락

애플의 중국 고객 다잡기 속내는 이례적인 할인 정책에서도 드러난다. 애플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 중국 내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인하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할인을 꺼리던 콧대 높은 애플이 이례적으로 아이폰 최신 모델 할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애플은 지난 1월 중국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아이폰15 가격을 최대 500위안(약 9만원) 할인해 판매했다. 이달 들어선 할인폭이 더욱 확대됐다.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에서는 아이폰15 프로맥스를 정상가보다 1,300위안(약 24만원)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16만원보다 할인 폭이 더 커진 것이다. 다른 쇼핑몰 징둥닷컴에서도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하지만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할인 전략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첫 6주 동안 중국 시장 내 판매율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하면서 지난해 19%로 1위였던 점유율도 15.7%로 내려앉았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이 불면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 화웨이가 완전히 부활한 영향이 컸다.

화웨이는 메이트60 시리즈의 흥행으로 올해 초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64%로 대폭 증가하면서 중국 내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중국 정부와 국영 기업 등이 외국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자 이를 대체하는 수요가 몰려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화웨이에서 2020년 분사한 기업인 아너(Honor)의 점유율도 16.3%를 차지하며 4위인 애플을 앞지르며 3위에 안착했다. 여기에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 등이 공격적인 저가 공세를 이어간 점도 애플 실적 부진을 부추겼다. 아울러 애플의 최신 라인인 아이폰15 시리즈가 이전 모델 대비 이렇다 할 차별점이 없어 기기 교체 수요도 미비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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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팀 쿡 애플 CEO 웨이보

속 타는 팀 쿡, 또 중국 방문

애플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쿡 CEO는 최근 1년 새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에도 쿡 CEO는 중국을 방문해 "중국만큼 중요한 곳은 없다"며 추켜세우는 등 중국 내 점유율 수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X)에 방중 사실을 공개하며 “오늘 아침 정카이와 함께 와이탄을 산책하고 상하이 전통 조찬을 즐겼다”며 “이 비범한 도시에 돌아오는 것은 늘 나를 매우 기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하이 출신인 중국 배우 정카이와 함께 찍은 사진, 영상과 함께 ‘니하오(你好)’의 상하이 방언인 ‘눙하오(儂好·Nongaho)’라고 인사하며 친근감을 표했다. 아울러 단편영화 스튜디오를 방문하고, 게임 제작자를 만난 글을 추가로 올리며 애플이 중국 업체들과 협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하기도 했다.

쿡 CEO의 이번 방중은 지난 21일 상하이 징안광장에 오픈한 애플스토어 징안점 개장과도 관련이 있다. 애플스토어 징안점은 부지 면적이 3,835㎡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애플 매장으로, 뉴욕 5번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애플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쿡 CEO는 지난해에도 중국 내 아이폰15 판매량이 전작에 비해 부진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중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약 4,000조원)를 돌파하며 증시 역사를 새롭게 썼던 애플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애플은 경쟁사들에 비해 생성형 AI 개발에 뒤처지면서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도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에 뺏겼다. 게다가 현재 2위 자리로 위태로운 판이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맹렬히 추격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출하량을 늘리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중국 제조사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비롯해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 기술 등을 활용한 제품들이 다수 출시되며 아이폰의 경쟁력을 근저에서 위협하고 있어서다. 애플도 아이폰에 AI 기술 적용 및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미 경쟁사들에 비해 상당 부분 뒤처져 있는 데다 상용화 시기도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이다.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단숨에 스마트폰 업계 1위로 올라선 뒤 무려 17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시장을 장악해 왔지만, AI라는 글로벌 시장의 큰 물결 속에서 애플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이에 투자자들은 초조해 하고 있고, 시장도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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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고대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를 해독한 AI 경진대회 ①, 베수비오 챌린지의 시작과 그 비하인드

[해외 DS] 고대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를 해독한 AI 경진대회 ①, 베수비오 챌린지의 시작과 그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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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수비오 챌린지, AI로 잃어버린 고전 문학을 찾다
소포클레스, 아이스킬로스, 리비 등의 잃어버린 작품 발견할 가능성 높아
과학기술의 발전이 역사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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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지난해 8월 말 따뜻한 토요일 밤,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루크 패리터(Luke Farritor)는 오마하의 한 하우스 파티 구석에 홀로 앉아 있었다. 당시 21살의 패리터는 소년 같은 얼굴에 네모난 검은색 안경을 쓰고 있었다. 음악이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그는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미국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출신의 45세 컴퓨터 과학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벤 카일(Ben Kyles)이 보낸 메시지였다. 카일은 급하게 공유할 소식이 있었는데, 그는 방금 탄화된 파피루스를 고해상도로 스캔해 두루마리를 디지털로 펼치는 작업을 완성했다고 공유 서버 모두에게 전했다. 이에 패리터는 "정말 대단해요"라며 "곧 실행해 볼게요"라고 답했다.

카일의 파피루스는 베수비오산 기슭에 나폴리 만을 끼고 있는 고대 로마 도시 헤르쿨레니움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곳에는 유일하게 보존된 고대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까지 1,800여 개의 거의 읽을 수 없는 두루마리와 파편은 기원후 79년 폼페이를 파괴한 화산 폭발 당시 화산쇄설류에 의해 화씨 9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그을리며 60피트 아래에 묻혔다. 파피루스는 충분한 산소가 없어 타지 않고 숯으로 구워졌는데, 이 덕분에 습기로부터 보호되어 고대부터 지금까지 그 형태를 지켜왔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먼지로 변하지 않고는 두루마리를 펼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난 6개월 동안 두루마리를 해독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했던 패리터는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기숙사 방에 설치된 데스크톱 컴퓨터에 원격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는 서버에서 카일의 새 파피루스 조각을 찾아 지난 몇 주 동안 구축해 온 인공 지능 기반 탐지기에 즉시 입력했다. 이 탐지기는 잉크와 글자, 그리고 단어를 찾아내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었다. 패리터는 프로그램을 실행한 다음 휴대폰을 치워뒀다. 그 후, 그는 대리운전 기사로서 친구들을 기숙사로 데려다 주기 위해 파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2,000년의 침묵을 깨다, 인공지능이 밝힌 첫 세 글자 "πορ"

4세기 동안 수도사와 왕자, 파피루스 학자와 고고학자, 고전학자, 컴퓨터 과학자들은 축 늘어진 작은 갈색 부리토처럼 생긴 두루마리를 파괴하지 않고 그 안에 있는 글자나 단어를 알아내기 위해 애썼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고전학자들과 파피루스 학자들이 오랫동안 바랐던 것처럼 두루마리를 읽을 수 있다면 잃어버린 고전 문학이나 철학 작품, 역사 및 과학 기록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소포클레스나 아이스킬로스의 비극이나 리비(티투스 리비우스)의 잃어버린 글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고전학 교수인 데이비드 블랭크(David Blank)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거의 모든 고전 문학은 중세 수도사들에 의해 전해져 내려왔다. 그들은 필사 대상을 까다롭게 선정했는데, 그 결과, 원본은 상대적으로 적게 남았고 우리가 아는 고전 문학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현재 아이스킬로스의 작품이 일곱 편 남아 있지만, 그보다 10배 이상 많은 작품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헤르쿨레니움에 보존된 파피루스는 잃어버린 작품을 만날 수도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일부 고전학자들은 아직 발굴되지 않은 별장의 다른 구역에 더 많은 텍스트가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대학의 고전 고고학 교수이자 ‘헤르쿨레니움의 친구들’(Friends of Herculaneum Society)의 이사인 아날리사 마르자노(Annalisa Marzano)는 시인 버질(베르길리우스)과 호레이스(호라티우스) 같은 거장들의 작품 외에도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들의 글도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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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친구들을 배웅한 후, 패리터는 기숙사 밖에 차를 세우고 건물로 걸어가면서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화면 잠금을 해제한 그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인공지능이 무언가를 출력한 것이었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세 개의 검은색 그리스 소문자가 선명한 순서로 배열돼 있었다. 파이(π), 오미크론(ο), 로(ρ) - "πορ"로 흐릿하지만 틀림없는 글자였다. 약 2,000년 만에 처음으로 이 글자들을 본 이 청년은 늦은 여름밤 미국 링컨의 한 주차장에서 고대 화산 폭발에서 구해낸 글자들을 엿보았다. 작년 11월에 패리터를 만났을 때 그는 "깜짝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패리터는 이 글자들이 포함된 단어가 무엇일지, 그리고 어떤 책에 그 단어가 포함되어 있을지 궁금해했다.

잃어버린 고전을 찾아서, 투자자 넷 프리드먼과 고대 도시 헤르쿨레니움의 만남

베수비오 챌린지는 46세의 투자자 넷 프리드먼(Nat Friedman)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프리드먼은 2021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의 CEO였다. 그는 오랜 투자 파트너인 다니엘 그로스(Daniel Gross)와 함께 오늘날의 AI 열풍에 일찍이 투자한 금융가 중 하나다. 2010년대에 프리드먼과 그로스는 머신러닝 연구자들을 후원했고, 이후 이 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AI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두 사람은 자신들이 투자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보다 더 많은 엔비디아 AI 칩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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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한편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농지에 유토피아적인 도시를 건설하려는 기술 억만장자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어봤을 것이다. 프리드먼도 이 프로젝트에 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2020년 봄, 전 세계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인해 봉쇄된 상황에서 프리드먼은 그저 전염병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기를 바랐다. 샌프란시스코의 자택에 격리된 채 고대 로마에 매료된 프리드먼은 고대 재난과 재해에 관한 위키피디아 기사를 읽고 있었다. 그러던 중 1709년 나폴리 인근의 레지나라는 마을에서 노동자들이 우물을 판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약 60피트 아래에서 거대한 극장이 발견됐는데, 2,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건물은 말과 귀족의 동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고대 도시 헤르쿨레니움의 존재가 세상에 처음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고대 예술품이 탐났던 수많은 군 관련 기술자들은 극장에서 뻗어나가는 지하 터널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보존 중심의 고고학적 방법이 개발되지 않아서 이들의 발굴 작업은 고대 유물에 심각한 손상을 남겼다. 그러던 중 1750년 스위스 엔지니어인 칼 베버(Karl Weber)는 지하 벽을 따라가다가 호화로운 별장을 발견했다. 이 바닷가 저택은 한때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장인인 루시우스 칼푸르니우스 피소 카에소니누스가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건물 한구석에서 인부들이 검은색 원통형 산더미를 찾았다. 처음에는 탄화 목재로 생각되어 일부는 버려졌지만, 베버는 곧 그 방이 도서관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작업자들은 1,000개가 넘는 파피루스 두루마리와 파편들을 수거하여 지역 박물관에 보관했다.

초기 해독 노력의 실패와 과학 기술의 등장

이 파피루스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문학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많은 유럽인이 매료되었고, 학자들은 파피루스를 읽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시도했다. 한 박물관 큐레이터는 두루마리 몇 장을 칼로 세로로 잘라 층층이 긁어냈다. 이 방법으로 일부 읽을 수 있는 텍스트를 발견했지만 두루마리는 망가져 버렸다. 스페인 왕을 위해 방수 망토를 발명했던 한 이탈리아 왕자는 액체 금속이 두루마리 페이지를 분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수은에 두루마리 몇 장을 담갔다. 하지만 이내 수은도 두루마리를 망가뜨렸다. 다른 사람들은 악취가 나는 식물성 가스에 두루마리를 노출하거나 두루마리를 장미수에 담그는 방법도 시도했다.

더 정밀한 작업을 위해 1753년 바티칸 도서관에서 고대 필사본을 관리하던 수도사 안토니오 피아지오(Antonio Piaggio)가 로마에서 소환됐다. 나폴리에 도착한 그는 파피루스를 천천히 펼치는 기계를 발명하여 비단실을 시트 가장자리에 붙이고 하루에 1/10인치의 속도로 층을 부드럽게 떼어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피아지오는 이 방법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그의 방법으로 시인 버질을 가르쳤으며 그리스 에피쿠로스 철학자 중 한 명으로 허공에서 원자가 흔들리고 충돌하여 우주를 창조했다고 주장한 필로데모스의 작품이 세상에 공개됐다. 그러나 피아지오의 접근 방식은 절망적일 만큼이나 느렸다. 아직 개봉되지 않은 330여 개의 두루마리를 손상하지 않고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로부터 몇 세기가 지난 후 프리드먼은 최근의 획기적인 연구 성과에 대해 알게 됐다. 컴퓨터 공학과 교수인 브렌트 실즈(Brent Seales)가 이끄는 켄터키대학교의 한 연구팀이 성공의 문턱에 다다른 듯 보였다. 2019년 실즈 교수팀은 두루마리 두 개를 맞춤형 케이스에 담아 잘려진 조각 네 개와 함께 영국 옥스퍼드셔에 싱크로트론 입자 가속기가 있는 다이아몬드 광원(Diamond Light Source)으로 운반했다. 실즈 교수와 그의 팀은 싱크로트론의 고에너지 광자를 사용하여 적혈구 지름 정도인 8마이크론의 해상도로 파피루스를 마이크로 CT로 스캔했다.

실즈 교수의 계획은 싱크로트론 스캔을 맞춤형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가져와 파피루스의 각 층을 가상으로 펼쳐서 렌더링 된 표면의 잉크를 들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루마리에 사용된 탄소 기반 잉크는 파피루스와 비슷한 방사능 밀도를 가지고 있어서 스캔본에서 잉크가 드러날 만큼 대비가 뚜렷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즈 교수의 팀은 카본 잉크로 쓰인 필사본으로 학습된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했다. 잉크 감지 AI 모델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면 두루마리의 표면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베수비오 챌린지 탄생, 공개 콘테스트로 전환된 실즈 연구팀의 연구 주제

프리드먼은 실즈 교수의 연구팀에 대해 알게 된 후 실리콘밸리의 AI 커뮤니티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전문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2022년 프리드먼은 약 200명의 창업자와 CEO로 구성된 기술자 중 엄선된 사람들이 매년 며칠 동안 추위 속에서 야영하며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프리드먼이 공동 주최하고 캘리포니아 북부의 외딴 숲에서 열리는 독점적이고 은밀한 모임인 프런티어 캠프에 실즈 교수를 초대했다.

하지만 처음에 실즈 교수는 이메일을 무시했다. 프리드먼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 서신이 진짜인지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집요했고, 2022년 10월 실즈는 소노마 카운티의 레드우드 숲에 있는 스파르타식 여름 캠프 장소에 도착했다. 그날 밤, 캠프의 나무 별채 중 한 곳에서 실즈 교수는 머신러닝 엔지니어 그룹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프리드먼은 실즈 교수가 강연하는 동안 그로스에게 "한 시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머신러닝 엔지니어들은 이를 해결하지 못했고, 행사가 끝나자 프리드먼과 그로스는 실즈 교수가 빈손으로 켄터키로 돌아갈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그날 저녁, 실즈 교수가 묵고 있던 팔로알토 호텔의 바에서 버번을 마시며 프리드먼은 대신 공개 콘테스트를 열자고 제안했다.

실즈 교수는 집으로 돌아와 연구실의 다른 구성원들과 이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우리가 해온 모든 작업을 그냥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박사 학위 논문을 마무리하던 디지털 복원 연구원 스티븐 파슨스(Stephen Parsons)는 말했다. 동시에 그들의 머릿속엔 더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고민하면 두루마리를 읽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궁극적으로 연구팀이 목표하는 바와 일치하기 때문에 이들은 프로젝트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했다. 프리드먼은 열정을 억누르느라 애를 썼다. "매우 흥미롭고 이상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그는 트위터(지금은 X)에 글을 올렸다. "평생의 꿈 같은 일이다."

[해외 DS] 고대 헤르쿨레니움 두루마리를 해독한 AI 경진대회 ②, 베수비오 챌린지의 주요 과제와 어려움으로 이어집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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