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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샌드아트와 수학의 만남, 일시적인 예술의 영원한 이야기 (1)

[해외 DS] 샌드아트와 수학의 만남, 일시적인 예술의 영원한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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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 다양한 언어와 문화로 구성된 군도
유네스코가 인정한 무형 유산, 모래 그림
민족수학자의 연구로 수학적 모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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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에서는 모래 그림을 그리기 전에 원형(사진) 또는 직사각형의 격자를 그린다/사진=알반 다 실바

바누아투는 8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로, 약 315,000명의 다양한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 나라는 138개의 방언을 사용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언어 다양성을 자랑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두 가지 공식 언어는 프랑스어와 영어다. 바누아투에서 사용되는 앵글로-멜라네시아 피진어인 비슬라마 또는 비클라마가 공용어다.

문화는 바누아투의 북부와 남부, 심지어 같은 섬 내에서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모래 그림은 일부 중부 섬에서만 널리 퍼져 있다. 이 전통은 인도 타밀나두의 흙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연상시키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하며, 2008년 유네스코는 바누아투의 모래 그림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분류했다.

바누아투의 '한붓그리기', 수학적 특성 공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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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군도 국가인 바누아투의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 민족수학자 알반 다 실바는 바누아투의 페나마 지방, 특히 마에오 섬과 펜테코스트 섬에서 모래 그림을 공부했다/사진=알반 다 실바

민족수학자(Ethnomathematician) 알반 다 실바는 2018년 매오섬과 2019년 펜테코스트섬에서 실시한 두 차례의 현장 조사를 기반으로 샌드드로잉의 수학적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펜테코스트섬 북부의 라가 지역('라라'로 발음)의 사람들이 그린 그림에 초점을 맞췄다. "이 섬들은 아오바섬과 함께 페나마 지방을 구성하고 있으며 공통된 전통을 가지고 있어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실바는 말했다. 실제로 수학적 언어는 샌드드로잉 작업을 설명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모래 그림을 통해 바누아투 사회가 환경과 관계 맺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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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과 직선으로 복잡한 문양을 띄는 샌드아트/사진=알반 다 실바

비슬라마에서 알려진 샌드드로잉은 수천 년의 역사가 있다. 전통적으로 샌드드로잉은 흙이나 모래사장, 재가 쌓인 곳에 손가락으로 연속적인 닫힌 선을 그리는 예술 작품이다. '연속'과 '닫힌'이라는 단어는 수학에서와 같은 의미로, 모래에 그리는 선은 평면의 닫힌 연속 곡선과 유사하다. 이렇게 그려진 선은 선 또는 점으로 구성된 복합 그리드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그리드는 직사각형 또는 원형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디자인이 사용되고 있는지 알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이 나타나고 안 쓰는 디자인은 사라진다. 지적 재산에 가까운 시스템이 도면을 보호하고 있으므로 이 전통 지식에 대한 접근은 때때로 민감하고 까다롭다.

자연의 언어를 담은 문양, 한 폭의 수학적 추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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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를 피해 돌 밑에 숨어 있는 물고기를 연상시키는 모래 그림/사진=알반 다 실바

모래 그림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동물, 곤충, 식물의 상징적인 그림은 해당 사회의 신념, 우주관, 사회 조직, 심지어 전통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이러한 그림은 '카스톰'(kastom)이라는 일반적인 이름으로 함께 묶인다. 또한 바누아투 중부 사회의 윤리적 또는 정치적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힌트가 되기도 한다. 많은 경우, 각 그림에는 이러한 다양한 측면과 관련된 토속적인 이름이 붙어 있다.

오늘날 이 사회에서는 이러한 관행을 사람들이 의식, 종교 및 환경 지식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통적인 그래픽 아트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라가 지역에서 만난 추장 지프 토달리는 예술가들이 대변인이라고 설명했다: "투투라니(백인 외국인)가 도착하기 전, 북부 펜테코스트 사람들은 말할 줄 몰랐다. 그들은 손가락으로 땅바닥을 따라 그린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했었다. 사람 대신 바위, 돌, 언덕과 계곡의 땅, 바람, 비, 바다의 물이 말을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말하는 것은 사람들이고 땅과 바람과 비와 바다는 침묵하고 있다. 이제 라가 지역 사람들은 땅이 더 이상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으니, 우리가 땅을 대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샌드드로잉은 완성된 작품이 잠시 후 사라지는 일시적인 예술로, 이는 스토리텔링에 감정을 자극한다. 예술가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이야기를 전달하며, 특히 재능 있는 사람들은 그림을 그리면서도 동시에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익숙한 장소, 인물, 동물 또는 심지어 채소 등 역사와 관련된 세부 사항을 그림에 추가하여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작품의 일시적인 특성이라는 측면에서 더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효과가 있다.

[해외 DS] 샌드아트와 수학의 만남, 일시적인 예술의 영원한 이야기 (2)로 이어집니다.


An Ancient Art Form Topples Assumptions about Mathematics

The sand drawings of Vanuatu follow principles from a branch of mathematics known as graph theory

In October 2015 my time training mathematics teachers at a French high school in Port Vila, Vanuatu, was coming to an end. The principal invited me to share kava, a traditional drink in the country. As every social scientist in Vanuatu discovers, sharing kava is a fruitful opportunity for learning. This beverage, which is made from the roots of a tree of the same name, relaxes the drinker and loosens the tongue.

This first encounter with kava was also my introduction to sand drawing. That evening, one of the trainees took out a large board covered with very fine sand. After carefully flattening the surface, he drew a grid of horizontal and vertical lines. Then he began tracing furrows in the sand without ever lifting his finger. When the artist finished, he explained in the language Bislama, “Hemia hem i wan fis i ronwe i stap unda ston from i kat wan sak,” meaning “It is a fish that hides under a stone to escape the shark.”

The fluidity of the line, mixed with the effects of kava, plunged me into a state of wonder. The technique reminded me of the classic challenge to draw a complex figure with a single stroke, without lifting one’s pen or going over the same line twice. It also called to mind a “Eulerian graph” in mathematics, which involves a trail that traverses every edge exactly once while starting and ending at the same point.

As I considered these ideas, an intern approached me and whispered, “Where is the mathematics in this drawing, teacher?” Though he could not have known it, that remark would go on to shape the next six years of my life, including my doctoral work on sand drawing. One question particularly inspired me: How were such drawings created?

My investigation took me further than I could have imagined. By watching expert sand artists, learning about their methods, collecting drawings and history and exploring the work of 20th-century ethnologists, I have developed a mathematical model of sand drawing. My work shows that these artworks can be modeled as the result of algorithms and operations of an algebraic nature. Indeed, mathematical language turns out to be appropriate for describing the work of sand drawing experts. Furthermore, sand drawing can help us understand the relationships that Vanuatu societies maintain with their environment.

A Traditional Art

Vanuatu is an archipelago with a population of some 315,000 people spread throughout 83 islands. The country has the highest linguistic density in the world, with 138 vernacular languages. The two official languages taught in school are French and English. Bislama, or bichlamar, an Anglo-Melanesian pidgin used in Vanuatu, is the common language.

Cultures vary in the north and south of the country and even within the same island. The sand drawing practice is widespread only in some central islands, for example. Although the tradition is reminiscent of drawings done on soil in Tamil Nadu, India, it is unique in many ways. In 2008 UNESCO classified the sand drawing of Vanuatu as part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

My research is based on two field surveys that were conducted on Maewo Island in 2018 and Pentecost Island in 2019 and that particularly focused on drawings made by people in the Raga region (pronounced “Ra-ra”) on northern Pentecost Island. These islands, along with Aoba Island, constitute the province of Penama and are bound by common traditions, which greatly facilitated my research.

“Sand drawing,” or sandroing, as it is known in Bislama, is probably thousands of years old. Traditionally, it consists of a person drawing a continuous, closed line with their finger in beaten earth, sand beaches or ashes. (The words “continuous” and “closed” have the same meaning here as in mathematics: a drawing in the sand is similar to the closed continuous curve of a plane.) This drawn line is constrained by a composite grid of lines or dots. The grid can be rectangular or circular.

Although it is difficult to know how many designs are in use, it is clear that, over time, new ones appear, and others disappear. A system very close to intellectual property protects these drawings, making access to this traditional knowledge sometimes sensitive and challenging.

These artworks are multidimensional in their significance. Some iconic drawings of animals, insects or plants are closely linked with the beliefs, cosmogonies, social organization or even traditions of these societies—which are grouped together under the generic name of kastom. The drawings can also support narratives; they reveal the ethical or political dimensions of societies in central Vanuatu. In many cases, each design bears a vernacular name related to these different aspects.

Today these societies recognize this practice as a traditional graphic art that helps people recall ritual, religious and environmental knowledge. In addition, Jief Todali, a chief whom I met in the Raga region, explained to me that the artists are spokespeople: “Before the arrival of the tuturani [the white foreigners], the people of northern Pentecost did not know how to speak. They expressed themselves through drawings that they traced on the ground with their fingers. Instead of people, the rocks, the stones, the ground of the hills and valleys, the wind, the rain, the water of the sea spoke. But now the situation is reversed. It is the people who speak, and the earth, the wind, the rain and the sea are silent. Now [the people from the Raga region] sometimes say, ‘We have to speak for the land because it can no longer speak for itself.’”

Finally, this ephemeral art—each drawing is erased once it is finished—stimulates storytelling. Practitioners generally pair their drawings with the telling of a tale, and the most gifted ones are able to do this while drawing. It is not uncommon for them to appeal to the imagination of spectators by adding details related to their history, including familiar places, characters, animals and even veget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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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급성장에 3분기 호실적 거둔 핀둬둬, "중국 증시 하락세에도 주가 급등"

'테무' 급성장에 3분기 호실적 거둔 핀둬둬, "중국 증시 하락세에도 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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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94%, 순이익 22.6% 증가, 실적 발표 직후 ‘알리바바’ 시가총액 바짝 추격
공동구매 통한 ‘초저가 소비 경험’ 주무기로 단기간 급성장
소외됐던 중국 중소도시 집중 공략하며 4년 만에 연간 거래액 ‘1조 위안’ 돌파
사진핀둬둬-공식홈페이지
사진=핀둬둬

중국의 신흥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拼多多·PDD)가 3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핀둬둬 산하의 해외 직구앱 테무(TEMU)가 급성장하면서 광고와 같은 온라인 세일즈 매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농산물 판매 전문 플랫폼으로 출발한 핀둬둬는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상품을 저가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가전·화장품 등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업계 1위인 알리바바를 위협하고 있다.

광고 매출 급증에 3분기 실적 예상치 크게 웃돌아

29일 핀둬둬가 발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688억 위안(약 12조 5,5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155억 위안(약 2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핀둬둬의 3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된 요인으론 수수료 수입 급증이 꼽힌다.

중국 지에미엔신문은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핀둬둬 산하 테무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선전하면서 관련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핀둬둬의 3분기 광고 등 온라인 세일즈 서비스부문 매출은 397억 위안(7조2,4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으나, 수수료 등 거래 서비스 부문 매출이 315% 급증한 292억 위안(5조3,294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광고 수입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핀둬둬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21% 가까이 급등했다. 장 막판에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으나 18.1%로 장 28일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핀둬둬의 시가총액은 1,847억 달러(약 240조7,564억원)로 올라서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1,974억 달러)의 뒤를 바짝 쫓았다.

이날 중국 증시가 부동산 리스크로 인해 큰 폭 하락한 것과 달리 핀둬둬를 비롯한 관련 테마주에는 강한 훈풍이 불었다. 상하이종합지수 내 대다수 종목이 약세를 보인 데다, 부동산·은행·건축자재 관련주의 하락이 두드러진 데 반해, 핀둬둬 관련 테마주인 톈인콩구와 뤄위천은 각각 상한가를 기록했고, 즈더마이도 8% 이상 급등했다.

사진TEMU-앱
사진=TEMU

설립 3년 만에 고성장한 핀둬둬, 돌풍 배경은?

2015년 설립된 핀둬둬는 창립 이후 3년간 가입자 수가 업계 2위까지 오르며 2018년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2018년 매출 22조원에서 2019년 매출 174조원으로 1년 만에 800%에 가까운 성장이 이어졌고, 알리바바와 징동이 지배해 온 중국의 과점 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핀둬둬는 공동구매를 통한 초저가 소비 경험을 주무기로 단기간 급성장했다. 특히 사업 초반 공동구매 활성화를 위해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자사 앱 서비스를 삽입하면서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주변인들을 모으고 홍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또 '둬둬 과수원'이라는 게임을 자체 서비스 내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단기간 고객 수를 급격히 늘렸고,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서비스 플랫폼 테무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성공했다.

그간 온라인 서비스에 소외돼 온 중국 외곽 지역 거주민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은 것도 핀둬둬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타오바오와 같은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주로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경제규모 1선 도시의 구매력을 높이 평가하며 대도시를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한 반면, 핀둬둬는 농촌 소도시인 5선 도시까지 영업 대상을 확대했다. 인구가 많은 중국에선 3선, 4선 도시라 할지라도 하위 도시 대부분 인구 100만이 넘는다. 특히 지방 도시들은 도시별 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선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저가 제품 수요가 큰 편이다. 핀둬둬는 이 점을 노리고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기존 시장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했고, 결국 후발주자임에도 유통시장의 대부분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연간 거래액 1조 위안(약 182조1,400억원)을 돌파하기까지 알리바바와 징동은 각각 10년, 13년이 걸린 반면, 핀둬둬는 불과 4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다만 성장이 빨랐던 만큼 부작용도 없지 않다. 올해 4월 핀둬둬의 테무 앱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악성 스파이웨어를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CNN 등 해외 언론은 월평균 이용자가 7억5,000만 명에 달하는 초대형 플랫폼에서 데이터 보안 문제가 불거지자 앞으로도 중국 플랫폼들의 신뢰성·보안 논란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부정적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사업 확장을 벌이는 핀둬둬가 앞으로도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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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매각 수순 밟는 11번가, '독배 원샷' 자처할 원매자 있을까

강제 매각 수순 밟는 11번가, '독배 원샷' 자처할 원매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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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얼롱 행사권 손에 쥔 11번가 FI 컨소시엄, 강제 매각 기정사실화
선제적으로 희망퇴직 단행하는 11번가, 이미 매각 의지 굳혔나 
'리스크 폭탄' 이커머스 기업, 적자 쌓인 11번가 사들일 사람 있을까
11번가_깨짐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의 '강제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11번가의 대주주 SK스퀘어는 이사회를 열고 11번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및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로 이뤄진 재무적 투자자(FI) 컨소시엄은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활용하게 됐다.

11번가는 최근 희망퇴직을 통해 기업 덩치를 줄이며 매각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차후 매각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와 같은 전도유망한 흑자 기업도 순식간에 미끄러지는 치열한 시장이다. 애초부터 '적자 기업'인 11번가를 떠안을 원매자를 찾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SK스퀘어 콜옵션 포기, 매각 가능성 커져

11번가 대주주 SK스퀘어는 2018년 FI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그 과정에서 콜&드래그를 설정했다. 5년 내 11번가의 기업공개(IPO)를 약속하고, 이에 실패할 경우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활용해 FI 지분을 되사들인다는 조건이다.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FI가 대주주 SK스퀘어의 지분(80.3%)까지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드래그얼롱도 거래에 포함됐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IPO 대표 주관사를 선정했으나, 이후 본격적인 절차를 밟지는 못했다. 2018년 3조원에 가깝던 기업가치가 올해 1조원 이하까지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가운데 무리하게 IPO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결국 11번가는 기한 내 상장에 실패했다. 이후 SK스퀘어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했고, FI 컨소시엄은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까지 제3자에 매각할 수 있게 됐다.

드래그얼롱이 행사될 경우 원리금 정산은 워터폴(Water Fall) 방식으로 진행된다. FI가 우선적으로 원금 및 이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FI들의 투자 원금은 5,000억원, SK그룹으로부터 보장받은 수익률은 연간 약 3.5%다. 국민연금과 FI들은 경영권 매각 가격이 약 6,000억원만 넘어서도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현재 11번가 지분 약 80%의 장부가치를 1조500억원으로 반영한 SK스퀘어는 경영권 매각 가격에 따라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

11번가, 희망퇴직으로 덩치 미리 줄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11번가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기업의 덩치를 줄이며 매각 과정의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분석이다. 11번가는 지난 27일 개인 커리어 전환과 회사의 성장을 위한 차원에서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희망퇴직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전사 모든 구성원 중 만 35세 이상, 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10일까지 시행된다.

해고_11번가

SK그룹은 앞서 결렬된 큐텐과의 매각 협상에서도 인원 감축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3분의 1 이상의 인원 감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가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큐텐이 아닌 다른 원매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인원 감축은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이미 물밑에서 11번가의 임직원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거론돼 왔다는 설명이다.

콜옵션 문제를 논의하는 이사회 이틀 전에 희망퇴직 소식이 발표된 만큼, 일각에서는 11번가의 희망퇴직이 차후 원매자와의 협상을 위한 '선제 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의 덩치를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함으로써 예비 원매자에게 적극적인 매각 의지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적자 기업 떠안을 원매자 나타날까

문제는 이미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11번가가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다. 이커머스 업체의 인수는 사실상 '독배'로 꼽힌다. 신세계 이마트(SSG닷컴 모회사)가 인수한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 위험성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약 3조4,400억원을 지불했다. 이후 신세계그룹은 기존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약 10%)을 고스란히 흡수, 이커머스 시장에서 10% 중반대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공룡'으로 꼽히는 쿠팡, 네이버와 '3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상 이베이코리아 덕택인 셈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독배였다. 인수 전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며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던 이베이코리아는 인수 후 적자 기업으로 돌변했다. G마켓은 지난해 6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서비스인 SSG닷컴 역시 지난해 1,112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과도한 경쟁으로 마진이 감소하며 상황이 악화한 것이다.

이렇듯 이커머스 업계는 유망했던 흑자 기업마저 순식간에 무너지는 치열한 시장이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이커머스 기업을 인수하는 것 자체가 거대한 '리스크'라는 의미다. 수년째 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 11번가의 경우 위험성이 한층 큰 매물로 평가된다. 예정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 독배를 마실 기업이 과연 얼마나 될까. 11번가의 운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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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등에 업고 날아오른 뷰티 산업, 남은 과제는 中과의 '각방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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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인터내셔널 지난해 매출 412억원, K-뷰티로 성장 견인
'싼 맛'에 사던 韓 제품, K-팝 등 영향 아래 '인식 개선'
팬데믹 이후 위축된 中 시장, 뷰티 업계 북미 시장 진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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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올리브인터내셔널 대표/사진=올리브인터내셔널

올리브인터내셔널이 1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K-뷰티 성공 시대에 점차 가속이 붙기 시작했단 평가가 나온다. 최근 들어선 자국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높던 일본에서도 국내 뷰티 제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K-콘텐츠 및 K-팝의 영향력이 K-뷰티에까지 미친 결과다. 이제 국내 뷰티 산업이 넘어야 할 산은 '중국'이다. 현재 국내 뷰티 산업 매출에서 중국 시장의 의존도는 매우 높은 상태다. 물론 가능성이 높은 중국 시장을 완전히 버려선 안 되겠지만, 지금과 같은 과도한 '의존' 상태에선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리브인터내셔널, 100억 규모 시리즈 B 투자 유치

디지털 마케팅 기반 소비재 브랜드 기업 올리브인터내셔널이 IMM인베스트먼트와 프라미어사제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크래프톤, 무신사, 젠틀몬스터 등 다수의 유니콘 기업에 투자한 VC(벤처캐피탈)로, 프라미어사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한국계 VC다. 이번에 투자를 받은 올리브인터내셔널은 밀크터치, 성분에디터, 비프로젝트, 시모먼트, 피치포포 등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깔끔상회, 나무팩토리, 뭉게뭉게 등 생활·패션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K-뷰티 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견인하면서 투자 유치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리브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대표 브랜드인 밀크터치와 성분에디터 외에도 비프로젝트, 마미케어 등 성공적인 브랜드 확보로 뷰티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한층 견고해진 것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리브영과 홈쇼핑에서의 '완판' 행진, 각종 라이브커머스 최고 기록 달성, 해외 자회사들의 성장 등 다방면에서 매출이 늘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세가 보다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올리브인터내셔널의 매출은 지난 2020년 126억원에서 2021년 272억원, 지난해 412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뤘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성장한 27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의 경우 230% 성장한 약 7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K-뷰티, 日 소비자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올리브인터내셔널의 투자 유치는 K-뷰티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잘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처럼 K-뷰티 산업의 성공 신호는 곳곳에서 들려온다. 최근엔 다소 까다로운 시장이라 평가되던 일본에서도 K-뷰티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시장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화장품 시장으로 꼽히지만, 자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유달리 높은 탓에 우리나라 뷰티 제품이 끼어들 틈이 사실상 없었다. 게임 체인저는 한국산 드라마와 아이돌이었다. K-콘텐츠와 K-팝이 일본 내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국내 제품이 입소문을 타며 일본인들의 국내 제품 구매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일본인들은 자국산 제품의 높은 품질을 중시하며 한국산 제품은 가끔 저렴한 맛에 구매하는 수준이었지만, 이 같은 인식도 최근 들어선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로드샵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 땐 천원 미만의 가성비 마스크팩이 중심 제품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CJ올리브영에서 일본인들에게 인기리에 판매되는 제품들을 보면, 3~4천원대의 마스크팩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역대급 엔저 현상에 일본인들이 해외여행에 나서기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나마 가까운 한국을 찾는 것이 부담이 덜 하다는 점도 한국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을 찾은 관광객 수는 158만 명으로, 국내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많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명동 상권 내 CJ올리브영의 일본인 매출이 전년 대비 23배 급증하기도 했다.

K-뷰티 열풍은 일본 현지에서도 체감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28일부터 2주간 도쿄에서 이니스프리, 에뛰드, 라네즈, 에스쁘아, 에스트라 등 11개 브랜드가 참여한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이틀 만에 방문 예약이 매진되고 약 10만 개의 체험 샘플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월 일본에 본격 진출한 헤라도 오는 19일까지 도쿄 긴자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데, 이미 메이크업 레슨 서비스의 예약률이 100%다. LG생활건강도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인 글린트 바이 비디보(글린트)와 프레시안의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글린트는 일본 유명 유튜버의 소개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 지난 6월 일본 온라인몰 '큐텐(Qoo10)'에 하이라이터를 첫 출시한 이후 국내 올리브영 메이크업 분야 판매 1위에 이어 큐텐 하이라이터 부문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달 사이에 일본에서 한국 뷰티 제품에 대한 인식이 순식간에 바뀐 느낌"이라며 "대중성을 갖춘 다양한 제품들이 점차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지난 5월 영국 럭셔리 뷰티 멀티숍인 'SPACE NK' 매장에 입점한 라네즈/사진=아모레퍼시픽

中 의존도 높은 K-뷰티, "시장 다각화 이뤄야"

앞으로 국내 뷰티 산업이 넘어야 할 산은 '중국 의존도'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 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고 수익성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중국 소매 경기와 국내 면세 시장 부진 등으로 올해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매 경기가 시장 기대보다 부진해 중국 소비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했다”며 “2분기 면세 매출은 37% 감소해 애초 예상치보다 크게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이후 국내 면세 시장 규모에 대한 기대치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 입증과 면세 매출이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쌓였던 화장품 재고 소진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법인과 설화수 매출 회복이 더딘 점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시장은 다소 위축된 상태다. 이에 업계는 당분간 중국 시장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중국인들의 화장품 소비가 크게 늘지 않고, 한·중 갈등으로 반감이 커지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점이 반작용을 일으킨 것 같다"며 "현지 중저가 브랜드의 강세도 국내 뷰티 산업의 입지를 축소하고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해외 매출액 감소가 가시화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분기 매출액은 1조3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지난해 -109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사실상 궁지에 몰리기 시작하면서, 업계 내에서도 시장 다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각사는 하반기 들어 비중국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중국에 치우친 의존도를 최대한 희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은 미국이다. 그룹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해외 매출 현황을 보면 북미 시장은 7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0억원)보다 배 이상 늘었다. 1분기(629억원)보다도 17.7% 증가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시장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4.5%에서 지난해 12.1%로 급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미국의 고급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타타 하퍼'가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고, 라네즈와 이니스프리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도 매출이 59억원에서 132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30%대 신장세를 보이며 아시아 시장의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시장의 하향세 속에 비중국 시장의 매출 효과가 나오면서 화장품 업계의 매출 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중국과 비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 역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비중국 채널 비중 확대가 궁극적으로는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그럼에도 중국 시장 자체를 포기할 순 없다는 의견이 거듭 쏟아진다. 북미 시장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북미 시장 비중은 여전히 각각 8.9%, 4.9%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당장 성장세가 폭발적인 건 맞지만, 중국 시장을 포기하면서까지 '올인'할 만큼의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압도적인 인구수만 봐도 중국 시장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중국을 놓칠 순 없다는 반응도 있다. 이에 대해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업체들이 북미, 일본 등 해외 시장 다각화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며 “국가 간의 갈등으로 인한 시장 침체는 단기적인 상황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미래를 내다봤을 때 중국에서의 사업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중국 현지 법인을 철수한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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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 돌입한 직방파트너스, ‘부동산 경기 침체’ 탓만 할 수 있을까

권고사직 돌입한 직방파트너스, ‘부동산 경기 침체’ 탓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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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140여 임직원 절반가량 감원 목표
모회사 직방도 4월 대대적 구조조정
IT 종사자들 고용 불안 호소, 노조 결성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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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직방파트너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자회사 직방파트너스가 권고사직을 통한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한때 유니콘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직방까지 권고사직 바람이 불며 IT 업계에는 고용 불안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내실 없이 무작정 회사의 규모만 키우는 데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경영효율화 차원, 권고사직 수용 시엔 3개월분 급여 지급”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방파트너스는 권고사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재직 중인 약 140명의 임직원 수를 절반가량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사직 권고를 받은 임직원이 이를 수용할 경우 곧바로 근무가 종료되며 3개월분의 급여가 지급된다. 직방파트너스의 한 내부 관계자는 “대내외적 경제 상황을 고려해 경영효율화 차원의 권고사직을 진행하게 됐다”며 “대상자는 내부 평가 기준 등에 따라 선정됐다”고 밝혔다.

직방파트너스는 전국에서 활동 중인 공인중개사와 제휴를 통해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내 거래 절벽이 오랜 시간 이어지며 수익성이 악화했고, 결국 권고사직 등 몸집 줄이기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직방파트너스는 권고사직을 거부하는 직원이 많을 경우 향후 희망퇴직을 실시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의 일방적 권고사직 시행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회사로부터 사직 권고를 받았다는 한 직원은 “권고사직을 하면서 3개월분 급여만 주는 게 말이 되냐”며 “권고를 거부했을 때 어떤 조치를 할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방파트너스의 모회사 직방 역시 지난 4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직방 측은 인원 감축 취지는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팀 내부에서 진행되는 일이긴 하지만, 3개월분 임금을 위로금으로 받고 퇴사할지 결정해야 하는 게 권고사직이 아니면 뭐냐”는 말이 나왔다. 당시 직방은 연간 평가 결과를 토대로 팀당 20% 이상 인원에게 사직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방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비롯한 온라인에 부동산 매물을 공개해 주고 이를 통해 공인중개사로부터 광고 수수료를 받아 운영된다. 이 때문에 부동산 거래량이 줄어들수록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나아가 2021년에는 경력직 개발자를 100명 이상 채용하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당시 직방은 개발직 초봉으로 6,000만원을 책정하고 경력자에게는 최대 1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극도로 침체한 부동산 시장에서 직방은 무리한 인건비 지출 이상의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직방의 영업 손실은 370억원으로 전년(82억원) 대비 약 4.5배 급증했다.

231130벤처노조

무리한 사업 확장, 구조조정은 예상된 수순

업계는 “종합 프롭테크(Property+Technology, 부동산 관련 IT 서비스) 대표 기업이 될 것”이라는 당찬 포부 아래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직방의 부진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만큼 주력 사업의 안정화를 위해 힘써야 할 때 직방은 도리어 삼성SDS 홈 IoT(사물인터넷)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외연 확장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혁신을 외치기 전에 시장의 상황을 직시하고 내실 있게 사업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IT 분야의 선두를 달리던 기업들이 연이은 구조조정에 나서자 업계 종사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T 업계 재직자의 해고, 권고사직, 실업급여, 구조조정 등 고용 불안 관련 키워드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배 증가했다. 고용불안에 대한 이들의 우려는 노조 결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노조 우주정복, 구글코리아의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구글코리아지부 등이 대표적 예다.

이와 관련해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불안정한 업계의 분위기 탓에 근로자들이 안정감이나 소속감이 필요해 노조를 결성하는 정서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공감하면서도 “IT 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경영 전략 또는 인사 직원 채용 등에 있어 유연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T 업종의 노조 활성화는 글로벌 경쟁력 등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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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실사의 원칙 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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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부족 및 불확실성 탓에 VC 펀드에 대한 실사에 어려움 많아
미국에서는 VC팀 평가, 투자 전략 평가, 투자처 관리 역량 평가를 통해 실사
단순한 트랙 레코드 및 수익률보다 종합적인 역량 평가 필수 지적도

글로벌 투자 분석 전문 기관 피치북(Pitchbook)은 29일(현지시간) 벤처투자사(VC) 실사의 3단계 원칙을 발표했다. 최근들어 부실화된 스타트업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미국에서도 VC들의 건전성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특히 VC펀드의 주요 유동성 공급자(LP)들이 주로 중소 기술 기업 투자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업계에서는 VC 실사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재무 데이터 부족, 장기 투자, 투자 회수(엑시트, Exit) 전략 불확실성 등은 그간 VC의 잠재력 평가하기 쉽지 않은 주요 요인으로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벤처 투자가 LP들의 주요 포트폴리오로 자리잡으면서 적절한 실사 전략에 대한 고민도 함께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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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실사의 첫 단계: 팀을 판단해라

몰튼 벤처스(Molten Ventures)의 조나단 시빌리아(Jonathan Sibilia) 파트너는 "LP들의 VC펀드 투자 시장은 지난 몇 년 사이 신규 진입자가 늘면서 경쟁이 격화됐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치가 부족한 LP들이 VC에 대한 적절한 실사 역량 없이 단순히 엑시트를 잘 해 왔다는 이유로 신뢰하는 것에 놀란 적이 많다"고 답했다. 시빌리아 파트너는 VC 실사를 기계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각 LP들의 사정과 VC들의 사정에 맞춰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안정적인 수익처를 찾는 연기금과 고성장 투자처를 찾는 LP들은 같은 전략을 쓸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유럽 투자 펀드(European Investment Fund)의 데이비드 다나(David Dana) 벤처 투자 부분 대표는 "(투자 기록 및 전략보다) 팀의 구성이 더 중요하다"면서 "투자 전략이 뛰어나더라도 팀 구성원의 역량이 부족하면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찾고, 투자한 곳을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뛰어난 팀일수록 전략 실패를 빠르게 수정해서 시장 상황에 맞게 펀드를 운영할 수 있다"고 답했다.

투자 전략보다 VC 구성원들의 역량을 더 중요하게 판단하게 되면서 과거 투자 기록들을 실사 중 가장 중요하게 보게 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예를 들어 5번째 펀드를 만든 VC의 경우 이미 확립된 체계와 투자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에 심사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빌리아 파트너는 "장부상으로만 화려한 VC"들을 걸러내기 위해 과거 투자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속된 투자로 장부 가치는 커진 상태이지만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거나, 사실상 폐업 위기에 처한 스타트업들도 최근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VC 팀 실사에 또 하나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는 '투자금 대비 현금 지급 비율(Distributed to Paid-In Capital, DPI 비율)'이다. VC 혹은 사모펀드(PEF)가 투자받은 금액 대비 현금으로 수익을 돌려준 비율이 얼마나 높은지를 따지는 수치로, PEF 쪽에서는 펀드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은 수치 중 하나다.

그러나 신규 펀드들의 경우에는 과거 투자 기록(Track record, 트랙 레코드)를 판단할 근거 자료를 찾기 어렵다. 결국 펀드 구성원들의 업계 내 경력, 투자 분야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역량을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신규 펀드들은 트랙 레코드 부족을 대체하기 위해 대형 기관 투자를 유치하기 전에 작은 펀드들을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아이소메르 캐피탈(Isomer Capital)의 조 스코지(Joe Schorge) 벤처 펀드 투자 파트너는 해당 VC 팀에 투자 경험이 있는 LP들의 조언을 따르라고 충고한다. 과거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LP에 얼마나 큰 가치를 부여해줄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잇다는 것이다.

VC 실사의 2 단계: 투자 전략을 평가해라

스코지 파트너는 LP 입장에서 VC에 투자를 진행할지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주요한 요소 중 하나로 VC의 주력 산업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과 투자 다각화를 꼽았다.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를 진행해야하는만큼, LP들은 5년 후에 투자금이 어디에 있을지를 고민해야한다"면서 "VC들에게 어떤 산업에 투자할 계획이고, 그 업체들은 어디에 있고, 성장률은 어떤 상태고, 엑시트 계획은 어떤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라고 요구한다"고 답했다.

특히 VC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업체들 목록, 시장 규모, 투자 비율 등을 투자 전략의 일부로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LP들은 VC 팀의 평균 투자 규모, 투자 기간, 추가 투자 필요 여부 등을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신규 산업 분야일수록 시장 이해가 어려울 수는 있어도 VC들이 투자할 산업 분야에 대해 LP들도 스스로 충분한 이해를 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VC 실사의 3단계: 이익 공유 시스템 구축

유럽 투자 펀드의 다나 벤처 투자 부문 대표는 VC의 수익과 LP의 수익이 합치되도록 투자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VC 팀이 위험 노출도를 최소화하려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LP들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투자처라고 판단한다"면서 "VC들이 투자 전략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위험을 감당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LP들이 투자처를 결정할 때 VC들이 투자금 운용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이익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예를 들어, VC들이 자기 자금을 투자하는 비중이 늘어날수록 VC 펀드의 수익성 증대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시빌리아 파트너는 최근들어 VC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이사회 의석을 요구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는데, LP들이 매우 부정적으로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LP의 기대치만큼 VC들이 투자처 관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대형 VC펀드의 움직임에 따라가는 소극적인 투자만 반복하는 VC들에서 자주 보이는 경우인만큼, 투자처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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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뽑] ②해킹을 '또' 당하다

[개안뽑] ②해킹을 '또' 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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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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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해킹 당해서 사업 접을 뻔 했는데,
또 해킹 당하고 또 접을 뻔 하고 나니,
이젠 진짜 내가 만들어야겠다 싶더라

지난 9월 18일의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당시 방화벽 서비스를 쓰고 있던 Sucuri라는 회사에서 메일이 10개가 와 있더라. 우리 웹사이트 15개 중에 10개를 방화벽 시스템 안에 등록해 놨는데, 10개 모두 해킹을 당했단다.

지난해 8월에 해킹을 한 번 당하고 난 다음에, 좀 충격을 먹고 이런저런 해결책들을 찾던 무렵에 구매했던 곳이다. 우리 개발 팀에서 도메인 판매하는 GoDaddy의 자회사인 Sucuri라는 회사가 있는데, 워낙 워드프레스를 많이 지원해주는 회사니까 이쪽으로 전문가인 것 같다고 추천해줬던 서비스였다. 여기 방화벽을 쓰면 이번에 해킹 당한 것도 정리해주고, 앞으로는 해킹 안 당하도록 막아줄 것 같으니까 이걸 고르자고 했었다.

10개 사이트 모니터링에 월 150달러, 가끔 해킹 사건이 터지면 추가금이 더 들어갈 수 있다, 현재는 해킹을 당한 상태기 때문에 청소하는데 비용이 좀 더 든다는 콜을 한 차례 하고, 뭐 이미 해킹 당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지 않나는 생각에 그 계약서에 전자서명을 하고 1년 남짓을 썼던 시점이다.

서비스 쓰던 중에 해킹 시도가 얼마나 자주 있는지 실시간 모니터링을 해 줬고, 내 눈에는 조잡해보이는 우리 회사 서비스들에 이렇게 해킹 시도가 많았다는 사실에 적잖이 충격을 먹기도 했었다. 그래도 글로벌에서 서비스가 탄탄하게 돌아가는 회사인만큼, 우리 회사가 다시는 해킹 당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부분도 있다.

개발자-안-뽑음_202312

해킹 당하는게 처음이 아닌데

사실 작년 8월 사건도 처음 당한 해킹이 아니었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사업 초창기 국내 가비아의 공유 호스팅에서 시작했던 블로그가 해외의 SiteGround라는 호스팅 서비스로 이사가서 파비클래스를 붙인 서비스로 확대가 됐었는데, 그 때도 SiteGround에서 해킹 시도가 얼마나 자주 있다는 메일을 종종 보내줬던 기억이 있다. 사업이 확대되면서 AWS에서 직접 서버를 돌리던 무렵에는 우리가 업로드 하지 않은 이미지 파일이 올라온 걸 보고 폴더 권한을 755로 안 하고 777로 해 놓은 거 누구냐고 개발팀에서 말이 나오는 일도 있었다.

그 외에도 몇 차례 해킹으로 짐작될만한 사건들이 있기는 했지만, 작년 8월에 당했던 해킹은 내 입장에서 좀 충격이었다. 우리 회사가 구글 검색이 잘 되도록 구글SEO를 갖춘 서비스를 돌리는 걸 자랑으로 삼는 회사인데, 우리 회사 URL을 클릭하면 어디 처음보는 사이트로 연결이 되는 거였다. 나중에 알게된 것은, 워드프레스에서 쓰고 있던 한 플러그인이 보안이 취약한 상태였고, 그 구멍을 뚫고 들어와 웹사이트 헤더 값을 바꾸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었단다.

당시 날 상담해주던 Sucuri 담당자는 자주 보던 상황이라는 말투였고, 1개 서비스만 설치된 상황이 아니라 10개 이상의 사이트가 모조리 다 똑같이 감염됐을 것이라고 하더라. 이게 그들 표현으로는 URL-Rewrite 해킹XSS(Cross-Site Scripting) 해킹에 해당한다. 어차피 1개 사이트가 뚫리건 10개 사이트가 뚫리건 뚫리는 건 마찬가지니까 같은 서버에 있는 10개를 모두 다 막아야 하고, 서비스가 더 많으면 비용을 더 내라고 그러더라.

당시 SIAI 신입생 몇 명이 회사 사이트 들어가는데 왜 이상한 멕시코 이커머스 회사가 나오냐면서 입학식날 뭐라고 하던데, 입학식날 케익 자르면서 내 속이 내 속이 아니었었다. 정말 괴롭더라.

이번엔 돈 주고 서비스 쓰는데 또 해킹을 당하다

1년 남짓이 흐르고, 개발 팀은 다 내보냈고, 서버에는 SSL 인증서 업데이트 할 때 말고는 아예 관심을 안 두던 시절이었는데, 또 다시 해킹을 당했다는 메일을 받고 출근길 내내 공황상태였다.

우리 회사 URL을 접속해보니 예상대로 또 이상한 해외 사이트로 접속이 되고 있더라.

Sucuri 담당자한테 '[Urgent]'라는 타이틀로 긴급 대응을 요청했고, 다행 한국 시간으로 그 날 오전에 청소 작업은 끝이 났었다. 그 분들이 들어와서 정리해주기 전에 오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우리 회사 서버 SSH 접속 비밀번호를 기억해냈고, 들어가서 파일들을 다 내려받아 하나하나 훑어보니 이번에도 URL-Rewrite 해킹, XSS 해킹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때랑 비슷하게 wp-header.php 파일 안에 처음보는 문자열이 잔뜩 들어가 있더라.

심지어 돈 주고 서비스를 썼는데, 1년 지나서 이제 돈을 더 내라고 하던 그런 서비스를 썼는데도 해킹을 당했다고?

저 서비스를 쓰는게 사실 굉장히 큰 불만 사항 중 하나였었다. 왜냐면, 우리 회사 서비스에 접속하기 전에 외부 방화벽을 지나야 하는데, 그 방화벽이 미국에 있으니까

  • 한국 접속자 -> 미국 방화벽 방문 -> 미국에서 복사해간 서버 접속 -> 한국으로 전송

의 구조로 돌아가고 있었던 탓에, 접속 시간이 엄청나게 길게 걸리는 통에 접속자들이 우르르 떨어져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장난이 아니었다. 물리적으로 거리가 먼 상황이라 이걸 해결하기 위해 이래저래 머리를 굴렸어야 하는데, 우리 개발 팀 중에 이 문제를 지적한 사람은 1명, 해결한 사람은 0명이었다.

사실 문제는 내가 일으켰었다

돌이켜보면, 두 번째 해킹의 원인은 내 무지와 오판에서 출발했었다.

워드프레스가 계속 보안, 기능 등의 이유로 버전이 올라가는데, 거기에 맞춰서 테마들, 플러그인들도 버전이 계속 올라간다. 자기네들도 시장에서 살아 남아야 하니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보안 이슈에 구멍이 났으면 대응을 꾸준히 계속 해 주고 있는 건데, 난 버전 업그레이드되면 종종 웹사이트 UI가 망가지니까 그게 싫어서 버전 업그레이드를 막아놨었다. 누가 버전 업그레이드 버튼을 누르면 화를 내면서 거꾸로 원복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보안이 뻥 뚫린 웹사이트를 그대로 내버려 두고는 방화벽 회사한테만 뭐라한 꼴인 것이다. 집 문을 열어놓고 모기 향이 제대로 작동 안 해서 모기한테 물렸다고 화 내는 꼴이라고 할까?

조금 변명을 하자면, 저렇게 업그레이드를 안 하는 시스템을 개발자들이 먼저 요구했었다. 업그레이드하는 걸 거의 발작적으로 싫어했고, 한번 만들어 놓은 시스템은 건드리지 않는게 원칙이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었다. (왠지 행정망 서버 다운이야기가 오버랩되지 않나?)

워드프레스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표현을 쓸려면 윈도우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표현을 써야 한다는 어느 해외 전문가의 글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많이 쓰는 IT시스템은 해킹 시도가 빈번할 수밖에 없고, 시스템 보안을 항상 신경을 쓰는게 지극히 당연한 거란다.

연간 윈도우가 얼마나 많이 해킹을 당하는지, 그래서 느닷없이 윈도우가 강제로 업데이트 하면서 컴퓨터 작업을 중단해야했던 상황들이 내 기준에는 귀찮고 짜증나는 일에 불과했지만 보안이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던 사건이다.

그래, 갈아엎자. 내가 다 알아야지

해킹 당한 부분들을 며칠간 청소 후 점검하면서 이대로 놔 두면 또 해킹을 당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난 8월 이후 열심히 키웠던 웹사이트 접속자가 급감한 상황이 해외 방화벽 때문인지, 우리 콘텐츠의 품질이 나빠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해킹 당한 이후로 구글 서치 콘솔에서 요주의 웹사이트가 되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사건을 계속 겪으면 정말 웹사이트 운영할 이유가 없는 회사, 그냥 망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절박함이 올라왔다.

당장 해킹 당한 날 SSH 접속 비밀번호도 몰라서 내 서버에 접속도 못했던 상황이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싶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누군가에게 의지할게 아니라, 아예 내가 직접 모든 걸 다 만들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작 Sucuri에서는 내가 해킹 당해서 쫄아 있을테니까 내년 연장 계약에 더 많은 돈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했는지, 15개 사이트 들고 있으면서 10개만 등록해서 그렇다, 15개로 늘리는 확장 계약을 해야된다고 연락이 왔었다. 난 이제 Sucuri를 떠나서 한국에 있는 다른 방화벽 서비스를 쓸려고 그러는 판국인데, 각자의 입장이 있다보니 서로 생각이 참 다르구나 싶더라.

국내에 있는 방화벽 서비스들도 찾아봤고, AWS, Azure, GCP가 제공해준다는 방화벽 서비스들도 봤고, 사실 서비스들을 은근히 많이 찾아봤다. 근데 다들 Sucuri처럼 앞에서 DDoS 공격 같은 걸 막아주는 서비스만 이야길 하고, 내가 겪었던 URL-rewrite이나 XSS 해킹은 말들이 없더라.

URL-Rewrite, XSS 해킹은 워드프레스만 당한다?

한국에서는 워드프레스 쓰는 기관이 거의 없다보니 워드프레스만 당하는 해킹 이야기는 안 하는게 아니겠냐는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한참을 찾아봤는데, 한편으로는 워드프레스의 문제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설치형 플랫폼들은 구조적으로 URL-Rewrite 해킹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게 됐고, 여러 서비스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는 호스팅이면 XSS는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국내건 해외건 호스팅을 쓰고 있으면 다른 회사 서비스들과 같은 서버에 있다보니 피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오히려 워드프레스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서비스다보니 해킹을 잘 당하는 만큼 거꾸로 해킹에 대한 대응도 가장 빠르다는 지적도 봤고, 버전 업그레이드를 항상 때맞춰 해 주고, 테마나 플러그인을 해킹 당할 위험이 높은 걸 쓰지 말라는 설명도 봤었다.

한 때 워드프레스로 만들지 말고 아예 인도에 개발 외주를 주면서 백엔드는 Node.js로 프론드엔드는 React.js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까는 생각도 했었는데, 저런 설명들을 보면서 나 같은 비전문가는 거꾸로 해킹을 덜 당하려면 남들이 많이 써서 바로바로 대응이 되는 편이 더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DDoS 전용 방화벽이 됐건 뭐가 됐건, 워드프레스, 테마, 플러그인 중 어느 하나가 보안 취약점을 갖고 있어서 뚫리면 직접 서버에 접근이 가능해지는데 보안을 더 붙여봐야 무슨 큰 이득이 있느냐는 글도 봤었는데, 100% 장벽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니까, 거꾸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다음편에 계속 언급하겠지만,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모두 신경을 써야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누가 언제 보안을 뚫고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을 항상 염두해두고 주기적인 백업, 서버 관리, 프로그램 관리들을 신경써야 된다는 걸 알게되면서, 사업 초창기에 우리 개발자들이 뭐 만들어 붙이자고 하면 라이브러리를 하나 갖고와서 붙이던 것, 그런 라이브러리들 중 일부는 그렇게 보안에 취약한 경우도 있었을텐데 왜 나는 그런 고려를 하며 서비스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보통은 이런 사건들을 겪으며 더더욱 워드프레스를 떠날 것 같은데, 난 반대로 워드프레스 해킹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들에 이메일을 등록했다. 누군가를 믿어야 한다면 해외의 전문가를, 그것도 전문 영역을 갖추고 돈 받는 전문가를 믿는게 국내의 인력들을 믿는 것보다 수백배는 더 안전하다는 것을 지난 몇 년간 절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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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해외 DS] 냄새 예측, 머신러닝으로 한 걸음 더

[해외 DS] 냄새 예측, 머신러닝으로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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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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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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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의 화학적 특성에 따라 냄새를 예측하는 모델 개발
50만 개의 분자에 대한 냄새 예측, 인간의 70년 작업량
혼합물 인식은 다음 단계, 조합의 수 증가로 어려움 예상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ml_creates_map_of_odor
사진=Scientific American

사람의 코에 황화수소는 썩은 달걀 냄새를, 제라닐 아세테이트는 장미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새로운 화학 물질의 냄새를 맡지 않고 어떤 냄새가 날지 추측하는 문제는 식품 과학자, 조향사, 신경 과학자 모두에게 오랫동안 큰 난제였다.

냄새 물질의 화학적 특성과 냄새의 관계, 더욱 명확하게 밝혀 줄 것으로 기대

그러나 최근 발표된 사이언스(Science) 연구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주요 냄새 지도'(Principal Odor Map)를 개발해 이 문제에 도전했다. 주요 냄새 지도 모델링은 아직 합성된 적이 없는 50만 개의 분자에 대한 냄새를 예측했는데, 이는 인간이 직접할 때 70년이나 걸리는 작업량이다. 이 연구를 공동 주도한 미시간주립대 식품과학자 에밀리 메이휴(Emily Mayhew)는 "전례 없는 분자 프로파일링 속도"라고 강조했다.

principal_odor_map
사진=Scientific American

빛의 색은 파장으로 정의되지만, 분자의 물리적 특성과 냄새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미세한 구조적 변화만으로도 분자의 냄새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반대로 분자 구조가 다른 화학물질도 비슷한 냄새를 풍길 수 있다. 그 때문에 이전의 머신러닝 모델은 화학 정보학이라고 불리는 알려진 냄새 성분의 화학적 특성과 냄새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지만, 예측 성능은 제한적이었다.

새로운 연구에서 연구진은 5,000개의 이미 알려진 냄새 성분으로 신경망을 훈련해, 분자의 냄새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256개의 화학적 특징을 강조하도록 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IBM Research의 계산생물학자 파블로 메이어 로하스(Pablo Meyer Rojas)는 표준 화학 정보학 대신 "연구진은 자체적인 방법을 사용했다"라며 "그들은 냄새와 관련된 속성을 직접 유추했다"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냄새 물질 군집화 및 냄새 강도·유사도 예측, "단일 분자에 한함"

이 모델은 화학적 특성에 따라 각 분자의 좌표가 결정되는 거대한 냄새 지도를 생성한다. 또한 '풀 냄새' 또는 '나무 냄새'와 같은 55개의 설명 레이블을 사용하여 각 분자가 사람에게 어떤 냄새가 나는지 예측할 수 있다. 놀랍게도,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냄새 물질이 지도에 군집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이전의 냄새 지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기능이다.

이어서 연구팀은 모델이 새로운 냄새 물질을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15명의 사람의 판단을 기반으로 모델의 예측을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모델의 예측은 사람의 평균적인 설명과 매우 유사했다. 게다가 모델은 냄새의 강도와 두 분자 간의 냄새 유사도 예측까지 성공했는데, 이는 명시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두 가지 기능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러나 이 모델은 단일 분자의 냄새만 예측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향수와 냄새나는 쓰레기봉투가 있는 일상 세계에서 냄새는 종종 다양한 물질의 혼합물이다. 메이휴는 "혼합물 인식은 다음 단계"라며, 가능한 조합의 수가 매우 많기 때문에 혼합물을 예측하는 것은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것이지만, "첫 번째 단계는 각 분자가 어떤 냄새를 내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메이어 로하스는 설명했습니다.


Machine Learning Creates a Massive Map of Smelly Molecules

Scientists can finally predict a chemical’s odor without having a human sniff it

To a human nose, hydrogen sulfide smells like rotten eggs, geranyl acetate like roses. But the problem of guessing how a new chemical will smell without having someone sniff it has long stumped food scientists, perfumers and neuroscientists alike.

Now, in a study published in Science, researchers describe a machine-learning model that does this job. The model, called the Principal Odor Map, predicted smells for 500,000 molecules that have never been synthesized—a task that would take a human 70 years. “Our bandwidth for profiling molecules is orders of magnitude faster,” says Michigan State University food scientist Emily Mayhew, who co-led the study.

The color of light is defined by its wavelength, but there's no such simple relationship between a molecule's physical properties and its smell. A tiny structural tweak can drastically alter a molecule's odor; conversely, chemicals can smell similar even with different molecular structures. Earlier machine-learning models found associations between the chemical properties of known odorants (called chemoinformatics) and their smells, but predictive performance was limited.

In the new study, the researchers trained a neural network with 5,000 known odorants to emphasize 256 chemical features according to how much they affect a molecule's odor. Rather than using standard chemoinformatics, “they built their own,” says Pablo Meyer Rojas, a computational biologist at IBM Research, who was not involved in the study. “They directly inferred the properties that are related to smell,” he says—although how the model arrives at these predictions is too complex for a human to understand.

The model creates a giant map of odors, with each molecule's coordinates determined by its chemical properties. The model also predicts how each molecule will smell to a human, using 55 descriptive labels such as “grassy” or “woody.” Remarkably, similar-smelling odorants appeared in clusters on the map—a feature prior odor maps couldn't achieve.

The team then compared the model's scent predictions with the judgments of 15 humans trained to describe new odorants. The model's predictions were as close as those of any human judge to the panel's average descriptions of the new scents. It could also predict an odor's intensity and how similar two molecules would smell—two things it was not explicitly designed to do. “That was a really cool surprise,” Mayhew says.

The model's main limitation is that it can predict the odors of only single molecules; in the real world of perfumes and stinky trash bags, smells are almost always olfactory medleys. “Mixture perception is the next frontier,” Mayhew says. The vast number of possible combinations makes predicting mixtures exponentially more difficult, but “the first step is understanding what each molecule smells like,” Meyer Rojas s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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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넷플릭스 시청 시간 15%는 한국 드라마 덕분, '국내 콘텐츠사-글로벌 OTT' 견제와 상생의 딜레마

넷플릭스 시청 시간 15%는 한국 드라마 덕분, '국내 콘텐츠사-글로벌 OTT' 견제와 상생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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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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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협회 주최 '미디어 콘퍼런스 GeMeCon 2023'
“다양한 글로벌 유통 창구 확보 중요”
한국 콘텐츠 해외 직접 진출 불확실성-리스크 커
top10-tv-non-english-4-nov-20-nov-26-2023
SBS 드라마 <마이 데몬>이 11월 4주 차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차트에서 TV(비영어) 부문 4위를 기록했다/사진=넷플릭스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서비스하는 콘텐츠 중 한국 작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 콘텐츠의 해외 직접 수출이 아직 활성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만큼 그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 독점적 지위에 따른 협상력 약화 우려”

한국IPTV방송협회가 29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제5회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 GeMeCon 2023’를 개최했다.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 미디어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에 대한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토론이 펼쳐졌다.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5주년을 맞이한 IPTV와 미디어 산업의 현주소’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의 시리즈 콘텐츠(비영어) 시청 시간 중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38.5%로 집계됐다. 영어권 작품을 포함한 전체 시리즈 콘텐츠로 범위를 넓혀도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은 14.6%를 차지하며 단일 국가 중 매우 높은 성적을 보였다.

황 연구위원은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2017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 이후 줄곧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넷플릭스가 향후 4년간 해마다 8,000억원이 넘는 한국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국내 미디어 콘텐츠 시장 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디즈니+ 정도를 제외하면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글로벌 OTT가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제외한 HBOmax, 프라임비디오, 파라마운트+ 등은 모두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대신 이미 제작된 영화 및 드라마의 판권만을 구입해 서비스하고 있다.

그는 “콘텐츠 제공 플랫폼과 제작사 등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은 광고 매출 감소, 제작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넷플릭스의 독점적 지위에 따른 협상력 약화 등 각종 성장성 저해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유통 창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OTT와의 경쟁으로 시장 침체에 빠진 유료 방송 사업자들에는 콘텐츠 제작사와의 적극적 협업, 오리지널 콘텐츠 활성화, 범위의 경제를 통한 비즈니스 확장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윤도한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유료 방송 사업자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와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미디어 법제 개편 및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뚜렷한 대안 없다면 ‘상생’이 답일 수 있다

꾸준히 제기되는 국내 미디어 업계의 우려에 넷플릭스도 일찌감치 입장을 밝혔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지난 2월 온라인 간담회에서 “콘텐츠 업계가 넷플릭스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그러기에는 한국 콘텐츠는 너무 훌륭하다”며 “자사는 국내 콘텐츠 관련사들의 파트너로서 탄탄한 제작 기반을 지원하고 유통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경쟁보다는 상생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넷플릭스 측은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작품을 만든 국내 제작사에 대한 보상이 너무 적다는 지적에도 입을 열었다. 강 VP는 “월정액 서비스의 특성상 개별 콘텐츠의 성공과 실패를 정량적으로 책정하기가 힘들다”며 “물론 <오징어 게임>처럼 눈부신 성과를 거둔 작품에 대해서는 추후 시즌 제작이나 다음 프로젝트에서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넷플릭스의 전 세계 콘텐츠 유통망을 우리 미디어 업계가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파이가 작은 한국에서는 콘텐츠의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직접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에는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에 직접 진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왓챠와 파라마운트+와의 협업으로 우회 진출에 성공한 티빙의 엇갈린 성적표가 이에 대한 방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콘텐츠 업계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단순히 ‘넷플릭스가 이겼다’로 끝낼 것이 아니라, 작품의 퀄리티 등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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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갖춰가는 조각투자 시장, 금감원 경계에 꼬리 내린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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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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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블루, 앤디 워홀 '달러 사인' 기초자산으로 조각투자 증권신고서 제출
공정한 가격 산정·소비자 보호 등에 총력, '금융감독원 권고' 의식했다
'기초자산 가격 산정' 주시하는 금융감독원, 업체들은 설득력 제고 노력 
소투_sto-1

조각투자 업계의 '조각투자 증권신고서' 제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미술품 조각투자 앱 '소투'를 운영하는 서울옥션블루는 28일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뜬구름같던 토큰증권(STO) 시장이 점차 형태를 갖춰가는 가운데, 업계는 여전히 '가격 산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조각투자 업체들은 시장과 금융당국의 경계를 늦추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의 설득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금감원 '권고' 눈치 보며 움직이는 서울옥션블루

서울옥션블루가 토큰증권을 발행하고자 하는 기초자산 작품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달러 사인(Dollar Sign)'이다. 금감원의 권고 사항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글로벌 블루칩 작가의 주요 작품을 첫 번째 조각투자 작품으로 선택한 것이다. '달러 사인'은 51.0x40.5cm(8호) 사이즈의 작품으로, 지난 9월 서울옥션 경매를 통해 6억2,623만원에 취득했다. 증권 모집 규모는 취득 금액과 발행제비용 7,377만원을 포함한 7억원이다.

기존 미술품 공동구매 방식이 아닌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서울옥션블루는 공모주 형태의 일괄청약에 의한 균등·비례(50대 50) 방식을 채택했다. 1인당 최대 투자 금액은 5,000만원 미만으로, 1주에 해당하는 1조각은 10만원으로 설정됐다. 청약 증거금의 관리와 납입은 KB증권 계좌를 통해, 투자자보호기금은 신한투자증권과의 신탁 계약을 통해 관리된다.

서울옥션블루는 미술품 기초 자산에 대한 가격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내부 평가 및 외부 평가기관을 통해 가격 산정 근거를 제시했다.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은 외부 평가 기관인 통일감정평가법인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으로부터 각각 7억과 7억5,300만원 수준의 가격을 평가받았다. 유사 작품 데이터를 기초로 한 내부 기초자산 평가의 추정 적정가 범위는 약 6억2,500만원~9억6,700만원으로 계산됐다.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과의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한 규정도 추가했다. 특수관계인의 보유 재고 자산은 기초자산으로 매입하지 않고, 프라이빗 세일 등 같은 비공개 방식에 의한 위탁 매수를 원칙적으로 금한다는 조항이다. 기초자산 매입 시 준법감시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공정한 가격 산정 및 투자자 보호에 힘을 쏟는 양상이다.

조각투자 시장의 '가격 산정' 우려

금융위원회가 올해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발표한 이후, 서울옥션블루를 비롯한 수많은 조각투자 업체가 앞다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음악수익증권 플랫폼 뮤직카우가 최초로 금감원에 음악수익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제출 곡은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NCT 드림의 'ANL'이다. 미술품 조각투자 스타트업 '열매컴퍼니'는 이달 23일 금감원의 정정 요청을 받은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펌킨' 조각투자 증권신고서를 재제출했다.

조각투자 시장이 활성화 기미를 보이자, 시장 안팎에서는 조각투자 업계의 '기초자산 가격 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최초로 조각투자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투게더아트의 실패 사례 때문이다. 당시 투게더아트가 기초자산으로 선정한 스탠리 휘트니의 미술작품 '스테이 송(Stay Song) 61'의 작품 감정가는 7억2,000만원 수준이었다. 문제는 작품 매입처가 모회사이자 최대 주주인 '케이옥션'이었다는 점이다. 이후 투게더아트의 가격 산정에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결국 투게더아트는 증권신고서를 자친 철회했다.

금감원은 '제2의 투게더아트' 등장을 막기 위해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에 있어 조각투자 기초자산의 가격 산정은 상당히 민감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특히 예술품은 거래 가격을 정확히 매기기 어려운 만큼, 그 가치가 '부르는 대로' 결정될 위험이 있다. 이 경우 증권신고 이후 자산의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크며, 그 책임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금융당국에도 돌아오게 된다. 조각투자 업체들은 금융당국의 촘촘한 '경계망'을 뚫기 위해 가격 산정 방식의 설득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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