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파이낸셜] 선진국 노동시장, 숙련 인력 경쟁 본격화
[딥파이낸셜] 선진국 노동시장, 숙련 인력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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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노동 공급 성격 변화, 경쟁력 지표로 전환 노동시간보다 인력 활용·숙련 수준이 성과 좌우 미·영 고용 확대, 프·독 노동 투입 한계 우려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 25년간 글로벌 노동시장은 구조적 전환을 겪었다. 1990년대 미국과 다른 선진국 사이의 노동시간 격차가 2010년대 후반 들어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노동 공급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졌다. 기술 변화가 빨라지고 국가 간 성과 비교가 보편화된 환경에서 노동 공급은 더 이상 각국의 문화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2000년대 이후 노동시장은 경쟁이 한층 거세지며, 인력 활용과 생산성 수준이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로 자리 잡았다.
국가 간 노동 활용 격차 확대
최근 국가 간 노동 공급 연구를 보면 미국을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던 방식만으로는 현재 흐름을 설명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노동시간 정체나 감소를 소득 증가나 고령화 영향으로 해석했지만, 지난 20년 변화를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2000년 이후 경쟁이 거세지면서 노동시간의 움직임은 각 경제가 인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 잡았다.
국가 간 격차는 노동시간 자체보다 인력 활용 방식에서 드러났다. 숙련 인력 수요와 교육·훈련, 기업 운영 방식이 맞물리면서 인력 활용 방식이 달라졌다. 2010년대에는 디지털 확산과 공급망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며 기업이 내부 비효율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다. 그 결과 고용과 생산성을 함께 늘린 나라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나라에서는 고용 정체와 저숙련 일자리 증가가 이어졌다.

인력의 숙련 수준이 생산성 좌우
노동 공급 격차의 핵심에는 인력의 숙련 수준과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따르면 숙련 수준이 높을수록 노동생산성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모든 OECD 국가가 상위 3개국 수준의 역량을 확보할 경우 평균 생산성은 약 18%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인력의 숙련 수준이 높은 경제는 시간당 생산성뿐 아니라 고용 유지 능력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일자리와 인력의 적합도가 높고 노동 이동이 원활해 외부 충격 속에서도 고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2010년대 일부 국가에서 나타난 노동 공급 확대 역시 교육·훈련 강화와 기업 구조 개선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미·영 고용 확대, 프·독 노동 투입 한계
그러나 국가별 대응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미국과 영국은 2010년대 들어 고용을 빠르게 늘리며 노동 공급을 회복했다. 영국의 16~64세 고용률은 2010년 70.4%에서 2019년 76.1%로 상승했고, 미국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고용률이 꾸준히 개선됐다. 노동시간을 크게 늘리지 않더라도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인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결과다.
반면 프랑스와 독일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프랑스는 고용이 늘었지만 1인당 노동시간 증가폭이 제한적이었다. 독일은 고용 기반이 넓어졌지만 시간제 근로 비중이 높아 기업이 필요로 하는 노동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다. 경쟁이 격해지는 환경에서 이러한 구조는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노동 공급이 경쟁력 좌우
이 같은 흐름은 노동 공급이 선진국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 고령화로 노동 가능 인구는 줄어드는 추세며, 디지털 전환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숙련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력 규모뿐 아니라 그 역량과 활용 방식까지 경쟁력의 범주에 포함된 상황이다.
앞으로 노동시장의 성패는 안정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노동시장 참여를 넓히고 숙련 수준을 높이는 한편, 기업과 노동시장이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노동시간 감소를 넘어 성장 기반 자체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생산성을 고용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한 경제는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환경에서도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Global Labour Supply After 2000: Competition, Skills, and the New Work Divid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