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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잡힌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작업, '알짜 사업' 매각 리스크는 여전히 과제로

윤곽 잡힌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작업, '알짜 사업' 매각 리스크는 여전히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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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3파전', 경영권 지분 매각 가능성↑
성장성 높은 특수가스, "알짜 사업 매각 후 회사 경쟁력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재무부담 위기에 신용등급 하락까지, 리스크 가중에 '결단' 내렸나
hyosung chemical money TE 20240622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IMM프라이빗에쿼티(PE)·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인수전에 참여했으며, 매각 측은 소수 지분이 아닌 경영권 지분 매각에 무게를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통해 재무부담 위기를 확실히 넘기겠단 취지지만, 일각에선 불안의 목소리도 나온다. 알짜 사업의 기반인 특수가스사업부를 매각하면 재무부담을 해소하긴커녕 리스크만 더 커질 수 있단 것이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경영권 지분 매각에 '무게'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예비입찰을 통과한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 9개사 중 경영권 인수까지 할 수 있는 후보 5개사를 추린 뒤 개중 3개사와 세부적인 조건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효성화학 측은 지난 4월 중순 특수가스사업부 소수 지분(49%)을 인수할 숏리스트를 구성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6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우협)를 선정한단 게 당초 목표였지만, 실사 진행 중 효성화학 측이 소수 지분 매각과 경영권 매각안을 모두 열어놓고 "상세한 조건을 다시 제안하라"고 주문하면서 일정이 다소 밀렸다.

여기서 경영권 인수 조건을 새로 제안한 이들은 스틱인베스트먼트·IMM PE·IMM인베스트먼트·어펄마캐피탈·노앤파트너스 등 5개사며, 현재까지 진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건 스틱인베스트먼트·IMM PE·IMM인베스트먼트 등 3개사다. 사실상 지분 인수전이 3파전으로 압축된 셈이다.

이들 3개사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건 스틱인베스트먼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투자금)는 2조원이 넘는다. 당초 원매자들은 특수가스사업부 소수 지분 49%의 가격을 3,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는데, 지분 전량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매각 가격이 1조원 내외까지 오를 거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향후 상황을 고려해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자금 여력은 충분하단 의미다.

IMM PE의 경우 기존 포트폴리오사인 산업용 가스 업체 에어퍼스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가 경영권 매각으로 선회할 경우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인프라펀드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인프라펀드의 목표 수익률(타깃 리턴)이 최저 8%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펀드 목표 수익률(15% 내외)보다 낮아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유리한 요건을 갖췄단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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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에 미래 전망도 비관적, "알짜 사업 매각 자충수될 수도"

이처럼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작업의 방향성에 윤곽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업계에선 효성화학이 드디어 고삐를 제대로 쥐기 시작했단 평가가 나온다. 이전까지 효성화학은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에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부화뇌동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5월엔 지주사 효성이 특수가스사업을 담당할 신설 법인을 직접 품겠단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효성화학이 특수가스 사업과 관련된 자산을 신설 법인에 양도한 뒤 해당 법인에 효성과 재무적투자자(FI)가 51대 49로 출자하는 식이다. 특수가스사업 계열사를 지주사의 자회사로 올림으로써 자금 유동성을 제고하면서 사업도 영위하겠단 취지였다. 결국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다소 주저한 셈이다.

효성화학이 이같은 태도를 보인 건,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이후 실적이 하락할 수 있단 우려가 확산한 탓이다. 현재 효성화학엔 폴리프로필렌(PP·2023년 기준 매출 비중 61.05%)과 테레프탄산(TPA·14.19%), 필름(PET·나일론·8.55%), 삼불화질소(NF3·5.85%), TAC필름(4.69%) 등 5개 주요 사업부가 있다. 이 중 NF3를 생산하는 특수가스는 AI발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성장에 탄력을 받으면서 효성화학의 수익성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특수가스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84억원, 200억원이었는데, 동기간 효성화학의 매출은 2조7,916억원, 영업손실은 1,888억원이었다. 특수가스사업부는 손실을 이어가는 효성화학이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알짜 사업'이란 의미다. 효성화학이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다.

효성화학이 영위 중인 사업 중 비중이 가장 높은 PP 사업의 업황이 부진하단 점도 부담을 키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PP 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1조7,572억원, -11.5%(약 2,020억원 영업손실 추정)에 달했다. 2022년 1조7,374억원, -21.64%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미래 전망도 비관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PP의 원재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치솟은 데다, 최근 경쟁 업체인 중국 기업들이 물량 공세를 이어가며 효성화학의 경쟁력이 급락한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NF3를 기반으로 하는 특수가스 시장은 반도체 제조공정 고도화에 따라 높은 성장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며 "해당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당장 현금을 마련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오히려 회사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 자금 부담 심화, "결단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

이런 가운데 효성화학이 경영권 지분 매각을 공식화하고 나선 건 자금 부담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효성화학의 순차입금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2018년 말 약 9,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불과 6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부채총계(3조537억원)와 자본총계(619억원)를 고려했을 때 부채비율도 5,000%에 육박한다. 1조5,000억원가량 투자를 단행한 베트남 공장이 잦은 설비 결함 등으로 부진을 겪은 것이 원인이다.

설비투자에 자금을 쏟아 넣었음에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 것도 치명타로 작용했다. 올해 업황 역시 여전히 부진하기에, 베트남 공장이 '풀 가동' 상태를 유지한다 해도 유의미한 수준의 흑자전환을 달성하는 건 거의 불가능할 거란 게 업계의 시선이다.

이렇다 보니 신용등급도 하락 수순을 면치 못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나란히 하향조정했다. 한신평은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으로, 더딘 수익성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고, 나신평은 낮은 잉여 현금흐름 수준을 감안할 때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신용등급 하향 이유를 전했다. 재무부담 위기의 실체가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가시화하기 시작하면서 효성화학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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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화물 열차, 늘어나는 길이만큼 탈선 위험도 증가할까?

[해외 DS] 화물 열차, 늘어나는 길이만큼 탈선 위험도 증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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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검영대 연구팀, 열차 길이가 길수록 탈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 발표
열차 칸수별 탈선율 증가분에 대한 '과대 해석'에 이의를 제기한 철도 업계
안전과 효율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논의가 계속될 전망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Longer Freight Trains Derail More ScientificAmerican 20240621
사진=Scientific American

미국에는 화물 열차 길이에 대한 연방 규제가 없어 비용에 민감한 철도 산업은 자유롭게 열차 길이를 늘여왔다. 2010년에는 텍사스에서 캘리포니아까지 3.5마일(약 5.6 km) 길이의 거대한 화물 열차를 시험 운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에서 화학 물질을 운반하던 1.75마일(약 2.8km) 길이의 열차가 탈선해 화재가 발생하면서 열차 길이 제한에 대한 논의가 대두됐다.

누락된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한 기초 작업

'위험 분석 저널(Risk Analysis)'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열차 길이가 길어질수록 탈선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칸짜리 열차 두 대를 100칸짜리 한 대로 교체하면 전체 운행 열차 수가 줄어들더라도 탈선 확률이 1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200칸짜리 열차는 50칸짜리 네 대에 비해 탈선 확률이 24%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열차 길이별 운행 빈도에 대한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분석에 어려움을 겪던 연구팀이 '준유도 노출(quasi-induced exposure)' 방법을 활용하여 얻어낸 성과다. 준유도 노출 방법론은 긴 열차와 짧은 열차의 탈선율을 정확히 비교하기 위해, 탈선 사고 외에 열차 길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사고 데이터를 활용하여 열차 길이별 운행 빈도를 추정하는 접근법이다. 단순히 긴 열차의 운행 빈도가 높아 탈선율이 높게 집계된 것을 실제 위험 증가로 오인하는 분석 오류를 피하기 위해 이번 연구에 적용됐다.

연구팀은 열차 길이별 운행 빈도를 추정하기 위해 '철도 건널목 사고' 데이터를 활용했다. 운전자가 기차 길이와 관계없이 건널목을 통과하려다 발생하는 사고이므로, 열차 길이에 대한 중립적인 빈도 정보를 제공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탈선 사고와 철도 건널목 사고에서의 열차 길이 분포를 비교함으로써, 연구팀은 열차 길이와 탈선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연구팀은 미국 교통부 산하 연방철도청(Federal Railroad Administration, FRA)이 탈선 사고와 철도 건널목 사고 관련 열차 길이 데이터를 모두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하여, 10년간 발생한 탈선 사고 1,073건과 철도 건널목 사고 1,585건을 지역 및 연도별로 비교해, 부족한 데이터 환경 속에서도 열차 길이와 탈선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해 냈다.

브리검영대 연구팀 '탈선 위험 높다' vs 철도업계 '과장됐다'

미국 브리검영대에서 진행한 이번 연구가 준유도 노출 방법론을 독창적으로 활용해 주목을 받는 동시에, 일각에서는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철도 건널목 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된 열차 길이별 운행 빈도가 실제와 다를 수 있어, 열차 길이별 탈선율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철도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Railroads)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제시카 카하넥(Jessica Kahanek) 부사장 또한 연구의 위험 추정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브리검영대 연구팀이 열차 유형이나 각 칸의 차량 유형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연구에서 언급된 50칸짜리 열차는 2,600피트 석탄 열차, 10,000피트 복합 화물 열차 또는 5,000피트 일반 화물 열차 등 다양한 유형을 포괄할 수 있는데, 이러한 차이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협회는 열차 유형을 통제하고 나면 열차 길이가 탈선율에 미치는 순수한 영향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는 열차 길이 단위로 피트 대신 열차 칸수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가시성, 선로 상태, 운행 특성, 계절별 온도 등 다양한 변수를 통제했기 때문에, 열차 유형을 고려하더라도 열차 길이가 탈선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연구의 공동 저자인 브리검영대 피터 매드슨(Peter Madsen) 조직행동학 교수는 "(업계 단체들이) 연구 결과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우리는 긴 열차 운행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논의에 더 많은 근거를 제시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기관사이자 미국 철도 노조인 국제판금·항공·철도·운송노동자협회(SMART-TD)의 안전 책임자 제라드 캐시티(Jared Cassity)는 긴 열차, 특히 빈 차량과 화물 차량이 혼합되면 안전에 더욱 취약하다고 지적하며 브리검영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현실을 잘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열차 길이 제한 법규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오하이오주 탈선 사고 이후 7,500피트 이상의 긴 열차에 관한 연구를 의뢰받은 미국 과학·공학·의학 아카데미(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 NASEM)는 브리검영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검토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연방철도청(FRA) 역시 해당 연구 결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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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투자지분 매각 나선 SK그룹, 1조 실탄 확보로 'SK온 부활'에 박차 가하나

베트남 투자지분 매각 나선 SK그룹, 1조 실탄 확보로 'SK온 부활'에 박차 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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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베트남 마산·빈그룹 지분 매각 본격화, 재무부담 해소 노리는 듯
전기차 캐즘에 불황 겪는 SK온, 올 2분기에도 3,315억원 영업적자 전망
SK온 부활에 사활 걸었지만, SK이노-SK E&S 합병부터 '난관'
SK liquidate TE 20240621

SK그룹이 베트남 마산·빈그룹 투자 지분 매각으로 재무부담 해소를 노린다. 이를 통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어려움에 빠진 SK온을 부활시키겠단 취지다. 여기에 수익성이 크지 않은 비주력 투자자산을 정리한단 목적도 읽힌다. 실제 마산·빈그룹은 투자 당시보다 여력이 많이 줄었고, 자산 주가 역시 폭락한 상황이다.

SK그룹 베트남 투자지분 매각 수순

21일 SK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9%를 처분하는 풋옵션(주식 매도 권리)을 행사해 매각 협상을 마무리 중이다. 2018년 투자 당시 SK그룹이 마산그룹에 투입한 금액은 4억5,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300억원)다. 양사 간 지분 매각 협상은 현시점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빈그룹과도 지분 매각을 협상 중이다. SK그룹은 지난 2019년 빈그룹 지분 6.1%를 1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조1,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SK그룹은 연내 협상을 마무리해 늦어도 내년 초까지 투자금을 전액 회수하겠단 방침이다. 빈·마산그룹 지분 투자에 국내 연기금과 재무적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만큼 전체 지분 매각대금 중 SK그룹의 몫은 약 1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낮은 마산·빈그룹, 주가도 하락세

그간 SK그룹은 베트남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베트남 정·재계와 빈번한 접촉을 이루기도 했고, 지난해 10월엔 베트남을 찾아 넷제로(탄소중립)를 돕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금융업계의 이목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마산그룹, 빈그룹 거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는 데 거듭 성공한 게 이를 방증한다. 마산그룹 투자 때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빈그룹 때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이큐파트너스가 힘을 보탰다. 든든한 대기업이 망하지 않을 기업에 투자하는 거래란 평가에 금융사와 기관투자가들 역시 SK그룹의 베트남 투자를 반기는 양상이 이어졌다.

SK그룹의 베트남 투자 기조가 변곡점을 맞은 건 2년 전부터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줄면서 SK그룹에 재무 위기론이 확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SK그룹은 2022년 말을 기점으로 전사적인 자금 확충에 역량을 집중했다. SK, SK E&S,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동남아투자법인 주주들의 자금 사정에 여유가 없었다 보니 베트남 투자 자산도 매각 후보군에 올랐다. 이번에 마산·빈그룹 지분 매각에 나선 것도 SK온을 중심으로 재무 위기가 지속된 탓이다.

베트남 투자에 따른 수익이 거의 나지 않았단 점도 매각 이유 중 하나다. 2019년 4,000억원 가까운 순익을 거둔 빈그룹은 2021년 돌연 대규모 적자를 냈다. 마산그룹 역시 팬데믹 특수를 누린 2021년 5,000억원의 순익을 냈으나 2022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겨우 적자만 면했다. 투자 자산 주가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 빈그룹의 주가는 SK그룹 인수 당시 주당 11만3,000베트남동(VND)에 달했으나 21일 기준 41,650VND까지 하락했다. 주당 평균 가격 10만 VND에 사들였던 마산그룹의 주가 역시 같은 날 기준 76,200VND로 하락했다. SK온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SK그룹 입장에서 이들 베트남 지분은 부담만 늘리는 걸림돌인 셈이다.

SKON netprofit loss TE 20240621

최종 목표는 SK온 부활, 주주 반발은 여전히 과제로

결국 SK그룹의 최종 목표는 SK온 부활이다. 배터리 업체 SK온은 최근 급격한 침체기에 빠졌다. 전기차 캐즘이 확산하면서 배터리 판매 물량이 감소해 실적 전반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북미 지역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며 보조금(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액이 지난해 4분기 2,40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5억원으로 급감한 것도 치명타로 작용했다.

악재가 이어지면서 SK온의 손실 폭은 점차 커졌다. 지난해 4분기 186억원가량이던 손실액은 올 1분기 들어 3,315억원으로 급증했다. 2분기 역시 3,51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이 SK온 부흥액 마련에 본격 돌입한 이유다.

최근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단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사업 재편 및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겠단 취지였지만, 변수가 생겼다.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상장사(SK이노베이션)와 비상장사(SK E&S) 간 합병은 상장사에 불리한 합병 비율이 나오는 게 통상적이다. 상장사는 시장가격으로 평가되는데, 주가 하락 시점에 합병이 추진되면 상장사 주주들에겐 불리한 합병 비율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현시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1년 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5배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격에 합병이 이뤄지는 등 SK이노베이션 주주 측에 불리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단 의미다. 이 경우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합병·중요 영업 양도 등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에 대해 반대하는 주주가 본인 소유의 주식을 공정한 가격에 매수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시작되면 SK이노베이션의 현금 부담은 더욱 커진다. SK온 부활을 위한 토대 마련 작업이 오히려 기업을 위협하는 모순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셈이다. 베트남 지분 매각을 통해 급하게 실탄을 확보한 것도 이와 무관하진 않을 거란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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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서는 챗GPT 못 쓴다니" 중국 현지 AI 파트너 물색하는 애플

"中에서는 챗GPT 못 쓴다니" 중국 현지 AI 파트너 물색하는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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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AI 모델 견제하는 中, 오픈AI와 손잡은 애플 '난감'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 위해 현지 AI 협력사 찾아 나서
바이두와 협력 관계 구축한 삼성전자, 갤럭시 S24에 '어니봇'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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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중국 현지에서 인공지능(AI) 분야 파트너를 찾고 있다. 중국 내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는 오픈AI의 챗GPT 등 서구의 AI 모델을 적용할 수 없게 되면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같이 현지 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해 각종 첨단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중국 AI 파트너 찾아 헤매는 애플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AI 기능이 탑재된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중국에서 협력 업체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 알리바바그룹을 비롯해 스타트업 바이촨 AI 등 여러 중국 기업과 대화를 나눴다는 전언이다. 다만 WSJ은 차기 아이폰 모델 출시가 불과 몇 달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 아직 중국 업체와의 구체적인 거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현지 AI 파트너를 물색하는 배경으로는 중국의 서구 AI 모델 규제가 지목된다. 중국에서는 기업들이 AI 챗봇을 도입하기 전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AI 모델이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로부터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자국민 데이터가 무분별하게 유출될 수 있으며, 정부가 승인하지 않은 방식으로 기업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3월 베이징의 인터넷 감시 기관인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은 117개의 생성형 AI 제품을 승인했으나, 그중 외국에서 개발된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지 AI 파트너 물색이 사실상 필수적이라고 본다. 중국 현지 제조사들이 줄줄이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내수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비보는 자체 개발한 AI '란신(BlueLM)'을 탑재한 ‘비보 S18 프로’를 공개했다.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한 아너 역시 올해 초 자체 개발 AI가 탑재된 ‘매직 6 시리즈’를 내놨다. 같은 달 오포도 자체 LLM '안데스GPT'가 적용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파인드 X7 시리즈’를 공개하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애플-오픈AI의 협력 관계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애플이 중국 외 시장에서는 오픈AI와의 협력을 점차 강화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파크에서 열린 '2024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신규 애플 운영체제(OS)에 탑재될 첫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트'를 공개했으며, 이와 함께 오픈AI 챗GPT와 결합된 음성 비서 '시리'를 선보였다.

당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혁신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게 돼 무척 기쁘다. '애플 인텔리전트'는 사용자가 애플 제품으로 이룰 수 있는 일, 그리고 애플 제품이 사용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 능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애플 고유의 방식을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사용자의 개인적인 상황 및 맥락과 결합해 실로 유용한 AI 역량을 제공한다"며 "이 스마트한 역량은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을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에 액세스할 때도 개인정보와 보안에 만전을 기한다. 오직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AI"라고 소개했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 인텔리전트'가 제공하는 새로운 쓰기 도구는 메일, 메모, 서드파티 앱 등 글을 쓸 수 있는 대부분의 앱에서 사용자가 쓴 글을 재작성하고, 교정하고, 요약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챗GPT와 결합된 음성 비서 '시리'는 애플 앱과 서드파티 앱을 넘나들며 수백 가지 동작을 새롭게 수행할 수 있다. 사용자가 글을 쓰거나 다양한 스타일의 이미지 생성을 필요로 할 때에도 챗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openai apple 20240621

바이두와 맞손 잡은 삼성전자

문제는 이들 기업의 협력 관계가 중국 시장 내에서만큼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같이 현지 기업의 AI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첨단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AI 기능을 갖춘 갤럭시 S24를 출시하며 중국 최대 검색 기업 바이두·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메이투 등 현지 업체와 협력한 바 있다. 바이두는 알리바바, 텐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의 거대 IT 기업으로, 중국 최초의 생성형 AI ‘어니봇’을 개발했다. 어니봇은 이른바 '중국판 챗GPT'로 불리는 모델로 지난해 12월 기준 약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시장 입지를 굳힌 상태다.

갤럭시 AI는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가우스와 구글의 제미나이(Gimini)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중국 내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에는 제미나이 대신 어니봇이 핵심 기능으로 탑재됐다. 어니봇은 갤럭시 S24가 제공하는 실시간 통화 통역, 텍스트 번역, 노트 요약과 같은 기능에 활용된다. 또한 동그라미를 그려 검색하는 ‘서클 투 서치’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바이두 스마트 클라우드는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삼성이 출시한 갤럭시 AI에는 바이두 어니봇의 여러 기능을 통합해 통역 통화, 번역 기능과 함께 기타 생성형 AI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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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필리 조선소 인수한 한화그룹, 미국 조선·방산 시장 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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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국내 최초로 미국 조선소 인수
美 존스법에 가로막혔던 현지 방산 사업 확대 기회
민간 상선·컨테이너선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 창출 예정
hanwha Philly 20240621

한화그룹이 국내 최초로 미국 조선소를 인수했다. 현지 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연안무역법(Jones Act, 존스법)의 한계를 돌파, 미국 군함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유지보수)는 물론 함정 건조·민간 상선 개발 등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손에 넣은 것이다.

美 필리 조선소, 한화그룹 품으로

21일 한화그룹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100%)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인수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참여하며, 인수금액은 1억 달러(약 1,380억원)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Aker)의 미국 소재 자회사로, 미국 존스법에 의거해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는 업체다. 1997년 미국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된 이후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해 왔다. 미국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건조 등 상선뿐만 아니라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 건과 관련해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및 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동∙동남아∙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조선사의 미국 시장 진출

업계에서는 한화가 미국 존스법의 한계를 넘어 현지 방산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현재 미국은 존스법을 통해 자국에서 건조·개조되거나 미국에 해상 운송 권한을 등록한 선박, 미국인이 승선한 선박 등만이 미국 연안을 운항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다.

문제는 존스법의 영향으로 시장 경쟁이 무의미해지며 미국 내 선박 제조·수리 인프라가 취약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군함 시장의 경우 높은 단가, 납기 지연 등 고질적인 문제로 기초 체력이 쇠약해진 상황이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미국 함정 MRO 시장이 품은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기준 미국의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공략에 나선 조선사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 필요한 자격인 MRSA를 신청했으며, 올해 초 조선소 실사까지 완료했다. 지난 4월에는 필리 조선소와 현지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관공선 신조(新造) 및 MRO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협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한화오션 역시 작년 함정 MRO 전담 조직을 신설한 뒤 상선 수주보다 특수선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philly 20240621
미국 필리 조선소/사진=한화오션

필리 조선소 인수 시너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화그룹이 관련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점이다. 단순 MRO를 넘어 현지 선박 건조를 통해 시장 수요를 흡수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최근 미국 함정 시장에서는 해군 함대 소요 대비 생산 공급 부족으로 인한 함정 건조 설비 증설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추후 한화 측은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독(Dock·선박 건조장)을 향후 미국 함정 건조 및 MRO 수행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화시스템은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 분야에서도 필리 조선소와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상선·함정 시스템 관련 스마트십 솔루션인 ECS(통합제어장치)·IAS(선박 자동제어 시스템) 등 해양 시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선 라인업을 선보이며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필리 조선소가 강점을 가진 중형급 유조선·컨테이너선 분야로의 수주 확대도 계획돼 있다. 해외 거점 확보를 계기로 매출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추후 친환경 선박 기술, 스마트십 기술, 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 조선소에 적극적으로 접목해 나가며 시장 경쟁력을 갖춰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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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중심 보상 카드 꺼내든 현대자동차, 노조는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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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PI 신규 도입 등 임금 체계 개편안 제시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전철 밟을까
"성과보상제 부담" 반대 의견 드러낸 노조, 20일 쟁의 발생 결의

현대자동차가 인사 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화하는 '퍼포먼스 인센티브(PI)' 도입을 공식 제안했다. 장기간 유지해 온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 중심 보상을 강화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임금 체계 개편 흐름에 발맞추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생산직 위주로 구성된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 같은 개편안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연장근로수당 개편안 제시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성과급을 도입하는 내용의 임금 체계 개편을 노조에 제시했다. 대상자는 소위 ‘화이트칼라’로 불리는 연구·사무직 분야 사원·대리급 직원 1만여 명으로, 생산직은 논의에서 제외됐다. 노조 가입 대상이 아닌 책임매니저(과장)급 이상 연구·사무직은 현재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대차 임금체계 개편안의 핵심은 PI 제도 도입이다. 호봉제를 폐지하더라도 당장 직원이 받는 급여는 달라지지 않는다. 기본급은 연차에 따라 자동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기본급 대신 상여금 성격의 ‘연장근로수당’을 손보기로 했다. 현대차는 현재 기본급과 근속수당, 통합수당, 단체개인연금 등을 합한 총급여의 15%를 연장근로수당으로 지급하는데, 이를 ‘퍼포먼스 베네핏(PB)'과 PI로 나눠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 중 PB는 연구·일반직 전원에 공통 적용되는 개념으로, 기존 연장근로수당과 동일한 성격을 띤다. 핵심적인 변화는 신규 도입되는 PI에 있다. 현대차는 인사 평가에 따라 직원을 3개 등급으로 나눈 뒤 1등급에겐 총급여의 3%, 2등급 2%, 3등급에게는 1%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PB란 이름으로 기존 연장근로수당보다 더 주고(0.5%p), 추가로 PI를 지급하는 만큼 3등급을 받은 직원도 지금보다 최소 총급여의 1.5%만큼 더 받는 구조”라며 “임금이 줄어드는 직원은 한 명도 없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 흐름 쫓나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임금 체계 개편에 나섰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실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일찍이 직무와 업무 난이도별로 임금을 차등 지급해 왔다. 도요타는 2019년 과장급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연공서열에 따른 정기승급을 폐지했다.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 중심 보상을 강화한 것이다. 이후 2020년에는 일반 사무직 대상, 2021년에는 생산직까지 이 같은 임금 체계를 적용하며 전 직원 호봉제를 폐지했다.

폭스바겐은 1950년대부터 등급 평가 분석 기법을 적용했다. 전문 지식, 솜씨(손기술), 작업 환경, 책임 범위 등 14개 항목 평가 기준에 따라 직무 서열과 임금 등급이 결정되는 식이다. 이에 따라 같은 생산직이라도 열악한 작업 환경에 자주 노출되거나 책임져야 할 공구 작업물이 많은 근로자는 보다 높은 임금을 지급받게 된다.

strike hyundai 20240621

쟁의 결의한 현대차 노조

다만 생산직 위주로 구성된 현대차 노조는 회사의 이 같은 제안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보상제가 생산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노사 의견이 좀처럼 합치되지 않는 가운데, 결국 노조는 최근 쟁의(파업) 발생을 결의했다. 노조는 20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원활한 파업 진행을 위해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노조는 오는 2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다.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 여부도 나올 예정이다. 전체 조합원 중 과반이 파업에 찬성하고, 중노위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한 뒤 구체적인 파업 일정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수준의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회사는 지난 13일 열린 8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50%+1,450만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 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100%와 주식 20주 지급 등의 조건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협상이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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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또 뚫렸다" 누적되는 해킹 피해 사례, 이번 타깃은 협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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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주요 협력사, 랜섬웨어에 해킹 당해
개인정보 유출부터 NFT까지, 해킹 피해 꾸준히 누적
소프트웨어 영향력 커지는 완성차 시장, 보안 문제 '족쇄'되나
hyndai hacker 20240621

랜섬웨어 그룹이 현대자동차·기아 협력사의 내부 자료를 탈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비교적 보안이 허술한 중소·중견기업을 '연결다리'로 삼아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연이은 해킹 피해 사례가 이들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랜섬웨어 그룹, 현대차 주요 협력사 해킹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랜섬웨어(컴퓨터 시스템을 감염시켜 정보 접근을 제한하는 악성 소프트웨어) 그룹 스페이스 베어스(Space Bears)는 다크웹 블로그에 현대차·기아의 협력사인 S사의 내부 자료를 탈취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스페이스 베어스는 현대차 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24일 오후 7시(한국시간) 데이터베이스와 재무 리포트, 기밀 정보 등 내부 자료를 공개하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스페이스 베어스는 올해 출현한 신생 해킹 그룹으로 △중국의 글로벌 무전기 제조사 미국 법인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기업 △싱가포르 식료품 기업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랜섬웨어 공격을 벌여왔다. 한국 기업이 타깃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여타 랜섬웨어 그룹과 마찬가지로 거래 성사 시 △내부 자료 게시물 삭제 △복호화 도구 제공 △향후 유사한 공격 방지책 안내 등을 약속했다.

해킹 피해를 본 S사는 시가총액이 약 5,000억원, 지난해 매출액이 약 3조원에 이르는 현대차·기아 주요 협력사로, 현대차·기아의 해외 현지 법인을 비롯해 벤츠, 폭스바겐, 포드, 재규어랜드로버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이 대기업을 공격하기 위한 일종의 '루트'를 제공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안업계 종사자는 “(이번 해킹 사건은) 중견·중소기업의 보안 허점이 산업계 전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사들도 보안 강화에 적극적으로 힘쓸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수년 전부터 부각된 '보안 허점'

주목할 만한 부분은 수년 전부터 현대차를 대상으로 한 해킹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1월 현대차 러시아법인에서 13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후 미국에서도 고객 정보는 물론 △임직원 전화번호 △이메일 백업 자료 △은행 거래 기록 △해외 법인 실적 보고서 △IT·보안 문서 및 조직도 등 기밀 정보가 대거 유출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22년에는 대체 불가능 토큰(NFT) 사업과 관련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이더리움 기반 '별똥별(슈팅스타) NFT'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판매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커가 현대차 NFT 공식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메신저 '디스코드'의 게시판 운영자 공지 게시 권한을 탈취, 피싱 사이트의 주소를 포함한 게시물을 게재해 고객들의 접속을 유도한 것이다. 해커는 현대차 NFT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기념 NFT를 추가로 선착순 무료 제공한다는 식의 거짓 공지를 올리며 고객들을 현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의 공격 수단이었던 피싱 사이트는 고객의 가상자산 지갑에 있던 NFT를 해커의 지갑으로 옮기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해커의 게시글에 속아 링크를 클릭한 일부 고객들은 자신이 갖고 있던 현대차 별똥별 NFT를 순식간에 잃었고, 하루아침에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금전적 피해를 보게 됐다.

관련 피해 최근까지도 이어져

해킹으로 인한 현대차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는 최근 들어서도 꾸준히 누적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4월에는 현대자동차 스페인 법인이 사이버 공격을 당해 수천 명의 고객 데이터가 노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어 같은 달 현대차의 이탈리아와 프랑스 판매 법인의 고객 데이터베이스 관리 서버가 해커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해당 공격으로 인해 유출된 정보는 회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베이스에 담긴 차량 소유자와 시승 예약자들의 이메일 주소, 집 주소, 전화번호, 차량 번호 등이다.

지난 2월에는 현대차 유럽권역본부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보관 중이던 약 3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데이터를 탈취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당시 현대차 유럽권역본부를 공격한 해킹 단체는 블랙바스타(Black Basta)로 알려졌다. 2022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블랙바스타는 그간 랜섬웨어 몸값으로만 1억700만 달러(약 1,49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쌓여가는 해킹 피해 사례가 추후 현대차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완성차 시장 내에서 소프트웨어의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 자동차 시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가 탄탄한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을 경우, 해커가 자동차 시스템·조작권 등 소프트웨어를 탈취해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보안 문제로 인해) 제품에 대한 고객 신뢰 자체가 무너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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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수학자들을 당황하게 한 소수 문제 ‘쌍둥이 소수 추측’

[해외 DS] 수학자들을 당황하게 한 소수 문제 ‘쌍둥이 소수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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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데이터 사이언스 이야기를 정확한 분석과 함께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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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비밀을 풀고자 했던 천재 수학자들,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연구할수록 미궁 속으로 빠지는 쌍둥이 소수 추측
이탕 장 교수, 특정 거리에서 무한히 많은 소수 쌍 존재하는 것 밝혀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쌍둥이 소수
사진=Scientific American

소수는 오랫동안 수학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아 왔다. 소수는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눌 수 있는 신비한 자연수를 말한다. 오일러, 가우스, 리만 등 당대 ‘천재’라고 불리는 수학자들이 소수의 매력에 빠져 소수의 비밀을 풀고자 노력했으나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이토록 소수에 열광하는 이유는 소수가 갖는 불규칙성 때문이다. 수학자들이 소수의 규칙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소수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지만, 파헤칠수록 소수는 새로운 문제를 던져준다.

미해결된 소수 문제 중 쌍둥이 소수 추측이 있다. 쌍둥이 소수란 연속하는 두 소수 사이의 거리가 2인 소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3, 5), (5, 7), (21377, 21379) 등이 있다. 쌍둥이 소수 추측은 쌍둥이 소수가 무한히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쌍둥이 소수 추측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처럼 문제 정의는 간단하지만,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소수의 무한성 증명, 쌍둥이 소수도 무한한가?

소수의 특징은 수가 커질수록 소수는 드물게 나타난다. 소수는 1과 자기 자신으로 밖에 나눌 수 없으므로 $N$의 배수(여기서 $N$은 자연수) 중 $N$을 제외한 다른 배수는 소수가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4(2의 배수), 9(3의 배수), 15(5의 배수), 49(7의 배수)는 소수가 아니다. 따라서 수가 커질수록 소수는 드물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럼 수가 계속 커져도 소수가 존재할까? 다시 말해 소수는 무한한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기원전 300년 경에 유클리드가 ‘소수의 무한성’을 증명했다. 소수가 유한하다는 가정을 한 후, 이 가정에 모순이 있음을 보였다. 증명은 소수가 유한하다면 가장 큰 소수인 $p$가 존재하고 $p$까지 모든 소수를 곱한 수에 1을 더한 값이 소수이므로 가정에 모순을 보이는 식으로 진행했다. 즉, $(2 \times 3 \times 5 \times \cdots \times p) + 1$은 소수다.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은 수렴, 쌍둥이 소수는 유한한 걸까?

소수가 무한히 존재하므로 쌍둥이 소수도 무한히 존재할 것 같다. 그러나 쌍둥이 소수는 소수보다 훨씬 드물게 나타난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예시로 역수의 합 수렴 여부가 있다. 오일러는 소수의 역수의 합이 발산함을 보였다. 다시 말해 $\frac{1}{2} + \frac{1}{3} + \frac{1}{5} + \cdots = \infty$ 임을 보였다.

그러나 1915년 노르웨이 수학자 비고 브룬은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이 수렴한다는 것을 증명해 쌍둥이 소수가 얼마나 드물게 나타나는지 보였다.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은 $(\frac{1}{3} + \frac{1}{5}) + (\frac{1}{5} + \frac{1}{7}) + (\frac{1}{11} + \frac{1}{13}) + \cdots \approx 1.902$로 수렴하게 된다. 만약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이 발산한다면, 쌍둥이 소수는 무한히 많을 것이며 쌍둥이 소수 추측은 자연스럽게 증명된다. 안타깝게도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은 수렴한다.

쌍둥이 소수 추측에 ‘실마리’를 제공한 이탕 장 교수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이 수렴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쌍둥이 소수 추측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그러나 2013년 한 수학자가 쌍둥이 소수 추측에 작은 ‘실마리’를 찾아냈다. 이 수학자는 이탕 장 교수로 박사 과정을 졸업한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다행히 2013년에 발표한 논문의 공로를 인정받아 빛을 보았다.

장 교수는 쌍둥이 소수 추측을 증명한 것은 아니나, 쌍둥이 소수 추측에 단서를 제공했다. 논문은 연속하는 소수 사이의 거리 $N$이 7천만보다 작은 $(p, p + N)$ 소수 쌍이 무한히 많다는 것을 보였다. 쌍둥이 소수 추측을 증명하는 것은 $N=2$에 대해 소수 쌍이 무한히 많다는 것을 보이는 문제다.

수학자들은 쌍둥이 소수뿐만 아니라 (3, 7) 또는 (19, 23)과 같이 거리가 4인 사촌 소수나 (5, 11) 또는 (11, 17)과 같이 거리가 6인 섹시 소수 등 다른 유형의 소수 쌍에도 관심이 많아 이 증명은 소수계에 큰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교수는 ‘소수 체’를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소수 체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자연수 집합에서 소수를 걸러내는 수학적 도구를 말한다. 소수를 체로 걸러내겠다는 아이디어는 고대 그리스 수학자인 에라토스테네스로부터 나왔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는 2를 제외한 모든 짝수를 제거한 다음 3의 배수, 5의 배수 등을 모두 제거하여 마지막에 소수만 걸러낸다. 하지만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를 쌍둥이 소수 추측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워, 장 교수는 쌍둥이 소수에 맞는 소인수가 큰 숫자만 걸러내는 체를 사용하여 문제에 접근했다.

쌍둥이 소수 추측에 한 발짝 다가간 수학자들

전 세계 정수론 전문가들은 장 교수의 결과에 주목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장 교수의 방법을 최적화하여 소수 쌍 사이의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어 몇 달 만에 거리가 4,680인 소수 쌍이 무한히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두 명의 필즈상 수상자인 테렌스 타오와 제임스 메이나드는 독자적인 ‘체’를 개발하여 거리를 246으로 줄였으며 현재까지 발견된 최소 거리다.

쌍둥이 소수 추측에 한 발짝 다가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메이나드는 소수에 대해 흥미로우면서 실망스러운 점은 정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소수는 항상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을 언급하며 소수에 흥미로움을 표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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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텍, 우주 스타트업 1호 'AP위성' 경영권 인수

컨텍, 우주 스타트업 1호 'AP위성' 경영권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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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류장수 회장 등 보유지분 24% 취득
1952년생 류 회장이 '승계자' 찾던 중 제안
컨텍, IPO 공모금 등 '현금 자산' 확보 주력
contec 20240620
컨텍의 지상국 시스템 엔지니어링/사진=컨텍 유튜브

위성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컨텍이 위성통신 단말기 제조기업 AP위성의 경영원을 인수했다. AP위성은 '우주 스타트업 1호 기업'으로 창업주인 류장수 회장이 승계자를 찾는 과정에서 컨텍에 매각하게 됐다. 컨텍의 지난해 매출은 158억원으로 AP위성의 3분의 1 수준이다.

컨텍, 643억원에 AP위성 경영권 인수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컨텍은 최근 류장수 회장과 홈스가 보유한 AP위성 지분 24.7%(373만9,40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1만7,000원으로 총 633억9,980만원 규모다. AP위성 최근 주가가 1만5,800원선임을 고려하면 7%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7월 22일 AP위성 임시주주총회에서 컨텍이 지정한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면 경영권 이전 작업이 마무리된다.

AP위성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국내 최초의 실용위성인 '아리랑 1호' 개발 프로젝트의 총괄을 맡은 류 회장이 2000년 설립한 1세대 우주 벤처기업이다. 위성체계, 탑재 컴퓨터, 데이터링크 시스템 등 위성시스템 구축부터 위성통신에 필요한 휴대폰 공급까지 폭넓은 기술력을 갖췄으며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이동통신사업자 수라냐(Thuraya)에 위성통신 단말기를 독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94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했다.

2001년 설립된 홈스는 류 회장의 아들인 류승환 대표가 운영하는 통신장비 도소매 업체로 류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홈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류 대표는 그간 류 회장이 운영하는 AP위성의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으며 실제 승계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류 회장은 기업을 승계할 경영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이성희 컨텍 대표이사와 논의 끝에 매각을 결정했다. 류 회장은 평소 이 대표의 경영 능력과 글로벌 비즈니스를 높게 평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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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위성의 탑재체용 데이터링크(DLS)/사진=AP위성

류장수 회장, R&D에 적극 투자해 기술력 키워

류 회장은 평소 우주 산업과 스타트업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도 강했다. AP위성은 매년 매출의 30%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으며 위성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장기근속 베테랑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수준급 인력과 자본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위성통신 기능 탑재,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 중형 위성과 초소형 군집 위성 발사, 달 탐사선 개발 등 다수의 우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며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는 대기업과의 관계, 인력 양성과 유출에 대한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AP위성, 컨텍,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등과 같은 우주 스타트업이 힘들게 키워놓은 인력을 대기업이 손쉽게 빼가는 사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류 회장은 "정부가 중소기업의 인력 생태계와 대기업과의 인력 상생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면서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이 겹치지 않게 역할을 수행해 국내 우주 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런 가운데서도 류 회장은 위성 불모지인 한국에서 20년 넘게 고군분투하며 우주 산업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투자금융업계는 AP위성이 위성통신단발기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향후 3년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1952년생인 류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회사 매각 결정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컨텍 "업·다운스트림 결합으로 시너지 극대화"

AP위성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컨텍은 2015년 설립한 국내 우주 스타트업 1호 상장기업이다. 지난해 11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재는 전 세계 주요 거점 9개국에서 자체 지상국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자체 위성인 '오름 SAT'의 발사에 성공하며 인공위성에 대한 운영·관제부터 위성영상 수신·처리·분석까지 우주산업 다운스트림의 벨류체인(End to End)을 모두 제공하는 세계 유일의 우주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성희 컨텍 대표는 "위성 본체와 통신 단말기를 만드는 AP위성과 지상국 네트워크·위성 데이터 분석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컨텍이 합쳐져 우주 산업 분야에서 업·다운 스트림을 아우르는 풀 버티컬 체인을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주 사업 시장에서는 위성과 발사체를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리는 것을 '업스트림(Upstream)', 위성에서 데이터를 내려보내고 이를 가공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을 '다운스트림(Downstream)'이라 구분한다. AP위성은 업스트림, 컨텍은 다운스트림에 해당한다.

현재 컨텍은 AP위성 인수를 위해 회사의 재무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컨텍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IPO 공모자금 400억원을 포함해 총 768억원으로 회사의 자산 역량 대부분을 현금화해 경영권 인수를 준비했다. 이와 함께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단행했다. 경영권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면 컨텍은 기존 자회사를 합쳐 총 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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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여론·대선구도까지 뒤흔드는 딥페이크, 불신 확산 부작용 우려

전쟁여론·대선구도까지 뒤흔드는 딥페이크, 불신 확산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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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무분별 양산되는 딥페이크, AI 기술의 반작용
경제 및 국가 안보 위험성 제기 '경고등'
적국 '뇌파' 공격, 중대 결정 좌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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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러시아가 SNS에 퍼뜨린 발레리 잘루지니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의 딥페이크 영상/사진=Ukrinform TV 유튜브 캡처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로 딥페이크 활용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당국 주도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이버 보안을 비롯해 경제‧국가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실제로 러시아가 적국의 사기를 꺾기 위해 만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담화 영상은 지금도 꾸준히 유포되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고심 끝에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줬다.

러시아의 '딥페이크' 정보전, "우크라군 유족, 보상 못받아" 거짓 정보 유포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선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정보전·사이버전과 함께 ‘인지전’이 확산하고 있다. 인지전은 적국 지도부와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인식시켜 비합리적 결정을 내리도록 하거나 무기·장비 운용에서 실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개념이다. 이는 국론 분열로도 직결되는데 최근에는 단기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허위 조작 정보를 확산시켜 AI 머신러닝 데이터를 오염하는 방법도 쓰인다.

지난해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한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발표자가 '전장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 군인의 유족들이 국가로부터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화면에 띄우고 미소를 짓는 장면이 공개됐다. 그가 "2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달성했다"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는 크렘린궁의 '우크라이나 프로파간다팀'이 지난해 크렘린궁에서 매주 진행했다는 '정보 심리 작전' 브리핑 장면이다.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 정보기관에서 입수한 100개 이상의 관련 문건을 분석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도부부터 시민사회까지 전방위에서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SNS에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고 폭로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유포하는 허위 정보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분열 위험이 관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피로감이 누적됐고, 미국의 추가 지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패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어 WP는 지난 지난 2월 8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레리 잘루지니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의 전격 해임을 발표할 때 러시아 관리들이 기뻐했다고 전했다. 프로파간다팀이 1년을 들인 공작에 성공한 순간이어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지니 총사령관 간 불화설은 지난해 내내 계속됐다. 앞서 프로파간다팀은 지난해 1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SNS에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차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꾸준히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서방 지도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대체할 리더를 찾고 있으며,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중단할 수 있다는 등 허위 정보가 담겼는데, 조회 수가 도합 430만 회에 달한다. 지난해 말에는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국민의 적'이라고 지칭하면서 "쿠데타"를 외치는 모습이 담긴 딥페이크 영상까지 퍼졌다. 러시아의 딥페이크 작전이 제대로 먹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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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딥페이크 기승, SNS 통해 가짜뉴스 지속 유포

딥페이크 기술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지난해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찰에게 체포되는 그럴듯한 가짜 이미지가 미국 국민을 현혹하기도 했다. 미국뿐이 아니다. 글로벌 디지털 신원 확인 보안 업체 섬서브에 따르면 딥페이크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 피해는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급증세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북미에서 17.4배, 아시아·태평양 15.3배, 유럽에서 7.8배 증가했다.

딥페이크는 특히 음란물 제작이나 투자 권유 사기 등 음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이버 보안 업체 홈시큐리티히로스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에 유통된 딥페이크 영상은 총 9만5,820건으로 2019년 대비 5.5배 급증했다. 이 중 음란물 영상은 지난해에만 2만1,019건으로 전년의 무려 5.6배다. 더구나 K팝의 세계적 인기 등으로 가짜 음란물 영상의 피해자 53%가 한국인으로 나타났다.

센시티가 최근 공개한 ‘딥페이크의 현주소 2024′ 보고서에 의하면, 딥페이크는 주로 세 유형에서 일어난다. 여론 선동과 신용 사기, 금융기관 대상 고객 신원 확인 사기다. 가장 많이 알려진 여론 선동은 주로 유명 인사의 딥페이크 콘텐츠를 만들어 대중을 속이는 방식이다. 딥페이크에 악용된 직업은 정치인이 39.2%로 가장 많고, 연예인(29.4%), 기업인(19.6%), 테러범(6.9%) 등이 뒤를 이었다. 신용 사기는 신원 증명서 위조가 대표적이다. 딥페이크 사기에 활용된 신원 증명서 유형은 신분증 72.8%, 여권 14.5%, 운전면허증 11.1% 등으로 조사됐다.

딥페이크는 경제적 타격뿐 아니라 정치적 여론전에 동원돼 걷잡을 수 없는 상흔을 남기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 76국에서 선거를 치르는 ‘선거의 해’인 만큼 각국에서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선거라는 인도 총선에선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발리우드 스타일 춤을 추는 가짜 영상까지 나돌았다. 이 외에도 각국 선거전에선 후보자들이 가짜 공약을 말하거나 욕설과 막말을 내뱉는 식의 딥페이크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불신의 소용돌이 시작됐다" 음모론 부추길 가능성↑

이에 전문가들은 딥페이크가 다양한 불신을 낳고 음모론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일랜드 유니버시티 칼리지 코크(UCC) 존 투미 교수팀은 지난해 1~8월 트위터(현 엑스·X)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딥페이크 동영상에 관한 트윗 4,869건을 추출하고 이 가운데 사용자의 반응과 의견 등이 담긴 1,231건을 분석한 결과, 딥페이크 관련 뉴스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트윗이 많았지만 동시에 실제 동영상이 딥페이크로 오인되고 딥페이크가 미디어 전반에 대한 불신과 음모론을 부추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에 항복하는 모습을 담은 딥페이크 영상 관련 뉴스에 대해서는 우려와 충격, 혼란을 표하는 트윗이 많았다. 하지만 정치적 라이벌을 겨냥한 딥페이크, 특히 풍자나 오락용으로 제작된 딥페이크에 대해서는 잠재적 피해를 간과하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사용자는 딥페이크 영상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모든 보도를 믿지 못한다며 언론에 대한 극심한 불신감을 드러냈으며, 일부 트윗은 딥페이크 영상을 자신들이 믿는 음모론과 연결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모든 뉴스는 가짜 반러시아 선전행위라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딥페이크 영상이 SNS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 결과는 딥페이크가 실제 미디어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약화시키고 음모론 확산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딥페이크에 대해 대중을 교육하려는 노력 자체가 의도치 않게 사실을 전하는 실제 동영상의 신뢰까지 훼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에서의 딥페이크 사용도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매체와 정부 기관들은 교육용 딥페이크와 사전 교육이 진실을 훼손할 위험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하며, 언론 매체들도 실제 미디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지 않도록 의심되는 영상에 딥페이크 라벨을 붙이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미래 인지전에서 딥페이크를 이용한 허위 정보 유출은 ‘애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송태은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대 뇌과학은 인간의 뇌를 스캔해 어떤 감정과 생각을 하는지 판단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며 “미래전에선 적군의 뇌를 직접 공격하는 형태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송 교수는 또 핵심 군 간부의 뇌파를 공격해 ‘정신착란’ 등을 일으키는 방법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군사 지휘에 필요한 단기 기억을 상실시키거나 적군 사이에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방법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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