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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확산에 '폐업 카센터' 수 증가 추세, "기술력 없는 소규모 정비업소부터 타격"

전기차 확산에 '폐업 카센터' 수 증가 추세, "기술력 없는 소규모 정비업소부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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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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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동차 정비업소 수, 10년 전보다 20% 가까이 줄어
전기차 비중 높은 제주에선 '개업 5년 내 폐업 정비소' 비중 61%에 달해
한국노동연구원 “2030년 기존 내연기관차 관련 일자리 약 30% 급감할 전망”
사진브리지스톤
사진=브리지스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국의 신규 자동차 정비업소 수는 줄고 폐업장은 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고장이 적은 전기차 특성상 엔진오일 등 소모품을 교체하는 주기가 매우 긴 탓이다. 여기에 전기차의 주요 부품이 제조사 직영 정비소를 중심으로 공급되면서 소규모 정비소들이 전기차 정비에서 배제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제주 등 지방의 소규모 정비소들의 폐업 추세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 기업과 관련된 일자리가 보다 빠르게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폐업 카센터 “서울·지방 가릴 것 없이 확산”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의 자동차 정비업소는 3,306곳으로 전년(3,398곳)보다 2.7%가량 줄었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3,733곳)보다는 11.4%, 10년 전인 2012년(4,175곳)보다는 20%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지방으로 갈수록 폐업장이 늘어나는 경향은 더 뚜렷하다. 지난달 15일 진주시에 따르면 차량 리프트 두 개 정도를 운영하는 동네 카센터인 3급 자동차전문정비업의 폐업 수는 2021년 1곳에서 2022년 3곳, 2023년 6곳으로 늘었다.

전기차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7.3%) 제주시에선 자동차 정비 산업 자체가 붕괴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 정비소 가운데 개업 5년 안에 폐업하는 경우는 61%로 전국 자영업의 5년 내 폐업률(45%)보다 월등히 높다. 정비소의 평균 매출도 2017년 5억5,900만원에서 2021년 5억1,000만원으로 4년 새 4,900만원(8.8%) 가까이 줄었다.

폐업장이 늘어남에 따른 카센터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문제도 심각 수준에 이르렀다. 고용정보원이 2016~2022년 사이 제주도에서 폐업한 정비소 근로자 155명의 진로를 고용보험 자료를 통해 추적한 결과, 20명(12.9%)은 정비소 폐업 이후로 더 이상 고용보험 자료에 잡히지 않았으며, 9명(5.8%)은 식품 제조업, 건설업, 부동산 관리 등 자동차 산업과 무관한 분야로 이직했다. 나머지 126명(81.3%)은 다른 정비소로 이직하거나 자동차 관련 산업에 계속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그마저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박세정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폐업 정비소를 떠난 근로자들이 렌터카 업체, 타이어 전문점, 자동차 판매점, 자동차 부품 판매점, 차량용 가스 충전소 등으로 이직하는 등 자동차 관련 산업에 계속 종사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전기차 확대에 따라 향후 새로 옮긴 정비소에서도 감원이나 폐업으로 실직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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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기 놓인 전기차 부품 공급망, 문 닫는 ‘동네 카센터’ 늘어난 원인

전국적으로 카센터 폐업장이 늘어난 원인으로 전기차 확산에 따른 정비 수요 감소가 꼽힌다. 차량 부품 수가 내연기관 차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에 비해 고장이 적다. 복잡한 엔진 대신 구조가 단순한 전기 모터가 들어가기 때문에 엔진오일 등 소모품을 자주 교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전시 유성구 상대동 소재 A 정비업소 대표는 “기본 소모품이 없는 전기차나 신차는 크게 고장이 안 나기 때문에 기술력이 안 되는 정비업소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여기에 정비 업계에 새로 들어오는 젊은 세대도 거의 없기 때문에 내연 기관을 중심으로 영업해 온 소규모 업체들은 자동으로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 부품이 제조사 직영 정비소를 중심으로 공급되면서 소규모 정비소는 전기차 정비에서 배제되고 있는 점도 카센터 폐업장이 늘어나는 원인이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소재 B 정비업소 대표는 “전기차가 출시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 전기차 관련 수리를 맡아본 경험이 없다”면서 “제조사 브랜드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평생 보증하고 있기 때문에 카센터에 차량을 맡기는 고객이 없다. 전부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공업사로 간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앞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 기업과 관련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미래차 산업 전환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 기업이 2019년 2,815곳에서 2,030년 1,970곳으로 845곳(약 30%) 감소하고, 전 세계적으로 엔진부품 및 전기·전자장비 등 관련 일자리가 최대 40만 개 가까이 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노동연구원도 2030년 국내 자동차 수리정비업 종사자가 2020년 대비 절반가량 줄어들 거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제주도 전기차 보급확산 정책이 지역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도내 기존 자동차 수리정비업 사업체 수는 2022년 484개에서 2030년 357개(73.8%)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추정이 현실이 될 경우 노동자 수는 지난해 2,500여 명에서 2030년 1,320여 명으로 약 52% 감소할 전망이다.

폐업 정비소들이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관계자는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제조사 직영 정비소를 제외한 정비업소들이 전기차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친환경차 부품 공급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며 “문제가 계속될 경우 차량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산업이 활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와 수소차 관련 정비가 가능한 업소는 전국 1,578개로, 이 가운데 배터리 등 모든 부문 완전 수리가 가능한 업체는 170개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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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대체 자산 운용사들, 드라이 파우더 쌓아둔 채 3분기 마감

메이저 대체 자산 운용사들, 드라이 파우더 쌓아둔 채 3분기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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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 파우더 남겨둔 메이저 운용사들, 불확실한 외부 시장 상황이 원인
반면 아폴로와 TPG는 유일하게 전년보다 투자 증가
블랙스톤은 3분기 투자 감소, 다만 금리 인상 막바지 전망은 긍정적

글로벌 메이저 대체 자산 운용사들이 올해 3분기에 대부분의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자금)를 남겨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PE(사모펀드) 자본 투자가 지난 2분기 대비 절반가량 감소했다.

PE 투자 망설인 메이저 운용사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의 '2023년 3분기 미국 공개 PE 및 GP(출자자) 딜(Deal) 라운드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2023년 9월까지 12개월 동안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와 텍사스퍼시픽그룹(TPG)만 유일하게 전년보다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한 반면, 블랙스톤(Blackstone),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The Carlyle Group) 및 아레스 매니지먼트(Ares Management) 등 대다수는 전년보다 더 적은 자본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및 Fed(연방준비제도)의 이자율 인하 타임라인에 대한 불확실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요소들로 인해 자산 가치에 대한 매수자와 매도자의 의견 간극이 벌어져 거래가 더욱 어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해당 그룹 기업들의 PE 투자도 2분기 대비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계열을 늘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동안의 투자를 살펴보면, 전년 대비 32%로 소폭 감소하며 3분기에 비해 그리 가파르지 않은 감소폭을 보여줬다.

메이저대체자산운용사들의PE투자추이
2022년 3분기와 2023년 3분기 메이저 대체 자산 운용사들의 PE 투자 규모 비교, 주: 2022년 3분기 투자 규모(네이비), 2023년 3분기 투자 규모(민트)

TPG는 171% 증가, 블랙스톤은 98% 감소

다른 기업들이 투자를 줄인 데 반해 TPG는 전년보다 투자를 늘리며 경쟁자들을 앞서 나갔다. TPG는 7월에 건강 정보 기술 제공업체 넥스텍(Nextech)을 14억 달러(약 1조8,480억원)에 인수하고, 8월에는 약 11.9억 달러(약 1조5,700억원)에 호주 장례 서비스 제공업체 인보케어(InvoCare)의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등 3분기에 PE 자본 투자를 171% 증가시켰다.

반면 2분기에 선두를 지키던 블랙스톤은 올 3분기 1억5,000만 달러(약 1,900억원) 투자에 그치며 분기 기준 98%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블랙스톤은 지난 10월 열린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의 투자는 때때로 분기마다 불규칙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3분기의 경우 금리 급등이 거래량을 억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블랙스톤 COO(최고책임운영자) 존 그레이(John Gray)는 "금리와 같은 시장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기 전까지는 매수·매도 양측 모두에서 거래 활동이 둔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여기서 긍정적인 점은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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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AI 규제법’ 합의, 미국 빅테크 기업 견제 본격화

유럽연합 ‘AI 규제법’ 합의, 미국 빅테크 기업 견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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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정보 등 수집 금지, 위반시 최대 500억원 벌금
오픈AI·MS·구글 등 미국 빅테크 견제 움직임
중국 당국도 ‘AI 잠정법’ 발표, 8월부터 시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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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인공지능(AI) 규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규제법(AI ACT)’ 도입에 합의했다. 챗GPT 열풍을 불러일으킨 오픈AI를 비롯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견제하고, 유럽 AI 기업들이 추격할 시간을 벌기 위해 서둘러 규제의 칼을 뽑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오픈AI의 GPT-4.0 터보, 구글의 제미니(Gemini) 등 인간 두뇌의 시냅스에 해당하는 파라미터 수가 수천억 개에 달하는 ‘초거대 AI’를 보유한 미국과 달리, 유럽은 아직 제대로 된 초거대 AI가 없다.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AI를 규제해 유럽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메시지다.

유럽연합, AI 규제법 합의 '안면인식 생체정보 수집 금지' 등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 EU 27개 회원국 대표는 지난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3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AI 규제법 도입에 합의했다. AI 위험성을 카테고리로 분류해 투명성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법을 어길 시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AI 규제법은 AI 기술의 위험성을 시민의 권리, 민주주의 위협 등을 기준으로 4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위험도가 가장 높은 '수용불가(unacceptable risk)'에 속하는 안면인식기술의 경우 얼굴 이미지 대량 수집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금지했다. 정치, 종교, 성적 지향, 인종 등을 기준으로 한 생체정보 수집도 막았다. 다만 테러 등 심각한 범죄가 발생한 경우에는 혐의자 수색을 위해 AI 이용을 허용하는 등 예외 조항을 뒀다.

AI로 정직성 등 사회적 점수를 매기거나, 직원이나 교육대상의 감정을 인식하는 ‘소셜 스코어링(social scoring)’ 행위도 규제된다. 인터넷에서 사회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AI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한 것이다. 또한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 영상, 글에는 'AI가 만든 콘텐츠(made with AI)'라는 워터마크(식별표시)를 부착해야 한다.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범용 AI(GPAI)에 대한 가드레일도 도입했다. AI 규제법에 따라 GPAI를 운영하는 기업은 모델 훈련 방법과 데이터를 요약해 보고해야 한다. 또 EU 저작권법을 준수하는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와 같이 영향력이 크고 시스템적 위험이 있는 AI 모델이 대상으로, 이들 기업엔 더욱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EU는 법을 위반하는 AI 기업에는 최대 3,500만 유로(약 497억원) 또는 글로벌 매출의 7%를 벌금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이 밖에 규제법에 명시된 세부 규정을 어긴 IT 기업에는 1,500만 유로(약 213억원) 또는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의 3%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한다. 다만 구체적인 비율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한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AI 규제법은 앞으로 유럽 의회와 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승인 후 완전히 발효되기까지는 2년이 소요되며, 이후 EU는 AI 규제를 위한 국가 및 범유럽 규제 기관을 창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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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목줄 쥐고, 유럽 기업 성장 꾀하려는 심산

AI 규제법은 개인과 기업의 권리 보호 균형을 이루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사실상 미국 빅테크의 목줄을 쥐고 EU 기업들의 성장의 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의 AI 기술을 지키고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미국 AI 기술의 역내 진입을 거부하려는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AI법이 현실화하면 미국 빅테크의 유럽시장 진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AI 규제법에 적용될 수 있는 기업은 대부분 구글이나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다. 아직까지 유럽의 AI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주로 미국 기업들이 판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AI 규제법이 표면적으로는 모든 AI 기업에 대한 규제를 전제한다지만, 현실적으로 미국 기업만 해당된다는 것만 봐도 사실상 미국 기업을 겨냥한 법안이라는 평가다.

EU가 AI 규제법을 발표할 당시 “중소기업이 기술의 가치사슬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의 부당한 압력 없이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자 한다”는 발언에서도 미국 기업에 대한 노골적인 견제가 드러난다. 이는 곧 미국 대기업의 역내 시장 진입을 막으면서 유럽 내 자체적인 AI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을 돕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생성형 AI의 대규모언어모델에 대한 규제를 유독 강화한 것도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GPAI에 대한 가드레일 제정은 AI 산업 선두인 빅테크에 대한 큰 족쇄가 될 전망이다. EU AI 규제법은 GPAI 시스템과 그 기반이 되는 GPAI 모델은 투명성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기술 문서 작성, EU 저작권법 준수, AI 학습에 사용된 콘텐츠에 대한 자세한 요약본 배포가 포함된다. 영향력이 큰 GPAI 모델에 대해선 더 강력한 준수 사항을 요구했다. 모델 평가, 시스템 평가·위험 완화 대책 마련, 보안 테스트 수행, 심각한 사고 발생 시 EU 집행위원회에 보고, 사이버 보안 보장, 에너지 효율성 보고 등을 모두 준수해야 한다.

다만 외부를 향해 겨눈 칼날이 EU 내부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프랑스의 미스트랄AI, 독일의 알레프알파 등 유럽 AI 기업의 기술 혁신까지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기술기업 모임 ‘디지털유럽’의 사무총장 세실리아 보네펠드 달은 “기업들이 AI 엔지니어 대신 변호사를 고용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도 ‘AI 잠정법’으로 자국 기업 경쟁력 확보에 박차

AI를 두고 벌어지는 파워게임은 비단 유럽과 미국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럽보다 앞서 생성형 AI 규제안을 발표한 국가는 중국이다. 지난 7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 등 7개 부처는 '생성형 AI 서비스 관리 잠정법(이하 AI 잠정법)'을 발표,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이다. EU AI 규제법과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사회주의 이념 구현 및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류 발전에 대한 기여를 내세우고 있으나, 본질은 자국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I 잠정법에는 관리 감독 체계에 대한 내용은 물론 기술 개발 촉진, 데이터 처리 활동 및 데이터 라벨링 교육에 대한 요구 사항이 포함됐다. 이 과정에 ‘불법 및 유해 정보가 5% 이상’ 포함된 콘텐츠는 블랙리스트에 올릴 것을 지시했다. 불법 및 유해 정보에는 △테러리즘 및 폭력을 옹호하는 행위 △사회주의 체제 전복 행위 △국가 이미지 훼손 행위 △국가 단결과 사회 안정을 훼손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또한 중국 인터넷 중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고 삭제된 데이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AI 모델을 훈련하는 기업이 생체 인식 데이터를 포함한 개인 정보를 훈련에 활용하는 경우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지식재산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포괄적인 지침도 제시했다. 생성형 AI 서비스 사양을 규정하고 미성년자 보호와 관련된 내용도 명시돼 있으며, 이외에도 보안평가, 민원신고 등 운영상의 규제도 마련됐다. 이는 중국에서 서비스를 하는 해외 기업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자국 기업이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만 서비스를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AI를 두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위축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규제 수위를 두고 고민하다 결국 친기업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AI 업계에서는 명확한 규제책이 만들어진 만큼 산업 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개발자, 공급업체, 사용자의 법적 책임을 규정하면서 권리 침해 시 이를 법적으로 추궁할 수 있는 권한도 생겨 접근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잠정법은 중국 규제 당국이 바이두를 포함한 여러 중국 빅테크 기업이 생성형 AI 기반 챗봇을 대중에 출시하도록 허용한 지 한달여 만에 나온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가 중국의 사회주의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외국 기업의 생성형 AI 서비스가 중국에 진출하거나, 반대로 중국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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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가 벤처투자시장을 떠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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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2년간 헤지펀드의 벤처투자시장 진출 증가
유례없는 고금리에 투자시장마저 위축되자 철수전략 모색
상장주식, 신용거래, 공모펀드 등 자산군으로 전환 가능성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자금력을 갖춘 헤지펀드들이 벤처투자시장에 진출하면서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헤지펀드들이 벤처투자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실제 벤처투자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이 세컨더리 투자자들에게 스타트업을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Tiger Global Management)도 올해 초부터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대형 투자회사 두 곳도 컨설턴트와 고문을 고용해 세컨더리 투자자에게 자산을 매각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

벤처투자시장에서 헤지펀드 대부분 혼합펀드로 운용

타이거 글로벌이나 코투(Coatue) 등 몇몇 투자회사들은 벤처투자시장에 뛰어들면서 투자사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10년 만기 상환 방식으로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벤처캐피탈(VC)들은 공모펀드와 사모펀드가 혼합된 대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벤처투자시장에서 비교적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공모펀드와 자유롭게 운영이 가능한 사모펀드를 분리해 운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만큼, 헤지펀드가 혼합펀드로 운영될 경우 LP(출자자)들은 분기 혹은 연 단위로 자본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에 대한 압박이 있다.

실제 이러한 상황이 현재 VC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VC에 대한 투자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는 상장주식과 달리 헤지펀드는 사모투자를 빠르게 회수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투자자가 투자금 환매를 요청하면 사모자산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세컨더리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매각해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미성숙한 세컨더리 시장에서 적정 가격에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헤지펀드를 사실상 부실 판매자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아직 VC들이 보유한 사모자산을 큰 폭으로 할인해 세컨더리 시장에 처분할 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 다소 모순되게 보일 수 있지만 일부 헤지펀드들은 그간의 금융공학의 노하우를 활용해 유동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추후 세컨더리 매각에 대비해 대출을 받거나 비상장기업의 상환 규칙을 변경해 유동성이 떨어지는 포트폴리오의 락업(lock-up)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시간을 벌 순 있어도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벤처투자의 유동성 문제, 헤지펀드 투자 감소로 이어져

다만 현재로서는 헤지펀드의 벤처투자시장 진출이 지난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으로 파산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ong-Term Capital Management, LTCM) 사태와 같은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1990년대 고수익으로 이름을 날렸던 LTCM은 한 상품에 투자한 뒤 이를 담보로 서너 차례 파생금융상품을 굴려 투자 규모를 키웠고 이익이 발생하면 새로 투자하기에 바빴던 탓에 파산 당시 현금을 거의 보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VC 생태계에서 유동성의 문제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카일 스탠포드(Kyle Stanford)는 "2020~2021년 동안 대형 투자회사들이 후기 스타트업에 엄청난 양의 자본을 쏟아 부었다"며 "헤지펀드를 포함한 크로스오버 투자자(자산운용사,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등)들의 참여 없이는 대형 투자회사들이 생존을 위한 충분한 자본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VC activity  by deal count
헤지펀드별 VC거래 건수(2023년 6월 기준), 주:타이거글로벌(네이비), 코트(민트), D1(오렌지), 드래고니아(옐로우)/출처=PitchBook data

현재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은 위험한 베팅으로 유동성의 문제를 키우기보다는 손실을 보더라도 사모자산을 매각해 VC 시장에서 철수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피치북에 따르면 VC 운용사들의 투자는 이미 수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타이거, D1 캐피털 파트너스, 코튜, 드래곤니어 인베스트먼트 그룹 등 4대 헤지펀드의 VC 거래 건수는 총 436건에 불과했다. 올해 벤처투자시장의 총 거래건수도 전년 대비 83% 감소한 76건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VC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에 대해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한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지만 이와 달리 헤지펀드는 투자에 있어 기민하고 무자비한 경향이 있다. 상황과 전략에 맞는 전문가를 신속히 고용했다가도 추후 그 방식이 더 이상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해당 전문가를 해고하기도 한다. 수십년 만에 금리가 최고 수준에 이른 지금,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를 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한다면 벤처가 아닌 상장주식이나 신용거래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테크기업을 선호해온 헤지펀드들도 락업기간이 짧은 자산군에 투자하거나 향후 IPO(기업공개)를 통해 투자 수익을 노리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금리가 하락하지 않는 한 헤지펀드의 벤처투자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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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개발 막는다” EU ‘AI 규제법’ 통과, 우리나라는?

“무분별한 개발 막는다” EU ‘AI 규제법’ 통과, 우리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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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시간 진통 끝 타결, 안면인식 등 엄격 규제
위반 시 벌금 최대 500억원 또는 전 세계 매출의 7%
우리나라 AI 법안은 과방위 문턱도 못 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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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인공지능(AI) 기술 이용을 규제하고, 위반하는 기업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AI 규제법'에 최종 합의했다.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다른 국가들도 AI 규제법안 마련에 한창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AI 법안은 거의 1년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AI 위험성 분류 및 투명성 강화

11일 EU 집행위원회(EC)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 EU 27개 회원국 대표 등은 3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AI 규제법 도입에 합의했다. AI의 위험성을 분류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며,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는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AI 규제법은 AI 기술의 위험을 크게 4개 등급으로 분류했다. 이 중 가장 강한 등급인 ‘수용불가(unacceptable risk)’ 단계의 기술은 전면 금지된다. 이 단계에는 정치, 종교적 신념이나 성적 지향, 인종 등을 기준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인터넷이나 보안 영상에서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가 해당된다. 다만 사법당국의 범죄 용의자 추적 등을 위한 실시간 안면 인식은 허용되는 등 일부 예외 조항을 마련했다.

AI 기술을 채택한 교육기관 입학이나 기업 채용에서는 편향된 판단이 내려지지 않도록 감시 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챗GPT 등의 대규모언어모델(LLM)도 규제 대상에 들어가며 투명성 확보가 강제되지만, 국가 안보와 법 집행을 위해 활용되는 경우는 예외 조항을 뒀다. 또한 투명성 확보 측면에서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와 영상, 문장에는 AI가 생성했음을 명시해야 한다.

생성형 AI 모델 중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의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은 투명성 요구 사항 충족에 대한 규제가 적용된다. 특히 범용 AI(GPAI)는 위험성이 큰 것으로 인정돼 별도의 강력한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투명성 요건 측면에서 오픈소스 모델은 면제가 가능하지만, 자체 개발 모델의 경우 시스템 카드를 통해 세부 사항을 공개해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작업량을 처리하는 모델에도 추가 규칙이 적용되는데 이 기준에 도달한 모델로는 ‘GPT-4’가 꼽힌다.

EU는 법을 위반하는 AI 기업에는 최대 3,500만 유로(약 497억원) 또는 글로벌 매출의 7%를 벌금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이 외 규제법에 명시된 세부 규정을 어긴 IT 기업에는 1,500만 유로(약 213억원) 또는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의 3%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한다. 이번 합의안은 지난 6월 유럽 의회를 통과했으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이에 반대해 논의에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AI 규제법은 향후 유럽 의회와 회원국들의 공식 승인을 거쳐야 하며, 승인 후 완전히 발효되기까지 2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또한 EU는 AI 규제법의 발효 이후 실행을 위한 별도의 규제 기관을 창설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AI 기술 규제의 현주소

우리나라도 지난 2016년 이른바 ‘알파고 쇼크’ 사태 이후 2019년 AI 국가 전략을 발표하고, 2021년부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AI 법제정비단’을 운영해 왔다. 국회에서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등 7명의 의원 발의안을 병합한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으나 정쟁에 밀려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가 지난 9월 내놓은 ‘디지털 권리장전’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AI와 디지털 규범 정립, 국제기구 설립을 우리 대한민국이 주도하고자 한다”고 말했지만,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디지털 권리장전은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졌다. 디지털 권리장전의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 작업이 사실상 멈춘 상태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과기부가 디지털 권리장전 공론화를 위해 만든 온라인 전용 공간인 '디지털 공론장'에는 디지털 권리장전 발표 직전까지 달린 수십 건의 의견 외에 게시물 게재가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AI 사전 적정성 검토제’도 여전히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개보위는 지난 10월 AI의 데이터 수집·학습·처리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침해할 가능성을 점검하겠다며 AI 프라이버시팀을 신설, AI 사전 적정성 검토제의 시범 운영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 조차도 신기술의 개인정보보호법 저촉 여부가 불확실한 사업자가 개보위에 검토를 신청해 컨설팅을 받는 제도인 만큼, 신청하지 않은 기업까지 아우르는 보호막 역할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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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뽑] ⑨워드프레스가 쓸만해진 것이지 '만능' 솔루션이 된 것은 아니다

[개안뽑] ⑨워드프레스가 쓸만해진 것이지 '만능' 솔루션이 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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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레스가 쓸만해진 것이지, 마치 '만능' 해결사가 된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웹페이지 제작 요청을 대부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고급 개발이 필요하거나, 반대로 단순한 1장짜리 웹페이지에 워드프레스는 억지 붙여넣기가 된다

비단 개발자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이 자주 저지르는 문제인데, 뭐가 좋다고 그러면 우르르 몰려들고, 무조건, 언제, 어디에서건, 사정도 고려하지 않고, 너도 나도 따라한다. 고환암 위기에 놓인 60대 남성에게만 좋은 제품을 20대 여성이 썼다가 자칫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가장 좋은 예시가, 딥러닝이라고 알려진 Neural Network가 마치 만능 계산이라 모든 곳에 다 쓰면 되고, 이제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왔으니까 수리통계학 고급 지식 따위는 필요없다고 주장하던 개발자들이다. 그런 개발자들 때문에 'AI/DataScience' 주제로 교육도 시작했고, 심지어 스위스에 SIAI라는 대학까지 만들어야 했다. 여전히 한국 땅의 수 많은 인력들이 그런 잘못된 정보에 현혹된 상태로 있는 것 정도는 굳이 지적하지 않아도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일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워드프레스 찬양론, 개발자 필요없다는 비관론을 연재 중이지만, 그렇다고 워드프레스가 '만능' 솔루션이고, 개발자가 단 1명도, 아예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자-안-뽑음_202312
개발자-안-뽑음_202312

'만능' 솔루션이라고 그런 적 없는데?

오히려 난 계속 워드프레스를 써야 하는지에 대해 비관론을 갖고 웹사이트 리뉴얼 관련 고민을 시작했었다. 그간 총 3번의 해킹을 당했는데, 그 중 1번은 타블로(Tableau)로 만든 빅데이터 대시보드가 해외 모 기관의 전문 해커에게 해킹을 당했고, 나머지 2번은 워드프레스로 만든 우리 회사 서비스 웹사이트들이었기 때문이다.

Tableau로 만들었던 페이지는 이미 Julia와 Genie Framework로 다시 제작 중이고, 2월말~3월초 일반 공개를 목표로 열심히 작업 중이다. 다시는 해킹을 당하지 않도록 서버 방화벽 설계부터 비전문가 치고는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이미 공유한 바 있다.

같은 서버 네트워크 안에 회사 서비스 웹사이트들을 새로 만든다고 했을 때, 해킹, 속도 저하, 관리 이슈 등등의 수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장본인인 워드프레스를 다시 집어드는 선택을 하는 것은 절대로 간단한 선택이 아니었다.

Wix 같은 솔루션으로 웹페이지를 만들 수도 있고,

20년 이상 웹사이트 개발 및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해 왔다는 윗 글의 노르웨이인 전문가는 단순한 웹페이지를 만들거라면 굳이 워드프레스를 쓸 것 없이 Webflow를 쓰는 편이 훨씬 더 낫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읽는데 20분도 넘게 걸리는 초장문의 글을 써 놨다.

사람들이 덜 쓰는 솔루션일수록 해킹 시도가 없고, 내가 목숨걸고 반드시 워드프레스를 써야 할 이유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형 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진 Joomla를 써 볼까는 생각도 해봤고, 위의 글에 언급된 Webflow를 실제로 검토해 본 적도 있다.

아래 비교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겠지만, 워드프레스로 성능에서 73점 받을 때 Webflow를 쓰면 95점을 받는다. 흔히 나타나는 일로, 지금처럼 서버 성능 업그레이드 하려고 아무것도 모르는 비전문가 주제에 이것저것 찾아볼 필요없이 단번에 쉽게 성능 95점짜리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조금만 손을 대면 100점 만드는게 아무것도 아닌데, 나는 워드프레스를 선택한 탓에 100점 근처로 끌어올리려고 많은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다.

Wordpress_vs_Webflow
Wordpress_vs_Webflow / 출처=Do NOT Use WordPress For Your Business Website In 2023 — Represent Web Agency

워드프레스의 흑과 백

위의 웹 에이전시 전문가의 글을 여러 차례 읽으면서 내가 했던 생각은 두 가지다.

  • 한국 웹 에이전시처럼 그저 웹사이트 찍어내기만 하는 곳과는 질적으로 생각의 깊이가 다르구나
  • 영어권에는 끊임없이 좋은 솔루션이 쏟아지는구나

사실 내가 워드프레스를 고른 것은 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Nginx로 서버를 새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1주일 남짓을 공부했었는데, 워드프레스 웹사이트 1개에 맞춘 서버 셋팅에도 하루 이상 시간을 허비했었고, 여러 웹사이트를 묶은 워드프레스 멀티사이트 (현재 우리 웹사이트 구성 방식이다)은 셋팅이 더 복잡해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했었다. 10월 9일 하루 만에 끝내고 10일부터는 바뀐 서비스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호언 장담을 했다가, 실제로 우리 직원들에게 바뀐 서비스를 처음 보여준 것이 10월 17일 늦은 밤이었던 사례를 이미 공유한 바 있다.([개안뽑] ④죄송합니다, 오늘은 출근 안 해도 됩니다. 제가 서버를 망쳐놨습니다)

서버 공부라고 하는데, 내가 컴퓨터 공학 전공자 출신도 아니고, 이게 대학 학부 이상 전공 지식이 필요없는 기능직 업무라고 해도 한번 제대로 해 본 적도 없는 일이라 모든 구간에 장벽을 만나기 투성이다.

그런 비전문가 주제에 구글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없는 소수만 알고 있는 플랫폼에 도전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수학 모델링 기반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젝트라면 남들이 뭐라고 하건 내가 하고 싶은 언어와 프레임을 고르고 내 마음대로 진행해도 겁이 안 나겠지만, 웹 서버 지식조차 제대로 안 갖추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돈을 좀 쓰더라도 모르면 물어보기 편한 곳을 고를 수밖에 없겠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WebFlow를 고르는 편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 지난 시점에 다시 생각해보면 WebFlow를 고르는 편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기는 정말 No-code고, 속도도 빠르고, 워드프레스에서 중구난방으로 공급되고 있는 플러그인들이 낳는 각종 호환성 이슈들이 거의 없는 굉장히 깔끔한 서비스더라. 마치 고교시절 몇 번 써 봤던 나모 웹 에디터의 2023년 판 업그레이드를 보는 느낌인게, 웹페이지 만들기가 이렇게 쉬운데 굳이 블록 테마 좋다면서 블록을 하나하나 다 엮어야 하는 귀찮은 워드프레스를 써야했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다만 단순한 html 한 장짜리 웹페이지를 만들고 끝내려 했던 것이 아니라, 최소한 CMS 이상의 도전을 하고, 금융-데이터 과학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고급 지식의 보고(寶庫)를 만들려고 했던만큼, 좀 힘들어도 워드프레스가 맞는 선택이었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중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Joomla 같은 더 대형 웹사이트 전용 플랫폼들을 써야하지 않았나는 아쉬움도 있다. 당장 파비리서치에 Paywall을 세워서 유료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니

  • 가입자 관리
  • 가입자들 권한 분리
  • 권한에 기간 설정

같은 문제들이 생기고, 유료 구독자들 중 상위 Tier에 있는 분들에게만 댓글 권한을 줄려고 하니 또 설정이 복잡해진다. 이런 식으로 구독자 그룹을 세분화하고, 각각의 그룹들에게 다른 Cache를 제공해 주려고 봤더니, 대부분의 워드프레스 Cache 플러그인들이 로그인 사용자들 전용으로 만든 Cache는 아예 사람 1명, 1명에 대해서 따로 Cache를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보기도 했다. 아직 서비스 초창기인 지금도 캐시 파일들을 보면 5GB가 넘게 쌓여있는데, 그럼 사용자가 수만 명으로 늘어나면 하드 디스크 사이즈가 얼마나 커져야 하는거야?

모든 것을 다 내가 직접 만들면 당연히 마음에 드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지만, 위에 쓴대로 한 장짜리 html 페이지도 만들 줄 모르는 html 무지랭이 입장에서 결국 플랫폼이 제공해주는 것에 만족하고 타협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워드프레스가 CMS에서 FSE로 구조가 한 차례 변경된 덕분에 더 많은 것들을 내 손으로 조작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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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잡는데 소 잡는 칼, 닭 잡는데 고려시대 직지심체요절

농담처럼 하는 말로, 닭 잡는데 소 잡는 칼 쓰면 안 된다, 소 잡는데도 닭 잡는 칼 쓰면 안 된다고 한다.

어느 미국 명문대에서 정수론으로 수학 박사 과정을 밟은 천재 소녀를 국내 모 대기업이 이미지 인식 팀에 배정하는 걸 보고 닭 잡는데 소 잡는 칼도 아니고 박물관에 모셔놓고 인류 문화 유산으로 봐야 할 고려시대 직지심체요절을 쓰는 걸 보는 기분이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위의 워드프레스 논의도 비슷한 관점에서 보면 될 것 같다.

구글 페이지 스피드에서 100점 만점을 받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서비스들이 있고,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서비스들도 있다. 나는 구글 검색에 잘 나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고급 콘텐츠 사업을 한다. 달리 홍보 비용을 쓰지 않는 만큼, 검색이 잘 되어야 내가 만든 콘텐츠를 쉽게 외부에 알릴 수 있다. 잘 만들어 놓은 덕분에 PDSI 한 곳에만 한 달 기준 최소한 1만건 이상의 클릭이 들어온다. 콘텐츠의 제한성을 감안하면 구글 클릭만으로 한국에서 월 1만건 이상의 클릭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문 콘텐츠 웹사이트가 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막대한 홍보비를 쓸 각오를 하신 분이라면, 특히 클릭을 유도하기 쉬운 여성 옷, 화장품 서비스들은 웹사이트가 구글의 SEO 기준을 굳이 따르도록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네이버, 다음 같은 주요 포털에 매일 천만원씩의 광고비를 쓰면 국내에서 엄청난 숫자의 방문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데, 옷, 화장품 같은 상품을 파는 분들은 그런 정보를 검색하는 분들이 구글 대신 네이버, 다음을 주요 검색 채널로 쓰고 있는 만큼, 굳이 구글 SEO에 목숨을 걸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냥 웹페이지 1장으로 회사 소개만 하는 경우도 위의 WebFlow를 쓰는 편이 훨씬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웹사이트 최적화 따위는 고민하지 않고, 그냥 사진 몇 장과 텍스트 몇 문단만 치면 웹사이트 구성이 끝나고, 관리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왜 굳이 해킹 많이 당하니까 항상 관리에 신경을 바짝 세워야 하는 워드프레스로 웹사이트를 만들어야 하나?

더 대형 플랫폼을 만들어야하는 분들도 마찬가지다. 컴공과 출신의 한 SIAI 학생이 말했던

한국에서는 네이버/카카오 같은 회사들 말고는 대학 교육 받은 개발자 필요없어요. 그냥 베끼는 코더만 있으면 돼요

에는 네이버/카카오 같은 회사들은 실력파 고급 개발자가 필요하다는 뜻이 담겨있다. 그런 분들이 물론 구글SEO를 바짝 신경 쓴 웹페이지를 만들어주시면 좋겠지만, 자기 회사의 서비스가 탄탄하고, 그들 내부적인 구조가 있는데, 굳이 구글이 만들고 있는 문법에 의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서버사고로 먹통되어서 서비스 중단 되는 일이 없도록 서버 분산하고 복제 서버 같은 걸 관리하는데 더 신경을 쓰셔야지.

단지 내 현실에 가장 적합한 도구였기 때문에 골랐을 뿐이다. 그리고, 실력 없는 개발자들에게 당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역시 워드프레스가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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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페르소나 AI, 다른 챗봇의 '탈옥' 쉽게 유혹해

[해외 DS] 페르소나 AI, 다른 챗봇의 '탈옥' 쉽게 유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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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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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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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의 페르소나로 타 AI를 '탈옥'시키는 실험 진행, 탈옥 자동화로 25배 빨라
전반적인 설계적 결함을 암시, 모델의 발전으로 더 심각한 문제 초래할 수 있어
연구진은 AI의 안전성과 모델의 발전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필요함을 강조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Jailbroken_AI_Chatbots
사진=Scientific American

오늘날의 인공지능 챗봇은 사용자에게 위험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AI끼리 서로를 속여 비밀을 털어놓게 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대상 AI가 규칙을 어기고 마약을 합성하는 방법, 폭탄을 만드는 방법, 돈세탁 방법을 조언하는 것을 관찰했다.

현대의 챗봇은 특정 인격을 취하거나 가상의 인물처럼 행동하는 등 페르소나를 채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연구진은 그 능력을 활용하여 특정 AI 챗봇에 연구 조력자 역할을 하도록 설정했다. 그리고 연구원들은 이 조수에게 다른 챗봇을 '탈옥'시킬 수 있는 프롬프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지시했다.

Scalable-and-Transferable-Black-Box-Jailbreaks-for-Language-Models-via-Persona-Modulation
페르소나 변조 공격에 대한 워크플로우다. 2~4단계는 LLM 어시스턴트를 통해 자동화하여 몇 초 만에 전체 공격을 실행할 수 있다/출처=Scalable and Transferable Black-Box Jailbreaks for Language Models via Persona Modulation

안전 규정이 있어도 속수무책, 막아도 다시 생기는 '개구멍'

연구진의 어시스턴트 챗봇의 자동 공격 기술은 ChatGPT를 구동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 중 하나인 GPT-4에 대해 42.5%의 확률로 성공했다고 한다. 또한, Anthropic사의 챗봇을 지원하는 모델인 Claude 2에 대해서도 61%의 확률로 성공했고, 오픈소스 챗봇인 Vicuna에 대해서도 35.9%의 확률로 성공했다고 한다.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AI 안전 기업 하모니 인텔리전스(Harmony Intelligence)의 설립자인 소로쉬 풀(Soroush Pour)은 "사회가 이러한 모델의 위험성을 인식하기를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현재 LLM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LLM이 탑재된 챗봇이 대중에게 공개된 이후, 진취적인 사용자들은 창의적인 방법들로 탈옥을 유도했다. 챗봇에 적절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미리 설정된 규칙을 무시하고, 네이팜(화염성 폭약의 원료로 쓰이는 젤리 형태의 물질) 레시피와 같은 범죄적인 조언을 제공하도록 설득하면서, 적극적인 프로그램 수정 작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AI가 다른 AI를 설득해서 안전 규정을 무시하도록 하는 전략을 세우도록 요구하면, 이 과정을 25배나 단축할 수 있다고 연구원들은 밝혔다. 또한 서로 다른 챗봇들 사이에서 공격이 성공했다는 것은 이 문제가 개별 기업의 코드 문제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취약점은 더 광범위하게 AI를 탑재한 챗봇의 설계에 내재하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OpenAI, Anthropic, 그리고 Vicuna의 개발팀에게 이 논문의 결과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으나, OpenAI는 논평을 거부했고, Anthropic과 Vicuna는 발표 시점에 답변 하지 않았다.

끝까지 싸워야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이번 연구의 또 다른 공저자인 루셰브 샤(Rusheb Shah)는 "현재 우리의 공격은 주로 안전 규정이 있음에도 모델이 말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델이 더 강력해질수록 이러한 공격이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페르소나 변조는 LLM의 매우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점이다. 출시된 LLM 서비스들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인격으로 위장하는 데 능숙하다. 탈옥 계획을 고안해 낸 LLM 어시스턴트와 같이 잠재적으로 유해한 페르소나를 사칭하는 모델의 능력을 근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를 제로화하는 것은 아마도 비현실적일 것이다"라고 샤는 말한다. 하지만 탈옥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앨런튜링연구소의 윤리 연구원인 마이크 카텔(Mike Katell)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테이(Tay)가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관점을 내뱉도록 쉽게 조작된 것과 같은 이전의 채팅 에이전트 개발 시도에서 교훈을 얻었어야 했다"라며 "특히 인터넷에 있는 모든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통해 훈련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카텔은 LLM 기반 챗봇을 개발하는 조직들이 현재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인정했다. 개발자들은 사용자가 시스템을 탈옥시켜서 해로운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카텔은 경쟁심에 의한 충동이 결국에는 승리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LLM 제공업체들이 이런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어디까지 노력할까요? 적어도 몇몇은 아마도 노력에 지쳐서 그냥 내버려둘 것입니다."


Jailbroken AI Chatbots Can Jailbreak Other Chatbots

AI chatbots can convince other chatbots to instruct users how to build bombs and cook meth

Today’s artificial intelligence chatbots have built-in restrictions to keep them from providing users with dangerous information, but a new preprint study shows how to get AIs to trick each other into giving up those secrets. In it, researchers observed the targeted AIs breaking the rules to offer advice on how to synthesize methamphetamine, build a bomb and launder money.

Modern chatbots have the power to adopt personas by feigning specific personalities or acting like fictional characters. The new study took advantage of that ability by asking a particular AI chatbot to act as a research assistant. Then the researchers instructed this assistant to help develop prompts that could “jailbreak” other chatbots—destroy the guardrails encoded into such programs.

The research assistant chatbot’s automated attack techniques proved to be successful 42.5 percent of the time against GPT-4, one of the large language models (LLMs) that power ChatGPT. It was also successful 61 percent of the time against Claude 2, the model underpinning Anthropic’s chatbot, and 35.9 percent of the time against Vicuna, an open-source chatbot.

“We want, as a society, to be aware of the risks of these models,” says study co-author Soroush Pour, founder of the AI safety company Harmony Intelligence. “We wanted to show that it was possible and demonstrate to the world the challenges we face with this current generation of LLMs.”

Ever since LLM-powered chatbots became available to the public, enterprising mischief-makers have been able to jailbreak the programs. By asking chatbots the right questions, people have previously convinced the machines to ignore preset rules and offer criminal advice, such as a recipe for napalm. As these techniques have been made public, AI model developers have raced to patch them—a cat-and-mouse game requiring attackers to come up with new methods. That takes time.

But asking AI to formulate strategies that convince other AIs to ignore their safety rails can speed the process up by a factor of 25, according to the researchers. And the success of the attacks across different chatbots suggested to the team that the issue reaches beyond individual companies’ code. The vulnerability seems to be inherent in the design of AI-powered chatbots more widely.

OpenAI, Anthropic and the team behind Vicuna were approached to comment on the paper’s findings. OpenAI declined to comment, while Anthropic and Vicuna had not responded at the time of publication.

“In the current state of things, our attacks mainly show that we can get models to say things that LLM developers don’t want them to say,” says Rusheb Shah, another co-author of the study. “But as models get more powerful, maybe the potential for these attacks to become dangerous grows.”

The challenge, Pour says, is that persona impersonation “is a very core thing that these models do.” They aim to achieve what the user wants, and they specialize in assuming different personalities—which proved central to the form of exploitation used in the new study. Stamping out their ability to take on potentially harmful personas, such as the “research assistant” that devised jailbreaking schemes, will be tricky. “Reducing it to zero is probably unrealistic,” Shah says. “But it's important to think, ‘How close to zero can we get?’”

“We should have learned from earlier attempts to create chat agents—such as when Microsoft’s Tay was easily manipulated into spouting racist and sexist viewpoints—that they are very hard to control, particularly given that they are trained from information on the Internet and every good and nasty thing that’s in it,” says Mike Katell, an ethics fellow at the Alan Turing Institute in England, who was not involved in the new study.

Katell acknowledges that organizations developing LLM-based chatbots are currently putting lots of work into making them safe. The developers are trying to tamp down users’ ability to jailbreak their systems and put those systems to nefarious work, such as that highlighted by Shah, Pour and their colleagues. Competitive urges may end up winning out, however, Katell says. “How much effort are the LLM providers willing to put in to keep them that way?” he says. “At least a few will probably tire of the effort and just let them do what they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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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쩜삼' 운영 자비스앤빌런즈, 가칭 '삼쩜삼뱅크'로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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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스앤빌런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위한 컨소시엄 추진 중
기존 금융권에서 외면했던 소상공인 및 프리랜서 고객 적극 유치
‘혁신성’ 및 ‘안정적 투자자’ 확보 여부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좌우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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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신고·환급 지원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내년 예비인가를 목표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한다. 개인사업자나 파트타이머, 프리랜서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인 N잡러를 적극 유치해 기존 인터넷은행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인터넷전문은행 심사 문턱을 낮추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급물살을 탄 가운데 안정적 자본력 확보와 금융 접근성 개선 등의 혁신성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도전장 던진 ‘자비스앤빌런즈’

6일 자비스앤빌런즈는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칭 '삼쩜삼뱅크' 예비인가를 위해 자비스앤빌런즈는 기존 금융권 및 유명 플랫폼 등과 구체적인 설립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이 완료되면 내년 초 설립 예비인가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0년 5월 선보인 삼쩜삼 서비스는 세금 신고와 환급을 대리하는 인터넷 플랫폼이다. 3년간 누적 가입자 수는 올해 10월 기준 약 1,800만 명에 이르며, 총 9,099억원가량의 세금 환급을 도왔다. 삼쩜삼뱅크는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기존 인터넷은행과 차별화를 위해 은행 등 1금융권 혜택을 받는 근로소득자나 사업자는 물론, 근로소득을 유지하며 개인 사업을 운영하는 소비자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해 8월 나이스평가정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올 초 대안 신용평가모델 개발 사업을 위한 데이터 분석을 시작했다. 해당 신용평가모델 개발이 완료되면 금융 혜택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는 “네 번째 인터넷뱅크 삼쩜삼뱅크는 기존 전통 금융과 1세대와 2세대 인터넷 금융에서 혜택을 받지 못했던 국민들이 1금융권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컨소시엄 구성과 함께 내년 상반기 예비인가를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은행권의 참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내년도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수익성 둔화가 나타날 거란 전망이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선 한국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에 따라 내년 은행업 수익성은 당분간 둔화될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기에선 은행 순이익 성장률과 순이자마진(NIM), 대출성장률 등이 모두 부진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이 해당 업종 진출보다 자체 사업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점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제동을 거는 요소다. 특히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이 없는 신한금융은 이달 슈퍼앱 ‘슈퍼SOL’ 출시 계획을 내놓으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 금융그룹들도 대부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확산된 비대면 거래 흐름을 타기 위해 자체 디지털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과거 금융지주 대부분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긍정적이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상황에서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노리는 은행권이 안정적인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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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비스앤빌런즈

제4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여부 가를 핵심 요소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곳은 자비스앤빌런즈 외에도 더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지역별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축인 소소뱅크 설립준비위원회가 ‘소소뱅크’ 설립을 공식화했으며, 한국신용데이터(KCD)도 특화 인터넷전문은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 7월 금융위가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심사 문턱을 낮추면서다. 금융위는 당시 “기존에는 인가방침 발표 뒤 신규 인가 신청·심사가 진행됐다”며 “앞으로는 충분한 건전성과 사업계획 등을 갖춘 사업자에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신규 인가를 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은 은행업 특성상 안정적 자본력 확보가 핵심이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과 같은 안정적 투자자 확보가 제4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금융위는 2019년 토스뱅크와 키움뱅크를 심사에서 나란히 탈락시킨 뒤 은행업의 핵심 요소로 자본조달 능력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을 제외한 시중 4대 은행 모두 현 인터넷전문은행 3곳 설립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금융 접근성 개선 등 혁신성 또한 제4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여부를 가를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설립 취지상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과거 키움뱅크는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금융위의 판단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실패했으며, 토스뱅크의 첫 도전 당시 신한금융도 사업계획에 의구심을 품으며 컨소시엄에서 탈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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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뽑] ⑧빠른 속도의 비결이 html? 워드프레스는 html 안 만들지 않냐?

[개안뽑] ⑧빠른 속도의 비결이 html? 워드프레스는 html 안 만들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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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레스는 느리지만, 캐싱 플러그인으로 html 파일을 만들고,
그 html 파일들을 바로 Nginx 서버에 물려주니 갑자기 일반 html 웹사이트 속도로 업그레이드
글로벌 최고 개발자들이 만든 서비스를 바로바로 갖다 쓸 수 있는 것이 워드프레스의 장점

워드프레스가 느리다는 욕을 먹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 사실 하나의 이유를 고를 수 없을만큼 수 많은 문제가 있는 상태고, 그렇다보니 어느 하나에 손을 댄다고 현격하게 빠른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도 없다. 그냥 무료 솔루션이 그런거지~ 라는 생각으로 참고 쓰는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 20년 간 워드프레스로 웹페이지를 만들었던 사람들의 불만이었다.

그나마 블로그만 돌아가던 가벼운 시절에는 큰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 CMS(Contents Management Service)로 성장하면서 무거워지니까 성능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던 것이다.

좀 더 깊은 이야기를 살짝만 간추리면, 단순한 1페이지 서비스라면 굳이 데이터베이스(DB)를 갖추고, 웹페이지 렌더링을 하는 PHP가 붙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냥 html 파일만 하나 만들고, 이미지와 텍스트가 어디에 배치될지 CSS로 위치만 지정해주고나면, 그걸 Apache가 됐던, Nginx가 됐건, 외부에서 도메인 이름으로 접속하려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서버 셋팅만 하면 된다.

근데 워드프레스는 블로그였던 시절에 html 파일 10개, 100개 정도 서비스하던 구조로 DB에 이미지 파일에 수천 개의 글에, 가입자에, 가입자별 권한에, 그것도 모자라 각종 플러그인들이 덕지덕지 붙어버렸으니, 당연히 감당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쉽게 말하면 뼈 마디 작은 어린아이에게 100kg의 지방이 붙은 셈이 됐다. 그런 아이는 뛰는 건 둘째 문제고, 서 있기도 힘들 것이다.

개발자-안-뽑음_202312
개발자-안-뽑음_202312

속도가 빠른 이유가 워드프레스인데 웹페이지 파일이 html로 만들어져서라고?

우리 회사 웹사이트들이 그렇게 악명이 높았던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서버도 아직 오락가락하는 조잡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구글 페이지 스피드 성능 점수에서 90점을 쉽게 넘는 상황이 된 것은 아래의 이유들 때문이다.

  • 블록(Block) 기반 테마들이 깃털처럼 가벼우니까
  • 무거운 플러그인들은 모두 백엔드(Back-end)로 돌려버렸으니까
  • Nginx 서버가 Apache 서버보다 훨씬 빠르고, Nginx의 FastCGI cache가 성능이 좋으니까
  • 성능 좋은 캐싱(Caching) 플러그인을 쓰니까
  • Varnish cache가 앞에서 받쳐주니까 (솔직히 말해서 2023년 12월 7일 시점에 이건 아직 완성이 안 됐다)

인 부분도 있지만, 아래의 내용이 가장 결정적이라고 생각한다

  • PHP가 웹페이지를 보여주지 않고 Caching이 된 html 파일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해야 뭔가 재밌는 짓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감을 잡을 수 있을테니까, 개발자들은 저 아래로 스크롤 다운 하시고, 비개발자들끼리 몇 마디 좀 나눠보자.

html이 빠른 이유와 PHP를 거치는 것이 느린 이유

일반적으로 웹사이트들이 우리 눈에 표현될 때는 최종적으로 html이라는 문법의 문서로 구현이 된다.

지금 보고 있는 웹페이지도 어찌됐건 웹브라우저가 html이라는 문서를 눈으로 보기에 좋게 화면으로 구성한 것이다. 그 때 어떻게 보여주라고 각종 문법 지식을 담은 CSS라는 파일이 보조해주기는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html이 우리가 보는 문서, 웹브라우저가 문서를 보여주는, 일종의 워드 파일, 워드 프로그램 관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근데 문제는 모든 내용을 html로 저장해놓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 뉴스 서비스 사이트라면, 우측에 신규 뉴스 관련 정보들을 집어넣고, 하단에는 광고도 넣을 수 있다. 뭔가 바뀌는 부분들이 너무 많은데, html로 기사만 저장해놓고 있는 서비스가 아닌이상, 모든 웹사이트 정보를 html형태의 문서로 다 바꿔놓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DB를 갖추고 있는 서비스들은 일반 유저에게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 아래의 과정을 거친다

  • 도메인 연결 - 서버 접속 - 웹 프로그램 동작 - 웹 서비스로 변환 - 서버에 전달 - 접속자 브라우저에 전달

이게 워드프레스의 경우는

  • 도메인 연결 - Apache/Nginx 서버 접속 - PHP에 접속자가 뭐 찾아왔다 전달 - PHP가 워드프레스에 전달 - 워드프레스가 DB에서 자료 찾아오라고 명령 - 받은 자료를 워드프레스에서 화면 구현 - PHP로 전달 - PHP가 Apache/Nginx 서버에 전달 - 접속자 브라우저에 전달

치는데도 매우 힘들었는데, 저 작업을 하루 10만명, 아니 1,000만명에게 하고 있는 서버에는 얼마나 많은 과부하가 걸릴까?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Caching 서비스들이 붙어서 사람들이 자주 찾는 웹페이지들을 미리 저장해서 갖고 있다. 이걸 메모리에 올릴 수도 있고, 하드디스크에 저장할 수도 있고, 저장하는 정보가 웹페이지냐, DB의 정보냐, 화면 구성해주는 CSS냐 등등으로 다양한 종류의 Caching 서비스가 있을 수는 있는데, 본질은 동일하다. 서버가 돌아가는 내용 중 반복되는 부분을 피하고, 최종 결과물을 바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워드프레스가 또 문제가 되는 것은 PHP가 속도가 느린 것으로 악명이 높은 언어라는 점이다. Nginx가 Apache보다 x100, x1,000배 속도가 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예전의 Apache 서버가 속도 문제를 갖고 있는 것도 역시 무시 못하는데, Apache-PHP의 콜라보에 워드프레스 자체가 느린 것, 테마가 느린 것, 플러그인이 느린 것까지 결합되면 결국 사람들이 쓰고 싶지 않은 서비스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워드프레스는 html 안 만들지 않았냐? 어디에서 도대체 어떻게 만든거야?

위의 구성에서 웹브라우저에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어찌됐건 html 파일이 임시로 생성은 된다. 이걸 계속 갖고 있지 않는 것이 문제인데, 만약에 중간에 그걸 끊고 저 파일들을 내가 저장해놓을 수 있다면? 그래서 어차피 똑같은 신문 기사 페이지 보고 있는데, 같은 html 파일을 던져줄 수만 있다면?

실제로 이 아이디어를 구현한 분들이 있다. SpinupWP라고 캐나다에서 워드프레스 호스팅 서비스를 해 주는 기업인데, 워드프레스에서 캐싱 플러그인으로 유명한 3개를 골라 각각들이 어디에 어떻게 캐시 파일들을 저장하고 있는지, 그래서 그 파일들을 바로 Nginx에 물려주는 방식으로 웹서비스 속도를 현격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놨다. 올해 11월 29일에 작성된 이 문서는

위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설명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의 Github 페이지를 운영하는 SatelliteWP라는 또다른 워드프레스 호스팅 회사는 이미 5년 전부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미 버전 3.0.2까지 업그레이드가 된 Rocket-Nginx라는 저 서비스는 WP Rocket이라는 유명 캐시 플러그인이 만든 html 파일을 Nginx가 바로 갖고가도록 Nginx 서버의 설정값(Configuration)을 변경해버렸다.

WP Rocket은 유료 서비스고, 설정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적이라, 무료 버전이 있는 W3 Total Cache(W3TC)라는 또 다른 유명 캐시 플러그인으로 똑같은 설정을 해 보려고 저 위의 Rocket-Nginx를 뜯어고치다가 결국 포기했었다. W3TC가 내가 하고 싶은 다양한 설정을 다 지원해줘서 이것저것 뜯어고쳐보고 싶었는데, 어느 날 밤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난 개발자 아니잖아? 왜 이걸 새벽까지 붙잡고 있지?

결국 WP Rocket 유료 버전을 구매해서 다음날부터 Rocket-Nginx로 서비스 하는 중이다. 성능 점수가 한 5점은 더 오른 것 같고, 실제 체감은 정말..... 최고야 짜릿해ㅋㅋ (91점에서 97점으로 오른 것을 눈으로 확인하시면 된다.)

OTT Ranking_개발중_20231204
OTT Ranking_개발중_20231204

그냥 Github 복사해서 내려받기 하고, 파일명 변경하고, Nginx 서버에 맞춰 실행하는 3개 작업만 하면 이렇게 빨라지는데 왜 그렇게 고집을 피웠을까?ㅋ

이제 웹사이트가 어지간히 무거워져도 별로 겁이 안 난다. html로 서비스가 돌아가면 로딩 속도 문제는 둘째고, 우리 서버에 부담이 확 줄어들꺼잖아? 서버 한 대로 접속하는 유저 몇 명까지 버티는지 부하 점검하던 개발자들이 생각나는데, 이렇게 해놓으면 감당할 수 있는 접속자 숫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까?

이런 식의 효율화를 전세계 30%의 웹사이트를 돌리는 워드프레스, 그 워드프레스에서 가장 성능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캐시 플러그인인 WP Rocket이니까 자기네 호스팅 서비스에 붙이겠다고 만든 사람이 나왔지 않을까?

전문 개발자를 뽑아서 html 파일로 저렇게 효율적인 캐싱 서비스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얼마의 기간과 얼마의 비용을 요구했을까? 만들 수 있는 한국인 개발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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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혼란 틈타 ‘제미니’ 출시한 구글, 빅테크 3대 진영의 ‘AI 패권 전쟁’ 격화

오픈AI 혼란 틈타 ‘제미니’ 출시한 구글, 빅테크 3대 진영의 ‘AI 패권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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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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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LLM ‘제미니’ 공개, 사람처럼 사물 인식·판단한다
2천 명 이상 AI 연구원 및 엔지니어들 대거 투입
메타·IBM 연합군, X.AI, 아마존 등도 AI 전쟁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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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니가 오리 인형의 모습을 보고 소재를 분석하는 모습/사진=구글

구글이 초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니’(Gemini)를 내놨다. 이번 구글의 차세대 AI 출시로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 ‘인공지능 동맹’에 나선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3대 진영’으로 이합집산해 경쟁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구글의 비밀병기 ‘제미니’, GPT4·인간 능력 초월

6일(현지시간) 구글이 생성형 AI 선두주자인 오픈AI GPT-4의 대항마 ‘제미니(Gemini) 1.0’을 공개했다. GPT-4를 능가하는 현존 최고 수준 성능을 갖춘 AI 모델이라고 자랑할 만큼 야심 차게 내놓은 구글의 차세대 AI 모델이다. 제미니는 오픈AI의 GPT와 달리 개발 단계부터 이미지를 인식은 물론, 음성으로 말하거나 들을 수 있으며 코딩을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멀티모달 AI’로 구축됐다. 텍스트 데이터만 학습한 AI 모델과 다른 방식이다. 텍스트, 코드, 오디오,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제미니 테스트 결과들을 보면, 그저 인형을 보여주기만 했을 뿐인데 고무 소재의 파란색 오리 모양인 걸 맞히거나, 초록색 실과 분홍색 실을 보고는 과일 드래곤 프루트(용과)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자동차 그림을 제시하며 디자인상 속도의 차이를 묻자 “오른쪽 차량이 공기 저항에 더 유리하다”는 식으로 답하는가 하면, 두 장의 사진을 보고 유사성을 찾아내기도 했다. 일반 사진을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에 맞는 SVG(벡터 그래픽 형식)로 변환하는 것은 물론 HTML, 자바스크립트로 표현하는 코딩에도 능했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니 울트라는 32개의 학술 벤치마크(성능 지표) 중 30개에서 GPT-4를 앞섰다. 특히 수학, 물리학, 역사, 법률, 의학, 윤리 등 57개 과목을 조합해 지식, 문제 해결 능력을 테스트하는 ‘MMLU(대규모 다중 작업 언어 이해)’ 영역에서 90%의 점수를 획득, 최초로 인간 전문가를 능가했다. GPT-4의 MMLU 점수는 86.4%였다.

제미니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칩(TPU v4·v5e)으로 학습했다. 구글은 최첨단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설계한 최신 칩(클라우드 TPU v5p)도 공개하며 제미니의 향후 개발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첫 번째 버전인 제미니 1.0은 구글 딥마인드의 비전을 처음으로 실현했다”며 “앞으로 펼쳐질 일과 제미니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열어줄 기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가장 범용으로 쓰이는 '제미니 프로'는 이날부터 구글의 AI 챗봇 서비스인 바드에 탑재된다. 바드에는 지금까지 팜2(PaLM2)가 탑재돼 있었다. 제미니 프로가 적용된 바드는 170개 이상 국가 및 지역에서 영어로 제공되며, 향후 서비스 확장 및 새로운 지역과 언어도 지원된다. 가장 크고 고성능인 '제미니 울트라'는 내년 초 '바드 어드밴스트'라는 이름으로 바드에 장착된다. '제미니 나노'는 클라우드 연결 없이 디바이스 자체에서 가벼운 AI를 즉각적으로 활용하는 온디바이스 형태로 접목되며, 구글이 지난 10월 공개한 스마트폰인 '픽셀8 프로'에 탑재될 예정이다.

사실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처음 공개했을 때만 해도 구글은 무방비 상태였다. MS가 오픈AI에 거액을 투자하면서부터는 수년간 지배해 왔던 검색 시장의 주도권마저 뺏길 판이었다. 이에 구글은 지난 3월 즉각 자체 챗봇인 바드를 출시했고, 4월에는 AI 조직인 구글브레인과 딥마인드를 ‘구글 딥마인드’로 통합한 뒤 2,000명 이상의 AI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끌어모아 자원을 집중 투입했다. 이후 9개월여 만에 GPT-4를 능가하는 기능을 갖춘 AI 모델 제미니를 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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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I의 챗봇 그록/사진 =X.AI

초거대 AI 패권 전쟁 3파전

앞으로 초거대 AI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AI 시장에서는 지난달 오픈AI가 샘 알트만 CEO 축출 사태로 혼란에 빠진 틈을 타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다. 구글이 독자 노선을 걷고 MS가 오픈AI와 연대를 했다면, 후발주자인 메타와 IBM은 50개사와 함께 'AI 동맹(AI Alliance)’을 결성하는 방식으로 패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맹에는 산학연이 고루 이름을 올렸다. 우선 인텔, AMD, 오라클 등 미국의 반도체·IT 대기업을 비롯해 스태빌리티AI, 허깅페이스 등 생성 AI 스타트업들도 참여한다. 예일대, 코넬대, 도쿄대 등 유수의 대학과 항공우주국(NASA), 국립과학재단(NSF) 등 미국 정부기관들도 동참했다.

이들은 기술을 무료로 공유하는 오픈소스를 뿌리에 두고 ‘개방형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다리오 길 IBM 수석부사장은 “지난 1년간 AI에 대한 논의는 생태계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해 불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 8월부터 오픈AI 만큼 주목 받지는 못했던 기업들을 모아, 동맹을 결성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동맹은 오픈소스 확산을 위해 △AI 알고리즘을 평가하는 공통 프레임워크 구축 △AI 연구자금 마련 △오픈소스 모델에 대한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AI 경쟁이 격화하는 이유는 디지털 세계의 패권이 AI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3년 438억 달러(약 57조원)에서 2030년 6,679억 달러(약 876조원)로 연평균 47%씩 폭증할 전망이다.

초거대 AI를 둘러싼 전쟁은 빅테크 3대 진영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AI 스타트업 X.AI는 5일(현지시간) 미국 규제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최대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라고 공시했다. 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X.AI는 이미 4명의 투자자로부터 1억3,470만 달러(약 1,761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오픈AI를 공동 창업한 바 있는 머스크는 올해 7월 별도 AI 기업을 설립하고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서비스되는 챗봇 '그록(Grok)'을 공개한 상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지난달 텍스트를 통한 의사소통으로 문서 요약과 자료 생성, 코드 작성 업무를 도와주는 기업용 생성형 AI 챗봇 '아마존Q'를 전격 공개했다. 구글 클라우드, MS 애저 같은 클라우드 분야 경쟁사가 잇달아 생성형 AI를 탑재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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