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목적 훼손” vs “경쟁사 괴롭히기” 머스크-올트먼 법정 공방 본격화, 핵심은 오픈AI의 영리 전환
“기부 목적 훼손” vs “경쟁사 괴롭히기” 머스크-올트먼 법정 공방 본격화, 핵심은 오픈AI의 영리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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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법정서 오픈AI가 기부 목적 훼손했다는 주장 이어가 자금 확보 절실했던 오픈AI, 수년에 걸쳐 실질적 영리화 "그록 성장 위한 방해 공작" 오픈AI 측, 머스크 주장 전면 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법정 공방에 불이 붙었다. 머스크 CEO는 오픈AI가 공익 목적 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 PBC) 전환을 통해 사실상 영리 기업으로 변모하며 설립 취지 및 자신의 기부 목적을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오픈AI는 이러한 머스크 CEO의 주장이 그저 경쟁사를 괴롭히기 위한 반(反)경쟁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법정 선 머스크, 오픈AI에 '맹공'
28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머스크 CEO는 배심원들을 향해 “상대측은 이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려 하겠지만 사실 본질은 매우 단순하다”며 “자선단체를 훔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내가 이 사건에서 패소한다면 미국의 모든 자선단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스크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수년 전부터 고수해 온 '오픈AI 측이 설립 취지를 배신하고 자신과 대중을 속였다'는 주장에서 기인한다. 머스크 CEO는 이날 법정에서 오픈AI 설립 초기에 자신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으며, 오픈AI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 ‘비영리 조직을 통한 안전한 인공지능(AI) 개발’에 있다고 짚었다. 과거 AI 개발을 주도하던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안전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내놨고, 이에 따라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오픈AI 설립 초기 발생한 갈등과 관련해서는 "안전한 AI 개발이라는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 통제권을 확보하려 했다"며 "개인적 이익이 목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머스크 CEO는 오픈AI에 몸담고 있었던 지난 2017년 오픈AI의 AI 개발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에게 더 큰 통제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오픈AI 측은 특정 개인에게 권한이 집중될 경우 비영리 조직의 독립성과 공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픈AI의 영리화 과정
머스크 CEO의 핵심 주장은 오픈AI가 사실상 영리 기업으로 변모하며 자신이 2015년 창업 당시 기부한 초기 자금(3,800만 달러)의 목적이 훼손됐다는 것이다. 당초 비영리 조직으로 설립된 오픈AI는 2016년경부터 막대한 AI 개발 비용 부담에 짓눌렸으며, 내부에서는 조직의 방향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머스크 CEO가 통제권 강화를 요구한 것도 이 시점이다. 갈등 끝에 머스크 CEO는 2018년 오픈AI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으며, 오픈AI는 특정 개인의 영향력을 줄이고 비영리 중심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대규모 투자 유치 필요성은 빠르게 커졌고, 결국 오픈AI는 2019년 캡드 프로핏(capped-profit) 구조를 도입하며 오픈AI LP(유한파트너십)를 설립했다. 비영리 조직인 OpenAI Inc.(현 오픈AI 재단)가 상위에서 통제권을 유지하되, 외부 투자자의 제한적 수익을 허용하는 형태였다. 그 뒤 챗GPT 등 상업화 가능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오픈AI 경영 전략의 중심축은 점차 기술 공개에서 제품·서비스 쪽으로 이동했다. 실질적인 사업을 영리 법인이 담당하는 체계가 굳어진 셈이다.
자본 수요 역시 순식간에 확대됐다. 글로벌 AI 경쟁 심화로 대규모 연산 인프라 확보 필요성이 커지며 기존 방식의 한계가 두드러진 것이다. 특히 2023년 발생한 올트먼 CEO 해임 사태는 비영리 이사회와 투자자·경영진 간 충돌을 드러내며 지배구조 관련 문제를 공개적으로 부각시켰다. 그 뒤 오픈AI 내부에서는 구조 개편 논의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PBC 전환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했다. PBC는 미국 영리 법인의 한 형태로, 비영리 법인처럼 정관에 공익 추구를 법인 목표로 명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법적·평판 리스크가 커 사실상 영리 법인 전환이 불가능한 오픈AI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우회로'인 셈이다.
실제 오픈AI는 지난해 5월 영리 자회사 구조를 개편해 기존 오픈AI LP를 오픈AI PBC로 전환했다. 최상위에 오픈AI 재단이 있고, 그 아래에서 OpenAI PBC가 실제 사업과 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 근본적인 자금 조달 방식 역시 변화했다. 지분 투자가 가능해지며 기관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SI)의 참여 폭이 확대됐고, 대규모 투자 유치 및 기업공개(IPO) 가능성까지 열렸다. 머스크 CEO는 오픈AI가 이러한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기존의 설립 목적을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픈AI, 머스크 주장 단호히 일축
다만 오픈AI 측은 머스크 CEO의 주장이 어디까지나 '경쟁자 괴롭히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에는 복수의 주(州) 정부에 머스크 CEO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6일 CNBC는 "오픈AI가 캘리포니아주와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게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 명의의 서한을 보내 머스크 CEO와 측근들이 벌이는 반경쟁적 행위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서한에서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의 보도를 인용, 머스크 CEO 측이 올트먼 CEO의 항공편 등 동선을 추적하고 성 비위 관련 허위 주장을 유포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러한 공격이 인간과 동등한 수준의 지적 능력을 지닌 범용인공지능(AGI)을 실현하고자 하는 오픈AI의 노력을 저해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오픈AI는 "(머스크 CEO의 행보는) AGI가 전 인류의 이익이 되도록 보장할 법적 의무를 지닌 이들에게서 AGI의 미래를 빼앗고자 기획된 것"이라며 "사명감에 기반한 원칙도 없고, 안전에 대한 책임도 거부하는 경쟁자의 손에 그 미래를 넘기려 한다"고 일갈했다. 이에 더해 머스크 CEO 산하 기업인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추진 사실을 언급하며, 머스크 CEO의 법적 공세가 궁극적으로 자사의 경쟁 플랫폼이자 스페이스X의 자회사인 xAI의 AI 모델 그록(Grok)에 이익을 가져다 주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28일 법정에서도 유사한 논지의 발언이 이어졌다. 오픈AI 측 수석 변호인인 윌리엄 사빗은 “머스크는 초기부터 오픈AI의 영리 전환을 지지했으며, 머스크가 원했던 것은 비영리 여부가 아니라 오픈AI의 지배권이었다”며 “창업자들이 이를 거부하자 머스크가 별도의 AI 회사를 설립하고, 이후 소송을 제기한 것은 오픈AI의 발전을 저해하기 위한 괴롭힘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오픈AI 창립에 상당 부분을 기여했다는 머스크 CEO의 주장도 일축했다.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은 공동 창업자들이며, 머스크 CEO는 가끔 나타나 조언을 하거나 속도가 느리다고 질책하는 수준이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사빗 변호인은 2016~2020년 오픈AI에 들어온 기부금 가운데 머스크 CEO 외 다른 기부자들의 비중이 훨씬 컸으며, 오픈AI 기부자 중 오픈AI가 비영리로 남을 것이라는 약속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머스크 CEO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