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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여론·대선구도까지 뒤흔드는 딥페이크, 불신 확산 부작용 우려

전쟁여론·대선구도까지 뒤흔드는 딥페이크, 불신 확산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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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 양산되는 딥페이크, AI 기술의 반작용
경제 및 국가 안보 위험성 제기 '경고등'
적국 '뇌파' 공격, 중대 결정 좌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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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러시아가 SNS에 퍼뜨린 발레리 잘루지니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의 딥페이크 영상/사진=Ukrinform TV 유튜브 캡처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로 딥페이크 활용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당국 주도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이버 보안을 비롯해 경제‧국가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실제로 러시아가 적국의 사기를 꺾기 위해 만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담화 영상은 지금도 꾸준히 유포되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고심 끝에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줬다.

러시아의 '딥페이크' 정보전, "우크라군 유족, 보상 못받아" 거짓 정보 유포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선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정보전·사이버전과 함께 ‘인지전’이 확산하고 있다. 인지전은 적국 지도부와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인식시켜 비합리적 결정을 내리도록 하거나 무기·장비 운용에서 실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개념이다. 이는 국론 분열로도 직결되는데 최근에는 단기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허위 조작 정보를 확산시켜 AI 머신러닝 데이터를 오염하는 방법도 쓰인다.

지난해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한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발표자가 '전장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 군인의 유족들이 국가로부터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화면에 띄우고 미소를 짓는 장면이 공개됐다. 그가 "2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달성했다"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는 크렘린궁의 '우크라이나 프로파간다팀'이 지난해 크렘린궁에서 매주 진행했다는 '정보 심리 작전' 브리핑 장면이다.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 정보기관에서 입수한 100개 이상의 관련 문건을 분석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도부부터 시민사회까지 전방위에서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SNS에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고 폭로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유포하는 허위 정보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분열 위험이 관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피로감이 누적됐고, 미국의 추가 지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패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어 WP는 지난 지난 2월 8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레리 잘루지니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의 전격 해임을 발표할 때 러시아 관리들이 기뻐했다고 전했다. 프로파간다팀이 1년을 들인 공작에 성공한 순간이어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지니 총사령관 간 불화설은 지난해 내내 계속됐다. 앞서 프로파간다팀은 지난해 1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SNS에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차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꾸준히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서방 지도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대체할 리더를 찾고 있으며,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중단할 수 있다는 등 허위 정보가 담겼는데, 조회 수가 도합 430만 회에 달한다. 지난해 말에는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국민의 적'이라고 지칭하면서 "쿠데타"를 외치는 모습이 담긴 딥페이크 영상까지 퍼졌다. 러시아의 딥페이크 작전이 제대로 먹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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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딥페이크 기승, SNS 통해 가짜뉴스 지속 유포

딥페이크 기술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지난해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찰에게 체포되는 그럴듯한 가짜 이미지가 미국 국민을 현혹하기도 했다. 미국뿐이 아니다. 글로벌 디지털 신원 확인 보안 업체 섬서브에 따르면 딥페이크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 피해는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급증세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북미에서 17.4배, 아시아·태평양 15.3배, 유럽에서 7.8배 증가했다.

딥페이크는 특히 음란물 제작이나 투자 권유 사기 등 음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이버 보안 업체 홈시큐리티히로스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에 유통된 딥페이크 영상은 총 9만5,820건으로 2019년 대비 5.5배 급증했다. 이 중 음란물 영상은 지난해에만 2만1,019건으로 전년의 무려 5.6배다. 더구나 K팝의 세계적 인기 등으로 가짜 음란물 영상의 피해자 53%가 한국인으로 나타났다.

센시티가 최근 공개한 ‘딥페이크의 현주소 2024′ 보고서에 의하면, 딥페이크는 주로 세 유형에서 일어난다. 여론 선동과 신용 사기, 금융기관 대상 고객 신원 확인 사기다. 가장 많이 알려진 여론 선동은 주로 유명 인사의 딥페이크 콘텐츠를 만들어 대중을 속이는 방식이다. 딥페이크에 악용된 직업은 정치인이 39.2%로 가장 많고, 연예인(29.4%), 기업인(19.6%), 테러범(6.9%) 등이 뒤를 이었다. 신용 사기는 신원 증명서 위조가 대표적이다. 딥페이크 사기에 활용된 신원 증명서 유형은 신분증 72.8%, 여권 14.5%, 운전면허증 11.1% 등으로 조사됐다.

딥페이크는 경제적 타격뿐 아니라 정치적 여론전에 동원돼 걷잡을 수 없는 상흔을 남기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 76국에서 선거를 치르는 ‘선거의 해’인 만큼 각국에서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선거라는 인도 총선에선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발리우드 스타일 춤을 추는 가짜 영상까지 나돌았다. 이 외에도 각국 선거전에선 후보자들이 가짜 공약을 말하거나 욕설과 막말을 내뱉는 식의 딥페이크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불신의 소용돌이 시작됐다" 음모론 부추길 가능성↑

이에 전문가들은 딥페이크가 다양한 불신을 낳고 음모론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일랜드 유니버시티 칼리지 코크(UCC) 존 투미 교수팀은 지난해 1~8월 트위터(현 엑스·X)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딥페이크 동영상에 관한 트윗 4,869건을 추출하고 이 가운데 사용자의 반응과 의견 등이 담긴 1,231건을 분석한 결과, 딥페이크 관련 뉴스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트윗이 많았지만 동시에 실제 동영상이 딥페이크로 오인되고 딥페이크가 미디어 전반에 대한 불신과 음모론을 부추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에 항복하는 모습을 담은 딥페이크 영상 관련 뉴스에 대해서는 우려와 충격, 혼란을 표하는 트윗이 많았다. 하지만 정치적 라이벌을 겨냥한 딥페이크, 특히 풍자나 오락용으로 제작된 딥페이크에 대해서는 잠재적 피해를 간과하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사용자는 딥페이크 영상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모든 보도를 믿지 못한다며 언론에 대한 극심한 불신감을 드러냈으며, 일부 트윗은 딥페이크 영상을 자신들이 믿는 음모론과 연결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모든 뉴스는 가짜 반러시아 선전행위라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딥페이크 영상이 SNS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 결과는 딥페이크가 실제 미디어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약화시키고 음모론 확산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딥페이크에 대해 대중을 교육하려는 노력 자체가 의도치 않게 사실을 전하는 실제 동영상의 신뢰까지 훼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에서의 딥페이크 사용도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매체와 정부 기관들은 교육용 딥페이크와 사전 교육이 진실을 훼손할 위험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하며, 언론 매체들도 실제 미디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지 않도록 의심되는 영상에 딥페이크 라벨을 붙이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미래 인지전에서 딥페이크를 이용한 허위 정보 유출은 ‘애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송태은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대 뇌과학은 인간의 뇌를 스캔해 어떤 감정과 생각을 하는지 판단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며 “미래전에선 적군의 뇌를 직접 공격하는 형태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송 교수는 또 핵심 군 간부의 뇌파를 공격해 ‘정신착란’ 등을 일으키는 방법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군사 지휘에 필요한 단기 기억을 상실시키거나 적군 사이에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방법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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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방산' 루마니아로 영토 확장, '4대 방산 강국' 목표로 순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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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루마니아에 1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러·우크라 전쟁 이후 NATO 중심으로 K 방산 수출 확대
수출 수주액 2년 연속 100억 달러 돌파 등 존재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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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A2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페이스북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주력 제품인 K9 자주포를 루마니아에 수출한다. K9은 2022년과 2023년 총 6조원 규모로 폴란드에 판매된 데 이어 두 번째로 동유럽 국가와의 대형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K9의 사업 영토가 루마니아까지 확장되면서 현재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국가는 총 10개국으로 늘어났다. 명실상부 글로벌 표준 무기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최근 루마니아 무기 사업 중 최대 규모, 계약금만 1조원 넘어

19일 국방부는 루마니아 국방부가 추진하는 자주포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에어로가 최종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양국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현재 루마니아를 방문하고 있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젤 틀버르 루마니아 국방부 장관 간 최종 협상을 통해 K9 자주포 도입을 결정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4월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산업 등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계약 물량은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 운반 장갑차 36대로 루마니아의 최근 7년간 무기 도입 사업 중 최대 규모다. 계약금은 총 9억2,000만 달러(약 1조2,700억원)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루마니아는 지난해부터 견인포 중심의 구식 무기 체계 전환을 목표로 군 현대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의 위협이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번 계약으로 K9 자주포 운영국은 루마니아를 포함해 총 10개국이 됐다. 이제까지 한국을 비롯해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폴란드, 호주, 인도, 튀르키예, 이집트 등 9개국이 K9 자주포를 도입했다. 특히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가 차세대 자주포로 K9을 적극 배치하고 있다. 루마니아가 K9 자주포로 결정한 배경에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3년 K9 자주포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5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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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장갑차 K-21/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 지난해 방산 수출 호조로 역대 최고 실적

K-방산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한화에어로는 최근 유럽의 NATO 소속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에 NATO 표준 규격 포탄용 모듈화 장약을 처음 수출한 데 이어 현재는 K-21 보병전투장갑차로 라트비아 육군의 장갑차 교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라트비아는 2028년까지 노후화한 영국산 구형 궤도형 장갑차 'CVR-T'를 대체할 장갑차를 찾고 있는데 도입 규모는 약 100대로 사업 규모만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21 장갑차의 강점으로는 우수한 화력과 주행 역량이 꼽힌다. K-21에 장착된 40㎜ 기관포에 날개안정분리철갑탄(APFSDS)을 탑재하면 1㎞ 이상의 거리에서도 100~130㎜ 두께의 철판을 관통할 수 있다. 또 750마력 엔진을 장착해 평지에서는 최대 시속 70㎞, 험지는 시속 40㎞로 주행할 수 있다. 수륙 양용 기능도 있어 차체 양옆의 부력낭과 전면의 파도막이판을 활용해 강물에서도 시속 6㎞로 전진할 수 있다. 

올해 4월에는 본격적인 현지 활동을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에 유럽법인(HAEU) 공식 사무소를 개소했다. 이와 함께 조만간 바르샤바 인근에 K9 부품 공급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화에어로는 공식 사무소 오픈을 계기로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의 정부·군·방산 업체 등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로사토리(Eurosatory) 2024'에 참가해 다연장 무기체계 '천무'를 유럽 시장에 최초 공개하는 등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방위적인 사업 영토 확장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의 2023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1% 7,049억원으로 증권가 실적 전망을 웃돌았다. 매출은 32.7% 증가한 9조3,697억원, 순이익은 576.9% 증가한 9,9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방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02% 증가한 4조1,338억원, 영업이익은 172% 증가한 5,727억원을 달성했다. K-9 자주포와 천무 등 지상 무기체계뿐 아니라 모듈화 장약(MCS)을 영국 BAE시스템즈에 공급하는 등 수출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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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키우는 K 방산, 유럽·중동 등 12개국서 '수출 잭팟'

한화에어로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방산업체들도 신무기 개발과 수출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경공격기 FA-50을 앞세워 세계 방산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KAI는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FA-50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에 이어 말레이시아 수출에 성공하면서 동남아시아의 수출 영토를 넓혔다. 올해는 국산 헬기 '수리온'의 첫 수출을 목표로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 에어쇼를 통해 수리온을 선보이며 중동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로템은 연내 폴란드 수출 잔여 물량인 K2전차 820대에 대한 추가 수출에 나선다. 지난 17일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최신 주행보조시스템 기술을 접목해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다목적 군용 장비 '4세대 HR-셰르파(SHERPA)'의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영국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LIG넥스원도 20일 열린 '한-영 함정 분야 방산 협력 세미나'를 통해 수중자율기뢰탐색체(AUV)를 선보였다. 'AUV'는 바닷속에 설치된 기뢰를 수중 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자율 탐색하는 수중 무인 로봇 체계다.

국내 방산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면서 방산 수출 수주액은 2년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22년 폴란드와 124억 달러(약 16조8,000억원)의 초대형 무기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특히 세계적인 군비 증강 추세가 국내 방산업계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출 대상 무기와 수출처가 다양해지면서 판로가 확대됐다. 2022년 수출 대상국은 폴란드 등 4개국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총 12개국으로 늘어났다. 수출 무기체계도 같은 기간 6개에서 12개로 두 배 확대됐다.

올해도 굵직한 수주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제시한 '4대 방산 강국'이란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SIPRI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방산 수출 시장에서는 미국이 40%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러시아 16%, 프랑스 11%가 쫓으며 미국과 함께 상위 3위권을 형성한다. 이어 중국 5.2%, 독일 4.2%, 이탈리아 3.8%, 영국 3.2%, 스페인 2.6%, 한국 2.4%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4∼9위 간의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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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개인정보위' 상대 행정소송 준비, 국내 대형 로펌들과 접촉

카카오, '개인정보위' 상대 행정소송 준비, 국내 대형 로펌들과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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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로 151억 과징금 철퇴 맞은 카카오
"개인정보 유출이니 제재 대상" vs "개인 식별 불가능하다"
카카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대로 '법적 대응' 준비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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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

카카오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요 로펌의 수임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는 지난달 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건으로 개인정보위에서 과징금 151억원, 과태료 780만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는 국내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 중 최고 액수다.

카카오, 주요 로펌서 수임제안서 받아

20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국내 주요 로펌들로부터 수임제안서를 받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개인정보위의 제재 직후 행정소송을 포함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정보위가 주장하는 개인정보 유출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카카오는 현재까지 개인정보위에 사고 신고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개인정보위는 카카오에 송달할 개인정보 유출건에 관한 의결서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통지, 공고 등으로 행정처분을 인지한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행정소송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방법을 내부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사안은 의결서를 받은 뒤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로펌의 수임제안서를 받은 것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김앤장·세종·태평양·광장 등 국내 대형 로펌과 손을 잡았다. 현재 진행 중인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 재판에서는 세종·광장 외에 5개 로펌이 법률대리를 맡고 있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SK㈜ C&C와 벌이는 법적 공방에서는 태평양·율촌을 법률대리로 선임했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김앤장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조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 "개인정보 유출 아니다, 개인 식별 불가능"

카카오는 개인정보위의 조사 결과와 달리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카카오가 이용자의 개인정보 6만5,000건이 유출되는 동안 안전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3월 한 해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회원일련번호와 임시ID를 이용해 이용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담긴 개인정보 파일을 생성·판매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회원일련번호와 임시ID에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기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문제가 된 해커는 이렇게 얻은 회원일련번호에서는 얻을 수 없는 이름, 전화번호 등을 알아내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동원했다. 이를테면 010-0000-0000에서 010-9999-9999에 이르는 1억 개의 전화번호를 임시로 생성한 후 전화번호로 카카오톡 친구를 추가하는 방식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번호생성기를 이용해 무작위로 전화번호를 만들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스팸메시지를 뿌리는 것은 스미싱, 피싱 등 사기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라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와 개인정보위의 판단은 그 전제부터가 아예 다르다는 점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개인정보위는 악의적으로 회원일련번호와 개인 식별정보(실명·전화번호)를 결합해 유의미한 개인정보를 '생성'해냈다더라도 회원일련번호와 결합된 임시ID를 암호화하는 등 방식으로 해커의 침입을 막았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카카오는 "임시ID는 숫자로 구성된 문자열이자 난수로 여기에는 어떤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지 않고 그 자체로는 개인 식별이 불가능해 개인정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회원일련번호와 임시ID는 메신저를 포함한 모든 온라인·모바일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어디까지나 이용자를 구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만 쓰는 문자·숫자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또 개인정보위가 제재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해커가 독자적으로 자행한 불법행위까지 카카오의 과실로 본 점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해커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번호를 생성해 카카오톡에 일일이 친구추가를 하는 등 과정을 거쳐서 정보를 결합해 개인정보를 생성한 것은 해커의 불법행위일 뿐 카카오의 과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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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 모습/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메타·구글도 과징금 철퇴, 행정력 낭비 우려도

한편 개인정보위가 과징금과 관련해 법정 공방까지 이어진 기업은 카카오만이 아니다. 개인정보위는 구글과 메타가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692억원(구글), 308억원(메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과 메타는 이 조치에 불복, 최근까지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정보위 레이더망에 걸린 기업도 다수다. 지난해 LG유플러스(68억원)에 이어 올해 5월에는 골프존(75억원)도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골프존 역시 카카오와 같이 해커가 지난해 221만 명의 회원 이름, 이메일, 번호,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를 빼가면서 철퇴를 맞았다. 여기에 더해 5,831명의 주민등록번호와 1,647명이 보유한 계좌번호도 함께 유출됐다. 해당 사건은 해커가 지난해 11월 골프존 직원의 가상사설망 계정 정보를 탈취해 업무망 내 파일서버에 원격접속하면서 벌어졌다. 개인정보위는 골프존이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개인정보위는 해외 업체에도 이와 같은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한 전례가 있다. 2021년 페이팔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페이팔은 송금 기능 해킹, 내부 직원 전자우편 사기(이메일 피싱)로 한국인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직면했다. 또 사전 확보한 다수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작위로 입력해 로그인을 시도하는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에도 뚫려 336명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이동전화번호가 유출됐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약 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인정보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제 출범한 지 3년여가 됐지만 재계에서는 개인정보위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해 규제받는 일이 흔하다는 설명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해킹당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당 사실을 신고하게 돼 있는 것까지는 잘 안다”면서도 “이때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개인정보위에까지 신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몰라서 신고를 못했는데 돌아오는 처분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 기준이 매출액의 3%라는데 이때 매출액 기준이 연결 기준인지 단일 기준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며 “해석 여지가 다분한 관련법 문구로 인한 혼란, 잦은 소송으로 행정력 낭비, 기업 경영 활동 위축 등 여러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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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리밸런싱' 본격화 되나,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검토

SK그룹 '리밸런싱' 본격화 되나,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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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계열사 수 줄이는 ‘리밸런싱 작업’ 진행 
부진한 배터리 사업 재무구조 개선부터 착수
100조원대 합병설에 SK이노베이션 주가 급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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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서린사옥 전경/사진=SK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을 추진한다. 배터리와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방만한 투자로 인한 사업 비효율과 재무 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 두 회사가 합병에 성공할 경우 자산총액 106조원에 달하는 정유·석유화학·윤활유·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는 한화그룹에 이어 재계 순위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SK이노·E&S 합병 검토 중, SK 재편 시동

2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그룹 경영진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이어 두 회사는 다음 달 중순 각각 이사회와 임시주총을 소집해 합병을 결의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조회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향후 관련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합병 결정은 배터리 사업을 추진 중인 SK이노베이션의 자금 확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SK㈜가 36.22% 지분을 가진 대주주다. 특수관계인과 자사주, 우리사주 지분까지 합하면 38% 안팎이다. SK E&S의 경우 SK㈜ 지분율이 90%다. 지배 구조상 경영전략회의만 통과되면 합병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SK Jongro 002 on tE 20240620
SK온 NCM9 배터리/사진=SK온

SK온 부진에 시름 앓는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이를 이번 합병의 핵심 배경으로 꼽는다. SK온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3,137억원에서 2022년 1조72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5,818억원 손실을 봤다. 흑자 전환 시기가 미뤄지면서 SK온의 지난해 말 결손금 규모만 2조원이 넘었다.

여기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벌어지며 실적 회복이 늦어지자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해졌다. 최근 3년간 쏟아부은 투자비만 20조원에 달하며, 올해 설비 투자금만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SK온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기업가치를 높게 받기 위해서는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은 SK이노베이션이 자금 마련 ‘뒷배’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투기 등급으로 분류되는 BB+(안정적)로 떨어뜨렸다. 결국 SK는 알짜 회사인 SK E&S를 합병시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SK E&S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317억원이다.

합병 추진설 돌자 SK이노베이션 주가 급등

한편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20일 SK이노베이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SK이노베이션우는 전 거래일 대비 29.96%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전 거래일보다 16.81% 상승한 12만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그룹은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추진한 다음, SK온에 SK E&S의 자회사인 나래에너지서비스 등 발전회사와 LNG 중개·판매업체인 프리즘에너지 등도 합병할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SK온이 혼자서도 흑자를 내는 구조를 만들어 IPO까지 노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는 또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분별한 중복투자·사업으로 비효율이 발생하는 만큼, 과감한 통폐합을 진행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등 핵심 분야 투자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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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까지 나섰다" 활기 띠는 콘텐츠 커머스 시장, 유통업계 '지각변동'

"유튜브까지 나섰다" 활기 띠는 콘텐츠 커머스 시장, 유통업계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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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개설하며 커머스 사업 확대 
숏폼 콘텐츠 중심으로 급성장한 콘텐츠 커머스 시장
"유튜브 콘텐츠 이길 수 있나" 국내 유통업체 경쟁력 의문
youtube shop 20240620 1

유튜브가 국내에 쇼핑 전용 스토어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단순 마케팅·중개 플랫폼을 넘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유튜브의 시장 진출로 숏폼·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한층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유튜브, 커머스 시장 본격 진출

지난 19일 유튜브는 카페24와의 협력을 통해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는 온라인 쇼핑몰 기획, 개발 작업 등 번거로운 절차 없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신만의 쇼핑 채널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유튜브 생태계 내에서 쇼핑 스토어 개설부터 판매, 구매, 결제 등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독립적 커머스 시스템이 등장한 것이다.

판매자는 카페24 회원 가입 이후 즉시 유튜브 쇼핑을 위한 전용 스토어를 만들 수 있으며, 이후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조건을 만족했을 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파트너 프로그램 조건은 구독자 수 500명, 영상 유효 시청 시간 3,000시간 또는 쇼츠 조회수 300만 회 이상이다. 소비자는 유튜브에서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주문자명, 주소, 연락처를 비롯한 필수 정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콘텐츠에 태그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유튜브가 △'숏츠' 등 중독성 있는 숏폼 콘텐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 팬덤 사이의 탄탄한 신뢰 관계 등을 발판 삼아 본격적으로 콘텐츠 커머스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평이 흘러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쇼핑 스토어가 시장에 자리를 잡으면 유튜브는 단순 중개 플랫폼을 넘어 하나의 커머스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튜브 내 크리에이터들 역시 상품을 홍보하는 모델에서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숏폼 커머스 열풍

주목할 만한 부분은 유튜브 외에도 다수의 플랫폼이 콘텐츠 커머스 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숏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숏핑(숏폼+쇼핑)' 트렌드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일례로 인스타그램은 자체 숏폼 서비스인 '릴스'를 통해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릴스를 시청하다가 상품 태그, 계정 프로필 등을 눌러 외부 쇼핑 플랫폼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NHN데이터가 개발한 '쇼셜비즈'를 도입해 판매자 편의성도 강화했다. 쇼셜비즈는 다이렉트 메세지(DN)를 통한 자동 응답 등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고객 관리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국내 유수의 유통업체들도 속속 숏폼 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쇼핑용 숏폼 콘텐츠 ‘숏클립’의 거래액이 도입 첫해인 2022년 대비 1,254% 증가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쇼핑 관계자는 “숏클립 하나에도 수천만원의 매출이 발생한다”며 “특히 뷰티, 의류, 음식, 펫푸드의 주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프로모션 상품과 숏폼 콘텐츠를 결합한 쇼핑 영상 큐레이션 서비스 ‘쓱티비(SSG.TV)’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콘텐츠는 총 여섯 가지로, 모두 고객의 관심도가 높은 최신 트렌드나 재미 요소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 콘텐츠로는 최신 유행 중인 패션, 뷰티 상품을 숏폼으로 보여주는 ‘포즈’, 유명 산지 신선식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신선직송’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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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

'이커머스 공룡' 쿠팡도 뛰어들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 업체인 쿠팡 역시 유튜브와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유튜브가 지난 4일 한국 크리에이터 대상으로 출시한 ‘유튜브 쇼핑 제휴 프로그램'의 첫 제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크리에이터는 쿠팡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제품을 자유롭게 선택해 동영상, 쇼츠, 라이브 스트림 등 콘텐츠에 태그할 수 있게 됐다. 시청자가 영상 내 태그를 클릭해 제품을 구매할 경우, 크리에이터는 일정 수수료를 지급받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쿠팡은 판매자들의 상품을 라이브 방송으로 소개하는 ‘쿠팡라이브’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브랜드 혹은 크리에이터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라이브 특별 할인가 등을 앞세워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라이브커머스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판매자를 위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지원하는 ‘스튜디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유통업계는 유력 SNS 플랫폼과 토종 이커머스 플랫폼이 콘텐츠 커머스 시장 내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등 SNS 플랫폼들은 애초 콘텐츠 분야에서 따라잡을 수 없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쇼핑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온 이커머스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짚었다. 쿠팡 등 국내 유통 플랫폼이 콘텐츠 관련 마케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지만, 매력적인 콘텐츠를 다수 보유한 유튜브·인스타그램 등과 대등한 위치에 서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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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보하는 범용 D램 시장, 조만간 '공급 부족' 사태 온다?

횡보하는 범용 D램 시장, 조만간 '공급 부족' 사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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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스마트폰 등 수요 식었다" D램 공장 가동률 지지부진
HBM에 쏠리는 메모리 3社 투자, 범용 메모리는 '뒷전'
내년 중 D램 등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 가능성 커져
dram 20240619

범용 D램 시장이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전방 산업의 회복세가 둔화하며 D램 수요 전반이 위축된 탓이다. 다만 시장은 추후 D램 등 범용 메모리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의 투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으로 쏠리며 D램 공급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범용 D램 시장 '주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범용 D램 공장 가동률은 80~9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주요 낸드플래시 제조사의 공장 가동률이 속속 100%에 진입한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다. 글로벌 시장을 휩쓴 'AI 열풍'으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의 수요가 되살아나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은 2분기 가동률을 속속 상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감산 기조를 유지하던 일본 키옥시아 역시 주요 팹 가동률을 100%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공급 정상화에 나섰다.

업계는 D램 시장 횡보의 원인으로 전방 산업 회복세 둔화를 지목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및 빅테크 기업의 AI 인프라 투자로 D램의 핵심 수요처인 일반 서버 투자가 대폭 축소, 수요 전반이 움츠러들었다는 평가다. 느린 서버용 프로세서(CPU) 교체 속도 역시 D램 수요 위축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D램 주요 전방 산업으로 꼽히는 스마트폰 역시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판매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조만간 D램 공급 부족해진다?

다만 시장에서는 차후 D램을 비롯한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례 없는 메모리 수요-공급 불균형이 나올 수 있다"며 "이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D램 시장이 수요가 공급보다 23% 더 많은 극심한 공급 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요-공급 불균형 현상이 HBM보다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한층 두드러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범용 메모리는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AI 반도체용 메모리인 HBM을 제외한 일반 메모리를 일컫는 용어다.

보고서는 HBM 투자 쏠림 현상 등이 범용 D램 공급 부족을 부추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HBM은 같은 용량의 범용 D램 대비 2배 이상 많은 웨이퍼를 사용하며, 공정 난도가 높아 생산 수율이 낮은 편이다. 메모리 업체들의 자금·공정 투자가 HBM에 집중되면 D램 생산 능력이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공급망이 HBM으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일반 D램에 대한 투자 부족 현상이 나오고 있다"며 "2025년부터 스마트폰 및 개인용 컴퓨터의 AI 업그레이드 주기에 추가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며, 그때까지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 hynix hbm 20240619

HBM에 집중하는 메모리 업체들

실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는 HBM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 역시 공급 측면에서 HBM 캐파(생산량)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마이크론은 내년 시장 점유율 25% 확보를 목표로 미국 및 일본 생산 기지의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3사의 메모리 캐파 할당량이 HBM에 쏠린 가운데, 시장에서는 올해 일반 D램 공장 확장 투자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메모리 3사의 올 하반기 D램 생산 역량은 생산 감산이 지속됐던 2022년 하반기~지난해 1분기 대비 91%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업체들의 상반기 수주 상황을 고려해도 연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D램 가격 반등 이후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구공정을 선단 공정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전체 캐파는 축소됐다”며 “HBM 캐파 할당으로 인해 일반 D램 캐파는 지난 2022년 연말 대비 72% 수준에 불과하며, 이처럼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우려와 달리 올 하반기에도 D램 가격은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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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AI 핵전쟁 위험, 지금 막지 않으면 늦는다

[해외 DS] AI 핵전쟁 위험, 지금 막지 않으면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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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한 군사력 강화를 추진 중인 미국, 전문가들은 AI-핵무기 시스템 통합의 위험성 경고
인간보다 빠른 의사 결정 가능하지만, 예측 불가능성과 오판 가능성 여전히 존재
AI-핵무기 결합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어, 인간 중심의 핵무기 관리 기조 유지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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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미국 국방부는 AI를 무기 시스템에 통합하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캐슬린 힉스(Kathleen Hicks) 미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해 말 펜타곤에서 새로운 AI 전략을 발표하며 "AI를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작전에 통합하는 데 집중하는 이유는, AI가 우리의 의사 결정 우위를 향상시키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AI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분석하여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인간보다 훨씬 빠른 처리 속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 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러한 AI의 능력은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무기 체계에 적용될 수 있다.

즉 AI는 미래 전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은 이러한 AI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방부의 새로운 AI 전략 문서의 부제인 '가속화되는 결정 우위'는 이러한 맥락을 잘 보여준다.

AI 군사 활용, 핵전쟁 위험 높인다

하지만 AI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제임스 존슨(James Johnson)의 저서 'AI와 핵무기(AI and the Bomb: Nuclear Strategy and Risk in the Digital Age)'에서는 AI가 핵무기 시스템에 통합되는 미래를 우려하며, AI가 핵무기만큼이나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샘 넌(Sam Nunn) 조지아주 전 상원의원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 역시 AI의 군사적 활용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샘 넌 전 상원의원이 공동 설립한 '핵위협방지구상(Nuclear Threat Initiative, 이하 NTI)'은 "세계 핵 질서를 위한 7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중 긴장 고조 상황에서 지도자들의 의사 결정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원칙이 있는데, 이는 핵 위협을 줄이고 상호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다.

그러나 AI 도입 확산은 신중한 접근 원칙과 정면으로 상충한다. AI는 의사 결정 속도를 급격히 높여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치명적인 무기의 안전한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넌 전 의원과 NTI는 AI가 의사 결정 시간을 "위험할 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AI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예측 불가 AI, 인간 손에 맡겨야

지난 2월 미국 국무부는 AI 안전 문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핵무기와 AI의 결합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 AI 정책 조언을 제공하며 해당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민간 업체 '글래드스톤 AI(Gladstone AI)'의 에두아르 해리스(Edouard Harris) 공동대표는 핵무기 통제에 AI가 사용될 가능성은 작게 봤지만, AI 허위 정보에 대한 두려움이 국가가 AI 시스템에 핵무기 통제권을 넘기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는 AI가 인간보다 더 능숙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며, 제임스 존슨이 'AI와 핵무기'에서 제시한 시나리오와도 일치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게임 이론을 발전시킨 존 폰 노이만이 주장했던 '예방 전쟁' 개념과도 연결되는데, 그는 상대가 충분한 핵무기를 개발하기 전에 선제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의 발전이 이러한 위험한 논리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의 선제 핵 공격은 없었지만, AI가 폰 노이만처럼 호전적인 게임 이론에 따라 행동할지, 아니면 인간적인 의사 결정을 따를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AI 모델은 다차원적 특성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즉 한 측면에서의 성능 향상을 의도했던 미세조정이 다른 측면에서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러한 불확실성은 AI를 무기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내포한다.

일각에서는 핵무기 시스템의 특수성 때문에 AI 통합이 제한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훈련과 위협은 이러한 낙관론을 무색하게 만든다.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응하여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AI 군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경우, AI 군비 경쟁이 심화될 수 있어, 핵무기 사용 결정에 AI가 개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

따라서 핵 의사 결정에서 인간을 배제하려는 시도에 저항하기 위한 강력한 법적 규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물론 AI의 발전은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그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특히 핵무기와 같은 치명적인 무기와의 결합은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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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백기사' 자처한 증권사들, SSG닷컴 풋옵션 리스크 벗었지만 "이마트 적자 등 그룹 위기는 여전"

신세계 '백기사' 자처한 증권사들, SSG닷컴 풋옵션 리스크 벗었지만 "이마트 적자 등 그룹 위기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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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풋옵션 사태에 흔들리는 신세계, '백기사' 등장에 리스크 해소
신세계그룹 내부 역량 부족 가시화, 이마트 적자 등 내부 문제도 산적
유통업계 부진 장기화 수순, "풋옵션 리스크 해소에 안도해선 안 돼"
Shinsegae NH KB TE 20240619

증권사 연합이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SSG닷컴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 사태에 신세계 측 백기사로 나선 셈이다. 이로써 신세계그룹은 풋옵션 리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당장의 신뢰도 하락 문제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풋옵션 사태로 내부 역량 부족 문제가 가시화한 탓이다.

SSG닷컴 FI 지분 인수 나선 증권사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와 BRV캐피탈이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 인수를 추진 중에 있다. 인수 규모는 약 1조원으로 SSG닷컴이 5년 전 약 1조1,000억원을 투자 유치할 당시 책정한 기업가치 3조3,000억원이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어피너티파트너스는 지분 가치로 1조5,000억원 수준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결국 신세계 측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시장에선 SSG닷컴 지분 인수가 대출과 같은 구조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분을 인수하고 이자를 받되 인수로 인한 위험은 신세계그룹이 부담하는 식이다. SSG닷컴이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단 점이 반영된 결과다. 이외 총주식스와프(TRS) 계약을 통한 계약과 풋옵션 설정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RS란 증거금을 담보로 주식 등 기초자산을 대신 매입하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파생금융거래 기법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증권사들은 신세계그룹이 설립할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을 빌려주고 연 6~7% 수준의 수수료 수익을 취할 수 있다. 명목상 수수료지만, 사실상 이자를 받는 대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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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옥죄던 '풋옵션 리스크'

앞서 신세계그룹은 FI들과 풋옵션 행사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풋옵션 조건 충족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다. 신세계그룹 측은 목표 총매출요건(GMV) 달성 여부에 대해 이미 성공했단 입장이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쓱닷컴의 GMV는 이미 2021년 5조7,174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도 5조7,000억원을 넘겼다. 문제는 이 액수에 상품권으로 인한 중복 계상이 포함돼 있단 점이다. 쓱닷컴에서 상품권을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1차 거래액, 해당 상품권으로 SSG닷컴에서 상품을 구매했을 때 발생하는 2차 거래액이 모두 GMV에 포함됐단 의미다. 이에 FI 측은 "실질적 GMV는 풋옵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FI가 가진 SSG닷컴 지분 전량을 연말까지 제3자에 되팔아주는 방식으로 투자금 1조원을 돌려주겠다고 합의했다. 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풋옵션 효력도 소멸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됐다. 결과적으로 신세계그룹이 풋옵션 리스크를 벗어낸 셈이지만, 위험부담은 여전히 남았다. 연말까지 제3의 FI를 찾지 못할 경우 신세계그룹이 30%의 지분을 끌어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지분 매각이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SSG닷컴에 1조원을 투자할 곳은 거의 없을 것이란 시선이었다. 결국 SSG닷컴에 투자 가치가 없단 의미다. 실제 기업가치도 낮다. 지난해 GMV 2조8,000억원을 기록한 컬리의 시가총액은 증권플러스 비상장 기준 6,500억원가량인데, SSG닷컴은 GMV 배수가 컬리의 0.23배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SSG닷컴의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 FI들의 지분 가치는 4,000억원가량이란 계산이 나온다. 투자 유치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 3조3,00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제3의 FI를 끌어들이기엔 유인책이 부족했던 셈이다.

emart down money TE 20240619

리스크는 벗었지만, "그룹 위기는 여전"

신세계그룹을 뜨겁게 달궜던 풋옵션 사태는 증권가 연합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일단락된 분위기지만, 신세계그룹의 신뢰도 하락 문제는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부 문제의 해결을 외부에 맡김으로써 내부 역량이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낸 탓이다. 여기엔 풋옵션 외 위기상황이 겹친 영향도 있다. 대표적인 게 이마트의 영업손실이다. 지난해 이마트는 연결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는데, 이는 이마트 분리 이후 사상 첫 적자다. 연결 매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긴 했으나, 이마저 쿠팡에 밀리면서 신세계그룹의 경쟁력이 상당 부분 훼손됐다.

이렇다 보니 신세계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경영 효율을 제고해 전사적인 비용 절감을 이루겠단 취지다. 신세계그룹은 우선 내달 1일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합병할 예정이다. 비교적 비슷한 사업군인 대형마트와 SSM을 엮어 시너지를 내겠단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를 합병하면 매입 규모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통합 물류를 통해 운영도 효율화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론 편의점 자회사 이마트24와의 합병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전히 과제가 산적해 있단 점이다. 이마트 주가 하락이 대표적이다. 최근 이마트는 일부 점포의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 본업 경쟁력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가 하락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19일 기준 이마트의 주가는 5만6,900원으로, 2011년 상장 이래 최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재무적 위기로 신사업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점도 불안 요소다. 유통업계가 부진에 빠지면서 각 기업이 신사업 전개를 도모하는 사이 신세계그룹만 홀로 정체돼 있단 의미기 때문이다. 당장의 풋옵션 리스크 해소에 안도해선 안 된단 목소리가 업계를 중심으로 쏟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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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역량 확보' 시동 거는 삼성전자, AI 칩 시장에도 도전장

'GPU 역량 확보' 시동 거는 삼성전자, AI 칩 시장에도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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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영위원회, 이례적 GPU 분야 투자 결정
이스라엘 GPU 개발 스타트업 '인곤야마'에도 투자
'500만원 AI 칩' 만들겠다는 삼성전자, 엔비디아 대항할 수 있을까
samsung gpu 20240619

삼성전자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GPU 개발 스타트업 대상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본격적으로 자체 GPU 개발 역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GPU 투자 본격화하는 삼성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은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에서 GPU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경영위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혐(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등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된 사내이사가 참여하는 기구로, 기업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를 비롯한 경영방침과 전략 등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GPU 투자 결정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경영위에서 GPU 투자를 결정한 것은 부의안건이 공개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경영위에서는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 공장 공사와 설비 투자가 검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첨단 패키징(AVP) 투자 결정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지만, 시스템반도체 단일 품목에 대한 투자 결정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투자를 기반으로 GPU 관련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AI 연산에 주로 활용되는 범용 GPU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제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된다. HBM 시장 '후발 주자'로 밀려난 삼성전자가 자체 GPU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설계도를 기반으로 실물 반도체를 만드는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GPU는 유망한 사업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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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곤야마 홈페이지

GPU 개발 스타트업에 투자 단행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삼성전자가 이미 지난해 GPU 개발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 관련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해외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지난해 11월 이스라엘 GPU 개발 스타트업 인곤야마(Ingonyama)의 2,000만 달러(약 260억원) 규모 시드 펀딩 라운드에 주요 투자자 중 하나로 참여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인곤야마 투자가 자체 GPU 기술력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인곤야마는 지난 2022년 설립된 차세대 반도체 기업이다. 특히 인곤야마의 반도체 칩은 기존 GPU와 유사하지만 고급 암호화를 가속화·완전 동형 암호화를 위해 설계된 프로그래밍 가능한 병렬 컴퓨팅 프로세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용자는 인곤야마 기술을 통해 오픈AI와 같은 머신 러닝 기술이 조작되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불필요한 노출에 대한 걱정 없이 정보를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다. 오메르 슐로모비츠 인곤야마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인 목표는 고급 암호화에 의존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가속화하는 칩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쫓겠다" AI 칩 개발 포부

아울러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엔비디아 GPU에 대항하기 위해 맞춤형 AI 칩을 제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20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현재 개발 중인 마하1 칩은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저전력 메모리로도 거대언어모델(LLM)의 추론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AI 추론칩 마하1은 전력 소모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 시장 강자인 엔비디아의 AI칩이 HBM을 활용하는 반면, 마하1은 저전력 D램인 LPDDR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사 측은 마하1이 AI 칩을 구성하는 핵심인 메모리와 신경망처리장치(NPU) 사이의 데이터 병목 현상을 8분의 1로 줄이는 동시에 전력 효율을 8배 높이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마하1의 가격은 개당 약 5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주력 AI칩 ‘H100’이 개당 4만 달러(약 5,500만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마하1을 비롯한 삼성전자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칩이 기존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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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팹 '2㎚'로 공정 변경 추진, "파운드리 반격 노린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팹 '2㎚'로 공정 변경 추진, "파운드리 반격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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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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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선단 공정' 확대, AI 수요 대응 일환
이르면 3분기 내 전환 여부 결정, 가동 시점 관심
3·4㎚ 수요 부진에 2㎚ 공정으로 반격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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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4나노미터(㎚)에서 2㎚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AMD·퀄컴 등 핵심 파운드리 고객사가 포진한 미국에서 TSMC·인텔과의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단 공정을 빠르게 늘리려는 조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4㎚→2㎚ 전환'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팹) 공정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3분기 내에 2㎚ 전환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테일러 공장은 2021년 투자를 결정, 이듬해 공사를 시작했고 2024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할 계획이었다. 경계현 전 삼성전자 DS부문장도 지난해 7월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테일러 공사 사진을 공개하며 “2024년 말이면 여기서 4㎚ 양산 제품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수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테일러 장비 발주가 지연되고 있다. 4㎚에서 2㎚로 공정 전환을 검토하면서 삼성이 당초 계획했던 장비 주문을 미루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정 변경을 추진하는 구체적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인공지능(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반도체 시장도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해석된다.

또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AI 반도체가 앞으로는 스마트폰이나 PC와 같은 기기 속(온디바이스 AI)으로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이 필요한 만큼 상용화된 4㎚보다 2㎚를 준비하는 것이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파운드리 경쟁사들이 2㎚ 이하 공정에 승부를 걸고 있는 시장상황도 있다. 인텔은 올해 미국 애리조나 공장과 오하이오 공장에서 각각 2㎚와 1.8㎚ 공정 양산을 계획 중이다. 또 미국 내 3개 팹을 건설 중인 TSMC는 2025년 상반기 4㎚, 2028년 2·3㎚, 2030년 2㎚ 이하 공정을 계획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일본 라피더스도 2027년부터 2㎚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미국 IBM과 협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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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 AP/사진=삼성전자

3㎚ 열세 "수율 기대 이하"

3㎚ 공정 수율과 전력효율성 측면에서 삼성이 TSMC 대비 열세를 보인 점도 이번 공정 변경에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3㎚ 공정 양산을 선언한 지 이미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업계 최초로 3㎚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적용해 양산을 시작했지만, 3㎚ 1세대 공정인 N3 노드(SF3E)가 기대 이하의 수율과 성능을 보이면서 암호화폐 채굴용 칩과 같은 틈새 시장에서만 채택돼 왔다. 이후 자체 개발한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의 엑시노스 2500도 삼성 파운드리 3㎚ 공정을 통해 생산됐으나 수율이 기대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 3㎚ 공정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저조한 수율과 전력 효율성을 꼽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선단 반도체 공정의 주요 격전지로 떠오른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를 제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TSMC 대비 10~20% 낮은 지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바일, 서버 등 주요 시장에서 AI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칩의 전력 효율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발열 제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의 발열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최첨단 칩 제조사들의 난관이었지만, AI 반도체 시대가 열리면서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가 됐다"며 "특히 모바일 칩의 경우 발열은 스마트폰의 전체 구조를 붕괴시킬 정도로 리스크가 크고, 서버용 칩 역시 하나의 서버랙에서 발생한 발열이 들불처럼 번져서 서버 전체에 과부하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파운드리 회사의 발열 제어 공정 노하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은 11%로 지난해 4분기(11.3%)보다 소폭 하락했다. 반면 TSMC는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점유율이 61.2%에서 61.7%로 증가했다.

4㎚도 TSMC 가성비 공정에 밀려

여기에 4㎚ 수요 부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TSMC가 최대 8.5% 저렴한 '가성비' 4㎚ 공정 출시를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통상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가격은 같은 공정에서 TSMC보다 저렴하다.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TSMC와 경쟁을 위해 고객에게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더욱이 첨단 공정에 속하는 4㎚ 공정은 수익성이 높다.

그러나 TSMC가 4㎚ 공정 가격을 낮출 경우 삼성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게 된다. 실제로 TSMC는 가격을 낮춘 4㎚ 공정을 제공하면서 팹리스 고객사의 가격 부담을 낮추고, 삼성전자와 인텔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4㎚ 공정의 주요 고객사로는 엔비디아, AMD, 애플 등이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 3월 발표한 AI 가속기 B100 GPU도 TSMC 4㎚ 공정에서 생산된다.

이에 업계의 관심은 테일러 공장 가동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비 변경이 필수적인 데다, 반도체 공장은 안정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진행된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고객 수주 상황에 맞춰 미국 테일러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 규모와 투자를 확대, 오는 2030년까지 총 400억 달러(약 55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64억 달러(약 9조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그런 만큼 테일러 공장 공정 전환에 따른 투자 지연이 영향을 줄 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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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