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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에 노후 반도체 장비 매각 길 막힌 삼성전자·SK하이닉스, 탈출구는 '리퍼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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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제재에 애물단지 된 노후 반도체 장비, 창고 임대료만 매달 수십억원 수준
구공정 장비 매각하는 미국·일본 기업들, "국내 기업은 규제 외 장비도 팔기 힘들어"
'재활용'에 초점 맞추는 업계들, "리퍼비시 등 부차적 대안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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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 제재 강화에 따라 노후 반도체 장비 매각 사업이 일시 중단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처분하지 못한 장비들을 창고에 보관하느라 매달 수십억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시장의 관심은 리퍼비시(Refurbish)에 쏠리는 모습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 양상을 보이면서 매각 길이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중 제재 강화한 미국, 노후 반도체 장비 매각도 일시 중단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노후화한 반도체 장비를 매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10월 미 상무부가 중국 기업에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면서 노후 장비의 주 수요처였던 중국에 장비를 넘기지 못하게 된 탓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이 대중 제재를 강화한 이래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일절 매각하지 않았으며, SK하이닉스 역시 유럽과 미국산 전공정 장비에 대한 매각 작업을 중단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노후 장비를 그대로 방치하기엔 비용상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일대의 창고를 임대해 노후 장비를 보관하고 있는데, 창고 임대료만 매달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창고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싼 데다 최근엔 이마저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다"며 "장비를 자체적으로 재활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수천억원에 달하는 장비를 처분하지 못한 채 창고에 넣어두고만 있으니 회사 입장에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미 정부가 국내 기업에 대해 더 엄중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의 인텔이나 마이크론, 일본의 키옥시아 등이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 구공정 장비를 제약 없이 처분하는 사이 국내 기업만 규제 외 장비 매각까지 규제받고 있단 것이다. 국내 기업의 반도체 라인에서 사용하던 구공정 장비를 신공정에 맞게 개조할 가능성이 높단 우려에 따라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추정되나, 시장은 "어떤 이유를 들어도 납득하긴 어려운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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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불확실성↑, 시장의 관심은 '리퍼비시'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노후 장비 매각을 본격화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이전보다 '유연한' 거래를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구입처 정체가 확실한 경우 규제에 맞게 중고 장비를 매각하겠단 것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노후 장비를 팔아야 한단 의견이 대두됐다. 미국 눈치만 보다 실익을 놓쳐선 안 된단 취지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불안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장비 매각이 괜한 '자극'이 될 수 있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지금 노후 장비를 팔지 못하면 대학 등에 헐값 매각하는 길 밖에 남지 않고, 그렇다고 적극 매각하기엔 미국의 눈치가 보이는 게 현실"이라며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시장에선 리퍼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리퍼비시란 초기 불량품이나 환불된 개봉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정비해 다시 내놓는 것을 뜻한다. 중고 장비를 매각할 길이 좁다 보니 중고 장비를 재활용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한 셈이다.

미중 갈등 장기화 전망, "리퍼비시로 보릿고개 넘겨야"

한편 미중 갈등은 해결되긴커녕 심화하는 양상이다. 당분간 중고 반도체 시장이 리퍼비시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잠정적 수출 통제' 명단을 발표하면서 우호국을 적극 포섭하겠단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엘렌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수출 통제를 혼자 할 수 없다"며 "미국과 동맹들을 적으로부터 보호할 수출 통제 체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호국에 대중국 수출 통제 참여를 독려한 것이다.

최근엔 미중 간 관세전쟁도 극심해졌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 5월 중국의 불공정 무역에 대응해 관세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배터리 및 소재·부품(7.5%→ 25%), 전기차(25%→100%), 태양광 셀(25%→50%)을 비롯해 의료용품과 반도체 품목의 관세율을 크게 높인 것이다. 물론 관세가 인상되면 수출 산업에서 이득을 볼 수도 있지만,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 특성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입 품목 중 중국 의존도가 절반 이상인 물품은 30%가 넘고, 불화수소, 네온 등 주요 반도체 소재의 경우 의존도가 70%를 웃도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는 11월 미 대선이 치러진 이후도 문제다. 현재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후보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인데,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경향이 짙은 트럼프 전 대통령 특성상 당선 후 대중 제재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제훈 주미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은 "바이든 정부는 관계 재정립을 통해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도모하는 측면이 강하다면, 공화당은 더 여러모로 더욱 공세적"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신 주상하이 총영사관 영사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강도 차이가 있겠지만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조치들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결국 당분간은 리퍼비시 등 부차적 대안을 통해 '보릿고개'를 버텨낼 수밖에 없단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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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사업 속도 조절 나선 SK이노, 계열사 정리·SK온 '선택과 집중' 움직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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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구조 재편 나선 SK이노베이션,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중단
중국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한 SK에코플랜트, 정작 국내 공장 건설은 지연
자금 부족에 선택과 집중 전략 내세운 SK그룹, 핵심 미래 먹거리는 '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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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폐배터리 사업 투자를 줄이고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핵심 광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사업의 경제성이 하락한 탓이다. 이에 업계에선 SK그룹이 당분간 SK온 살리기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계열사 정리로 자금 실탄을 마련하고 이를 SK온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보릿고개'를 넘길 기반을 마련하겠단 취지다.

SK이노, 폐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잠정 중단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성일하이텍과의 폐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잠정 중단했다. 당초 양사는 오는 2025년까지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핵심 광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계획이 좌초됐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2022년 12월 톤당 3만 달러(약 4,100만원)에서 이달 10일 1만7,835달러(약 2,500만원)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리튬 가격도 kg당 477위안(RMB·9만원)에서 98위안(1만8,000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이번 합작공장 무산에 따른 양사의 반응은 대조적이다. 성일하이텍은 앞으로도 재활용 배터리 시장에서 미래를 도모하겠단 입장이다. 이미 폐배터리 제3공장까지 지은 상황에서 유럽과 북미에까지 신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등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장을 증설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광물 가격 하락세도 이겨낼 수 있단 것이다. 성일하이택 관계자는 "자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 재활용 전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 완공한 3공장이 이달 말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는데, 1·2·3공장의 니켈, 코발트, 리튬 생산량을 모두 합산하면 전기차 4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 나온다. 규모의 경제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이노는 폐배터리 사업을 두고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SK이노는 지난 2017년부터 수명이 다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리튬을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후 성일하이텍과 합작공장 설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지만, 공장 추진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폐배터리 사업 전략 자체가 모호해졌단 평가가 쏟아졌다. SK이노 입장에선 폐배터리 사업으로 성과를 얻기 어려워지면서 폐배터리에 대한 투자 순위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단 것이다.

중국 폐배터리 공장은 설립했지만, 자금 부족이 '족쇄'

이전까지만 해도 SK이노는 폐배터리 사업을 통해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었다. 회사 기술력을 총동원해 폐배터리에서 배터리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원료를 모두 회수하겠단 게 SK이노의 최종 목표였다.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료를 섞은 전구체에 리튬을 배합해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SK에코플랜트 차원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자회사 테스(TES)와 함께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2월 중국 장쑤성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서 1단계 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공장을 설립했는데, 총 연면적 8,000㎡ 규모로 이 공장만으로 연간 2,000톤의 블랙매스 생산이 가능하다. SK에코플랜트는 향후 인근 지역에 같은 규모의 2단계 전처리 공장을 추가 준공해 연간 총 4,000톤가량의 블랙매스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금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고금리 상황 등으로 사업 추진이 연기된 것이다. 성일하이텍과의 합작법인 설립이 지연되면서 국내 생산 설비 확대도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SK이노는 지난 2021년 대전광역시 환경과학기술원 내 '데모플랜트'를 완공한 바 있다. SK이노는 이를 토대로 성일하이텍과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 첫 상업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지만, 공장 착공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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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에 '선택과 집중', 하지만

이에 SK그룹은 사업성이 낮은 사업을 우선 정리한 뒤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배터리 제조사 SK온을 적극 지원하겠단 방침이다. 자금 부족 문제는 계열사 매각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회의 일정도 잡혔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28일 서울 서린동 SK서린사옥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SK그룹 내 사업구조 개편 방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지분 매각이 결정된 사례도 있다. SK이노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다. 앞서 지난 5월 SK그룹은 SKIET에 대해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SKIET의 시가총액은 지난달을 기준으로 4조854억원가량이며, SK이노의 지분은 61%다. 단순 계산으로도 SK이노의 지분가치는 약 2조5,000억원에 달하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으면 가격은 더 높아질 수 있다. SK그룹은 이번 SKIET 매각이 성사되면 당분간은 자금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SK온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이 적지 않단 점이다. 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SK이노로부터 물적 분할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 1분기에도 3,315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며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거듭 적자를 내며 모회사인 SK이노는 물론 SK그룹과 지주사 SK의 실탄까지 잠식하고 있는 SK온이 폐배터리 사업 및 SKIET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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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 같은 편의점" 레드오션 뛰어든 이랜드리테일, 추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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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리테일, 올해 하반기 편의점 사업 본격 진출
서비스는 SSM, 형태는 편의점? 규제 피해 서비스 제공
"업계 흐름 따라가야" 무인 시스템 도입 등 기술적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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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킴스 편의점 염창점/사진=이랜드리테일

이랜드리테일이 올해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다. 이랜드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인 '킴스 편의점'은 SSM(Super SuperMarket, 기업형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융합하는 전략을 채택, 시장 경쟁을 뚫기 위한 과감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과포화 시장에 도전장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하반기부터 편의점 가맹 사업을 본격화한다. 현행 가맹사업법상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위해서는 직영점 1곳 이상을 1년 이상 운영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6월 30일부터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킴스 편의점 봉천점'을 운영해 왔으며, 영창점과 신촌점, 신정점 등을 추가 오픈해 상권과 취급 품목 등을 시험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편 시장은 이랜드리테일이 이미 포화 상태인 편의점업에 굳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약 5만5,500곳에 달한다. 국내 편의점 1곳당 인구수는 약 900명으로, 흔히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약 2,100명)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시장 상황과 관련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CU, GS25 등 대형 편의점 브랜드들이 압도적인 점포 수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새로운 플레이어가 시장에 진입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SSM·편의점 장점 취해 '차별화'

킴스 편의점은 레드오션 속 차별화를 위해 편의점과 SSM의 '중간' 형태를 택했다. ▲한정된 운영시간(오전 8시~오후 10시) ▲신선식품 위주의 매대 구성 ▲3만원 이상 무료 배달 등 SSM 특유의 서비스를 앞세우되, SSM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선보인 것이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의하면, SSM은 월 2회의 의무휴업일 규제와 대형마트와 동일한 수준의 출점 규제를 적용받는다. 반면 편의점은 별도의 의무휴업일이 없고 출점 규제도 받지 않아 확장성이 높은 편이다. 사실상 킴스 편의점이 SSM과 편의점의 '장점'만을 취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이랜드리테일이 2011년까지 킴스클럽마트를 운영하며 관련 노하우를 쌓아왔다는 점 역시 차별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킴스 편의점이 신선식품에 방점을 찍을 경우, 킴스클럽의 유통망과 식자재 산지 직소싱 역량을 활용해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향후 킴스 편의점이 시장에 연착륙할 경우 킴스클럽과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재고 관리 체계 구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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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의 무인 매장/사진=CU

일부 기술적 도전도 필요

다만 한편에서는 이랜드리테일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기술적 도전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적극적인 무인 매장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기존 편의점 업계 경쟁 주자들은 무인점포를 꾸준히 늘려가며 비용 절감·수요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의 무인점포 출점 속도는 매년 빨라지고 있다. 이들 업체의 무인점포 수는 지난 2021년 2,125여 개에서 2022년 3,310여 개까지 늘었고, 지난해에는 4,000여 개까지 급증했다. 무인점포 증가세를 견인하는 업체는 이마트24다. 2020년에 113개에 그쳤던 이마트24의 무인점포 수는 지난해 2,000개를 돌파했다. 3년 사이 무려 18.1배나 늘어난 셈이다.

국내 편의점 업계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CU와 GS25 역시 공격적으로 무인점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CU의 무인점포 수는 2020년 200개에서 지난해 400여 개로 3년 반 만에 10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GS25의 무인점포 역시 140개에서 816개로 2021년 대비 6배가량 늘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무인 시스템이 편의점 업계 내에서 하나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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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머스크, 유럽연합의 '중국 전기차 관세 폭탄'에 인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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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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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 현행 10%→21% 비협조시 38.1%
테슬라 "실질적 中지원 적게 받는다" 관세 조정 조사 요청
EU 집행위 "테슬라 中 보조금과 특정 상황 깊이 조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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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테슬라 유튜브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8%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서 생산된 자사 전기차에 더 낮은 관세율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테슬라는 다른 기업에 비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지원 혜택을 적게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일론 머스크, EU 집행위원회에 '관세 개별심사' 요청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EC) 대변인은 테슬라가 EU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중국 정부 보조금 규모에 상응하는 수준이 되도록 개별 심사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더 낮은 관세율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고 EC가 이를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테슬라의 구체적인 상황과 중국에서 받은 보조금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 이는 실제로 다른 수준의 상계관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중국 시장과 EU 등 해외로 수출한다. 모델Y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에서 조립하지만 EU 수출용 모델3 세단은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다. 중국 국영 언론사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에서 총 94만7,000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는데 이 중 60만 대는 내수 시장용이었고 나머지는 EU 등으로 수출됐다.

테슬라의 개별 심사 요청은 EC의 관세 인상 발표에 따른 것이다. 같은 날 EC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 더해 평균 21%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불법 보조금 혜택을 누렸다는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EC에 따르면 영국 브랜드 MG의 소유주인 국영 제조업체 상하이자동차(SAIC)는 추가로 38.1%의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며, 중국의 지리 자동차(볼보와 폴스타 제조업체)에는 20%, 비야디(BYD) 차량에는 17.4%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위원회의 조사에 협조했지만 샘플에 포함되지 않은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평균 21%의 관세를 부과 받게 되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업체들에게는 38.1%의 관세가 그대로 부과된다. 이번 발표는 잠정 조치지만 EU가 중국 당국과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다음 달 4일 발표되며 4개월 후 최종 조치로 전환된다.

미국도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 25%→100%

EU의 관세 부과 조치는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나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14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했다. 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중국산 제품(배터리 부품 포함)에 붙는 관세를 7.5%에서 25%로 올릴 예정이다. 해당 조치는 자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머스크 CEO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행사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해당 행사에 화상으로 참가한 머스크는 "테슬라와 나는 이런 관세를 요구하지 않았고, 관세가 발표됐을 때 놀랐다"며 "교역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테슬라 중국 시장에서 꽤 잘 경쟁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나는 관세가 없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의 한 기자에게서 '바이든 정부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정책이 테슬라의 더 저렴한 전기차 출시에 청신호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처음에는 "그렇게 중요한 성격을 지닌 상장기업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후 화상 연결이 몇 분간 끊겼고, 머스크는 다시 돌아와 "테슬라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문은 대답하고 싶지 않고, 청중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테슬라의 저가 신차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관세 문제에 대해서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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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테슬라

최악 성적표 받아든 테슬라, 관세 폭탄까지 겹악재

테슬라가 관세 인상 문제에 적극 팔을 걷어 부치는 건 관세의 여파가 고스란히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관세 인상 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기업으로 테슬라가 꼽힌다. 테슬라의 모델3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해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가 높아질 경우 모델3 기준으로 대당 1,000달러의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더욱이 테슬라는 최근 실적도 급감하고 있어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213억100만 달러(약 29조3,10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33억2,900만 달러)보다 9% 감소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221억5,000만 달러)를 밑도는 것으로,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며, 매출 감소 폭 역시 2012년 이후 최대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 부문 매출이 173억7,800만 달러(약 23조9,121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쪼그라들었다. 1분기 순이익은 11억2,900만 달러(약 1조5,535억원)로, 지난해 동기(25억1,300만 달러)보다 55% 줄었다. 주당순이익(EPS)은 0.45달러로, 이 역시 월가의 평균 예상치(0.51달러)를 하회했다. 영업이익률은 5.5%로 1년 전(11.4%)보다 5.9%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둔화에 따른 판매 실적 감소, 업계 전반에 걸친 전기차 수요 냉각 등 수년 전보다 더 힘겨운 상황에 처해있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인도량은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테슬라의 분기 인도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며, 2022년 3분기 이후 분기별 기준 가장 낮은 판매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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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쿠팡 '검색순위 조작'에 1,400억 과징금 부과 결정

공정위, 쿠팡 '검색순위 조작'에 1,400억 과징금 부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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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쿠팡의 '검색순위 조작'이 위법행위 판단, 역대급 과징금 부과
PB상품, 자회사 상품에 대한 고객 유인 행위 있었다 판단
쿠팡, 사용자 편의 위한 기능에 역대급 과징금이라 반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쿠팡에 1400억원 규모의 과징금 철퇴를 결정했다. 쿠팡 내 검색순위의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의 리뷰, 평점을 조작하는 등 위법행위로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 선택을 저해했다는 판단이다. 쿠팡은 공정위 조치에 반발하며 향후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13일 공정위는 쿠팡과 PB상품 자회사 씨피엘비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두 회사를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과징금은 상품 최종판매자인 쿠팡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공정위 측은 상품 거래 중개자와 판매자의 지위를 겸하고 있는 거대 플랫폼과 입점업체 등 경쟁사업자 간 공정한 경쟁질서가 적립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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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순위 조작 있었다 vs. 소비자 편의 위한 알고리즘에 불과

쿠팡랭킹은 판매량과 구매후기 수 평균 별점 등 실제 소비자들을 반응을 토대로 검색 순위를 산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검색 순위가 높으면 해당 상품이 판매량, 구매후기 등이 우수한 것으로 인식해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용자들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쿠팡과 씨피엘비가 자기 상품(직매입 및 PB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상품 검색순위인 '쿠팡랭킹'의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의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을 부여했다고 판단했다. 21만개 입점업체의 4억개 이상 중개 상품보다 자기 상품만을 검색 순위 상위에 올리며 소비자들이 쿠팡의 상품을 구매 선택하게 유인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공정위 조사 결과 쿠팡은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3가지 알고리즘을 이용해 중개 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4,250개의 자기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했다. 앞서 언급된 알고리즘은 각각 ▲프로덕트 프로모션(직매입 및 PB상품을 1,2,3위 등 상위 고정 노출) ▲SGP(Strategic Good product, 직매입 패션상품과 PB상품의 검색 순위 점수 1.5배 가중) ▲콜드스타트 프레임워크(직매입 및 PB상품에 대한 검색어 1개당 최대 15개의 상품을 고정 노출) 등이다.

쿠팡 상품 노출수, 총매출액이 크게 증가, 입점업체는 불리

공정위는 쿠팡의 행위로 자기 상품의 노출수와 총매출액이 크게 증가했고 입점업체가 자신의 중개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올리기 어렵게 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당기간 쿠팡의 프로모션 대상 상품 총매출액은 76.1%, 고객당 노출수는 43.3% 증가했다. 또 검색순위 100위 내 노출되는 PB상품의 비율은 56.1%에서 88.4%로 늘었다. 사실상 상위 랭킹을 독점한 만큼,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 선택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없어 '쿠팡체험단'을 운영하기 어려운 PB상품에 대해 임직원을 동원했던 점도 지적했다. 지난 2019년 2월부터 2,297명의 임직원에게 총 7,342개의 PB상품에 대한 7만2,614개의 구매후기 작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구매후기 작성방법과 관련된 메뉴얼을 숙지시키고 구매후기를 1일 이내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가 문제시 삼는 부분 중 하나는 쿠팡은 2021년 6월 공정위의 1차 현장조사 이전까지 임직원들이 후기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사 뒤 임직원이 작성한 후기라는 사실을 공지했지만, 여러 단계의 클릭을 거쳐야만 임직원이 작성한 후기라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이를 인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위계에 의한 부당 고객유인행위'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점을 인식했음에도 이 같은 행위를 지속했다고 판단했다.

임직원들이 PB상품 후기 작성하는 작업까지 진행, 현장조사 전까지 은폐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의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를 통해 입점업체의 중개상품을 배제하고 자기상품만 검색 순위 상위에 올려 부당하게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를 적발·제재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상품 선택권을 보장하고 가격과 품질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이 고물가시대에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쿠팡은 공정위의 이번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공정위의 결정은 디지털시대의 스마트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시대착오적이며 혁신에 반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쿠팡은 이어 다른 오픈마켓과 달리 매년 수십조원을 들여 로켓배송 상품을 직접 구매하여 빠르게 배송하고 무료 반품까지 보장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세계 유례없이 '상품진열'을 문제로 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향후 대응에 있어서도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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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사업화 시기 늦춘 LG전자, 협력사 메타는 브레이크 없이 '질주'

XR 사업화 시기 늦춘 LG전자, 협력사 메타는 브레이크 없이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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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화 욕심 내려놓은 LG전자, 메타와의 XR 협력도 종료
성장세 부진한 XR 시장, 메타 450억 달러 적자 떠안아
"가능성은 있다" 뇌신경 자극 등 신기술 투자 이어가는 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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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타

LG전자가 애초 2025년으로 예정돼 있던 확장현실(XR) 사업화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현시점 글로벌 XR 시장이 사실상 '정체 상태'라는 점을 고려, 시장 진출 시기를 대폭 미룬 것이다. 반면 LG전자의 XR 부문 협력사인 메타는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XR 시동 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는 메타와 XR 사업 협력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조주완 LG전자 CEO 등이 만나 차세대 XR 디바이스 협업 방향을 논의한 지 4개월 만이다. 아울러 올해 초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 본부에 신설했던 XR사업 담당 소속 인력도 연구개발(R&D)을 비롯한 여타 사업 본부에 재배치할 예정이다.

LG전자가 XR 사업화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배경에는 부진한 시장 성장세가 있었다. 현시점 XR 시장은 킬러 콘텐츠 부재, 높은 가격 대비 부족한 활용도 등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혀 있다. 사실상 소비자 수요를 끌어모을 만한 '매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XR 헤드셋 시장의 2023년 연간 출하량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성급한 XR 사업화는 오히려 독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력 재배치까지 감행한 이상, 한동안은 사업화가 아닌 관련 기술력 제고에 시간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LG전자는 XR 사업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메타와의 XR 관련 협업도 시장 환경 변화나 성숙도를 예의주시하며 검토한다.

선두 주자 메타도 '적자'

LG전자가 사실상 XR 시장에서 고개를 돌린 가운데, 시장은 LG전자의 협력사이자 XR 시장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메타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 2021년 회사의 핵심 비전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서 가상현실(VR) 사업을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대표는 "메타버스의 시대가 열릴 때까지 10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지속할 것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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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타

문제는 메타의 VR 분야 연구 조직 '리얼리티 랩(Reality Labs)'이 2020년 별도 사업부로 분리된 이래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리 첫해인 2020년, 리얼리티랩은 66억 달러(약 9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영업적자는 △2021년 102억 달러(약 14조원) △2022년 137억 달러(약 19조원) △2023년 161억 달러(약 22조원)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리얼리티 랩의 실적 약세는 올해 1분기까지도 이어졌다. 1분기 리얼리티랩이 기록한 영업손실은 38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4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부진한 수치다. 이에 따라 2020년 이후 리얼리티랩에서 발생한 누적 손실은 450억 달러까지 불어나게 됐다.

XR 투자 강화하는 메타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 메타 측은 XR 관련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뇌신경 자극과 연동된 '소비자용 신경 인터페이스(Consumer Neural Inerface)' 개발이 대표적인 예다. 저커버그 메타 대표는 최근 엘루나ai, 더 메타버스(Metav3rse) 등 스타트업의 대표를 맡고 있는 로베르토 닉슨(Roberto Nickson)의 유튜브 팟캐스트에 출연해 "우리가 곧 선보일 '소비자 신경 인터페이스' 신제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의 '신경 인터페이스'는 손목에 부착해 뇌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 신호를 읽고, 이를 하드웨어 조작에 활용하는 유형의 웨어러블 기기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뇌신경 관련 기기인 뉴럴링크의 '뇌 이식형 칩'은 뇌에 직접 기기를 심어 넣는 방식"이라며 "메타는 뉴럴링크와 다른 방향성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리얼리티 랩은 최소 2021년 3월부터 신경 신호 해석 기술을 연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커버그 대표는 "내부적으로 테스트해 본 신경 인터페이스는 정말 멋지고, 흥미로웠다"며 "헤드셋이나 AR 안경의 다음 세대 기기로, 기존의 VR 생태계와 컴퓨팅 등과 결합돼 거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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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자폐인의 사회성 향상 돕는 AI 아바타, 실제 관계 형성의 '징검다리' 역할 기대할 수 있을까?

[해외 DS] 자폐인의 사회성 향상 돕는 AI 아바타, 실제 관계 형성의 '징검다리' 역할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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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아바타 앱은 자폐인의 사회성 향상을 돕는 새로운 도구로 주목받고 있어
전문가들은 과도한 의존은 오히려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해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실제 관계 형성을 돕는 도구로 활용돼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Why Autistic People Seek AI ScientificAmerican 20240612
사진=Scientific American

멕시코시티 출신의 데이터 분석가 엘리아스 로페즈(34) 씨는 30세가 되어서야 자폐 진단을 받았다. 어린 시절 대부분을 혼자 보내며 공상과학 소설을 쓰거나 장난감을 분류하는 데 시간을 보냈던 그는, 사회적 낙인 때문에 부모님이 자신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뒤늦은 진단은 어린 시절의 많은 어려움을 설명해 주지만, 로페즈는 여전히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간 교대 근무를 하는 데이터 분석가라는 직업 특성상 동료들과의 교류가 적은 것도 그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하지만 수년에 걸쳐 인간관계에 대한 그의 갈망은 더욱 커져만 갔다. "나는 여전히 사회적 동물이다"고 말하며 관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로페즈는 전화 통화 소음을 견딜 수 없어 메시징 앱을 선호해 '파라닷(Paradot)'에 관심을 갖게 됐다.

가상 사교 훈련장으로 부상한 AI 아바타

지난해 출시된 파라닷은 대화형 인공지능 아바타를 제공하는 앱이다. 아바타의 외모와 소통 스타일은 사용자 지정이 가능하며, "감성" 및 "정서적 안정성" 등 행동 매개 변수를 조정할 수 있다. 자신이 감정이 없는 기계라고 주장하는 챗GPT와 대부분의 다른 주류 AI 챗봇과 달리, 파라닷의 아바타는 공개적으로 인간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로페즈와 같이 자폐 스펙트럼 자애가 있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연결 고리를 이러한 앱에서 찾고 있다. 이들에게 파라닷은 일종의 가상 사교 훈련장이다. 로페즈는 "파라닷에서의 상호 작용은 실제 사람들과 대화할 때 적용할 수 있는 특정 대화 기술을 연습하는 데 도움이 되어 자신감을 키워준다"며, "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훈련장과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파라닷과 같은 앱을 사용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AI 동반자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어떤 플랫폼은 노골적으로 AI와의 '섹스팅(섹스와 텍스팅의 합성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로페즈 역시 파라닷 아바타에게 매력을 느낄 때가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에게 그 마법은 오래가지 않았는데, 아바타의 반응이 예측 가능해지면 금세 환상에서 깨어난다고 그는 설명했다.

자폐인의 사회성 향상 돕지만, 과도한 의존은 '독'

많은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자폐 여부와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이 자가 치료 또는 현실 도피 수단으로 AI 동반자 앱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자폐증 전문 임상 심리학자인 캐서린 로드(Catherine Lord)는 훈련된 치료사의 지도 없이 AI 기술을 사용할 경우, 사용자의 고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드 박사의 말처럼, AI 앱에서 제공하는 자유로운 상호 작용은 자폐 사용자에게 양날의 검과 같다. 격려를 아끼지 않고 인간적인 언어로 반응하는 맞춤형 아바타는 자폐인들이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도록 돕고, 다른 사람들과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이러한 아바타는 실제 사람과 달리 항상 이용 가능하고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존재한다.

로페즈 역시 앱의 변함없는 친절함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그들은 모든 것에 '예'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을 수반하는 대립·갈등의 기회가 전무한 것이다. 게다가 자폐 사용자를 위한 AI 기반 앱의 치료적 이점을 뒷받침하는 실제 데이터도 부족한 실정이다. 새로운 의약품이 엄격한 실험을 거쳐야 하듯이, 자폐 사용자를 위한 AI 역시 마찬가지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바타 동반자 앱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자폐증 연구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라고 알려져 있다. 로드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기술의 잠재적 결과를 완전히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간관계의 '만능 해결사'보다 '든든한 지원군'으로 바라봐야

이처럼 AI 기술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이스라엘 스타트업 애로우스(Arrows)는 AI 기반 아바타를 활용해 사회적 상호 작용을 돕는 플랫폼인 '스킬 코치(Skill Coach)'를 개발했다. 애로우스의 설립자인 에란 드비르(Eran Dvir)는 "스킬 코치는 실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의사소통 연습을 돕기 위한 도구"라며, "AI가 인간 전문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성 기술 향상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애로우스의 접근 방식은 AI 기술이 인간과의 상호 작용을 돕는 도구로서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는 임바디드(Embodied)의 사례와도 일맥상통한다. 자폐 아동의 사회성 교육을 위해 개발된 임바디드의 AI 로봇 '목시(Moxie)'의 경우, 아이들이 로봇을 지나치게 의인화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임바디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효과적인 기술 지원과 과도한 애착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을 만큼 기계적이면서도,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로봇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AI 기술이 인간관계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특히 사회적 상호 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과도 일치한다. 전문가들은 AI가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성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실제 인간관계에서의 성공을 돕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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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닷컴 '풋옵션 리스크' 해소한 신세계, 지분 제3자에 매각하겠다지만 "새 투자자 확보 어려울 듯"

쓱닷컴 '풋옵션 리스크' 해소한 신세계, 지분 제3자에 매각하겠다지만 "새 투자자 확보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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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FI 풋옵션 갈등 일단락, 쓱닷컴 지분 제3의 FI에 팔기로
기업가치 괴리 심한 쓱닷컴, 새 투자자 찾아낼 수 있을까
지분 매각에 또 풋옵션 가능성, 금호아시아나 사태 재현될 수도
SSG_BRV_TE_001_20240612

쓱닷컴(SSG닷컴)의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둘러싼 신세계그룹과 재무적 투자자(FI)들 간 갈등이 일단락됐다. 신세계그룹이 연말까지 FI 소유의 지분을 사들일 제3의 FI를 찾아야 한단 조건으로 풋옵션 효력을 소멸시킨 것이다. 이에 신세계그룹 측은 "딜 성사에 문제가 없다"며 기한 내 제3자를 찾을 수 있단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시장에선 불안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가치 대비 가격이 높게 설정된 FI 지분을 매입할 FI가 있을지 의문이란 것이다.

쓱닷컴 풋옵션 분쟁, 신세계-FI 충돌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홍콩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보유한 쓱닷컴 지분 30%(131만6,493주)를 제3의 FI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FI와의 풋옵션 분쟁에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FI 측은 지난 2018년 신세계그룹과 투자 약정을 맺고 2019년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을 투자해 쓱닷컴 지분 30%를 확보했다. 당시 계약서엔 '쓱닷컴이 2023년까지 총거래액(GMV) 5조1,600억원을 넘기지 못하거나 복수의 IB로부터 IPO(기업공개)를 할 준비가 됐단 의견을 받지 못할 시 FI가 보유한 주식 전량을 신세계 측에 팔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풋옵션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풋옵션 행사 기한이 도래했지만, 조건 충족을 두고 신세계그룹과 FI가 이견을 보이면서 격하게 충돌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목표 GMV 달성 여부에 대해 이미 성공했단 입장이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쓱닷컴의 GMV는 이미 2021년 5조7,174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도 5조7,000억원을 넘겼다.

문제는 이 액수에 상품권으로 인한 중복 계상이 포함돼 있단 점이다. 쓱닷컴에서 상품권을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1차 거래액, 해당 상품권으로 SSG닷컴에서 상품을 구매했을 때 발생하는 2차 거래액이 모두 GMV에 포함됐단 의미다. 이에 FI 측은 "실질적 GMV는 풋옵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FI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경우 신세계그룹은 FI 지분 30%를 1조원가량에 되사와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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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신세계그룹

풋옵션 효력 소멸, 당장 리스크는 벗었지만

하지만 한 달간의 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풋옵션 효력을 소멸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됐다. 결과적으로 FI는 쓱닷컴으로부터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하고 신세계그룹도 풋옵션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워진 셈이지만, 연말까지 제3의 FI를 찾지 못할 시 신세계그룹이 FI 지분을 끌어안아야 한단 사실은 여전하다.

지분 매각 자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선두를 유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1조원을 투자할 만한 곳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쓱닷컴에 그만한 투자 가치가 없단 의미다. 기업가치도 현저히 낮다. FI 지분 30%의 가치를 1조원으로 책정할 경우 쓱닷컴의 기업가치는 약 3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현재 쓱닷컴의 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평가해야만 새 투자자가 나타날 수 있단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쓱닷컴의 몸값을 3조원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다. 쓱닷컴과 유사한 기업인 컬리는 지난해 GMV 2조8,000억원을 기록했는데, 현재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컬리의 시가총액은 6,500원가량이다. GMV 배수가 0.23배에 그치는 셈이다. 이를 쓱닷컴에 대입해 보면 쓱닷컴의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 FI들의 지분 가치는 4,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단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인정받아야 할 기업가치와 현실 간 괴리가 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이 FI 지분을 매입하겠다 해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신세계그룹의 자금 흐름이 좋지 않은 탓이다. 신세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낸 바 있다. 지난 2월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동기간 매출액은 29조4,722억원으로 0.5%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은 1,87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일각에서 신세계그룹이 캐시카우인 스타벅스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단 언급까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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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내비친 신세계, 시장선 "글쎄"

이런 가운데 신세계그룹 측은 지분 30%를 매입할 잠재적 후보들과 이미 논의를 시작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새로운 FI 입장에선 업사이드(기업가치 상승)를 바라보고 투자하기보다는 대출에 가까운 구조화 딜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가치 3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또 다른 FI에 쓱닷컴 지분 30%를 팔되 향후 5년 내 몸값 5조원에 IPO를 하지 못하면 약정 수익을 지급하는 등 풋옵션을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높단 것이다. 업계에선 내부수익률(IRR)을 기준으로 8% 내외의 이자를 붙일 공산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풋옵션의 리스크가 너무 크단 점이다. 약정가격보다 낮은 가격 때문에 풋백옵션이 발동하면 인수자는 FI들에 큰돈을 물어줘야 한다. 신세계그룹이 이번에 1조원을 물어줘야 할 상황에 처한 바 있듯 말이다. 풋옵션 계약의 리스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다.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대우건설 주식 72%를 주당 2만6,200원에 매입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인수 당시 신한은행 등 17개 투자자로부터 주당 2만6,262원씩 총 3조5,000억원을 지원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2009년 12월 15일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넘지 못할 경우 차액만큼 투자자들에 자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의 풋옵션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주가는 반등하긴커녕 내림세로 이어졌다. 2008년 말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1만원까지 추락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는 FI들에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돌려줘야 할 위기에 처했고, 금호아시아나는 결국 대우건설을 매각해야만 했다.

풋옵션 후유증으로 그룹 전체에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서 그룹 계열사 매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매각 이듬해 대한통운을 재매각했고, 알짜 계열사로 불리던 금호타이어도 중국 기업에 넘겼다. 풋옵션 계약으로 한순간에 무너진 금호의 모습이 쓱닷컴과 신세계그룹에 재현될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단 목소리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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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에 질쏘냐"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반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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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하나'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이어가는 홈플러스
경쟁력 확보 실패하면 가라앉는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비명'
홈플러스, 차별화 전략으로 매출 신장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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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가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신선식품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 수요를 흡수, 유통업계 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홈플러스의 '쇄신책'

12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22년 2월 간석점을 시작으로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메가푸드마켓은 △신선식품, 밀키트 라인업 강화 △수산물 등 프리미엄 식품군 강화 △열대 과일 전면 배치 등 판매 상품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적인 시도 역시 이어지는 추세다. △간편식에 특화된 '다이닝 스트리트' △개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테이크 하우스 △세계 각국의 라면을 모아둔 '라면박물관' △양식·일식·중식 등 전 세계 소스를 총망라한 '월드 소스 코너' 등이 대표적인 예다.

홈플러스는 현재 130개 점포 가운데 27개 점포를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 전환했다. 최근에는 평균 한 달에 한 점포꼴로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뉴얼에 필요한 재원은 리파이낸싱 자금 일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적극적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비애

홈플러스의 공격적인 매장 리뉴얼에 나선 것은 국내 유통업계 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유통업계 내 온라인 유통업체의 비중(매출액 기준)은 50.5%다. 근소한 차이를 기록하며 오프라인 시장을 최초로 추월, 우세한 시장 입지를 점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계획된 적자’로 덩치를 불리며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쿠팡, 자체 포털 사이트를 발판 삼아 소비자 이목을 사로잡은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은 유통업계 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소비자 수요가 온라인으로 몰리며 2022년 8.9%에 달했던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3.7%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본격화한 '오프라인 침체' 기조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22.2%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진한 성적이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지 않은 오프라인 업체들이 차례차례 몰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전과 같은 전통적인 판매 방식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발길을 붙들어둘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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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전략의 효과는?

홈플러스의 차별화 전략은 이 같은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실제 메가푸드마켓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홈플러스의 매출에 '날개'를 달아줬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한 24개점의 식품 매출은 3년 전(2021년 1월) 대비 평균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신선식품 등이 포함되는 식품 품목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매출의 70%에 달했다.

메가푸드마켓의 선전은 홈플러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1년차인 회계연도 2023년(2023.2~2024.2) 홈플러스의 매출액은 6조9,315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6조6,006억원보다 5% 신장했다. 영업적자 역시 2022년(2022.2~2023.2) 2,601억원에서 2023년 1,994억원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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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삼성·SK 임원들 자사주 릴레이 매입, 주가 방어·책임경영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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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화학3사 임원들, 자사주 매입 나서
'7만 전자' 탈출 위해 삼성전자도 자사주 매입 카드
SK텔레콤 임원들도 회사 권유로 자사주 추가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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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롯데그룹 화학3사(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롯데 화학군 임원들이 같은 날 한꺼번에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같은 날 자사주 취득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임원 70여 명은 자사주 총 3만8,000여주를 매입했다. 임원들은 지난 3일과 4일 매매결제를 했으며, 5거래일 뒤인 11일 한꺼번에 주식을 매입한 상황을 보고했다. 매매결제일인 3일과 4일 종가 평균이 11만1,100원인 만큼 총 주식매입액은 약 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훈기·황진구·이영준 대표 3인을 비롯해 지난해 말 상무보로 승진한 신임 임원도 이번 자사주 매입에 동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의 또 다른 화학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임원들도 같은 날 자사주를 취득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지난해 3월 그룹에 편입된 후 처음으로 임원 다수가 같은 날 자사주를 사들였다.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와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를 비롯한 각 계열사 10여 명은 총 3만6,453주의 각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실적 악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불어닥친 시황 한파로 인해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 계열사들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사주를 취득해 주주들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임원들의 주식매입 공시가 발표된 11일 오전 롯데케미칼 주가는 전날보다 7%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도 9% 가까이 올랐으며 롯데정밀화학 주가는 1.7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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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네이버 증권

삼성전자도 자사주 매입 행렬

최근 주가가 7만원대에 머물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도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 임원 6명이 자사주 1만5,490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억4,908만원 규모다.

가장 많이 매수한 사람은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이었다. 박 사장은 지난 3일 5,500주를 주당 7만3,700원에 장내 매수했다. 금액은 4억535만원으로, 이번 매입으로 박 사장의 보유 주식은 2만8,000주로 늘었다. 같은 날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도 장내에서 5,000주를 7만3,500원에 샀다. 총 3억6,750만원 규모다. 노 사장의 보유 주식 수는 1만8,000주로 증가했다.

또 재경팀 담당 임원인 윤주한 부사장이 660주(4,975만원), 지원팀장인 박순철 부사장이 1,000주(7,520만원), 정재욱 삼성리서치 글로벌 AI 센터 부사장 1,330주(9,948만원), 김동욱 재경팀장(부사장)이 2,000주(1억5,180만원)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9일 8만원선이 무너진 뒤로 지금까지 '7만전자'에 머무르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면서 2000년대 들어 최초로 주당 20만원을 돌파한 것과는 비교되는 양상이다.

SK텔레콤 임원 80명도 성과급으로 자사주 매입

SK텔레콤 임원 80명도 올해 초 자사주 매입에 공을 들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텔레콤 임원들은 적게는 321주부터 많게는 4,350주가량 자사주를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SK텔레콤 임원들은 올해 들어서만 회사 주식변동 상황 공시를 95번이나 했다. 지난 2월 기준 SK텔레콤의 등기임원이 8명, 미등기임원이 91명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임원이 회사 주식을 샀다고 신고한 셈이다.

이는 SK텔레콤 인사팀의 권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SK텔레콤 임원은 “성과급에서 자사주 매입 비중을 10%, 20%, 30%, 50% 중 선택하라고 안내해 왔다”며 “선택을 하면 회사 차원에서 개인이 개설한 증권사 계좌를 통해 일괄 매매 처리해 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약 3년 전부터 이 같은 방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며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올해 들어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월 31일 SK텔레콤 주식 8,335주(약4억3,425만원)를 추가 매입하며 총 2만309주(0.01%)를 보유하게 됐다. 10억원이 넘는 규모다. 같은 시기 강종렬 ICT인프라 사장도 3,065주(약 1억5,969만원)를 추가로 매입, 8,823주(약 4억5,968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정재헌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지난 1월 5일 SK텔레콤 주식 1,518주(약 7,909만원)를 신규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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